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 - 양을 치며 배운 인간, 동물, 자연에 관한 경이로운 이야기
악셀 린덴 지음, 김정아 옮김 / 심플라이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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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학가는 양치기가 되었습니다.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



스톡홀름에서 문학 강사였던 그에게 갑작스런 소식이 전해졌다. 양을 기르셨던 아버지가 은퇴 선언을 하시면서 양과 목장을 물려받으라는 것이다. 일본 드라마를 보면 좋은 직장을 다니다가도 가업을 이어야 한다며 시골로 귀향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볼 수 있었는데, 유럽의 한 복판에서도 이런 일이 있다니 신기했다. 아버지의 뜬금없는 은퇴 소식으로 목장을 물려받은 저자가 3년 동안 쓴 양치기의 일기라는 소개에 흥미로웠다. 분명 양치기의 고단함이나 불평불만이 많겠지. 혹은 양치기의 전원생활의 즐거움과 찬사만 있을 것이 뻔 하겠지. 하지만 일기는 자극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 그저 어느덧 양치기가 된 그의 하루의 기록이 전부이다. 처음부터 양치기였던 것처럼 때론 능숙하게 때론 서툴게 양과 함께하고 있었다.



문학 강사였던 그에게 목동의 하루가 단순하지는 않다. 살이 빠지는 양들을 체크해서 살을 찌개 해야 하고, 무리를 이탈하는 양들을 관리해야 한다. 두 마리의 양을 낳은 어미양은 단 한 마리만 선택하기 때문에 나머지 양을 관리해서 키워야 하고, 다시 어미에게 보내야 한다. 어미 양에게 돌아간 새끼 양이 무리 속에 잘 적응을 할 것인지 지켜보며 가슴을 졸이는 일도 그에게 중요한 일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키웠던 양들을 도축을 하기도 했다. 그와 같이 함께 했던 양을 도축하는 일에 그도 갈등이 있었지만 한 사건으로 인해 없어진 것 같다. 유독 그를 괴롭혔던 한 마리의 숫양은 늘 골치였지만 결국 그 양을 도축하면서 수컷 양과 그의 싸움은 종지부를 찍었다.



“진화의 법칙이든, 양 떼의 신이든, 우연이든, 마치 초자연적인 무언가가 이렇게 되도록 정해 놓은 것만 같다. 우리가 숫양을 죽일 수 있는 건 숫양이 이렇게 구제 불능 상태에 빠져 주는 덕분이다. 사람이 양을 죽이지 못한다면, 애초에 기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78쪽



이 책의 제목에도 나오는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도 이런 부분이 있다. 한 양치기는 자신이 키웠던 양을 도축한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고 갈등을 일으키며 꼭 도축을 해야 하느냐고, 사랑스러운 것들이라고 했다가 어느 날은 도축하기에 좋은 칼을 발견했다며 주문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양 말고 다른 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다. 예컨대 개를 키우는 사람은 개 한 마리 한 마리에게 애착을 느끼는 것 같은데 양을 키우는 나는 그렇지 않다. 양을 키우는 생활 전체에 애착을 느낄 뿐이다.” 91쪽



양을 키우는데 문제가 생기면 양치기들은 그 문제의 양을 도축하자고 하지만 그는 자신이 관리하는 양을 어찌되었던 조금 더 푸른 들판에 머물기를 원했던 것 같다. 울타리를 넘어 자신의 목장으로 찾아온 양에게도 문제가 있어 도축하자며 그 품번을 얘기 했던 순간에도 그는 양에게 속삭였다. “이렇게 시간을 끌자”



양들이 탈출하고 그 탈출을 막기 위해 애쓰는 과정은 성가심이라고 하지만, 그 성가심이 그와 양을 이어주고 있으며 그것은 그의 생활 전반에 나누어져 있다. 그래서 어쩌면 그의 일기에는 고단한 양치기의 불평이 많이 없는 것일까. 양치기의 삶을 사랑하는 것도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닌 양과 이어진 양치기의 삶을 누리며 살았나보다. 자신이 도축한 양을 다음날 저녁으로 먹었던 그의 모순된 삶에 염증을 느낀 그는 더 이상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가 되기도 했다. 그와 양이 연결되어 있는 생활 속의 양치기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침에 눈을 떠 양들에게 풀을 주고 탈출한 양을 찾고, 하루 종일 자신의 얼굴을 보았어도 낯선 사람취급을 하는 양들과의 3년이 그에겐 어떤 의미로 남았을지 궁금하다.

