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 2022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최설 지음 / 마시멜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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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수.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다.

중학생 나이에 다시금 들어와

불치의 시한부 진단을 받았지만,

운좋게 신약처방을 받고서 

희망없던 그는 결국 살아남는다.


대부분 소설로써 실려있다.

하지만, 어느 부분에서의 어떤 것들은

소설의 줄거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기에

자신의 일이지만 마치 제3자의 일인 듯

우회적으로 여러가지 지난 일들을 회상하면서,

독자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하게 만든

마무리 소감을 실어 놓음으로써 이를 통한

전후 사정을 어렴풋이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책의 제목이 방학인 건,

중학교 나이에 시작된 주인공의 투병생활이 

어느새 거의 성인기에 접어들 때까지 이어지면서,

그의 동생이 그런 형의 기간들을 

방학이라 표현하는 그 부분에서 

책제목도 정확히 이해될 수 있다.


어찌보면 저자가 말했듯

이 책이 한권의 소설로 

좀더 다듬어져 재탄생 할 수 있었던 건,

저자가 어찌됐건 소멸이 아닌

소생으로 다시 이 자리에 섰고,

현재의 결과물로써가 아닌

이보다 더 좋은 글을 들고

독자들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장담을 해줄 수 있는

성인이 됐음이 바탕이 됐을 것이라 느꼈다.


줄거리 속 주인공은 어찌보면 꽤나 밉상이다.

세상을 염세적으로 보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하루하루를

그 나이 그 감성에 맞게 단순하게 보며,

호의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고

실망은 보다 삐뚠 마음을 가져도 되는

유발점이나 되는 듯 분석되는

실망의 과정과 가정사를 거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 듯 보여주니까.   


그냥 책만의 분위기만 따르자면

예절이나 밝은 희망 같은 건,

건강한 신체였을 때나 가능한 정의다.

먼저 같은 병으로써 같은 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주인공 아버지는

명언은 아니지만 명언같기도 한

또는 유언같기도 한 이 말을 해줌으로써

이를 깊이 각인한 건수를 빌어 

밉상처럼 보이는 그 많은 그의 행동들이

누군가를 향한 솔직한 감정표현임을

부담스럽지 않게 인정해 볼 수 있게

책은 많은 부분 보여준다.


그러다, 종교적 인내심인지

아님 내추럴 본 인내심인지 모를

수녀님의 등장에서 부터,

조금씩 똑같은 반복같은 병원 속 생활에

다른 기대가 가능하게 된다.

순수한 듯 농담인 듯 다가서는 수녀의 모습은 

건수의 성장기 속 필요했을 어른의 모습이었다.

거기에 정말, 말 그대로 

동병상련의 또다른 등장인물인 

3살위 소녀 강희와의 관계 속에선,

그저 폐쇄병동 같은 한 곳에서의 생활을

좀더 입체적으로 느끼게 만들어주고

실제 주인공이 그런 경험을 했음도

이 소설이 가진 플롯 안에서 보여준다.

그러고보면 자판기 할머니도 그러했고.


2차 약도 듣지않는 슈퍼 보균자.

그런 이들에게 신약은 

어찌보면 하늘에서 내려준 동아줄.

게다가 그 약을 사먹을 수 있게

성당을 다니면 준다던 6만원의 보조도 

이를 도와줄 수 있을거 같아 희망인데,

6만원을 주냐 안주냐로만

의심하던 건수의 내면과 반하여,

1알에 6만원이라는 비보험의 현실이

자신의 상황을 정리하며 바라보는

건수의 공격성에 순간 스스로 

입을 다물게하는 멍함으로 다가선다.


책의 목차는 날짜다.

즉, 병원에서 머물렀던 날짜들.

일기같은 그 날의 기록이 아닌

일수들의 집합만이 지난 시간들을 모은다.

그 기간들은 건수와 최설에겐 방학이었다.


저자가 처음 이 책을 썼을 땐

김건수란 이름은 없는 책을 썼다 한다.

지금은 이렇게 그 소년의 이름을 지어줬지만.

아마 이름없는 그저 기록으로

남게 될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렇게 살아남음으써

그 실존의 경험을 투영한 소설 속 소년에게

최설은 건수라는 이름을 주었다

자신이 투영된 무명씨에게

결국 김건수라는 이름을 선사해 준

저자의 다음 작품도 꼭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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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의 발톱, 캐나다에 침투한 중국 공산당 미디어워치 세계 자유·보수의 소리 총서 4
조너선 맨소프 지음, 김동규 옮김 / 미디어워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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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부터 좋은 책은 좋은 책이다.


