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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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중요했다.

시신이 관에 들어갈때 폭이 가장 넓은 지점은 팔꿈치에서 팔꿈치까지의 거리다.

최대 폭은 25인치다.

인형 안에 인형이 들어 있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모든 것이 잘 맞아 들어가야 한다.

시신은 관에 맞아야 하고, 관은 관실에 맞아야 하고 ,관실은 무덤 구멍에 맞아야 한다.

그에 앞서 내가 편안히 쉬는 듯한 느낌이 들어야 했다.

그래야 어느날 , 생명을 잃은 나의 몸이 마치 내가 편히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관 속에 놓일 수 있을 테니까. 비록 한 존재가 그시점에 이르렀을 때는 편안하다는 개념이 부적절해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122페이지.

 

뭔가 무시시하다고 아니 , 이것은 자신의 관을 만들기위해 아버지와 함께 줄자로 신체를 사이즈를 재면서 작가가 느끼는 감정의 일부분이다. 자신의 죽음이 예견 되어있지 않치만, 오히려 죽음을 앞둔것처럼 보이든 암에 걸린 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관을 만들기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작가이자 교수인 나는 오하이오에 자라서 그곳을 벗어난 토박이 중년아저씨이다. 오랜된 집을 사서 직접 고치는 것을 즐겨하고 휴대폰이라는 괴물에 억매이기 싫어 마지막까지 그 요물을 멀리했지만 자신보다 어른스러운 영혼을 가진 아내를 통해 물질 문명을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TV에서 보았던 미국 장례식에서 보았던 시체가 누워있던 관이 그렇게 비싸다니 !! 라는 나의 놀라움 처럼 저자도 자신이 그런 비싼 관에 들어간채로 묻히는것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

그래서 부인에게 말한다.

 

 

난 판지 상자에 들어가 묻히고 싶어

당신은 판지 상자에 들어가 묻히지 않을 거야 .

54페이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 화장할때 쓰는 전용 싼 관을 판지 상자라고 하는데, 그것에 묻히고 싶다는 작가의 뜻을 반대하는 부인 지나 때문에 결국 또다른 선택을 한다.

 

 

 

 

내가 묻힐 관을 아버지와 내가 만들어야 해요 .

60페이지

아버지는 전쟁터에서 다리를 만들고 부수고 했던 공병 출신이라, 손재주가 남다르다 .또한 설계적수학 실력도 탁월해서 작가와 같이가 아닌 아버지가 아들의 관을 만들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서 작가는 관만들기를 통해서 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대하는 자세,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태도, 어릴적 제일 친한 친구인 존의 죽음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관찰하게 된다.

늘 청춘이라고 생각했던 나와 동갑인 친구 ,

마지막 결과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서 인생의 수많은 자잘한 일들과 위험하고도 즐거운 일을 함께 했던 사내, 압생트를 마시기로 함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까지 했던 사내..

77페이지

 

전화줘"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여행에서 돌아온뒤 알게된 친구 존의 암투병와 함께 병실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함께 죽음의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작가의 감정들이 잘 표현되어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어쩌면 주위의 친구들이 하나씩 아프고 그 지인들의 장례식에 가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중년이 넘으면서 주위사람들의 죽음이 조금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면서 슬픔에 대해 ,그리고 그슬픔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그해 여름은 암과 함께한 여름이 되었다.

78페이지

 

말처럼 아버지인후두암, 친구 존의 식도암, 어머니의 암 판정까지 , 그리고 이어지는 죽음들을 통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과 장례식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끼리 슬픔을 나누는 방식과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어머니의 죽음이후 저자는

 

 

몇주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고는 슬퍼한 것 뿐이었다.

내가 알게 된 것은 죽음에 대한 슬픔은 모든 것에 대해 슬퍼하게 만든다는 사실이었다.

죽음을 슬퍼하는 것은 내아들의 야구 대회에서 상을 받을 것을 슬퍼하게 만들었다.

생일 케이클를 슬퍼하게 만들었다. 석양을 슬퍼하게 만들었다.