내게도 때론 이런 일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아무렇지 않게 훌쩍 모든 것을 놓고 갈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간다면 우리 루키는 전원생활을 즐거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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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곤도 마리에의 정리 관련 책을 읽으면서 집안의 물건들을 많이 줄이며 버렸다. 물론 다시 조금 늘어났지만. 하지만 절대 줄일 수 없는 것은 오로지 책이었다. 절대 책만은 줄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몇 번의 이사를 했다. 

이삿짐 아저씨들이 대체 뭘 하는 사람이냐고 물어 볼 때도 웃으면서 죄송하다고 했는데, 그 어렵게 여겼던 책을 일주일에 한번씩 50권씩 추려서 버리고 팔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모았던 고전문학은 이제 색이 다 바라고 낡아서 더 이상 집에 있을 수가 없어 정리하여 버리는 것을 시작으로 출판사에서 받은 증정 책들을 모두 버렸다. 증정 책들은 모두 신간이라서 주변에서 읽겠다고 하는 지인들에게 넘겼고, 중고로 팔리지 않는 책들도 지인들에게 안기거나 그마저도 가져가지 않는 책들은 모두 버렸다.



하지만 너무 많은 책들이 있어서 좀처럼 책장에 책이 줄어들었다는 흔적이 안 보인다. 이중으로 쌓여진 책들을 골라서 버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수고로운 일을 서너 달 동안 계속 하기로 했다. 이렇게 책을 버리겠다고 생각이 든 이유는 오로지 “루키” 때문이다.



그간 캣타워 없이 이곳저곳 올라 다니며 잘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잠을 자다 아침에 눈을 뜨니 루키가 안방 문 위에 올라가서 나를 보고 있는 것이다. 화장대에서 점프해서 올라가 앉아 있는 녀석을 보면서 캣타워 사야할 시기가 늦었음을 반성 했다. 좀 더 일찍 사줬어야 했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집에 있는 짐을 줄여야 했다. 책장의 책들을 줄이고 루키가 올라 다닐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요즘 분주하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세상에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버릴 수 있는걸 보면 세상에 ‘절대’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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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북사랑 2019-02-25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중으로 쌓여진 책....저도 3월오기 전에 정리한다고만 하고 끌어안고 삽니다....계기가 분명하셔서 행동에 옮기셨군요^^

꽃핑키 2019-02-25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길 어떻게 올라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저렇게 우아하고 예쁘게 ㅋㅋ 자리 딱 잡고 말이지요 ㅋㅋㅋ
루키 정말 미모롭네요 ㅠㅠ 실제로 보고싶땅 ㅠㅠㅠ

오후즈음 2019-03-02 23:10   좋아요 0 | URL
간혹 더럽지만 나름 미모 포텐 터지심 ㅋㅋ
 
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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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나의 선택의 행복론 [한국이 싫어서 - 장강명]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할 수는 있는 거잖아. 그게 뭐 잘못 됐어?” 11쪽




다른 나라로 여행을 오랫동안 갔다 오면 그 도시가 주는 여운과 새로움으로 늘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다. 이런 나의 바람은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한달살기’가 유행하는것 같다. 오랫동안 그 나라에 살 수 없다면 한 달을 살며 더 많은 경험과 힐링을 즐기는 것이다. ‘살아보기’가 불가능한 많은 이들은 자신이 있는 곳에서 현실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행은 늘 있었던 곳의 소중함을 때로는 누추한, 그러나 안락한 내 집에 오면 깨닫고 만다. 돌아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돌아봐야만 아는 것이다.