어느 정도 읽었을 때야 책의 가치가 판단되기도 하지만

이미 서문이 주는 글부터 책이 담은 가치가 

분명히 좋게 판단됐을 땐 남은 건 

그냥 책 끝까지 독자는 달려주는 일만 남은 거니까.


저자는 이 책을 내기까지 무척 고민이 많았다.

여러사람과 의논했고 스스로도 번민했다.

책의 내용보다 더 몇번이고 진지하게 

그 고민했던 과정을 꽤 자세히 이야기한다.

어찌보면 용기가 없어 보이거나

앞으로 갈지 뒤로 갈지 

주저하는 머뭇거림 같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어떤 길을 가게 될지

그 결과로 뭘 보게 될지 알거 같은데,

그 길은 가고는 싶고, 그에 반해,

그 파장을 감내해야하는 방법이나 내구성에 있어서는 

그 의지만큼 분명하지 않음에서 오는

망설임과 결정의 고뇌였다고도 보인다는 건

어느정도 더 읽고 난 후 보였다.


저자 자신은 또, 스스로를

분명히 리포터이지 저널리스트는 아니라는 점을

가장 강하게 어필하고 있데는, 이는

이 책에 담은 내용이 자신의 사견만을 담은 내용이 아닌

취재하여 역사적 흐름을 담아냈음을 강조 또 강조하면서

이 책이 캐나다 역사의 기록물적 성격임을

무엇보다 중시해 표현하고 싶어했다.


캐나다는 중국에 관해 

그 관계의 시작에선 좋은 관계를 꿈꿨다 한다.

애초 그들이 가진 민족성이 그랬고

중국문화나 민족에 대한 선입견도 있었다.

어찌보면 호의였고, 미국을 멜팅 팟이라고도 부르듯이

중국만큼 큰 땅을 소유하고 있는 캐나다로써는

여러 이민자와 방문자에게 호혜로운 열려있는 

열린 국가이자 개방된 땅이였으니까.

대신, 그런 믿음 안엔 상대가 그 마음만큼이나

스스로 알아서 자제와 배려를 보여주겠지란 

표현 안된 순수한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공산주의를 기반으로 한 중국의 굴기적 계획은

캐나다 내에서의 발자취에서 그런 순진한 기대는 커녕

너무 많은걸 자국민들의 상상과는 다르게 진행했다.

중국이라서가 아닌 공산주의가 가진 

전략적인 진득함과 집요함이 그걸 이끈 것이다.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함께라는 캐나다 식이 아닌

공산주의 전략을 기반으로 삼은 중국만의 캐나다 합류는

전혀 듣도보도 못한 사회 및 정치적 분위기를 

중국 공산주의스럽게 이끄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책에서 들려주는 캐나다의 현실은, 

그들 피부로 직접 전해지는 듯 느끼진 못했으면서

어느새 피하층까지 되돌릴 수 없을만큼 들어와

나인 듯 내가 아닌 다른 체질로 변해 있는

캐나다 내의 여론변화와 중국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중국 자체의 집요한 노력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비단 캐나다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진군하는 청사진이 있는 행보였다.

하지만, 간과했던 가장 컸던 점은 이보다도

자국민들 스스로의 무지함과 중국 움직임에 동조하는 

많은 친중 세력의 눈에 보이지 않는 협조와,

전분야에 걸친 전투같은 겨루기가 문제였다.

더욱이 그 겨루는 분위기란 게 중국에게는 유리하지만 

캐나다 스스로에게는 불리했던 이유엔,

뭔가 명확히 대놓고 대적하긴 어려웠지만

공산권과 다른 캐나다 본류 체제의 지킴에 있어 

옳음을 증명하려는 캐나다 세력을 향해 중국쪽 세력은,

평화, 공존, 인종 등 쉽게 반격하기 어려운 성향의 

단체로 스스로를 명명하고 모습을 윤색해,

반대세력들이 손발 묶인 격전을 치루는 듯 힘겨워지게

캐나다 여론을 이끌어 나갈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책제목 속 판다의 발톱은

가만히 들여다보면 매우 어울리지 않을

두 단어의 조합이다.