161페이지

    

슬픔은 넣어둬라는 말보다 , 삶은 지속되고 있고 , 떠난 사람을 어떻게 추억하고 기리는 것이 오히려 슬픔을 치유하는 또하나의 방법임을 말한다. 어머니가 떠난후 어머니에 더 깊이 생각하고 , 친구 존이 떠난후 어느 행복한 날 , 일상의 행복에 젖어있을때 문득 떠나간 사람을 추억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슬픔이 진짜 슬픔을 나누는 것이라는 것등을 보여준다 .

그리고 많은 죽음을 지나서 자신의 관을 아버지와 만들면서 떠나갈 아버지와의 시간을 보내는 것, 미리 그사람과의 죽음을 미래에 올 내죽음에 대입해 볼 수 있는 마음, 그것이 그가 비싼 관에 자기 몸을 넣은 것보다 훨씬 진짜 영혼을 데리고 가는 것 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가 시작한 관 만들기의 종착점이 어디일까 ? 하면서 읽는 즐거움도 있고, 나이가 들수록 죽음과 가까워질 마음과 상실을 슬픈 드라마가 아닌 , 시트콤이 약간 썩인 가족 드라마를 보는 듯해서 좋았다.

관만들기에 도대체 뭐 그리 대단한 이야기가 있을까? 싶었는데, 읽으면서 나에게 시작될 죽음, 아니 시작된 죽음의 소식( 몇해전 돌아가신 아버지 ) 들에 생각하게 되면서 오히려 읽는 동안 숙연해진다고 할까 ?

난 그 슬픔을 어떻게 건너지, 내 슬픔을 나눠줄 사람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다. 나 죽은뒤 보다 내가 살아갈 , 그리고 맞이할 죽음의 소식들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그것을 나눌 곁의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작가의 죽은 친구가 말했던 것처럼 " 인생은 짧아 " 라는 진부한 말이 찐 대사라는 것을 ..

 

 

나는 먼저 죽음은 내게 뭔가를 가르치는 일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죽음은 이미 내안에 있는 것들을 드러낼 수 있을 뿐이었다.

또한 나는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되지만 , 그렇다고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이 시간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오랜 친구가 최고의 친구라는것,

지혜라는 것은 평생 저지른 실수에 다름 아니라는 것,

살면 살수록 세상일에 대해 , 특히 우리 자신에 대해 점점 더 잘 모르게 된다는 것,

어떤 목소리가 내게 말을 걸어올 것이라 생각하면서 침묵을 응시하는것은 실로 침묵을 응시하는 연습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어떤 노래들의 경우, 그 노래들을 듣는 게 너무 마음아파서 듣지 않는다고 해서 그 노래들이 마음을 덜 아프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330페이지.

 

이 모든것을 관을 만들어봐야 알수 있냐고 ? 어쩌면 관이 아닌 인생을 만들어가면서 알게 되는 것들을 이 작가는 관이라는 어떤 사물, 상황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관을 만들려면 집도 있어야 하고 그곳에 작업공간도 있어야 하니까 우리는 아주 쉽고 간단한 책으로 ...

집있고 창고 있으신 분은 만들어보던가 !!! 죽기전까지 그관의 용도는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

 

내가 도착했을때 아버지는 잠에 빠져있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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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 나와 당신을 돌보는 글쓰기 수업
홍승은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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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보충 수업시간이었다. 작문 시간 " 자신을 주제로 글쓰기 "였는데 다들 그말을 듣자 마자 한숨을 내쉬고 들이쉬고 했다 .

아이들 대부분이 고개를 숙인채 ,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 선생님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작문을 쓰서 제출하고 선생님께 검사 받으면 일찍 쓴 만큼 빨리 집에 보내준다.

 

그당시 , 교생 실습기간 이었던지라, 담임선생님이 연수를 가고 우리반 담당 교생 선생님이자 국어 담당이었던 그분은 아이들에게 잘 대해주려고 무척이나 애쓰셨던 기억이 난다.