계나는 어느 날 지친 출퇴근을 하면서 호주로 이민을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가족은 어떤 사람도 없다. 그녀는 앞으로의 남은 시간은 오로지 자신을 위해 살아가겠다며 짐을 싸서 호주로 떠났다. 계나가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았던 인물도 아니지만, 그녀에게는 나는 가족에게 할 만큼 했으니 이제 나를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한국을 떠나면 더 낭만적인 삶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녀가 처음 호주에서 돈을 버는 곳은 국수 가게에서 설거지를 하는 것이었다. 신용카드 승인팀에서 일을 했던 계나의 한국의 경력은 호주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처음이야 대부분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고 적응 기간 동안 고된 시간이 필요 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겠지만, 그녀가 포기한 한국에서의 삶 대신 더 안락한 환경이 주어진 것도 아니다. 계나 또한 그런 과정을 겪었을 뿐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런 계나는 한국에서 행복해 질 수 없기 때문에 떠나온 호주에서 그 행복이라는 것이 보였던 것일까? 여기서는 못 살 것 같은 그 삶의 거처가 호주에서는 있었던 것일까? 계나가 다시 한국에 돌아와 호주행을 선택했을 때야 비로소 그녀가 원한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구차한 변명과 이유는 필요 없다. 그저 이곳이 아닌 것 같으니 짐을 싸 다른 세상으로 나왔을 뿐이다. 그녀의 단순한 이유가 크게 나와 있지도 않을뿐더러 그것이 큰 이슈로 다뤄지지도 않는다. 소설속의 인물들도 이민의 고민들도 특별함은 없다. 그들의 고민과 희망, 혹은 그 갈망은 많은 이들이 한번쯤 생각해 보았던 흔한 이유들이 호주와 한국 사이에 부유물처럼 떠다니고 있을 뿐이다.



나도 한때 한국을 벗어나 이민을 가고 싶었던 적이 있었지만 갈 수 없었던 이유는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언어는 배운다고 하지만만,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것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지겨운 일상보다 더 지옥 같은 것은 아닐까. 허수경의 에세이에서 그녀도 독일에 홀로 외로이 공부를 하는 동안 갑자기 전화해서 떡볶이 먹으러 가지 않을래? 라는 일상의 연락에 마음 한 구석이 무너진다고 했었다. 어쩌면 그런 사소함이 살짝 날아올랐던 이민에 대한 상상을 꽉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이 싫어서]에 나오는 인물들도 그런 부류가 있다. 결국 그 사소함의 일상을 그리워하며 다시 한국으로 떠나는 이들도 있다. 새로운 것들을 잘 이겨 내고 견디는 이들만이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계나처럼 결국 호주에 남아 그녀가 원했던 그 행복,을 찾아 가는 것이다.



장강명의 가장 큰 장점은 아주 잘 읽힌다는 것이다. 그가 그동안 출판한 책들을 읽으면서 이틀 이상 걸렸던 책이 없었다. 그만큼 잘 읽히고 좋았는데, 그의 장점이 그것으로 종결되는 것 같아 그의 명성에 비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든 흔하게 어떤 게시판에 나의 유학 혹은 이민 스토리라며 소개할 법한, 아주 흔한 얘기였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게 읽혔을 것이고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더 친숙하게 읽혔을 것이다. 그의 장점이 더 극대화하기 위한 그만의 노력이 더 필요할 때이다. 그래야 우리도 더 많은 고민을 하며 책을 읽을 테니까. 저자의 주제가 더 가슴 깊게 와 닿아 많은 고민의 시간을 줄 수 있는 그 시간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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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모로코 - 2019~2020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정덕진 지음 / 나우출판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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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여행안내서



트랩블로그 여행 시리즈의 가장 큰 모토는 ‘혼자서도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인데 <블라디보스토크>도 그랬지만 책속에 그 나라의 역사가 많이 담겨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어서 즐거웠다.

보통 모로코는 스페인을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옆 나라 포르투갈과 함께 3개국을 여행하는 경우가 많다. 패키지여행 상품도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의 주요 도시를 잇는 상품이 많다. 유럽에서 여행을 시작해 아프리카로 넘어 갈 때 가장 많은 루트가 아닐까 싶다.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지 못하고 사교육을 받으며 결정된 것을 찾는 삼이 사회에 나가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이때 자신이 결정하는 것을 배우지 못한 이들은 결정하지 못하고 방황한다. 사회의 도구가 되는 교육을 받고 로봇 같은 엘리트가 되지 말고 나 자신을 위한 교육을 받고 성장해야 한다.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인생을 설계하고 살 수 있어야 삶의 후회가 적고 만족도가 높다.

