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 욕망 + 모더니즘 + 제국주의 + 몬스터 + 종교 다섯 가지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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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컵에 물이 절반이 차 있다. 이것을 당신은 어떻게 해석하는가? 반 밖에 없는 것일까? 아니면 반이나 있는 것일까? 같은 현상을 보고 해석이 이렇게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굳이 E.H.Carr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질문을 조금만 더 쉽게 바꾸어 보자. 역사가 왜 재미가 없는가? 우리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역사가 재미없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역사를 무엇으로 분류하는가? 암기 과목으로 분류한다. "역사=암기과목" 이 얼마나 넌센스고, 얼마나 역사에 대한 무지인가? 역사가 재미없는 이유도 시대에 맞추어 외워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능에서 비중이 대폭 낮아진다면 굳이 왜우려고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무엇이 있겠는가? 국영수 공부 더해서 거기에서 몇 점 더 맞는 것이 역사적인 사실들을 암기하려고 골머리를 썩는 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일테니 말이다.  

  과학을 암기 과목으로 이해하고 과학 수업 시간에 과학 공식들을 달달 외운다고 생각해보자. 혹은 수학 시간에 수학 공식들을 달달 외운다고 해보자. 그것으로 과학 공부와 수학 공부가 끝이 나는가? 아니다. 과학과 수학은 공식을 가지고 응용하는 논리적인 단계들이 더 중요하다. 공식을 외우는 것은 응용을 위해 기초를 다지는 것일 뿐이다. 과학이 재미있고, 수학이 재미있는 이유는 열심히 외운 공식들로 문제를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역사도 여러가지 역사적인 사실들을 외우고 살펴보는 것은 철저하게 역사의 흐름을 해석해 내기 위함이다. 역사의 진정한 의미와 재미는 해석과 현실에의 적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역사를 참 좋아한다. 고등학교때 만났던 역사 선생님 때문이었다. 자칫 재미없을 것 같은 국사를 참 재미있게 가르치셨다. 지금 보면 맑스의 하부구조와 상부구조의 관계를 간단하게 적용한 것 같다. 예를 들어 통일신라의 정치 문란은 백성의 고통으로 이어지고, 백성의 고통은 세로운 왕조 창립으로 이어진다. 새로운 왕조는 왕권 강화를 위해서 신하들의 힘을 깎아야 하는데 신하들의 힘은 사병과 재산에서 유래한다. 왕은 신하들의 사병을 깎기 위하여 노예를 해방하고, 경제 개혁을 실시했으며, 불교와 유교라는 정신적인 가치들을 도입했다 뭐 이런 식이다. 경제와 군사력이라는 큰 틀을 가지고 국사의 흐름을 해석하면서 중간 중간에 역사적인 사실들을 이야기하니 안 외우려야 안 외울수가 없고,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역사 해석의 재미를 맛보았기 때문이다. 

