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서관입니다
명혜권 지음, 강혜진 그림 / 노란돼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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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이용한 지 20년 정도 된 것 같다좀 더 일찍 이용했다면 좋았을 것을하고 후회한 적도 있다아마 내가 책을 읽지 않던 시절이었기에 도서관 자체를 이용할 생각도 못 했던 거겠지지금이라도 도서관 활용을 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가장 먼저는 읽고 싶은 책을 다 구매할 수 없고구매한다고 해도 놓아둘 공간도 없기에 도서관은 꼭 필요하다는 것여러 가지 도서관 문화 행사나 가끔은 몇 시간씩 머물면서 조용하게 책 읽고 오기도 하는 편안한 장소가 된다는 것그리고 더 많은 이유로 도서관을 찾는 사람이 있겠지.



몇 페이지 안 되는 그림책 같지만그 그림 속에 도서관의 모습이 너무 실감 나게 담겨 있어서 놀랐다도서관 문 열기 전에 가서 자료실 문 앞을 서성이던 기억도 나고서가 사이를 돌면서 책을 구경하고 찾기도 하고가지런히 꽂힌 책을 보면서 어떤 책이 이용자들에게 사랑받았는지 그대로 확인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가끔 자료실 안의 널따란 테이블에 앉아서 책을 읽고 오기도 했고한쪽에 꽂힌 주간지나 월간지를 들춰보기도 했다집에서는 다 소화하지 못할 책을 만나기도 하는 곳이지만이상하게 도서관의 그 고요한 분위기가 좋아서 찾게 되기도 한다책을 빌리러 갔다가 여기저기 훑어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던 적도 많고계획에 없던 엉뚱한 책을 빌려오기도 했다그런 우연으로 몰랐던 좋은 책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바로 이 책처럼 말이다.




반납된 책을 북 트럭에 담아 옮기는 소리누군가 책을 빌려 가면서 바코드 찍는 소리담당 직원에게 뭔가를 물어보기도 하는 소리 등 도서관 안의 대부분은 소리로 가늠하게 된다기본적으로 조용하게 있어야 하는 곳이기에 웬만한 소리는 저절로 귀에 들어온다.


이처럼 도서관은 기본적으로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공간이지만사실 그 안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이용자들을 위한 문화 수업도 진행되고독서 마라톤이나 독후감 대회 같은 독서 장려를 위한 행사도 있다단순히 ’ 이상의 것을 이뤄내는 곳이기도 하다일반 시민을 위한 문화 전반을 접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곳이라고 해야 할까.




도서관이 화자가 되어 들려주는 이야기가 흥미롭다우리가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것들을 말하는 게 아니라마치 도서관이 그곳을 찾는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들려주는 이야기 같다도서관의 구석구석을 설명해주기도 하면서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얼마나 즐겁고 흥미로운지 자랑하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정말 몇 문장만으로 이 책을 다 표현하고 있어서 놀랍기도 하지만그림 하나하나에 도서관의 모든 장면이 담겨 있어서 놀라움이 크다꾸미거나 과장하지 않고있는 그대로의 도서관 모습을 담았다도서관에 직접 가서 모든 곳의 사진을 찍어와서 그대로 그려놓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사람들이 어떤 표정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지도서관의 어느 장소에서 어떤 몸짓으로 책을 마주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도서관이 문을 열기 전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의 표정에 흐뭇해하고책들이 자리한 서가 사이사이의 틈까지 숨을 이어간다도서관 이모저모를 알리는 게시판의 소식들을 눈에 담고때로는 작은 모임을 만들어 책으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 곳이 도서관이다책과 사람이 함께 머무르는 곳이 되어우리 일상 속에 자리 잡는다혹시라도 도서관이 커다랗게 지어진 단순한 콘크리트 건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겼다면이 얇은 책으로 시작된 작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란다도서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고중요하고가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될 터이니. 


사람들이 이야기를 찾고 이야기를 만드는 곳나는 오늘도 도서관에 간다.