지금 당신의 집에서, 당신의 차안에서, 당신의 회사에서 힘들다고 느낀다면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라. 그리고 떠난다면 모로코를 추천한다.” 151쪽




모로코 여행은 짧게는 4박 5일, 길게는 3주 일정으로 여행을 계획 할 수 있도록 소개되어 있다. 유럽 여행을 하다 스페인을 통해 모로코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최적의 세계 여행이 되겠지만 누구나 그렇게 오랫동안 여행을 할 수 없다. 짧게나마 모로코만의 매력에 빠져 다녀오겠다면, 4박 5일 정도 3개의 도시를 여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모로코의 가장 유명한 도시는 카사블랑카라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수도인 라바트보다 카사블랑카가 더 유명하다) 탕헤르, 페스, 여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다는 쉐프샤우엔은 너무도 매력적인 도시다.







이용한 작가가 찍은 쉐프샤우엔의 사진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고양이를 중심으로 찍은 사진 속 도시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현실에 없는 마을 같았다. 쉐프샤우엔은 유대인들이 모여 만든 마을이고, 그들이 종교적 색체를 가지고 있는 푸른색은 이 마을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아닌 이슬람교도 인 모로코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래도 그 푸른 색 마을, 일명 스머프 마을이라고 불리며 많은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모로코하면, 사하라 사막을 떠 올리겠지만 사실 나는 쉐프샤우엔의 그 푸른 대문과 계단이 가득한 골목의 향연이었다.



그리스에서 렌터카로 여행을 하면서 진정한 맛을 보았었는데, 모로코도 렌터카 여행이 잘 발달되어 있다. 무엇보다 책에서 소개한 렌터카 이용과 주의할 점, 자동차 보험과 교통 표지판 이용까지 안내 되어 있어 여행할 때 교통수단을 선정할 때 도움이 많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진짜 이렇게 자세한 렌터카 이용법을 소개한 책은 많이 못 봤다.

모로코를 여행하기 위한 가장 큰 목적은 사하라 사막 투어가 있을텐데, 그 투어 방법과 여러 루트를 안내되어 있으니 책만 참고해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여행에서 가장 잘 챙겨야 할 것은 ‘정신줄’이다. 그 정신줄을 잡고 여행을 하기 위해 계획을 잘 세워 놓으면 많은 어려움은 없겠다. 모로코는 가장 방문하기 좋은 계절이 4~5월의 봄과 10~11월의 가을이라고 하니, 때를 맞춰 여행 계획을 세우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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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11-1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 일요일에 ‘걸어서 세계 속으로’ 재방송을 봤는데, 모로코 편이었어요. 그 방송에 스머프 도시랑 사하라 사막이 나왔어요. 방송을 보면서 모로코가 아름다운 곳이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

오후즈음 2018-11-15 20:56   좋아요 0 | URL
네...저도 그 스머프 마일은 정말 꼭 가고 싶어요. 사실 사막에 대한 환상은 없는데, 그 파란 골목의 동네는 늘 마음속에 둥둥 떠 있네요.
 
고시맨
김펑 지음 / 마카롱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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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is my 희망? [고시맨 - 김펑]



드라마 작가를 꿈꿨던 친구는 오랫동안 여의도에 머물며 창작 활동을 했었다. 그리고 힘들게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끝이 나고 여의도를 떠나기로 마음을 먹은 날, 그런 얘기를 했었다. 여의도에는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들이 득실거린다고. 용이 되길 원했던 이무기들이 가득한 여의도를 떠나기로 결심했던 그 순간이 지금까지 결심한 것 중에 가장 힘들었지만 현명했었다고 했다. 포기 할 수 있는, 결심이란 마음에 얼마나 많은 구멍을 내는 것일까. 그리고 그 바람난 곳에는 어떤 상실과 희망이 채워 질 것인지.



sbs 스페셜 ‘아이돌이 사는 세상- 무대가 끝나고’ 에 나왔던 아이돌 한명은 아이돌이 되기 위해 노력했었던 삶을 더 빨리 떠나지 못했다는 것을 후회 한다고 했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더 열심히 아이돌로 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빨리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그동안 시간을 투자 했던 아이돌의 삶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오로지 노래와 춤 밖에 없는 삶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남들이 여행을 가기위해 비행기 예약도 할줄 몰랐다는 한 아이돌은 친구들에게 바보 취급도 받았다고 했다. 꿈을 위해 애썼던 이들의 쓸쓸한 뒷모습이 참 애잔해 보였다. 그들처럼 신림동 고시촌과 노량진의 공시생들도 어쩌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사법고시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가득한 신림동의 고시촌에도 용이 되지 못한 이들의 낮과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 많은 사람 중 사법고시를 위해 신림동에 6년째 머물고 있는 박현우가 있다. 그는 해탈의 길 (그것은 고시생들이 아닌 배달원들이 붙여준)의 꼭대기에 있는 성문 고시원에서의 삶도 6년째 접어들었다. 한때는 세계를 여행하는 오지 탐험가가 될 줄 알았지만, 군대를 제대하고 집에서 원하는 법관이 되기 위해 신림동 고시촌에서 고행의 시간을 보내게 됐다. 사실 그는 사법고시에 패스하기만 하면 앞으로의 삶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일 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 6년이라는 시간을 신림동 고시촌에 쏟아 부은 것이다.

