녹색평론은 절망이라는 늪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꽃이다.

 

이렇게 말해야 한다.

 

세상은 이상하게도 점점 더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는데, 어둠 속에서 살다보니 어둠에 익숙해지듯이, 절망 속에 있다 보니 절망에 물들어버리고 마는 경우가 많은데, 녹색평론은 '아니다. 희망은 있다. 자, 봐라'하고 있다.

 

인간에게 남겨진 최후의 것이 희망이라고 하듯이 이 희망마저 없다면 이 절망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희망의 꽃이 더 많이 피어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 호는 "힘있는 탈핵운동을 위하여"이다.

 

탈핵, 반원전. 고립되고 소수의 운동으로 보여지지만,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공감을 얻고 있는 운동이기도 하다. 다만 원자력마피아라고 불리는 집단의 비민주성, 정보의 독점, 그리고 전문가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 사용 등으로 사람들의 핵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국민의 건강을,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정부에서도 이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반감기라고 독성이 반으로 주는 데만도 짧은 것이 몇 십년 긴 것은 몇 만 년 걸리는 그 핵의 위험성에 대해 바로 옆 나라에서 일 년 전에(이제는 일 년이 지나 이 년이 되어가지만) 일어난 핵발전 사고에 대해서도 아직도 퍼져 나오고 있는 방사능의 위험에 대해서도, 바다의 오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노후화된 원전이 몇 기가 있는 우리나라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가끔 고장이 나 서 버리는 원전에 대해서도, 부품을 불량부품을 썼음에도 제대로 교체를 했다는 소리도 없이 조용히 재가동해 버리는 그런 모습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해명이 없다.

 

단지, 겨울철 전력수급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국민 각자가 전기절약을 해야 하며(그래서 어제 10일에 전국적으로 자발적인 전기절약 운동-이것을 민방위 훈련이라고 한다-을 했다), 원전은 전기를 생산하는데 꼭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을 하도록 언론 플레이를 한다.

 

이번 호에 나와 있듯이 전력이 부족하다면 계획 정전을 하면 되고, 이를 우리나라 국민들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것이며,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산업전력을 효율적으로 쓴다면 전력대란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전력 부족, 진실과 거짓), 이런 대책은 세우지도 않고 오직 전력 수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불안감만 조성하고 있다.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이유? 참...

 

그렇다고 우리가 "왜?"에만 매몰되어서는 안된다. 이제는 "왜?"를 넘어 "어떻게?"로 나아가야 한다.

 

왜 그러는지 대충 알지 않는가. 이제는 어떻게 하면 "핵"에서 우리가 벗어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벗어나는지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때다. (힘있는 탈핵운동을 위하여)

 

그러한 논점으로 진행된 이번 호에 실린 대담이 여러가지로 생각할거리를 준다.

 

그냥 절망에만 빠져 있으면 안 된다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우리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은 많다고... 당장 시작하자고...그렇게 희망을 보여준다. 희망을 이야기한다.

 

희망은 우리에게 삶이다. 녹색평론은 그렇게 다시 삶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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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란다.

 

뮤지컬로도 상연되고 있는데... 뮤지컬 영화로 만들었다니.

 

이미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가. 몇 번 본 기억이 있는데...

 

책은 어렸을 적, 레미제라블이라는 제목이 아니라 "장발장"이라는 제목으로 읽었다. 한 권으로 이루어진.

 

그러다 어느 순간 완역이라는 이름으로 위고의 "레미제라블이" 긴 장편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지.

 

프랑스 혁명의 순간들이 아주 자세하게, 길게 묘사되어 있다고.

 

여러가지 이유들이 이 영화로 날 이끌었다.

 

일년에 몇 편 보지도 않는데, 그래도 평이 좋으니 봐야지.

 

아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보고 휴지를 준비하란다.

 

어라, 장발장에 휴지라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이 있었던가.

 

기억을 되살려도 그닥 눈물을 흘릴 장면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냥 장발장이 코제트를 두고 죽는 장면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곳곳에서 눈물이 난다. 그냥 주르륵... 눈물에 익숙하지 않은데... 참.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 그냥 흐르게 놔둔다. 그러면서 영화를 본다.

 

영화, 노래들이 좋다. 혼자서, 함께 부르는 그 노래들이 마음에 콕콕 와서 박힌다.

 

혁명은 실패로 돌아가고, 혁명의 와중에서 시민들은 문을 꼭꼭 걸어잠그고.

 

 

나중에 그들이 흘린 피를 닦으며 하는 말들...

 

왜 자꾸 우리나라와 겹칠까. 왜 그런 장면에서 우리나라 생각이 날까. 슬프게.. 더 슬프게...

 

그래도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

 

한 번 왕을 죽여봤던 경험이 있지 않은가. 언제든 다시 왕은 죽일 수 있는 존재다.

