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에 내려앉아
사람이 그리우냐
고추잠자리 - P9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8-19 2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제 곧 서울 창공에서 만날수 있는 고추 잠자리!!

소세키가 하이쿠도 지었네요 ^ㅅ^

그레이스 2021-08-19 21:13   좋아요 2 | URL
이 책 너무 좋아요
소세키는 편지 쓰기를 좋아했고, 하이쿠도 즐겨 썼다고 하던데요
물로 시도 쓰고...
개인적으로 산문이 좋았어요
 

정부가 보기에 박사 제도는 학문 장려의 도구로서 효과적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한 나라의 학자들이 모조리 박사가 되기 위해서 학문을 한다는 식의 풍조를 조성한다거나.
또는 그렇게 생각될 만큼 극단적인 경향을 띠고 학자가 행동하는 것은 국가의 관점에서 보아도 폐해가 많을 것임은자명한 일이다.

나는 박사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박사가 아니면 학자가 아니라는 식으로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게끔 박사에 가치를 부여한다면, 학문은 소수박사들의 전유물이 되어 몇 안 되는 학자적 귀족이 학문의권리를 장악하게 되는 동시에, 그 선택을 받지 못한 학자들은 완전히 홀대를 받게 된다. 그 결과 나쁜 폐해가 속출하게 될까 나는 대단히 염려스럽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에 아카데미가 있는 것조차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가 박사를 사절한 것은 초지일관의 문제다. 이사건의 전말을 공표함과 동시에 나는 이 한 마디만큼은 마지막에 덧붙이고 싶다.
- P50

차가운
맥 지키지 못했네
새벽녘 - P75

생사(生死)란 완급(緩急), 대소(大小), 한서(寒露)와 마찬가지로 대조되는 것들의 연상(聯想)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한 쌍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설령 요즘의 심리학자들이 주장하듯이, 생사라는 말도 다른 일반적인 대조와 마찬가지로 같은 종류의 연상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동떨어진 두 면이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갑자기 연이어 나를 사로잡는다면,
나는 이 동떨어진 두 면을 어떻게 같은 성질의 것으로 보고그 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까.
- P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지만 1전이 됐든 5리가 됐든 사기꾼에게 은혜를 입어서는 죽을 때까지 마음이 편치 못하다. 내일 학교에 가면 당장 1전 5리를 되돌려주자. 나는 기요에게 3엔을 빌렸다. 그 3엔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갚지 않았다. 갚을 수 없었던 게 아니라 갚지 않은 것이다. 기요는 조만간 갚겠지 하며 내 주머니 사정을 헤아려보거나 하지 않는다. 나도 곧갚아야지 하면서 마치 남처럼 의리를 내세우지는 않을 생각이다. 내가 그런 걱정을 하면 할수록 기요의 마음을 의심하는 일이 되어 기요의 아름다운 마음에 먹칠을 하는 것과 같아진다. 돈을 갚지 않는 것은 기요를 무시해서가 아니다. 기요를 나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 P79


댓글(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딩 2021-08-15 0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요
그 이름은 참 묘한 것 같아요
그리움을 부르는 이름 같아요. 좋습니다 :-)
 

그런 생각을 하니 기요가 우러러보였다. 교육도 받지 못했고 신분도 낮은 할멈이지만, 인간으로서는 굉장히 고귀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그토록 신세를 졌으면서도 별로 고맙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혼자 먼 곳에 와서 보니 비로소 그 친절함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에치고의 조릿대 잎에 싼 사탕을 먹고 싶어 한다면, 일부러 에치고까지 가서 사다 준다고 해도 그만큼의 가치는 충분히 있다. 기요는 나에게 욕심이 없고 올곧은 사람이라며 칭찬했지만, 칭찬받는 나보다 칭찬하는 본인이 더 훌륭한 사람이다. 어쩐지 기요가 복고 싶어졌다. - P58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딩 2021-08-15 0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고 싶어요 :-)

그레이스 2021-08-15 08:56   좋아요 1 | URL
예~
재미있어요
밑에 주도 설명이 친절하구요
저는 저녁때 잠깐씩 보느라 며칠 걸렸는데
2~3시간 정도면 보실것 같아요^^
 

출발하는 날, 기요는 아침부터 와서 여러 가지로 애를 써주었다. 오는 길에 잡화상에서 사온 칫솔과 이쑤시개와 수건을 천가방에 넣어주었다. 그런 건 필요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나란히 인력거로 역에도착하여 플랫폼으로 나갔을 때 기요는 기차에 오른 내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며 나직한 소리로 말했다.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부디 몸조심하세요."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나는 울지 않았다. 하지만 하마터면울 뻔했다. 기차가 어느 정도 움직이고 나서, 이젠 괜찮겠지, 하고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기요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쩐지 무척 작아 보였다.
- P27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1-08-11 2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쓰메 소세키의 책 제목을 보다가,
지금처럼 더운 여름이면 일본도 많이 덥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레이스님, 오늘도 더운 하루입니다.
시원하고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1-08-11 22:55   좋아요 2 | URL

그냥 앉아있어도 땀이 흐르는 장면도 나오네요;;;;;
서니데이님도 평안하세요~♡

페크pek0501 2021-08-12 15: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애정하는 책 중 하나예요. 저는 다른 출판사의 걸로 가지고 있지만요.
예전에 책으로 읽었고 최근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오늘 아침에도 도련님을 오디오북으로 처음부터 다시 듣기 시작했어요. 조여정이 차분한 목소리로 읽어 준답니다.
흥미진진하고 무엇보다 도련님과 기요의 관계가 따뜻하게 전해 오는 느낌이 좋아요. ^^**

그레이스 2021-08-12 16:14   좋아요 3 | URL
아 그런가요?
뭔가 짜릿한 기분인데요?!
마침 고전읽기동아리에서 나쓰메소세키 읽기로 해서 전집과 인생이야기, 나스메 소세키론까지 구비해놓고 읽기 시작했어요
가을에는 나쓰메 소세키 전작 읽기가 되려나 싶네요
읽다가 마음이 바뀔지도...
다른 책도 읽고 싶은 조급함때문에...^^
기요가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