  과거 엘리트들이 공부해야할 필수 과목 중에 꼭 끼어 있는 것이 동양에서는 작문과 역사, 서양에서는 웅변과 역사이다. 논리적으로 시민들을 설득해야 하느냐, 아니면 왕에게 정책을 제안해야 하느냐의 차이 때문에 웅변과 작문으로 나뉘지만 양쪽 모두 역사가 필수 교양과목임을 분명히 했다. 역사를 통해 세상과 정세를 해석하는 힘을, 그리고 현실에 적용하는 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대부분 역사를 재미없는 암기 과목으로 받아들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역사 접근 방식에 그 이유가 있다. 대부분 역사 서적의 접근 방식은 통사적인 접근 방식이다. 어느 시점부터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역사적인 사건들을 서술하는 통사적인 방식은 문제의 흐름을 침해하지 않는 대신에 역사를 암기 대상을 만들어 버릴 소지가 있다. 통사적인 접근 방식에 덧붙여서 이 책에서 시도하는 주제적인 접근방식을 덧붙인다면 역사를 훨씬 더 재미있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 종교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가지고 해석하고 있다. 그의 해석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접근방식이 꽤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유도 흔히 접하던 통사적인 접근이 아니라 주제를 가지고 접근하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인류의 다양한 역사를 다섯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해석해 냈다는 사실이 꽤 흥미롭고, 그의 날카로운 시각에 경의를 표하지만 한편으로는 세계사=서양사로 보는 한계를 발견하며 이렇게 샤프한 사람도 결국 이 한계를 넘지 못했구나하는생각에 씁쓸해진다. 일본이 세계사에 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까지는 잠자고 있었다는 그의 생각은 세계사=서양사라는 프레임에서 단 한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실례가 된다. 별 다섯개 중에 네 개를 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사를 즐겁게 접하고 싶은 고등학생들, 혹은 대학생들의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내용도 어렵지 않고, 그렇다고 복잡하게 외울 것도 없으니 그저 가볍게 즐기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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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시장의 행보가 날이 갈수록 언론을 도배한다. 그것도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으로 말이다. 박시장이 시장에 취임하고 나서 한 일들을 지켜보면, 무상 급식 초등생 전면 시행, 서울시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전환, 그리고 서울 시립대 반값 등록금! 그가 지금 시행하고 있는 것들이 그가 시민단체에 몸을 담고 있을 때부터 말하던 것들인데, 중요한 것은 박시장만의 고유한 생각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상 급식이야 오 전시장도 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다만 단계적으로 실시하자는 것으로 오 전시장과 박시장의 차이는 속도와 단계에 있을 뿐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줄기차게 사회에게 이야기를 했으나 정부에서 안일하게 대처하고, 신자유주의를 복음으로 신봉하고 있는 정치인들이야 건성으로 듣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반값 등록금 문제는 한나라당에서 먼저 꺼낸 이야기다. 이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나는 그런 말 한적이 없다고 하면서 슬며시 한발 물러선 적이 있다. 그러다가 선거철이 다가오니 한나라당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겠다며 황우여 원내 대표가 운을 띄웠다. 당시만 해도 위기론 때문이었을까? 이제라도 곧 시작할 것처럼 말을 했었다. 그렇지만 역시 그 때뿐이었다.  

  박시장이 행하는 일들이 전혀 새롭고 독창적인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요구했었고, 이대로는 안된다고 했던 정책들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지금까지는 말로 했었던 것이고, 박시장은 행동으로 옮기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언론에서는 곧 서울시가 파산할 것처럼 난리를 치는 것일까? 그리고 왜 지금까지 그것을 주장했던 사람들이 막상 자기들이 주장했던 정책이 실현되자 서울시 재정이 파탄날 것처럼 반대를 하는 것일까? 그저 의아할 따름이다. 아마 이게 언론의 힘이고, 여론을 몰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다른 것들은 제쳐두고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문제만 살펴보자. 여러가지 반대 의견이 많이 있지만 찌라시 같은 인터넷 언론의 기사를 살펴보자. 명품 대한민국을 창조하는 인터넷 신문 푸른 한국 닷컴의 기사를 링크건다. 내가 이 기사를 보고 찌라시 수준이라고 말하는 것이 논점도 없고, 객관적인 데이터도 없고, 그저 반대 의견을 표하는 사람들의 글을 가지고 반대 논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목간이나 갈까?"라는 문장은 이게 기사인지 블로그에 쓰는 에세이인지조차 구별이 되기 않게 한다. 

http://www.bluekoreadot.com/news/articleView.html?idxno=3108 

  글을 읽으면서 몇 가지 논점을 살펴보면... 