난 그분에게 조금 장난을 치고 싶었다. 그래서 작문의 주제을 " 불행한 우리 집 "이라는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 바람나서 집나간 아버지, 우리 오남매 ( 많이도 낳았다 )양육하기위해 온갖 힘든일을 하면서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마저 그 부담때문에 , 엄마가 없어야 아버지가 돌아올거라는 기대로 집을 나가버린 우리집.

오남매만 남은채로 주위의 도움없이 , 일상를 살아내야 했던 우리 형제들의 일과를 썼던 것 같다.

밥을 하고 동생들을 돌봐야했던 큰언니부터, 공부는 잘했지만 끊임없이 동생에게 폭력을 휘둘렀던 오빠, 주눅들어 세상의 모든 소리로 부터 귀를 닫았던 작은 언니, 그리고 철 모른척 해야 살 수있었던 나와 동생이야기 .

 

내 이야기를 쓰라니 너무 쉬워서 , 후루룩 쓰고 제출하면서 그 교생 선생님의 반응을 살펴보게 됐다.

" 못됐다 못됐어 "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래나 싶기도 하지만 , 그당시 집에 일찍 가고 싶은 맘도 컸고 , 무엇보다도 가난이라는 나의 수치심이 오랫동안 선생님들에게 차별 받아온 복수심 과 함께 아이들에게 잘 대해준 그 교생 선생님이 나같이 가난한 아이에게는 어떻게 대할까 못된 심리적 반응도 있었던 것같다.

 

그이후 교생기간이 끝날때까지 학교안에서 나를 만나면 웃으면서 애매한 눈빛과 함께 나의 손을 잡아주고 등을 토닥여주던 그분. 하지만 동정으로만 느껴져서 그기간 동안 은근히 선생님를 피해 도망쳤던 기억이 난다.

이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어렸던 시절 , 거짓동정을 받으려고 했던 나의 첫 글쓰기가 생각났다 .

 

어떤 글은 존재를 입체적으로 증명하지만, 어떤 글은 존재를 납작하게 만든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 읽는 사람에게도 그렇다.

글쓰기에서도 가치판단이 적용되는 기준이 있다면 바로 이부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고정관념을 재생산하는 글, 고유한 개개인을 하나의 덩어리로 뭉개는 글은 위험하다.

나의 첫 글쓰기는 위험했다 .

 

 

 

8페이지

 

이책을 통해서 나는 깨닫는다. 나를 위한 글쓰기 또는 타인을 위한 글쓰기는 어떠해야 했는지 말이다.

장난처럼 시작된 나의 첫 글쓰기는 나만 아니라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복수심과 수치심이 깊이 잠겨 있어서 나를 위한 위로도 없고 타인에게는 불행한 이야기로 동정만을 강요했던 것을 ..

그동안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를 못했던 이유를 , 글쓰는 것이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매번 제자리에서 머무는 이유를 이책을 통해 깨닫는다.

 

책은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 타인의 이야기를 쓰는 법, 매혹적인 글을 쓰는 실천적 방법들로 세장으로 나뉘어져있다.

 

첫번째장 - 나를 나로 살게 하는 글쓰기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에서 감추어야 할것과 감추지 않아야 할것의 경계는 결국 자신의 내면안에 있는 것임을, 사회가 바라는 이야기가 아닌 , 온전히 내자신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내안의 이야기로 경계를 지어야 진정한 글쓰기가 된다는 것을 나는 온전히 느끼고 받아들여야겠다. 이글을 통해서

 

내가 찍은 마침표를 쉼표로 만들어 자기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람들 앞에서 목"소리가 목소리를 부른다" 는 문장의 무게를 실감했다.

p 22

 

  

  

나에게 글쓰기 수업은 누군가 자기 이야기로 쏙 들어갈 수 있게 돕는 사랑의 방식이었다.

23페이지

    

 

쓰기에 필요한 기본적인 마음은 용기인 줄 모르는 용기가 아닐까.

내 숨을 막는 말, 한번쯤 꼭 꺼내야만 하는 말, 누구보다 내가 먼저 이해하고 싶어 어렵게 꺼낸 말, 쓰는 만큼 가벼워지는 각자의 순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나도 다시 용기를 내본다.