#나는도서관입니다 #명혜권 #그림책 #노란돼지 #어린이책

#책읽기 #책추천 #도서관 #도서관으로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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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1-02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보이는 곳에 제가 읽은 책이 한권 있네요 두권짜리 《헬프》... 다른 분들은 엘리자베스 스타라우트 책을 많이 보셨을 듯... 도서관에서 가서 지켜보고 쓰고 그렸을 듯합니다 도서관에 자주 가는 사람은 반가울 듯하고 도서관에 가 보지 않은 사람은 도서관 분위기를 느끼겠네요

구단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구단씨 2022-01-03 22:47   좋아요 1 | URL
마치 사진으로 찍어놓은 것처럼 장면 그대로가 살아있어요.
제가 도서관에서 보는 풍경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깜짝 놀랐어요. ^^

추위가 왔다 갔다 합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꼬마요정 2022-01-03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또 읽어보고 싶게 하시네요 ㅎㅎ 도서관을 이용하면 좋은데 참 잘 안 됩니다ㅜㅜ 그래도 올해는 꼭 도서관엘 가야지.. 맘 먹고 있답니다. 얼마 전에 사무실 근처에 하나 생겼거든요. 너무 반가웠어요!!

늘 좋은 책 알려주시고, 좋은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원하시는 일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구단씨 2022-01-03 22:48   좋아요 2 | URL
저도 예전에 비하면 도서관 이용 뜸해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책을 덜 읽기도 하고요. 코로나 상황에 도서관 가도 앉아 있을 수가 없고요.
그나마 도서관 문 열고 도서 대출 가능한 게 어딘가 싶습니다. 다행이죠. ^^

건강 조심하시고, 2022년 더 행복해지세요. ^^

물감 2022-01-07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가 당선되셨더군요. 축하드립니다^^
1월에도 좋은 리뷰 많이 써주세요 ㅎㅎ

구단씨 2022-01-11 15:05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물감님. ^^
그림책에 좋은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자주 읽으려고요.

서니데이 2022-01-07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단씨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구단씨 2022-01-11 15:0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좋은 작품 계속 보여주세요. ^^

러블리땡 2022-01-08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단씨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구단씨 2022-01-11 15:0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내 동생의 무덤 모중석 스릴러 클럽 50
로버트 두고니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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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마을이 한 가족처럼 지냈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분위기다. 남의 집 창문 너머의 일을 모두가 아는 세상, 마을 사람 전체가 오지라퍼가 되어 남의 삶에 함부로 침범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 혹자는 관심이라고, 서로서로 좋은 마음인 거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반갑지 않은 엮임이다. 이 소설을 읽고 보니,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말을 이해할 것 같다.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그저 왜 마을 사람들이 한 사람의 감정을 다 안다고 말하며 쥐고 흔드는지 알 수 없어 분노가 치민다. 동생을 잃은 슬픔을, 아직도 이 사건이 개운하게 해결되지 않은 답답함을 당신들이 아느냐고 욕하고 싶기도 했다. 무엇을 숨기고 있기에 온 마을이 나서서 이 사건을 감추려 드느냐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고, 20년이 넘는 세월을 왜 그렇게 지내왔는지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서로 돕고 사는 인간의 매력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된다.


그날은 트레이시가 사격대회에서 일등을 한 날이다. 동시에 애인에게 프러포즈를 받은 날이기도 하다. 동생 세라가 일부러 져준 것을 안 트레이시는 화가 났지만, 빗길을 뚫고 혼자 운전하며 집으로 돌아갈 동생 걱정은 끊이지 않았다. 곧 대학에 입학할 동생이지만 항상 걱정스러웠다. 위험하니까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했지만, 세라는 국도로 향했고 집에 가던 길에 실종되었다. 도로 한쪽에는 세라가 몰고 가던 트레이시의 차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다. 아무리 찾아도 세라도, 세라의 시신도 보이지 않았다. 곧 마을에서는 에드먼드 하우스가 범인으로 지목되었다. 그는 유죄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다.


