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나리
슬글슬금 땅나리 이야기가 들려오면 제주의 검은돌 해변이 떠오른다. 첫눈맞춤을 제주도에서 했고 이맘때면 제주도 가자는 이야기가 나올 것을 기대하는 마음도 있어서다.

벗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오롯이 혼자 볼 때와는 분명 다른 맛이다. 조금씩 다른 시선과 감정으로 한 대상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이 있어 훨씬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노란빛이 섞인 붉은색 또는 짙은 붉은색의 꽃이 줄기 끝에 모여 핀다. 다른 나리꽃들에 비해 꽃 크기도 키도 작다. 특유의 색으로도 주목되지만 고개숙여 핀 모습에서 이름을 얻었다.

올해는 뜰 한구석에 핀 땅나리를 보는 것으로 대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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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란
바다 건너 제주도에서 보았던 꽃을 올해는 가까운 곳에서 만났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이라지만 괸심두지 않으면 알 수 없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잘 자라 꽃을 피웠다.

흰색 바탕에 홍자색의 꽃이 황홀하다. 작지만 여리지 않고 당당하게 섰다.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이리보고 저리보고 위 아래 다 구석구석 훒는다. 이런 오묘한 색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잎이 없고 "자기 힘으로 광합성을 하여 유기물을 생성하지 않고, 다른 생물을 분해하여 얻은 유기물을 양분으로 하여 생활하는 식물"인 부생식물이라고 한다. 전국에 분포하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대흥란이라는 이름은 최초 발견지인 전남 대둔산의 대흥사에서 따온 이름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봤다는 소식은 아직 접하지 못했다. 그곳에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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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선언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나의 성(性)을 사용할 것이며
국가에서 관리하거나
조상이 간섭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사상이 함부로 손을 넣지 못하게 할 것이며
누구를 계몽하거나 선전하거나
어떤 경우에도
돈으로 환산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정녕 아름답거나 착한 척도 하지 않을 것이며
도통하지 않을 것이며
그냥 내 육체를 내가 소유할 것이다
하늘 아래
시의 나라에
내가 피어 있다

*문정희 시인의 '꽃의 선언'이다. 개인이나 집단의 모든 행동은 관계로부터 출발한다. 하여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변치않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게 있다.

80주년 광복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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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속도
정해진 속도는 없다.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만 있을 뿐이다. 한나무의 꽃도 피고 진다는 순리는 어기지 못하나 제 각기 조건과 환경에 따라 더디가기도 하고 서두르기도 한다.

하물며, 꽃보다 더 많은 온갖 조건에 휘둘려야 하는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리. 꽃이야 피고 진다는 방향이라도 있지만 사람 마음은 이 방향조차 오리무중이다.

하여, 마음의 속도를 조절한다는게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일인지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러니, 애써 더디가지도 그렇다고 서두르지도 말고 마음이 움직이는 그 속도를 따라가자.

가을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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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엽국
비오는 어느 여름날 골목 담장 위 훍속에 두었다. 말라가나 싶었는데 어느 사이 꽃을 피워 골목을 드나드는 앞집 할머니와 그 친구분들이 좋아라고 했다. 꽃을 심고 가꾼 마음 한구석이 따스한 온기로 밝아오는 순간이다.

'송엽국'이라는 이름은 소나무의 잎과 같은 잎이 달리는 국화라는 뜻이다. 잎이 솔잎처럼 생겼으면서 두툼한 다육질이다.

남아프리카 원산으로 늘푸른 여러해살이풀입니다. 햇볕을 좋아해서 밤에는 꽃잎이 오므라든다. 4월부터 가을까지도 꽃을 피운다. 햇볕을 한껏 받은 꽃잎은 매끄럽고 윤이 나 눈이 부실 정도다.

강한 생명력으로 아무곳에서나 잘자라는 송엽국은 의외로 '나태', '태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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