077페이지

 

 

두번째장 - 타인과 연결된 문장은 단단해 진다.

 

감정불구자 라는 말을 가끔 듣는다. 슬픈 영화에서 잘 안울고 , 누군가를 위해 위로나 충고를 잘 하지 못할 뿐만아니라, 타인을 위해 제대로 공감하면서 그 사람의 슬픔에 울어본적이 없다 .

세상 내 슬픔이 가장 크고 , 세상 내가난이 가장 커 보였다. 그랬던 지난날의10-30대기간이 오랫동안 심장에 마음에 자물쇠를 채웠던 것 같다. 항상 삶에서 타인을 대할때 차렷자세로 맞이하다보니 내 삶에도 정작 나는 항상 경직된 자체로 나를 위로 하지 못했던 것같다 .

세상을 돌아보니 내 슬픔과 상처는 다른 사람의 상처에 비해 크지 않았고 ,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지 못했던 지난날이 지금의 나- 감정 불구자 로 만들었음을, 불우한 환경이라는 비겁한 변명으로 나를 더 닫힌 마음의 결과를 낳았음을 책을 통해 요즘 느낀다. 타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것이 내자신을 가장 제대로 바라보는 방법이라는 것을 .

글쓰기 또한 그런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편협과 아집에 또는 감정만 잔뜩 있는 글이 된다것을 이책은 자세히 이야기해준다.

 

사라 아메드는 정의를 위해 싸운다고 해서 우리 자신이 정의로우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망설여야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촘촘하게 차별로 연결된 고통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조금더 촘촘하게 사유하고 망설이는 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쓰는 사람으로 지녀야 할 태도를 생각한다.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대변 할 수 없는 내위치의 한계알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하려는 노력을 버리지 않기 .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고통를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기 .

쓸 수 없는 말을 쓰기 .

141페이지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에서 존 버거는 자신이 거의 80년간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던 동력을 이렇게 표현한다.

빈 곳을 메우는 사람. 말해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하는 사람.

"쓰는 사람"에 대한 여러 묘사 중 가장 마음에 닿는 표현이다.

페이지 158

    

 

 

그냥 사람이라는 말, 그저 사랑이라는 말,

그러니 너는 마음 놓고 울어라 .

그러니 너는 마음 놓고 네 자신으로 존재하여라,

두드리면 비춰볼 수 있는 물처럼

물은 단단한 얼굴을 가지고 있어서,

남겨진 것 이후를 비추고 있었다.

 

이제니 ( 남겨진 것 이후에 ) 중에서 .

 

 186 페이지 .

    

    

 

세번째장 - 매혹적인 글쓰기를 위한 안내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는것이 아직 두렵다. 내가 드러나는 이야기는 진짜 두렵고 어려운일이다. 아직.

감추고 , 있는 척 하고 , 세상과 동떨어진 이야기만 하는 나의 글쓰기를 위해 이장에서는 피해할 감정, 그리고 글쓰기를 위한 A-z 까지 나열되어 있다 . 그중에서 그녀가 좋아하는 비밀레시피 작가들 리스트가 좋았다.

내가 모르는 세계로 이끌어줄 작가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주는 작가들 리스트들이라서 ..

 

 

글쓰기는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맑은 길을 가로지르는 과정이 아니라 뿌옇게 흐린 길을 더듬으며 내 위치와 감정의 실체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관성적으로 쉬운 길로 가려고 할때마다 잠시 제동을 걸어 일부러 길 잃기를 선택하는 게 쓰기의 과정 아닐까.

 

 

213페이지

 

 

 

자기 서사를 쓰는 일은 자서전 처럼 모든 일대기를 쓰는 일이라기보다,

내 기억과 일상을 낯설게 보고 기록하는 일이다.

권태에 눌리 않고 감각을 열어 지금을 살아갈때 , 과거와 지금의 경험에서 글감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게 아닐까 .

쓸거리가 없다고 느껴질 때에는 힘을 빼고 주의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을 둘러보세요 .

 

236페이지 .