그 오랜 세월이 지나왔지만, 왜 이제야 다시 이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왔을까? 트레이시는 언제나 의문을 품어왔다. 이 사건에는 뭔가 비밀이 있다고, 에드먼드가 범인이 아닐지 모른다고, 마을 사람들이 뭔가를 숨기고 믿어왔다. 그 와중에 댐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세라의 시신이 발견된다. 이제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게 됐다. 화학 교사였다가 형사가 된 트레이시. 동생 사건 때문에 형사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는 언제나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세라가 발견되거나, 이 사건을 다시 처음부터 확인하고 수사해야 할 때, 바로 지금이다.


에드먼드 하우스가 범인으로 지목된 이유가 뭘까? 그는 의심할 게 너무 많았지만, 구체적인 증거가 없으니 구속할 수도 없었다. 뒤늦게 목격자가 나타나고 온갖 증거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상황이 되자 그는 세라 실종(살인)사건의 완벽한 범인이 된다. 하고 많은 사람 중에서 왜? 그는 끔찍한 성범죄 전과자였다는 이유만으로 범인이 된 것 같아서 트레이시는 그의 재판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왔다. 앞선 사건에서도 그는 강간범이었지만 가석방되었고, 그에게는 강간범, 전과자, 성범죄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가 세라를 해쳤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것 같지만, 법은 언제나 유죄의 증거가 바탕이 되어 판단해야 했으니. 형사로 살아가면서 트레이시의 눈에 그의 유죄가 더 이상하게 보였으리라. 공정하게 재판받지 못했다고, 그가 과거의 범죄 때문에 이 사건의 범인으로 몰렸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사법제도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 유명한 법률가 윌리엄 블랙스톤 경의 말처럼, 무고한 죄인 한 명을 만들기보다는 범법자 열 명을 놓치는 편이 낫습니다. (353페이지)


이미 구속되어 20년간 교도소에 있는 에드먼드 하우스의 유죄 여부를 따지는 게 트레이시에게 중요했을까? 나는 그녀가 그를 교도소에서 꺼내주고 싶은 걸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무죄 증명에 왜 그렇게 애쓰고 있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그녀가 바라는 건 그의 무죄가 아니라 20년 전의 그의 재판이 정상적이지 못했다는 거였다. 그가 범죄자였다는 이유만으로 공격당하는 것처럼 재판이 진행된 것을 되돌려놓고 싶었던 거다. 그 후에 그녀가 바라는 일. 세라 사건을 제대로 다시 수사하여 진실에 접근하고자 했던 것. 하나하나 차근차근 그녀는 목적에 다가간다. 에드먼드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에, 세라 사건의 조작된 증거와 진실에...


그래서 결말이 어땠냐고? 세상에나. 소설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이상하게 느껴지는 소름에 닭살이 일어났다. ‘혹시나하는 호기심은 설마싶은 불안으로 바뀌었고, ‘진실은 때로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해 가려지기도 한다는 것을. 소설의 분량 절반이 스릴러물로 채워지고, 후반부는 법정물로 채워진다. 점점 긴장감은 고조되고, 마을 전체가 감추는 듯한 진실을 파헤치고 싶은 갈증으로 목이 마르곤 했다. 그 안에서 여러 가지 감정과 분위기가 이 소설을 대신 말하는 듯하다. 가족을 잃은 이의 상실감을 공유하고, 과거 범죄자였다는 이유로 새로운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는 부당함을 인지하며 새롭게 접근하는 일, 법의 판단 기준에 증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 안에서 계속 등장하면서 시선을 붙잡는 것은, 시애틀의 강력반 형사 트레이시가 맡은 사건이었다. 아무리 수사하고 증거를 수집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미제 사건으로 넘어가서 오랜 세월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갇혀 있을 것을 생각하면 그녀의 마음이 답답하다. 이 사건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세라 사건과 겹치면서 보이기 시작하는데, 독자의 마음 한구석에는 그녀가 이 사건 역시 세라 사건이 진실을 드러낸 것처럼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하게 한다. 모든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설령 그 진실을 우리에게 줄 것이, 개운함이 아니라 고통일지라도 말이다.