누구라도 보면 사랑스러울 판다의 

어수룩한 듯 귀여운 모습과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발톱은,

헤엄치는 수면 위의 오리 모습과

그 밑의 쉴새없이 움직이는 발의 움직임이 지닌

대조적인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는 같은 조합이니까.

즉, 겉과 속이 전혀 다른 

실제 하나 속 2가지 형상을 이해하게 돕는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다.

자신의 책이 어떤 빌미를 제공하거나

이미 많은 경우에 목도됐던 예상치 못한 

반격같은 걸 동시에 염려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분명 알려져야 한다고 

저자를 격려하고 결국 출판으로 이끈

수많은 유력인사들과, 오랜 언론 생활을 통해

알게 된 지인들이 힘을 줬기에 가능했던 책.


책 속 캐나다의 상황이 결코 

남의 나라일 같지 않다는 느낌은, 

이 좋은 책을 읽고도 결코 

마음이 편치 않게하는 이유다.

느낌적인 느낌. 이 농담같은 말이 떠오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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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다스리는 인지행동 워크북 - 성공을 위한 단계별 프로그램
윌리엄 너스 지음, 심호규 외 옮김 / 북스타(Bookstar)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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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껏 심리학 관련 책들을 두루 읽었지만

유독 워크북과는 인연이 많이 없었다.

그래도, 몇권뿐인 그 인연들 모두는

워크북에 대한 충분한 만족감은 줬었다.

내용들도 좋았고, 뜬구름 잡는 식이거나

모호한 내용들이 없이 직관적인 설명들이라

나름의 읽는 쾌감도 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도 일종의 워크북으로써

실제 실천을 위한 각 상황을 이해시킨 후,

그 다음 각 주제에 맞게 

행동요법으로 인도하고 있다.

주된 주제는 책제목대로 분노조절.


사실, 대부분 떠올리는 분노라면

외부로 발산되는 형태일 것이다.

하지만, 분노를 일종의 공격성으로 봤을 때,

스스로를 향한 내부 공격적 분노와

타인을 향한 외부 공격적 분노로 구분이 필요하다.

공통점은 둘다 분노가 원인이지만

발산의 방향으로 둘의 여파는

확연하게 갈리니까.


책내용 중 불공정에 관한 내용은

보면서 매우 의미심장한 부분이었다.

왜냐면, 분명 미국에서 씌여진 책이니 

미국사례일 테지만, 그 등장하는 예가

마치 한국의 예 같았기 때문이다.

실린 예는 입시비리 건으로써 

대학입학 관련 컨설턴트를 동원해

진행과정상 비리를 저지른 유형이었다.

명문대 진학에 필요한 대리 시험을 알선하거나

운동선수일 경우엔 진학 희망학교의 

지도자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도왔다.

이 구체적인 사례 자체는 

그냥 뉴스거리 정도로 보였다면,

이를 바탕으로 책에서 정리된 

불공정에 대한 분노의 이유 3가지는

잘 정리된 논점들로 인해 매우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자식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행동은

이기심에 의한 동기의 부정.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컨설턴트까지 고용

과정에 개입시킨 것은 기만에 해당.

더 나은 자격을 갖춘 학생들을 밀어냄으로써

자신들의 자녀가 이득을 보게한 건

부당한 결과의 편취로 정리했다.


이 3가지의 정리가 필요한 이유는

그냥 분노했다가 아닌

분노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가시화 시켜보는데도 의의가 있다.

쓰다보니 영화 '세븐'에서 7가지 대죄를

나열하는 느낌도 순간 들지만,

실제 책 내용상 무거운 글느낌은 없다.


이런 식으로 정리 후 워크북으로써 

해당 분노 정리에 들어간다.

이처럼, 여러 다양한 사례들이 실렸고 정리돼있다.

분노할 여러 상황이 촉발시켰을

애초 분노 타당한 그 이유를 다룬 후,

그걸 다룰 수 있는 개인적 스킬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려는게 책의 순서니까.


분노의 개인마다 느낄 감정들은 3가지로 나눠본다.


1. 속여서 화난다

2. 이용당해서 화난다

3. 속임으로 손해를 봐 화난다


1번째는 가장 나은 합리적 화로 분류되고

2번째는 기생적 분노를 촉발시킬 소지가 있으며

3번째는 상황 그 자체보단 자신의 처지가 감안돼

기생적 분노를 정당화 시킨다고 보는 유형이다.