 

혁명의 경험은 그들에게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굴하지 않는 의지를 심어주었다.

 

하여 그들은 희망을 찾는다. 희망은 언제든 우리 자신의 손에 달려 있으니 말이다.

 

이런 혁명의 순간을 장발장이란 사람의 삶이 관통하고 있다. 그 자신의 고난과 더불어.

 

그의 고난은 가난으로 시작되었다. 이 가난이 평생동안 그를 범죄자로 쫓기게 한다.

 

그리고 가난이라는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책임을 사람에게만 지우는 자베르 경감, 그는 평생

토록 장발장을 쫓는다.

 

그에게는 사람은 없다. 오직 범죄만이, 범죄자만이 있다. 그렇담 그에게 혁명군은?

 

역시 범죄자일 뿐이지 않는가. 그런 그에게 범죄자 또한 사람임을 알려준 존재는 장발장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그 전에 그는 사람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

 

소년 혁명군의 주검에 자신이 차고 있던 훈장(?)을 떼어놓는 장면.

 

그 장면이 내게는 눈에 선하다. 이 때 그는 사람을 볼 수 있는 눈, 마음을 지니게 되었다.

 

결국 순수한 마음을 가진 소년의 죽음은 구세대의 끝을 의미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세대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정권은 존재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담 우리는?

 

우리는 새로운 세대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이번 대선과 관련해서.

 

소설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희망을 잃지 말라고, 결국 새로운 시대는 올 거라는 생각을 하게 한 영화, 레미제라블. 

 

이 시대의 장발장들이여, 희망을 버리지 말자. 우리에겐 아직도 많은 앞날이 기다리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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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특집은 교육, 시장에서 길을 잃다다. 신자유주의가 되면서 우리 교육도 시장에서 길을잃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이 아니라, 확실히 시장에게 교육을 빼앗겼다는 얘기다. 이미 헤게모니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할 수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한탄했듯이.

 

그러나 시장은 과연 만능인가? 이는 시장이 대표하는 경쟁이 만능인가 하는 질문과도 상통한다. 그리고 교육은 경쟁을 우선으로 삼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답을 하면 시장이 교육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시장은 교육과 양립할 수 없다. 교육은 표준화, 효율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표준화, 효율화된 교육은 이미 배움의 기능을 잃고 획일화시키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그야말로 '생긴 대로 사는' 존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존재가 생긴 대로 살 수 있게 해주는 역할, 그것이 바로 교육이 해야 하는 역할이다.

 

우리는 이런 생긴 대로를 넘어서 우리를 따르라, 시장을 따르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된다.

 

여기에 이 책에서 우치다가 이야기한 대로 아이들은 처음부터 시장주의를 접하고, 결국 배우겠다는 의지를 잃고 자신이 마치 고객인 것처럼 행동하는 습관을 익히게 된다. 그러니 무엇을 배우겠다는 자세는 없고, 도대체 왜 배워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니 알려고 하지 않는 상태에서 교육에 임하게 된다.

 

이런 자세를 지닌 학생들에게, 학부모들에게 시장은 쉽게 접근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이게 교육이야 하고 주입시킨다. 남보다 좋은 상품 구매하기. 이것이 바로 시장이 교육에 들어와 하는 일이고, 여기에 감염된 사람은 남보다 좋은 상품을 구매(이것은 바로 일류대라고 하는)하기 위해 친구들은 협동의 대상이 아니고 경쟁의 대상이 되며, 학교는 배움의 장소가 아니라 진학을 위한 단계에 불과하게 된다.

 

지금 우리의 현실이 그렇다.

 

그렇다면 여기에 어떤 돌파구를 낼 수 있을까? 돌파구를 만들어야만 한다. 그것은 시장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교육은 공공성을 지닌다면, 이 공공성은 바로 협동을 바탕으로 연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이를 살리는 교육을 해야 한다.

 

사람의 본성은 협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면, 교육의 공공성 확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예전부터 해왔던 일이 아니던가?

 

하여 자명한 것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시장만능주의부터 의심해 봐야 한다. 진짜 교육이란 무엇인가? 진짜 배움이란 무엇인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 시장에 잠식당한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민들레 84호에선 시장이 얼마나 우리 교육에 깊숙히 침투해 있는지 깨닫게 해주고 있다.

정신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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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코 앞에 둔 이틀 전.

 

친구들을 만나기로 하다.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 교통수단은 전철이다.

 

전철 안에서 최소한 30분 정도를 보내야 하는데...

 

무엇을 하면서 갈까 생각하다, 시집 한 권을 들고 가기로 결정.

 

누구 시집?

 

잊혀져 서가에 꽂혀 잠자고 있는 시집 중 하나를 고르려고 맘 먹었는데...