 

 

글쓰기를 위한 책이지만 다 읽고 나면 , 내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 그리고 지나온 시간에 대한 용서와 화해를 위한 심리학같은 책이다.

얼마전 모임에서 만난 지인은 " 이책의 저자의 삶에 비추어 난 너무 평범한 삶을 살아왔구나 " 라면서 나같이 일상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에게도 쓸 이야기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

저자도 책에서 " 시련이 준 상처와 슬픔이 내 서사에 힘을 실어준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특별한 경험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기에 글감으로써는 곧 고갈 수밖에 없다 "라는 말에 공감하면서 그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릴적 부터 엄마는 항상 내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 책한권이 훨씬 넘는다 "라고 , 대부분의 그시절의 부모님들의 삶은 비슷할 것이다. 그런 뻔하고 비슷한 삶이 , 어떤 식으로 쓰이는 가에 따라 소설이되고 에세이가되고 철학 심리학이 되는 것임을 , 홍승은 작가의 글을 통해서 느낀다.

때론 역경을 이겨내는 대단한 영웅보다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들속에서 우리는 더 많은 감동과 공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 사는게 거기서 거기지 , 돈이 많던 적던 "이라는 뜻모를 말을 하면서 ..

하지만 다 읽고 나니 다시 그런 생각이 든다. 나의 글쓰기는 내 삶의 불안한 어린시절의 나를 제대로 보듬고 표출하는 일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 재작년 평생를 바람으로 일관해 우리 모두의 삶을 불행이라는 단어속에 갖두었던 아버지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솔직히 눈물이 안나왔다. 사고라는 전화를 받는 순간 시작된 이기적인 마음이 앞섰다 . 중환자실에 오래 누워 갖은 병원비와 고생을 우리에게 떠넘길까봐.

 

그런 생각도중 돌아가셨다. 장례식장에 나는 , 나를 아는 누구도 초대하지 않았다. 오려는 그들을 막으면서 내가 한 변명은 멀고 번거롭다는 핑계였지만, 사실 우리 가족 모두가 슬퍼하지 않은 초상을 보여주기 싫었고 , 그런 모습을 한채로 있는 나도 보여주기 싫었던것 같다.

 

화장장에서 울던 언니를 째려보며 " 울긴 왜 우냐 "라고 눈총을 주던 나는 지금 ,갑작스런 울음이 난다.

해가 지날 수록 ,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죄책감이 불현듯 일상의 어느때고 나를 깨운다.

어쩌면 아직 나는 나를 제대로 쓰지 않아서 , 이런 감정들이 불쑥 불쑥 올라오는 것이 아닐까 !!

 

책의 첫문장 " 담백하고 여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온화한 미소 , 차분한 말투, 기복 없는 단단한 중심을 가진 사림이 .. 그런데 이번 생은 틀렸다. 끈적거리고 질척거리는 문장을 온전히 뱉어내지 못해서 , 쓰고 싶은 문장과 쓰게 되는 문장의 거리는 , 되고 싶은 나와 지금의 나 사이거리처럼 아득하다는 이야기 홍승은 작가의 문장이 지금의 나에게는 더 현실적이다.

글은 오래 썼지만 ,나의 글쓰기는 중학교 시절 작문시간의 첫 글쓰기 , 그자리에 그대로 써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런 나를 발견하게 해준 "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 로 통해 용기있는 글쓰기를 할 용기를 가져본다라고 말하면 좋겠지만 아직 나는 모르겠다 . 좀 더 .. 시간이 .. 지나면 ... 될까 ?

 

 

담백하고 여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온화한 미소 , 차분한 말투, 기복 없는 단단한 중심을 가진 사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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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의 시방상담소 - 뭣 같은 세상, 대신 욕해드립니다
김수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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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부터 욕쟁이 할머니포스로 나왔던 김수미라는 배우, 그녀의 촌철살인 하는 입담은 요리프로를 통해서 접할 수 있었다. 삶의 굴곡이 많았고, 여배우로 오랫동안 그자리를 지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마을 공동체가 흔했던 옛날 시절에는 동네 어르신들부터 어린아이까지 다양한 세대가 만날 수 있는 골목길에 놓인 평상이 사라진 지금, 각자의 개인주의로 인하여 점점 고민과 예의범절 및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도덕등에 대해 꾸지람을 듣거나 이야기해줄 상대를 찾기가 힘들어졌다.