책전체로 봤을 때,

이 기생적 분노의 적당한 인지와 컨트롤이

워크북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일단, 잘 쓴 책이고

앨버트 앨리스의 이론을 후학들이

실용적으로 보완한 내용으로써도 좋은 내용이다.

대부분의 이론적인 심리학 책들 사이에서

흔치않은 실천적인 책으로써의 가치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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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
아사이 료 지음, 곽세라 옮김 / 비에이블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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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기대를 가지고 읽어갔다.

그리고, 그 기대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듯 계속 읽고 또 읽었다.

책의 어디쯤 부터는 고민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솔직하게 

별점을 매길 때 높게 줄 순 없을거 같은데,

벌써부터 그런게 고민이 됐다.

하지만, 아무리 별로라도 

이 정도 두께의 소설책에

게다가, 평단의 좋은 평을 받았단 이 책에

좋지 않은 별점을 줘야한다는 

그 느낌은 사실 내키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리 나쁘다고 할 순 없었지만, 

전혀 주된 줄거리를 알지 못하겠고

읽기 시작한 내용을 재밌게 따라가는 건

생각보다 나 스스로에게 쉽지 않았다. 

전혀 어려운 내용은 아닌데,

그냥 성장하고, 어울리고, 별거 아닌 이야기로

자꾸 이어지고 채워지는 듯한 

이 두꺼운 책분량이 생각보다 버겁게 다가왔다.

그래도 꾸역꾸역, 어떤 기대라도 버리는 것보단

끝까지 마지막 페이지까지 달려보는게

좋은 선택일 거 같다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총 438페이지.

나에게 이 책이 살아나기 시작한 건

372페이지부터였다.

마치, 작은 스파크처럼 불꽃이 살짝 일더니

이 책의 전체를 보여주는 이 부분부터

시야가 밝게 열리는 느낌이 일어났다.

 왜 이 책이 읽을만한 책이고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그냥 내 기준으로 이해가 됐다.

완전히 확 바뀐 인상으로 다가오는 스토리의 정리.

그러다 432페이지 정도에서

다시 한번 스토리 자체의 반전을 하며

'아사다 료'란 작가가 쓴 이 책이

좋은 찬사를 받았던 이유를 또다시 느꼈다.

그리고는 최종적으로 끝나는 438페이지까지 달렸다.


스토리를 가진 소설의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이 어느정도 공유되야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이들도 읽고 싶어지고

이 책에 관한 이해도 높아지겠지만,

이해를 시켜주는 총 분량 중

372페이지 이후부터의 이야기는

아쉽지만 절대 서평으로 공유해서는

안될 영화라면 스포일러와 같은 부분이다.


대강의 이야기로는 이 책을 이해할 수 없고

그러면 안 될 책이지만 아주 간단하게

시놉시스 정도의 이야기는 정리해 보자면,

주인공은 유스케와 도모야.

책의 시작부터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

도모야와 그를 돌보고 있는 유스케,

그 병실을 담당하고 있는 23살의 간호사 유리코,

그리고 이 간호사의 동생 10살 쇼타.

사실, 주인공만큼 중요 인물이 한명 더 있는데

그건 아야나란 유스케와 도모야의 동창.


20대 이전부터 학창시절을 같이 보낸

유스케와 도모야 중심의 이야기는,

얼핏 근래 부쩍 늘어난 퀴어 소재의 

소설책인가란 추측이 들게 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로써 책의 분위기상

이 책이 말하고 있는게 뭔지 전혀 모르겠고,

그냥 성장기를 다루는 책인건지

아님 퀴어물에 가까운 내용인 건지 종잡을 순 없었지만,

왠지 도모야와 유스케의 관계가 묘하게

퀴어물 같은 그런 느낌이 몇몇 묘사에선

있었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조금씩 책속의 책으로 등장하고 있는

산족과 바다족의 전설을 다루는 내용들에서는,

철학적인 면과 더불어 소설이 가진 구조상

뭔가 이유가 있는 등장일거라 느껴지긴 했지만,

역시나 책 말미까지 거의 처음과 끝의 

어떤 연결점을 정확히 이해하긴 어려웠다.


정확한 스토리는,

누구라도 아까 말한 372페이지 정도 쯤 가서야 

한번에 이해될 수 있는 구조라는게

맞는 표현이란 걸 다시 말하게 되는데,

얼핏 돌이켜보면 굉장히 유치하게 끝날 수도 있는

그런 주제를 가진 책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최종 주제를 감싸고 있는 소재 또한 그러했고.