 

대선이 코 앞인데,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는데... 우리에게 다시 봄이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박인환이 떠올랐다.

 

그의 시 하면 '우울'이 먼저 생각나는데...

 

그래, 우울이지, 그러나 단지 우울만이 아니지. 왜 우울하겠어.

 

희망을 생각하기에 환희를 경험했기에 우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박인환...

 

교과서에서 배운 시 달랑 하나 "목마와 숙녀"

 

그 알 수 없는 우울함이 정서를 자극했던 기억.

 

또 하나, 노래로 더 알려진 "세월이 가면"

 

요즘 "나가수"로 더 알려진, 자신의 생각을 가리지 않고 잘 표현하고 있는, 이은미가 리메이크 해서 부른 노래가 마음에 와닿았는데...

 

다른 시들은 아는 게 있던가? 했더니... 분명 예전에 읽었음에도 알지 못하고 있으니...

 

이 참에 읽자...다는 못 읽더라도 오며가며 어느 정도는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또 마침 주머니에도 딱 들어갈 문고판 시집이 있으니...

 

서문에 쓰인 김규동(얼마 전에 돌아가셨다) 시인의 말처럼 그가 좀더 오래 살았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은 대선.

 

드디어 다시 한 번 그의 시들을 다 읽었다.

 

이제는 "우울"을 넘어서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환희"를 우리가 경험하는 날로 오늘이 기억됐으면 하는데...

 

그가 "구름"이란 시에서 말했듯이 지금 우리는 이런 상태가 아닐런지...

 

어린 생각이 부서진 하늘에 / 어머니구름 작은 구름들이 / 사나운 바람을 벗어난다.

 

밤비는 / 구름의 층계를 뛰어내려 / 우리에게 봄을 알려 주고 / 모든 것이 생명을 찾았을 때

달빛은 구름 사이로 / 지상의 행복을 빌어 주었다. / 새벽 문을 여니 / 안개보다 따스한 호흡으로

나를 안아 주던 구름이여 / 시간은 흘러가 / 네 모습은 또다시 하늘에 / 어느 곳에서도 바라볼 수 있는 / 우리의 전형 / 서로 손 잡고 모이면 / 크게 한 몸 되어 / 산다는 괴로움으로 흘러가는 구름

그러나 자유 속에서 / 아름다운 석양 옆에서 / 헤매는 것이 / 얼마나 좋으니

 

박인환시집, 범우문고 13 146-147쪽 '구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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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받은 후보는 대선 후보로 등록한 후보 중 단 세 명.

 

나머지 후보들은 자신들을 알릴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한다. 많이가 아니라,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세 후보는 세 번의 지상파 방송을 통해 공개 토론회를, 그것도 황금 시간대에 하는데, 나머지 후보들은 이런 기회를 한 번 정도밖에 갖지 못하며, 또한 뉴스를 통해서도 이들 군소 후보에 대해서는 들을 수가 없는 실정이다.

 

같은 대통령 후보인데, 국회의원을 어느 정도 배출한 정당 후보냐, 또는 여론조사 결과 어느 정도의 지지율이 있는 후보냐에 따라 초청되기도 하고, 관심을 받기도 하는데...

 

결국 소수자들은 이러한 관심에서 배제가 되니 자신들을 알릴 기회도 거의 얻지 못하게 된다.

 

기회 균등.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 대선인데...

 

여기에 세 후보 중 이정희 후보는 토론회에는 초청이 되어 참여하고 있지만, 뉴스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다. 이정희 후보의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에서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건 그렇다치고, 어제 대선 토론회. 이게 두 번째인데... 경제 분야에 대한 정책 토론회라고 할 수 있는데... 과연 어제 한 토론회를 정책 토론회라고 할 수 있을까?

 

도대체 이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있었을까? 아무리 들어도 추상적이고 개괄적인 내용만 이야기가 되고 있고, 또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 있을 뿐...

 

더 나은 우리나라를 위해 어떻게 일하겠다는 자세보다는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자세가 앞섰다고나 할까?

 

하여 나름대로 이 대선토론회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을 생각해 냈는데... 그것은 쇼펜하우어의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이라는  책을 놓고, 후보들이 이야기할 때 어디에 해당하는지 찾아보면서 보는 것이었다.

 

어, 이거는 이 항목에 해당하네.. 이거는 이 항목과 비슷한데.. 하면서 보고 들으니... 이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쇼펜하우어의 이 책은 그야말로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이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의 논리학과도 다르고, 토론과도 다르다. 하지만 이 책에 있는 내용을 숙지한다면 상대방의 논지를 깰 수 있게 될테니 말이다.

 

설마 대선 토론회에 나온 후보들이 이 책을 보지는 않았겠지?

 

만약 봤다면, 그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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