TV에서 형사나 프로파일러가 등장해 과거의 사건을 들려준다거나, 새롭게 해결된 사건들을 이야기할 때마다 흥미롭게 들리곤 했던 과학수사를 여기서 다시 보게 되니, 정말 과학수사의 발전은 많은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는 걸 느낀다. 세라 사건 역시 그때는 증거를 눈앞에 두고도 확인할 수 없던 것들이 20년의 세월을 건너와 다시 확인해보니 정확하게 밝혀지곤 한다. 인간의 기억력으로 분명해질 수 없는 것이 과학수사가 바탕이 되어 증명한다. 그때는 단순한 증거에 불과한 것이, 얇은 머리카락 한 가닥이 담고 있는 많은 진실이 밝혀졌을 때의 짜릿함이란!


형사 트레이시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한다. 이미 8권이나 출간되었다고 하니, 다음 이야기도 곧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작가가 13년 동안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뒤늦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현장 경험이 작가의 이야기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줄 것 같다. 이 소설에서 트레이시가 고군분투하던 니콜 핸슨 사건은 물론이고, 어떤 사건이든 끝까지 파헤치며 진실에 다가가는 끈질김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내동생의무덤 #로버트두고니 #비채 #김영사 #추리소설 #스릴러 #법정추리

##책추천# 소설 #해외문학 #형사트레이시시리즈 #진실 #범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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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12-31 0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마을 사람이 짜고 숨긴 일이 드러나면 트레이시는 괜찮을지... 한번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그 사람이 범인이다 하면 안 될 듯한데, 그럴 때가 많지 않나 싶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던 걸 과학수사로 알게 되기도 하는데, 어떤 때는 거기에만 매여서 잘못 보기도 하더군요 여기에서는 과학으로 그때 일이 밝혀지는군요

구단 님 2021년 마지막 날 편안하게 보내시고 새해 잘 맞이하세요


희선

구단씨 2021-12-31 22:42   좋아요 0 | URL
마을 사람 전체가 속인 건 아니에요. 몇몇이 숨긴 진실이 사건의 열쇠가 되는 거죠.
하지만 마을 사람 모두가 서로의 일을 다 알고 지낼만큼의 분위기였으니,
전체적으로 당사자만 뭔가를 모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 소설의 결말, 범인을 알고 나면 뭐가 옳을 걸까 많이 고민하게 되는 듯합니다.

추워지네요. 연말연시 평온한 날들 누리셔요~
 
[세트] 밀당의 요정 1~2 - 전2권
천지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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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가의 이름은 처음 들어봤는데, 작가의 전작 이야기에 귀가 솔깃했다. 전작 금혼령: 조선혼인금지령이 이미 MBC 드라마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스멀스멀 들려오는 입소문에 이 작품이 너무 궁금했더랬다. 소개 글에서도 제목이 그대로 드러나서인지 기대가 생겼다. 결혼만이 인생의 답이라고 여기는 여자와 인생에서 결혼만은 피해가고 싶은 남자의 연애라니, 이거 뭐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만난 거 아니야? 그게 아니라면, 신은 이런 삶의 자세를 가진 이들을 만나게 하지 말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웨딩플래너 이새아는 전 남친의 결혼식을 돕는 처지에 놓인다. 무슨 팔자가 이러냐. 헤어진 남자의 결혼을 이 두 손으로 돕고 있는 이 상황이 참 아이러니하다. 그러던 어느 날, 시간 약속에 늦어지는 신부를 대신해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부를 기다린다. 지나가다가 그 모습을 본 권지혁은 이새아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린다. 더군다나 그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이새아를 보고 오해하며 절망한다. 이렇게 가슴을 떨리게 하는 여자를 만났는데, 그 여자가 곧 다른 남자의 신부가 된다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다. 이대로 마음을 접자니 떨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고, 마음 가는 대로 돌진하자니 이건 예의가 아닌 것 같고. 잠깐의 고민이 무색하게 그녀가 신부를 대신하여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건 운명이야!