하지만, 저자 아사이 료란 작가의 비범한 비틀기로

너무 어렵지 않게만 느껴지던 유치한 일들이

심오하고 의미도 있는 다소 어려운 결말을 창조했다.

자신이 사라진다해도 존재하는 버거운 대상들과의 인연.

그 인연을 도모야의 의지와 천부적인 통찰력으로 끌어안으며

아야나의 시각까지 더불어 전체 스토리를 완성시켰다.

결국, 도모야가 됐건 유스케가 됐건 추가해 아야나가 됐건

그 모든 세계관은 아사이 료 한사람이 만들어 낸 창조물이다.

그리고 그 창조물 속에서 독자는 뭔가를 느끼는 것이고.


도모야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크게 저항하지 않는다.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내려 노력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단순히 자신이 사는 세상을

저주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계속 머물며 적당한 텐션은 유지한 채 노력해왔다.

그리고, 자신과는 다른 인간적 한계를 가진

누군가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한걸음 더, 다시 한걸음 더, 그렇게 힘을 내 살아간다.

비장미 없는 비장감이랄까.


맨 마지막,

새끼손가락을 움직이는 도모야.

그를 움직이게 한 건

자신을 위해 진심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을 잊고 살아가는 타인을 위한

전력을 다해 쥐어짜낸 초능력같은 것이었다.


무덤덤해 보이기만 한 도모야.

그의 인성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만점 이상의 가치를 주고 싶어지는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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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본성은 살아있다! - 지금 내면 여행을 시작하라
이선희 지음 / 더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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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대중들에게 환영받게 된

심리학 이론이 있다, '내면아이' 이론.

어필되고 위상이 높아진 데에는  

대부분 쉽게 공감하기 좋은 이론이란

근본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좀더 정확히는 이 이론대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는

대중의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게 

좀더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겠다.

반대로, 어떤 심리학 책들을 보다보면

쉽게 볼 수 있는 의견제시는 아니지만,

기존의 가족 또는 국가 중심의 가치관을 벗어나

개인주의적 사고를 높게 평가하는 된 사조엔

심리학과 상담이 그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보는 의견들도 있고,

좀더 나아간 다른 의견에선

내면 아이이론과 어느 정도 쌍을 이루는

toxic parents 이론 또한

대중에게 환영받을 수 밖에 없는 이론인 건,

인간사 서로 부족해 벌어진다 여겼던 

많은 부분들의 갈등을 어느 일방의 

원죄로 보게 할 수 있는 강력한 이론이라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여기서 잠깐.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의 많은 해방을

이 내면아이 이론을 통해 찾았던 것과 동시에,

그로인해 기존 원가족들을 향해선

단순한 원망이 아닌 기존에 가졌던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이해하고

다른 시각에서 수용하는 식으로 변했음을

책의 서두에 밝히고 있다는 점도

위와 같은 주장들과 비교해

매우 주목할 만한 선택이자 사례로 보여진다.

결국, 가장 쉬웠을 선택으로

단순히 관계의 단절이 아닌,

가족관계를 공부한 사람답게 

회복의 끈을 놓치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 했다. 


이 책은 어쨌든 내면아이에 관한 책으로써,

저자인 이선희 상담사 개인의 성장스토리와

그녀가 다뤘던 임상들을 함께 보여주며,

자신과 타인의 관찰자로써 느끼고 경험했을 

여러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딸 하나 둔 엄마로써,

언니와 오빠 사이에서 자란 막내로써,

병약했던 아버지와 10대 때 사별한 아이로써,

개인 이선희는 자신이 거쳐 온 여러 기억들을 

성인이 된 후 다시 자각해 볼 

우연한 기회들을 갖게 되면서,

내면아이 이론과 가족치료이론 등을 공부해

스스로 재해석을 거치게 되었다.

이런 과정이 이 책의 탄생배경이 돼 주었고

과정 또한 어느 정도 담겨있다.

내가 좀 딱딱하게 쓴 듯 싶은데

책은 흐름이 상당히 부드럽고

많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에세이스럽지만 심리와 상담경험을 다뤘기에

소설처럼 큰 주축이 되는 이야기는

분명하게 존재하긴 어렵지만,

저자와 간접 대면을 하듯 읽다보면

몇몇 부분에서는 다른 이야기들보다

좀더 깊은 인상을 줬던 부분들도 있었다.


