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전이 됐든 5리가 됐든 사기꾼에게 은혜를 입어서는 죽을 때까지 마음이 편치 못하다. 내일 학교에 가면 당장 1전 5리를 되돌려주자. 나는 기요에게 3엔을 빌렸다. 그 3엔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갚지 않았다. 갚을 수 없었던 게 아니라 갚지 않은 것이다. 기요는 조만간 갚겠지 하며 내 주머니 사정을 헤아려보거나 하지 않는다. 나도 곧갚아야지 하면서 마치 남처럼 의리를 내세우지는 않을 생각이다. 내가 그런 걱정을 하면 할수록 기요의 마음을 의심하는 일이 되어 기요의 아름다운 마음에 먹칠을 하는 것과 같아진다. 돈을 갚지 않는 것은 기요를 무시해서가 아니다. 기요를 나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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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8-15 0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요
그 이름은 참 묘한 것 같아요
그리움을 부르는 이름 같아요.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