외모는 물론이고 능력까지 완벽한 지혁에게 결혼은 오래전에 깨진 환상이었다. 아버지와 형이 만든 모습은 그에게 결혼에 치를 떨게 했던 것. 곧 비혼주의만이 그의 숨이 쉬어질 수 있는 정도였으니, 아무런 행복도 만족도 주지 않는 결혼 따위 멀리 치워버린 지 오래다. 그런 그가 새아를 만났으니, 마음은 이미 여러 번 흔들렸다. 연애할 때마다 밀당의 실력을 발휘한 지혁의 이번 연애도 별 무리 없이 진행될 줄 알았다. ? 그는 밀당의 고수니까! 반면 연애할 때마다 을이 되어 끌려다니기 바빴던 새아의 다짐은 오직 하나, 이번 연애에서는 절대 밀리지 않는 밀당의 고수가 되겠다는 것. 고수 중의 고수로 여겨졌던 지혁이 새아 앞에서는 바로 쭈그러들 수밖에 없는 밀당의 하수가 되어가는 듯하다.


이제야 비로소 마음에 드는 상대와 최고의 연애를 하는가 싶던 마음은 찬물을 들이켜는 것만 같다.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한 이상향은 극과 극이었다. 연애의 종착역이 무조건 결혼이어야 한다는 여자와 결혼만은 인생에서 지워버린 남자의 만남을 어떻게 풀어갈까 궁금해하면서 읽게 된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의 밀당은 은근한 긴장과 기 싸움의 계속이었다. 순탄하게만 흘러가도 완전하지 못할 연애에 불청객이 끼어들면서 긴장감은 고조된다. 다른 여자와 지혁의 결혼 발표 기사, 새아의 옆에 서게 될지도 모를 남자를 보게 되는 불편함까지. 그러면서 새아와 독자의 마음은 비슷한 갈등에 빠져든다. 나를 편하게 해주는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빠져들 만큼 매력적인 남자와 함께해야 하는 걸까.


듣고 보면 지혁이 왜 비혼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된다. 자신의 이기심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여자에게 자신과 같은 불행을 겪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그 사이에 있는 사람들의 사연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소설이었다. 집안부터 외모 능력까지 모든 것을 갖춘 남자 권지혁, 평범하면서도 매력적인 마음을 가진 웨딩플래너 이새아, 사진작가와 연예인, 나쁜 남자와 선한 남자까지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들의 마음가짐과 태도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다양한 연애와 결혼의 의미가 볼만하다. 들려오는 이야기 틈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결혼은 무엇인가 묻고 싶을 것이다.


우리가 결혼을 선택하고 결혼하기로 마음먹을 때 결혼은 어떤 의미가 되는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인지, 어떤 순간을 피하기 위한 도피처로 결정한 것인지, 다른 목적이나 이유로 결혼이나 상대를 선택하는 것인지. 시행착오를 겪는 것 같은 두 사람의 연애가 도착할 곳이 어디인지 궁금하다. 완결인 줄 알았는데 곧 3권으로 계속되는 이야기를 만나야 한다니 아쉽지만, 어떤 결말이든 두 사람의 해피엔딩을 보게 될 거라는 믿음은 어쩔 수가 없다. ^^ 문장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가 모두 장면으로 그려져서 보는 재미가 있고, 술술 흘러가는 이야기에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밀당의요정 #천지혜 #웹소설 #로맨스소설 #서평단

#RHK #알에이치코리아 #소설 #로맨스소설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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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의 불편함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 지음, 김지현(아밀) 옮김 / 비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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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거부감없이 생각하는 슬픔은 자연스러운 슬픔이다. 흔히 떠올리기 쉬운 죽음 말이다. 사고사가 아니라면, 우리는 대개 노년의 죽음을 생각한다. 인간이 제 수명을 다하고 소멸하는 일. 노환이라고 부르며 그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그런 죽음 앞에서도 슬픔은 존재한다. 한동안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고, 빈자리를 바라보며 멍하기도 하다. 예견한 죽음이어도 그렇다. 이별이니까. 이미 받아들일 준비를 한 죽음 앞에서도 그럴진대, 갑자기 찾아온 죽음 앞에 우리는 속수무책이 된다. 마음을 다잡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 어른이어도, 부모여도, 아무리 강한 심장을 지녔어도 그렇다.