그리하여 맘충이니, 된장녀니 하면서 남을 비하하는 말을 곧잘 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 같다.

이런 상막한 시대에 앞선 시대를 살아온 어른으로 살아보니 인생에서 중요한것은 ~~~ 이다 . 라고 건넬 수 있는 위로와 훈계를 적절히 배치한 책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달달한 위로가 아닌 , 이책에는 호되게 꾸짖는 욕해드리는 서비스이다.

가끔 " 뭐 이런 고민들까지 보낼까 " 싶다가도 어쩌면 그나이대에 가장 큰 고민 일수 있다는 역지사지의 생각도 해보게끔 하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돼지새끼나 고민이 없지 .

사람은 다 고민이 있어 .

사람은 누구나 고민을 해요.

숨 붙어 있는 사람 치고 고민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우리나라 최고 부자도 고민하고 대통령도 고민해요.

반면에 돼지새끼는 고민 없어요.

그러니까 박터지게 고민하고 있다는 건 ,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예요.

사람은 이미 엄마 뱃속에서 탯줄 끊는 순간부터 고행길입니다.

그 고행길을 크게 소리내면서 걸어요 .

뭔데 , 말해봐요. 내가 들어줄게요 .

07페이지 .

책은 네가지 고민을 가지고 상담소를 시작한다. 나 , 일, 가족,인간관계 - 인간은 섬이 아니다 라는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에서 위의 네가지 주제는 죽을때까지 따라다닌다.

태어나면서 생각이라는 인식이 들때부터 인간은 꾸준히 나는 무엇인가에서 시작해서 모든 관계에서 얻는 스트레스와 갈등을 통해 상처받으면서 성장한다.

하지만 상처를 제대로 보듬지 못하면 , 어떤 사람은 우울증으로 자살하거나 , 스트레스로인 한 질병에 이르게 되거나 ,조금씩 마음을 다쳐 세상으로부터 멀어진다.

그런 상처들에 김수미식 시방 상담소를 차근 차근 읽다보면 통쾌하면서 , 때론 화가 나기도 하지만 , 결국 맞어 맞어

나자신을 숨기고 있었던 감정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잘될거야 라는 희망적이기만 한 미래보다는 현실을 깨닫고 너 자신부터 당당해지고 자신을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욕을 섞어서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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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임선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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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유쾌상쾌통쾌하게 이야기한 에세이 .

갱년기가 사춘기를 이긴다는 말처럼 , 나이들아간다는 것에 초연할 수 있을 까에 대한 물음에 저자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장 열심히 , 꾸준히 한 일이 바로 나이 먹는 일이었다 . 그런데 이제야 나이 먹는 일 에 대해 가만 들여다 보고 곰곰 생각해본다 .

 

 

 

 

어른이 되는 일, 사는 일에 허기가 져서 처음에는 맛도 모르고 허겁지겁 집어먹기 바쁘다가 이만큼 먹으니 이제 조금 느긋해져서 일까? 내가 먹고 있는 것이 대체 뭔지 요모조모 뜯어보고 어떻게 먹어야 체하지 않고 잘 먹을 수 있을까도 생각한다 .

라는 말에 위안이 된달까??. 세상 모든 사람에게 가장 공평한 일 결국 모두 나이 든다는 것, 자주 잊고 살지만 가끔 나이들어감에 관한 에세이를 마주할때면 아 맞다 라는 자각과 함께 “너무 주책 맞지 않게 늙자”를 다짐을 하게 된다.

이 에세이도 대부분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감정들이 에피소드처럼 다루어져 있다.

너무 흔한 이야기들인데 읽다보면 어느새 끄덕끄덕 공감 고개짓을 하게 되는 편안한 에세이다.