우선은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고, 어쩌다 보니 그 고지가 다 온 것만 같았다. 조금만 더 하면 닿을 것 같은 그에게 위기를 안기는 인물은 성문 고시원의 총무 안석주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성문 고시원을 떠나게 생긴 박현우와 안석주와의 갈등이 <고시맨> 소설의 주된 축으로 보였지만, 사실 이 소설에는 다른 소설이 하나 액자 구성으로 만들어져 있다.



고시촌을 벗어 날 수 없는 박현우와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총무 안석주 사이에 다른 갈등 구조를 갖는 것은 고시생들의 안식처이자 힐링맨의 미스터 앤서가 있다. 힘든 고시생들을 위로하며 원하는 답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격려차원으로 기름진 음식으로 포상도 해주는 그는 왜, 고시원을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우연치 않게 본, 쫄쫄이와 노란 헬맷을 쓴 고시맨이라 불리는 사내는 대체 누구일까? 그는 희괴한 차림을 한 변태인가? 고시맨은 고시촌에서 어떤 히어로로 남을 것인가? 구성이 쫄깃하게 짜여 있고 악당으로 볼 수밖에 없었던 안석주나 미스터 앤서까지 모두에게 느껴지는 따뜻함이 작가의 심성에서 나오는 것 같다. 지금은 비록 예전의 아우라를 품지 못해 마음 아픈 김려령의 초기 작품을 읽으면서 느낀 심성 좋은 작가가 쓴 작품을 읽을 때의 따뜻한 마음은 참 오랜만이었다. 작품과 작가는 다른 사람이고 하지만 나는 늘 좋은 심성을 갖고 있는 작가가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고시맨>에 많이 녹아 있다.



sbs 스페셜 ‘아이돌이 사는 세상- 무대가 끝나고’에서 인터뷰한 아이돌이었던 이들은 무대의 맛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무대에 올라 자신들에게 환호했던 사람들의 모습은 힘든 아이돌 생활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원동력이며 자신들이 무대에 오르고 싶은 유일한 희망일지 모르겠다. 그들처럼 고시촌에서 늦은 밤까지 잠들지 못하는 고시생들도 여기서 조금만 넘어가면 그 굴곡의 시간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으로 살아가는 것일지도. 그래서 성문 고시원의 총무 안석주는 얘기 했었다. 고시촌에서 가장 부패하기 쉬운 음식이 희망이라고. 그 부패한 희망이라는 음식을 끊임없이 섭취하며 몸이 상하고 마음이 병들어 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 희망의 부패함이 어디 고시촌에만 있을까?



여의도를 떠났던 친구는 간혹 자신이 조금 더 버텼다면 어땠을까 반문을 하기도 하지만, 현실의 문 앞에서 의연하게 뒤돌아 갔던 순간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친구처럼 소설 속 주인공 박현우가 고시촌을 벗아 날 수 있을지 궁금했지만 혹 그가 용이 되어 승천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만큼의 충분한 배움의 가치가 있었다고 그를 위로 하고 싶었다. 비록 청춘의 시간을 오로지 한 가지를 위해 쏟아 넣은 것이 아깝긴 하겠지만.



비극적인 상황에서 늘 나타났던 고시맨과 앵무새 아미고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쩌면 누군가 나를 도와주었으면 하는 마음속의 구원이 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매일 밤, 치밀어 오르는 실패의 분노와 허탈함의 끝에서 그동안의 노고에 어깨를 토닥이며 응원해줄 수 있는 그런 존재. 그런 기분 때문일까? 책을 읽은 후 때론 하늘을 볼 때가 있다. 혹 나를 구원해주기 위해 하늘에서 아미고가 날고 있지는 않을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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