오빠가 돌아오면 나는 오빠의 의자를 식탁 가장자리에 닿을 만큼 밀어놓을 것이다. 음식을 흘리거나 자리에서 일어날 때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도록. (58페이지)


그날도 다를 게 없었다. 평범했던 어느 가족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했다. 같이 식사를 하고 가끔 투덕거리면서도 사랑하는 사람들. 주인공 야스는 스케이트를 타러 간 큰오빠와 인사했다. 재밌게 놀고 돌아올 시간을 떠올렸겠지. 하지만 그날 오후 오빠는 죽음으로 소식을 전한다. 스케이트를 타다가 얼음이 깨져 빠진 것. 예상하지 못한 큰오빠의 죽음은 이 가족을 슬픔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엄마의 일상은 사라졌다. 식사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삶의 기력을 잃었다. 아버지는 남몰래 눈물을 흘린다. 야스는 그날 입고 있던 코트를 벗지 않는다. 대변도 참는다. 코트 속에 몸을 감추는 것을 넘어서서 슬픔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건 아닐까. 자기 몸 안의 것이 아무것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당연히 배출해야 할 대변마저도 몸속에 저장한다. 게다가 마을에 구제역이 발생하고 이들이 키우는 소를 살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오자, 이 슬픔에 고통이 겹쳐진다. 이 가족을 어둠이 감싸 안는다.


재앙처럼 느껴지는 이 기분을 표현할 길이 없다. 야스가 코트를 벗지 못하는 건 오빠의 죽음이 마치 자기 탓인 것만 같아서. 속상한 마음에 저주의 말을 퍼부었던 게, 오빠의 죽음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코트로 몸을 감싸고, 대변을 보지 않는 것으로 오빠의 죽음이 잊히지 않겠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날 이후로 엄마는 피폐해져만 가고, 엄마와 아빠는 애정을 나누지도 않는다. 오빠의 죽음은 잊힐 수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바란다. 어느 순간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슬픔을 감당한 채로 살아가면서도, 죽은 이를 잊지 못하면서도,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믿는 성경마저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점점 눈을 뜨게 되는 성적 호기심과 폭력성을 알아가면서도 감출 수밖에 없으니, 정말 이 고통과 저주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 것인지.


겨우 열 살 소녀가 바라보는 죽음은 어떤 것일까. 어른조차 죽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텐데, 야스 남매가 겪는 슬픔을 알려줄 사람도 같이 이야기할 사람도 없다. 부모는 자기 슬픔에 빠져 허우적대고, 자기 자신도 추스르지 못한 채로 아이들을 보지 못한다. 어쩌면 방치된 상태에 가까운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성장하면서 겪는 다양한 감정 역시 자기만의 방식으로 알아간다. 성적 행동에 관해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채로, 성경이 말해주지 않은 것을 습득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어른들의 보살핌을 벗어난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지 머릿속에 그려진다. 어른들도 그들의 슬픔 역시 깊을 테지만, 아이들이 겪어야 할 성장의 혼란과 슬픔의 깊이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내몰린 것처럼 어른의 시선 밖으로 밀려난 아이들이 보여주는 행동들, 야스가 친구와 동생을 성적으로 괴롭히는 일을 막아줄 사람도 없다. 이 모든 일을 지켜보는 독자 역시 감당하기 복잡한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 성경 말씀에 의지하고 있지만, 아무도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아무도.