연휴의 끝날 , 내일 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꾸준히 나이를 먹게 되는 일을 앞으로 무한반복하겠지만 그런 일상을 통과하다 보면 언젠가 나이든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서 체하지 않을 날을 기대한다 .

.

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다니까 ... .

#나이란 #독서 #살면서꾸준히하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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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간호사 - 가벼운 마음도, 대단한 사명감도 아니지만
간호사 요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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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평생의 꿈인 일인 , 누군가에게는 어쩌다 하다보니 일이 된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평생과 어쩌다로 인해 일에 대한 무게감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처음이 그렇게 시작했더라도 몇년동안 계속 그일을 한다는 것은 , 이미 " 어쩌다"를 지나 그들의 미래와 현재가 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책의 작가도 어쩌다 간호사가 된 경우이지만 ,벌써 5년의 경험과 함께 자신의 일상을 책으로 낼만큼 애정을 갖고 있다면 벌써 " 어쩌다"의 단계를 이미 자신의 한 부분이 된 것이다.

어려운 근무환경을 버텨내야 할 후배들의 걱정이 담겨져 있는 내용들을 보면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든다.

 

 

병원이라는 조직도 일반 직장이랑 다를것 없이 신입이 있고 ,중간경력자 ,최고 경력자 그리고 진상과 일반 사람들이 있다. 다른 점은 그곳에 생명이라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그무게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주의와 책임 그리고 사고과 연관 된 모든 일에는 상하 관계가 조금 더 지독하다. 실수가 곧 사고나 생명의 위험으로 연결되는 직업군들이 겪게 되는 조직 사회체계는 솔직히 두려울 정도로 자존심을 다치는 경우가 많다.

간호사 직업군들 사이에 존재 하는 " 태움 "이 그것이다. 그것으로 인해 누군가는 죽음을 선택한다.

이책에도 그런 태움에 대한 이야기가 살짝 나오지만 그리 심각하게는 다루지는 않지만, 그녀들의 일상을 보고 있노라면 어떤 식으로 태움이 야기되는지 약간 이해하게 된다.

또한 24시간을 교대하면서 생명를 지켜야 하는 그들의 일상에서 고달픔과 존경심을 가지게 된다.

 

간호사들이 항상 챙겨야 할 것들 .. 용도는 모두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는 중요한 도구다.

 

일상의 반복 , 집과 병원 그리고 환자 , 그사이에서 자신의 취미를 하나라도 찾게 된다면 큰 축복과 위안이 될것 같다는 마음을 이작가의 그림이 말해준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배우고 배우다 결국 자신의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그것으로 책을 낸 이분의 환자들은 행복할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의 활력소가 되는 그림으로 인해서 그녀가 갖는 활력이 곧 환자에게 나타날테니 말이다.

 

 

 

어쩌다와 평생의 꿈 의 간극은 동그란 식탁에 앉은 거리처럼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마음의 심리라는 생각을 한다.

평생의 꿈이 평생의 이가 갈리는 일이 될수도 없고, 어쩌다 하다보니 지금도 앞으로도 하고 싶은 나의 절대적인 일이 될 수 있음을 오랫동안 싫어했던 일을 하면서 느꼈던 나의 감정이다.

그것은 천부적인 천성의 영향보다는 어쩌면 포기하지 않고 오랫동안 그자리에 머무느냐에 따라 결정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간혹하게 된다.

 

 

더 냉정해져야 할 필요도 있다고 나를 채근해보지만

그게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

왜 이렇게까지 차가워져야 하나 싶어 회의감이 든다.

익숙해지는 게 과연 좋은 것인지... 영영 풀수 없는 문제 같다.

129페이지

 

 

어쩌다 간호사가 되었지만 어째든 간호사다 라는 저자의 말처럼 간호사라는 사명감 만큼 던져지는 일상의 무게감들을 그려낸 그림 일기였다.

하지만 후회와 만족을 왔다갔다는 우리내의 일상속에서 생명을 다루는 간호사들의 힘겨운 이야기를 통해 그들을 약간 이해할수 있는 책이었다.

귀여운 그림은 보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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