하나는, 딸과 나눈 파전 이야기였고,

다른 하나는 입양아 정아의 이야기였다.

파전 이야기는 그냥 저자가

평범한 딸과 엄마로써

일상대화 중 있었던 이야기고,

정아 이야기는 잠깐 위탁가정으로써

입양아 정아와 인연을 맺었던 

본인가족과 얽힌 사연으로 이어진

후일담과 관련된 이야기다.


먼저, 파전 이야기.

어느날 딸에게 저자가 묻는다.

넌 엄마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아느냐고.

딸은 고민없이 파전이라 답했는데

이순간, 저자는 이유모를 감정에 복받치면서

폭발정도의 감정으로 바뀌어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은 그게 아니라며.

사실 별거 아닌듯한 이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를 끌었던 건, 

책 성격상, 저자 본인 뿐만이 아닌

그 아랫세대인 딸의 모습이나

모녀 관계까지도 느껴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의미있는 장면이라 여겨졌기에

개인적으론 의미심장하게 느껴졌었다.

저자가 간단히 밝힌 딸의 성향은 

호불호가 분명하단 정도였는데

이는 엄마인 자신과 다르단 설명도 있다.

순간 스스로 머쓱할 만큼 화를 내버린 

위 상황에 대해 스스로의 해석에선,

좋아하는 걸 딸만큼 잘 표현 안 해왔고

왠지 자신을 못 알아주는 듯한 그 상황이

내심 큰 섭섭함처럼 밀려온듯 했다.

본인은 파전을 안 좋아한다고 여겼던터라 더욱.

의외의 폭발은 이렇게 설명되고 있다.

사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 대부분엔

당시 본인 심정을 다루는 부분이라 대부분이기도 하고

책자체가 본인이 겪은 감정기복에 대한 서술이 주라

이정도 기승전결일수 있겠단 생각도 해보지만,

왠지 책 여러부분에서 아이가 느끼거나

보였을 수 있을 감정에 대해선

그 상황묘사가 너무 부족해 보였다.

아이가 더 어렸을 때 때쓰는 아이를 보며

자신은 해보지 못한 아이의 그 모습에

욱하는 감정으로 애에게 피해를 줄 수 있겠단

그 상황해석 속에서도 비슷하게

아이의 묘사는 많이 적었던거 같다.

일반인이라면 이 정도 묘사일 수 있고 

이정도에서 이해될 부분이기도 하지만,

상담사이자 과거를 재해석 해본 딸의 입장에서

감정을 발산한 스스로의 이유에 둔 비중만큼

아이에 대한 이야기의 비중은 없는지 다소 의아했다.

이런 부분이 조금 안타깝고 아이러니 했다.

왠지 본인이 완성해 가는 

진행중인 감정퍼즐 안에, 

상대를 인식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몇피스 정도 생략된 게 있진 않은가 싶기도 한.

타인을 바라보는 일정부분의 감정소화가

좀 블라인드 돼 있다는 느낌.

힘든 경험을 좋은 계기와 인연을 통해

회복과정을 만들어 온 저자이기에

좀더 포괄적인 심리적 치유가 완성되길 바래 본다.


입양아 정아 이야기는 

잠시 인연이 닿았다 입양갔던 한 아이의 얘기로,

15년만에 그 아이와 재회한 저자의 사연이 담겼는데,

사실, 인간극장에 나올만한 극적인 스토리가 아닌지 싶었다.

게다가, 직업적으로 정아와 저자 모두

비슷한 인생궤적을 그리고 있다고 느꼈다던

저자의 감회 또한 그러했고.

처음의 인연자체도 쉽지 않겠지만

이런 재회는 더 어렵다고 보였다, 마치 기적처럼.


저자가 활동하고 있는 중국은

가족사랑이 유독 각별하다 들었다.

사랑이라고 해야할지 아님

일종의 교육열이라 해야할지 모르지만,

한국심리상담사의 수요가 필요할 만큼

커보이는 중국의 정서적 관심면에선

어쩐지 부럽기도 하다.


왠지 허탈하고 소진된 기분을 느끼고 있다면,

비슷한 경험을 한 저자의 이야기로

공유해보고 조언을 들어보면 좋을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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