실제로 작가의 가족은 성경 말씀에 의지하며 살아가고, 작가 역시 어렸을 적에 오빠를 잃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 소설이 소설로만 읽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암시 같다. 한 사람의 경험으로 새긴 슬픔, 성장 과정에서 겪었을 혼란까지, 주인공 야스와 많은 부분이 겹쳐 보인다. 주인공과 작가를 동일시할 수는 없겠지만, 작가의 내면에 쌓인 많은 것이 야스에게 담겼으리라 본다. 본인 스스로 넌바이너리로 선언한 것을 보면, 어느 성별에도 갇히기 싫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만큼 안에 담아낸 것을 쏟아냈으면 싶다. 세상 어느 것에도 제약받지 않고, 이야기 하나로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고 폭발하기를.



#그날저녁의불편함 #마리커뒤카스레이네펠트 #비채 #김영사 #문학

##책추천 #부커상 #네덜란드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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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4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단님 이책!찜
저자의 외모가 아이도루! ㅎㅎ
가족 모두 행복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 ∧♛∧ .+° °*.
(ヾ( *・ω・) °・ 🎁
`し( つ つ━✩* .+°
(/しーJ

구단씨 2021-12-28 22:42   좋아요 0 | URL
기온이 많이 내려가네요. 겨울은 겨울인가 봅니다. ^^
이번주는 지난 주말의 크리스마스에서부터 이번 주말의 새해 첫날 휴일까지 있어서 그런지...
묘하게 계속 휴일인 기분입니다. ^^
 
성소년
이희주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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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러운 소년을 바라보는 네 명의 여자가 있다. ‘요셉으로 불리며 만인의 연인이 된 아이돌 소년. 네 명의 여자는 요셉을 향한 사랑을 주체할 수 없다. 바라만 보는 것으로도 만족할 수 없다. 그래서 납치했다, 요셉을. 옆에 두고 계속 보고, 만지고 싶었다. 하염없이 바라만 봐도 좋을 것 같은 사람, 요셉을 사랑했다. 이 마음을 감당하기 어려워서, 매번 떨기만 하고 멍하니 바라만 보던 이들이 요셉을 옆에 두고 보니 묘한 마음이 샘솟는다. 더 강한 욕망, 욕심 같은 거. 다른 누구와 공유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피어올랐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이들 각자의 마음속에는 요셉의 독점이 목적이었는지도 모른다. ‘같이 납치했고, 같이 요셉을 돌보고 있지만, 요셉을 차지할 사람은 나야. 나 아니고서는 아무도 요셉을 가질 수 없어.’


안나, 희애, 미희, 나미. 네 명의 여자는 시골 산장에 요셉을 감금했다. 요셉의 기억은 온전하지 못했고 사고로 다리를 다쳤다. 오직 침대에서 누워 지내는 요셉을 그들을 돌아가면서 돌본다. 요셉의 식사를 챙기고, 누워지내는 그가 더러워질 때마다 옷을 갈아입히고, 그의 통증을 줄여주려고 약을 먹인다. 어느 한 사람도 이 업무에서 빠지지 않는다. 성실히 임하고, 매번 자기가 요셉의 방으로 들어가는 시간만 기다린다. 그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손끝으로 얼굴을 만지기도 한다. 얼마나 긴장되고 떨릴까. 내가 미치도록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앞에 앉아 있다니. 내가 떠넣어 주는 밥을 먹고, 가만히 자는 모습을 보면서 슬쩍슬쩍 그의 피부를 쓸어보고. 하아. 미칠 것 같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싶다.