  첫째, 서울 시립대 반의 반값 등록금이라는 말이다. 위의 기사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선정적인 언론 기사에서는 서울 시립대 반의 반값 등록금이라고 문제의 논점을 흐리고 있다. 대표적인 기사로 머니투데이의 기사가 있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10323314772290&outlink=1) 반의 반값 등록금이라는 말에 의아해서 기사를 살펴보았더니 이런 내용이다. 시립대는 여타 사립대에 비하여 등록금리 반값이다. 그것을 반값으로 하는 것은 다른 대학의 반의 반값이라는 논리이다. 도대체 이 논리에 발끈하는 사람들의 사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원래 국공립은 사립대에 비하여 등록금이 싸다. 이것은 대한민국 수험생이라면, 그리고 한때 수험생이었다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실례로 내 동생도 서울로 대학을 오라는 것은 등록금이 비싸다고 충북대를 지원했다. 당시 동생의 등록금은 대략 서울에서 사립대를 다니고 있던 내 등록금의 절반 수준이었다. 애초에 등록금이 부담이 되면 국공립을 지원하고, 비싼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사립대를 가야할 이유가 있다면 사립대를 지원한다. 서울대학교가 경쟁력이 높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서울에 있는 등록금이 싼 국공립이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 학맥이라든지 하는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이지 근원적인 문제는 아니다. 돈은 없지만 실력이 있었던 이들이 서울에 있는 국공립 서울대에 지원을 했고, 그렇게 쌓인 학맥이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가 된 것이다. 서울 시립대를 본격적으로 육성한 것은 1981년(시립대 홈페이지 참조)이고 서울대학은 1946년에 개교된 이해 지금까지 쭉 서울대학이었다.(서울대 홈페이지 참조) 무슨 말이냐면 서울대의 역사에 비하여 서울 시립대의 역사는 대력 절반정도라는 말이다. 물론 세워지기는 서울시립대가 먼저 세워졌지만 국가에서 키우기 시작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연대나 고대에 비해서도 역사가 짧은 시립대가 학맥을 쌓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 학생들이 60%나 다닌다는 말로 미루어 보건대 지방에서 서울에 있는 등록금이 싼 대학을 찾던 중 서울대에 갈 실력과 형편이 안되면 서울 시립대를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반값 등록금은 그 대학 등록금의 반값을 말하는 것이지 다른 대학에 비하여 반값이라는 말은 아니다. 만약 다른 대학에 비하여 반값이라는 말이 성립한다면 국공립은 등록금을 손볼 이유가 거의 없어진다. 

  둘째 서울 시민의 세금을 가지고 지방 학생들 용돈을 준다는 말. 용돈이라는 말은 아주 황당하고 저급한 사고방식이다. 그게 용돈인가? 또한 지금까지 서울이 빨아들인 지방 인재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 나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재와 젊은층이 경기도 지역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방이 공동화 되고, 노령화 되는 것이 오늘날 사회 문제가 아닌가? 등록금 지원해서 키워 놓은 60%의 지방학생들 중 거의 대다수가 서울로 다시 올라와서 사회 생활을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서울시에 세금을 낸다. 그렇다면 지금 등록금을 지원해 주는 것은 5~10년 후의 서울 시민을 키우는 일이 된다. 요즘같이 노동 인구가 줄어드는 마당에 이것만큼 확실한 미래에 대한 투자가 어디있는가? 그들이 빚에 쪼들리지 않고 건전한 재무구조로 사회에 나왔을 때 얻게 될 열매를 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셋째 왜 반값 등록금은 서울 시립대에만 적용하는가? 당연한 일이다. 서울시장은 서울시장이지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아니다. 서울 시립대 운영의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가 아니라 서울시이다. 무슨 말이냐면 반값 등록금을 실시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학교가 서울 시립대라는 말이다. 서울시에서 국립학교인 서울대학교에 반값 등록금을 실시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연고대에서 서울시가 반값 등록금을 실시하라고 재정을 지원하고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 도대체 무슨 권리로 서울시에서 할 수 있단 말인가? 서울시에서는 오로지 서울 시립대에서만 실시할 수 있다. 만약 반값 등록금이 다른 대학에 압력을 행사하게 된다면 그것은 서울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눈치가 아니겠는가? 박시장이 노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봐라. 가능하지 않냐? 그런데 왜 안하냐?" 박시장에게 서울시에서 자기들에게도 등록금을 지원해 달라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다른 대학의 반값 등록금은 교과부 차원에서 논의가 되어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그게 행정적으로 옳지 않은가? 

