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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본성은 살아있다! - 지금 내면 여행을 시작하라
이선희 지음 / 더로드 / 2022년 3월
평점 :

조금씩 대중들에게 환영받게 된
심리학 이론이 있다, '내면아이' 이론.
어필되고 위상이 높아진 데에는
대부분 쉽게 공감하기 좋은 이론이란
근본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좀더 정확히는 이 이론대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는
대중의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게
좀더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겠다.
반대로, 어떤 심리학 책들을 보다보면
쉽게 볼 수 있는 의견제시는 아니지만,
기존의 가족 또는 국가 중심의 가치관을 벗어나
개인주의적 사고를 높게 평가하는 된 사조엔
심리학과 상담이 그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보는 의견들도 있고,
좀더 나아간 다른 의견에선
내면 아이이론과 어느 정도 쌍을 이루는
toxic parents 이론 또한
대중에게 환영받을 수 밖에 없는 이론인 건,
인간사 서로 부족해 벌어진다 여겼던
많은 부분들의 갈등을 어느 일방의
원죄로 보게 할 수 있는 강력한 이론이라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여기서 잠깐.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의 많은 해방을
이 내면아이 이론을 통해 찾았던 것과 동시에,
그로인해 기존 원가족들을 향해선
단순한 원망이 아닌 기존에 가졌던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이해하고
다른 시각에서 수용하는 식으로 변했음을
책의 서두에 밝히고 있다는 점도
위와 같은 주장들과 비교해
매우 주목할 만한 선택이자 사례로 보여진다.
결국, 가장 쉬웠을 선택으로
단순히 관계의 단절이 아닌,
가족관계를 공부한 사람답게
회복의 끈을 놓치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 했다.
이 책은 어쨌든 내면아이에 관한 책으로써,
저자인 이선희 상담사 개인의 성장스토리와
그녀가 다뤘던 임상들을 함께 보여주며,
자신과 타인의 관찰자로써 느끼고 경험했을
여러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딸 하나 둔 엄마로써,
언니와 오빠 사이에서 자란 막내로써,
병약했던 아버지와 10대 때 사별한 아이로써,
개인 이선희는 자신이 거쳐 온 여러 기억들을
성인이 된 후 다시 자각해 볼
우연한 기회들을 갖게 되면서,
내면아이 이론과 가족치료이론 등을 공부해
스스로 재해석을 거치게 되었다.
이런 과정이 이 책의 탄생배경이 돼 주었고
과정 또한 어느 정도 담겨있다.
내가 좀 딱딱하게 쓴 듯 싶은데
책은 흐름이 상당히 부드럽고
많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에세이스럽지만 심리와 상담경험을 다뤘기에
소설처럼 큰 주축이 되는 이야기는
분명하게 존재하긴 어렵지만,
저자와 간접 대면을 하듯 읽다보면
몇몇 부분에서는 다른 이야기들보다
좀더 깊은 인상을 줬던 부분들도 있었다.
하나는, 딸과 나눈 파전 이야기였고,
다른 하나는 입양아 정아의 이야기였다.
파전 이야기는 그냥 저자가
평범한 딸과 엄마로써
일상대화 중 있었던 이야기고,
정아 이야기는 잠깐 위탁가정으로써
입양아 정아와 인연을 맺었던
본인가족과 얽힌 사연으로 이어진
후일담과 관련된 이야기다.
먼저, 파전 이야기.
어느날 딸에게 저자가 묻는다.
넌 엄마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아느냐고.
딸은 고민없이 파전이라 답했는데
이순간, 저자는 이유모를 감정에 복받치면서
폭발정도의 감정으로 바뀌어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은 그게 아니라며.
사실 별거 아닌듯한 이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를 끌었던 건,
책 성격상, 저자 본인 뿐만이 아닌
그 아랫세대인 딸의 모습이나
모녀 관계까지도 느껴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의미있는 장면이라 여겨졌기에
개인적으론 의미심장하게 느껴졌었다.
저자가 간단히 밝힌 딸의 성향은
호불호가 분명하단 정도였는데
이는 엄마인 자신과 다르단 설명도 있다.
순간 스스로 머쓱할 만큼 화를 내버린
위 상황에 대해 스스로의 해석에선,
좋아하는 걸 딸만큼 잘 표현 안 해왔고
왠지 자신을 못 알아주는 듯한 그 상황이
내심 큰 섭섭함처럼 밀려온듯 했다.
본인은 파전을 안 좋아한다고 여겼던터라 더욱.
의외의 폭발은 이렇게 설명되고 있다.
사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 대부분엔
당시 본인 심정을 다루는 부분이라 대부분이기도 하고
책자체가 본인이 겪은 감정기복에 대한 서술이 주라
이정도 기승전결일수 있겠단 생각도 해보지만,
왠지 책 여러부분에서 아이가 느끼거나
보였을 수 있을 감정에 대해선
그 상황묘사가 너무 부족해 보였다.
아이가 더 어렸을 때 때쓰는 아이를 보며
자신은 해보지 못한 아이의 그 모습에
욱하는 감정으로 애에게 피해를 줄 수 있겠단
그 상황해석 속에서도 비슷하게
아이의 묘사는 많이 적었던거 같다.
일반인이라면 이 정도 묘사일 수 있고
이정도에서 이해될 부분이기도 하지만,
상담사이자 과거를 재해석 해본 딸의 입장에서
감정을 발산한 스스로의 이유에 둔 비중만큼
아이에 대한 이야기의 비중은 없는지 다소 의아했다.
이런 부분이 조금 안타깝고 아이러니 했다.
왠지 본인이 완성해 가는
진행중인 감정퍼즐 안에,
상대를 인식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몇피스 정도 생략된 게 있진 않은가 싶기도 한.
타인을 바라보는 일정부분의 감정소화가
좀 블라인드 돼 있다는 느낌.
힘든 경험을 좋은 계기와 인연을 통해
회복과정을 만들어 온 저자이기에
좀더 포괄적인 심리적 치유가 완성되길 바래 본다.
입양아 정아 이야기는
잠시 인연이 닿았다 입양갔던 한 아이의 얘기로,
15년만에 그 아이와 재회한 저자의 사연이 담겼는데,
사실, 인간극장에 나올만한 극적인 스토리가 아닌지 싶었다.
게다가, 직업적으로 정아와 저자 모두
비슷한 인생궤적을 그리고 있다고 느꼈다던
저자의 감회 또한 그러했고.
처음의 인연자체도 쉽지 않겠지만
이런 재회는 더 어렵다고 보였다, 마치 기적처럼.
저자가 활동하고 있는 중국은
가족사랑이 유독 각별하다 들었다.
사랑이라고 해야할지 아님
일종의 교육열이라 해야할지 모르지만,
한국심리상담사의 수요가 필요할 만큼
커보이는 중국의 정서적 관심면에선
어쩐지 부럽기도 하다.
왠지 허탈하고 소진된 기분을 느끼고 있다면,
비슷한 경험을 한 저자의 이야기로
공유해보고 조언을 들어보면 좋을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