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하는 날, 기요는 아침부터 와서 여러 가지로 애를 써주었다. 오는 길에 잡화상에서 사온 칫솔과 이쑤시개와 수건을 천가방에 넣어주었다. 그런 건 필요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나란히 인력거로 역에도착하여 플랫폼으로 나갔을 때 기요는 기차에 오른 내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며 나직한 소리로 말했다.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부디 몸조심하세요."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나는 울지 않았다. 하지만 하마터면울 뻔했다. 기차가 어느 정도 움직이고 나서, 이젠 괜찮겠지, 하고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기요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쩐지 무척 작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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