이들의 행동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세상 모든 사랑이 미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광기가 넘실댄다. 납치는 범죄이고, 이들은 범죄를 공모한 관계다. 요셉 한 명의 납치로 끝난 일도 아니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산장 주인의 손자, 그 산장을 동경하며 자라온 지역 경찰 등 이들의 살인은 예상의 범주에서 벗어난다. 걷잡을 수 없는 범죄를 만들면서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처음 요셉을 납치할 때 이게 범죄인 걸 몰랐을까? 이들은 이게 범죄인 걸 알면서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 왜냐고? 이건 사랑이니까! 자기 방식으로 사랑한 것뿐이라고 변명하겠지만, 결말을 걱정하지 않고, 단 한 번 붙잡을 이 쾌락을 느껴야 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가 없을 것 같다. 사랑이 왜 이렇게 변질된 것일까. 이들은 각자의 결핍이 폭발하기 직전에 사랑을 만났다.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삶이 유지되지 않을 것 같은 그 순간에, 그 사랑으로 살아갈 힘을 얻었고 삶의 활력이 되었다. 그 정도면 일상을 유지하면서 적당한 즐거움으로 여길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의 사랑은 선을 넘었고, 사랑은 모습을 바꾸고 악행이 됐다. 어쩌면 이들의 행보는 우리가 흔히 아는 그 사랑의 본성을 찾아가는 길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떻게 사랑이 한 가지 모습만 가지고 있겠는가. 사람이 다 다르듯 그들이 하는 사랑도 다를 테지. 그렇게 우리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위장한 사랑의 본성을 다 알지 못한다. 여기 모인 네 명의 여성이 보여준 사랑에, 사랑이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걸 새삼 확인한다.


, 나는 이 정도의 열정으로 누굴 사랑한 적도 없는 것 같다. 연예인을 보면서도 그 작품이나 노래에 빠져들기도 했지만, 그 대상을 갖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미치게 빠져들었던 적이 있던가? 없던 것 같다. 그래서 이들의 광기 같은 사랑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듣다 보면 이들의 집착은 단순히 사랑만은 아니었던 듯하다. 이들 각자를 둘러싼 환경, 그 삶에서 채우지 못한 것들을 어느 순간 요셉을 보면서 담았다. 가족에게 받지 못한 관심, 한꺼번에 감당해야 했던 부모의 부재, 돈 때문이지만 아들을 뺏겨야 했던 여인, 거리를 방황하던 시간을 멈추게 했던 대상. 누구 때문에라도 슬픔과 고통을 잊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그 유혹에 손을 뻗게 되지 않을까? 나를 살게 하는 이유가 그라면, 그에게 빠져드는 것 말고는 선택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녀들의 사랑도 그랬다. 그거 말고는, 요셉에게 빠져드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위로와 충만함이어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저 그를 사랑할 수밖에.


누군가를 돌보고 사랑한다는 게 이렇게 좋은 일인 줄 몰랐어. 다시는 이런 행복을 느끼지 못할 거야.” (318페이지)


설은 인기 아이돌 요셉이 사라지고 이십 년이 지난 후에, 요셉을 잊지 못한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시작한다. 요셉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요셉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인 그 자리에 한 여자가 나타나고, 이제 요셉에게 일어난 일의 진실을 알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그렇게 시작된 요셉 납치사건의 경위, 과거의 그 사건 속으로 흘러 들어간다. 너무 다양하게 표현되는 이들의 사랑은 놀라웠고, 무서웠다. 처음에는 누군가 이 이야기를 정리해주는 느낌으로 듣기 시작했는데, 소설의 마지막에서 다시 앞부분과 연결되는 설명은 이 소설의 반전이었고, 요셉 납치사건의 진실을 말한다. 그게 끝이었을까 싶은 궁금증은 비로소 풀리고, 결핍으로 시작된 이 광적인 사랑의 끝은 처참하면서도 순수했다. 그 순수함이 왜곡한 사랑의 정의는 누가 바로 세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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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12-23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도 이 작가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를 썼는데, 이번에는 더 무서운 이야기를 썼네요 미저리 같은... 그 영화 제대로 못 봤지만,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네 사람이나 그 일을 함께 하다니... 그건 좋아하는 게 아닌데...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희선

구단씨 2021-12-23 22:27   좋아요 1 | URL
그렇더라고요. 이 책 읽으면서 찾아보니 전작도 비슷한 소재였나 봅니다. 읽진 못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강렬한 욕망은 알 것도 같은 마음에 다다릅니다. 이상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