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이야기 6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6
김명호 지음 / 한길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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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이야기 6을 읽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발생한 대규모 공습 중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독일의 런던 대공습과 스탈린그라드 대공습, 영미 연합군의 함부르크 폭격과 드레스덴 폭격 그리고 미국의 도쿄 대공습까지 여러종류의 폭격이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충칭 대공습을 기억하는 이는 몇이나 있을까?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김명호가 쓴 중국인 이야기 6권은 일본군이 충칭을 폭격하던 것부터 시작된다.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한 이라면 충칭이라는 지역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던 곳임을 알 것이다. 당시 백범 김구가 이끌던 임시정부가 충칭에 있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중국 국민당 정부의 수도가 난징에서 충칭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일본은 1938년부터 1943년 8월까지 5년 동안 218차례의 항공 출격을 감행했고, 총 9,513대의 일본군 항공기가 출격해 폭탄 2만 1,593발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1만 명의 중국인이 학살당했다. 즉, 국민당 정부의 수도 충칭은 이와 같은 공습을 경험했다.

중국과 대만의 대립. 사실은 국공내전이 끝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역사다. 대만으로 옮겨간 장제스는 병사들 중 특공대를 조직하여 중국 본토에 침투시키기도 했는데, 양측이 벌인 교전은 만만치 않았다. 한반도에서 남북한이 냉전의 흐름 속에서 충돌했다면, 대만과 중국도 그런 충돌이 일어났다.

2009년 10월 31일 한 과학자가 숨을 거뒀다. 그는 ˝중국 우주과학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그가 바로 첸쉐썬이다. 중국은 마오쩌둥 집권 시절인 1970년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흥미롭게도 중국의 인공위성 로케트 기술은 미국에서 왔다. 천쉐썬은 미국에서 공부한 인물이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게 투항한 나치 과학자 베르너 폰 브라운을 심문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 매카시즘의 희생자이기도 했다. 1949년 중국이 공산화 되고 난 이후 FBI는 첸쉐썬을 감시했는데, 그게 결국 첸쉐썬을 중국으로 귀국하게 만들었다. 첸쉐썬에게 미국으로 가서 공부할 수 있게 한 것은 중국 국민당이었지만, 첸쉐썬은 국민당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64년에 핵폭탄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미국ㆍ소련ㆍ영국ㆍ프랑스 다음으로 핵무장에 성공한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놀랍게도 마오쩌둥은 옌안에 있을 당시 히로시마 원자탄 보도에 대해 믿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이 점이 흥미롭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주중미군의 중국 여대생 강간 사건이다. 이 사건은 중국 전역을 휩쓸 정도로 커진 문제였고, 적잖은 중국인들이 반미감정을 가지게 된 계기를 제공했다. 사건이 커진 이유에는 중국 국민당 정부가 강간사건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도 주한미군에 의한 범죄가 많이 일어났지만, 안타깝게도 사건이 묻혀버린 경우가 많다.

1992년 주한미군 병사 케네스 마클은 이른바 N번방을 능가하는 수준의 범죄를 윤금이에게 저질렀다. 그러나 당시 조선일보를 포함한 언론들의 반응은 ˝윤락녀다˝ 라는 식으로 미군의 책임을 물으려 하지 않았다. 미국에게 제대로된 목소리 조차 못내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니, 이번에 책에서 읽은 국민당의 행태는 조선일보를 생각하게 만든다.

오랜만에 중국인 이야기를 다시 읽게 됐다. 내용도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힌다. 중국 근현대사를 하나의 이야기로써 접근하기 가장 좋은 책이다. 사진 자료도 많이 첨부해서 글씨만 보는 것보다 훨씬 낫다. 중국 근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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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賢. 2024-02-10 2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엔 복 꼭 많이 받으시길.

NamGiKim 2024-02-10 23:28   좋아요 1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