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하는 날, 기요는 아침부터 와서 여러 가지로 애를 써주었다. 오는 길에 잡화상에서 사온 칫솔과 이쑤시개와 수건을 천가방에 넣어주었다. 그런 건 필요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나란히 인력거로 역에도착하여 플랫폼으로 나갔을 때 기요는 기차에 오른 내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며 나직한 소리로 말했다.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부디 몸조심하세요."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나는 울지 않았다. 하지만 하마터면울 뻔했다. 기차가 어느 정도 움직이고 나서, 이젠 괜찮겠지, 하고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기요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쩐지 무척 작아 보였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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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8-11 2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쓰메 소세키의 책 제목을 보다가,
지금처럼 더운 여름이면 일본도 많이 덥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레이스님, 오늘도 더운 하루입니다.
시원하고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1-08-11 22:55   좋아요 2 | URL

그냥 앉아있어도 땀이 흐르는 장면도 나오네요;;;;;
서니데이님도 평안하세요~♡

페크pek0501 2021-08-12 15: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애정하는 책 중 하나예요. 저는 다른 출판사의 걸로 가지고 있지만요.
예전에 책으로 읽었고 최근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오늘 아침에도 도련님을 오디오북으로 처음부터 다시 듣기 시작했어요. 조여정이 차분한 목소리로 읽어 준답니다.
흥미진진하고 무엇보다 도련님과 기요의 관계가 따뜻하게 전해 오는 느낌이 좋아요. ^^**

그레이스 2021-08-12 16:14   좋아요 3 | URL
아 그런가요?
뭔가 짜릿한 기분인데요?!
마침 고전읽기동아리에서 나쓰메소세키 읽기로 해서 전집과 인생이야기, 나스메 소세키론까지 구비해놓고 읽기 시작했어요
가을에는 나쓰메 소세키 전작 읽기가 되려나 싶네요
읽다가 마음이 바뀔지도...
다른 책도 읽고 싶은 조급함때문에...^^
기요가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