  한마디로 지금 언론에서 하는 이야기들은 반대하기 위해 현실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왜곡하는 것이다. 언론이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서울시에서도 하려고 하는데 교과부에서는 뭐하고 있느냐라고 질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정부는 서울시에서도 하려고 하는데 못하고 있는, 아니 안하고 있는 사실을 쪽팔려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시립대 반값 등록금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사람들, 언론들, 그리고 대학 관계자들, 학생들을 살펴보면 거의 다가 사립대학교 관계자들이다.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가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되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시립대의 반값 등록금을 지지한다. 이 정책이 제대로 뿌리를 내린다면 대학 등록금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졸업생들의 부채, 가계 파산 등) 중 일정부분이 해결이 되지 않겠는가? 어제 발표된 대학 등록금 감사도 대학 등록금 반값 정책이 단순히 포퓰리즘이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 해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11/03/0200000000AKR20111103107951001.HTML?did=1179m

  다만 한가지 분명히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대학 등록금 반값 정책이 서울시에 과도한 부채를 안겨주면 안된다는 것이다. 빚내서 교육에 투자하는 것도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서울시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난다면 반값 등록금 추진을 반대하는 쪽에서 어떻게 공격하고 나올지 눈에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대학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는 것, 이것이 이 정책이 앞으로 계속 살아 남느냐 한순간의 이벤트로 끝나느냐를 판가름하게 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물론 다른 정책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만약 반값 등록금 문제만 해결된다고 하더라고 박시장은 대선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릴 것이다.

  박시장의 행보가 너무 급한 감이 있지 않나 하는 우려 아닌 우려를 해본다. 좀더 힘이 있는 정책을 위해서라면 잠시 숨을 돌리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뉴타운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막지 않은 경비의 말이 서울시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정확하게 생각이 안나 대략적으로 옮겨본다.

  "박시장의 정치적인 생각이 오시장과 달라서 조심스러웠다. 나이 든 사람이 많아서 다칠까봐 막을 수 없었다."

ps.반값 등록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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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通박사 조병호의 성경과 고대전쟁 - 고대 제국들의 전쟁을 통한 세계질서!
조병호 지음 / 통독원(땅에쓰신글씨)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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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인이지만 가끔 기독교 신앙 서적을 보면서 너무하다 싶을 때가 있다. 지금이 딱 그때이다. 가격에 비해서 책 내용이 부실하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예전에 후배에게 이 책의 전편격인 "성경과 5대제국"을 사주었기 때문에(물론 내용도 보지 않고 후배가 사달라고 한 책이기 때문에 사주었지만) 어느 정도의 기대는 가지고 이 책을 구입했다. 그런데 자꾸 읽으면서 참 허술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책의 진행도 앞뒤로 왔다 갔다 한다. 앞에서 잠깐 언급하고 넘어간 전쟁 이야기를 뒤에서 상세하게 서술하는 식이다. 물론 그 상세한 서술이라는 것도 내가 보기엔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  

  리뷰라고 쓰면서 참 오만하다 생각하는 사람이 있겟지만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여기에 언급된 책들은 다 읽어봤다면 이 책에 대해서는 그 정도의 오만은 부려도 용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에 언급된 데이터들은 실제로 원전들을 가지고 비교해 보니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책의 흐름도 시대 순으로 기록되어 있고, 그 제국과 관련된 주요한 전쟁들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역사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관점이 영 쌩뚱맞다는 것이다.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하여 세계사 특히 고대 근동의 역사는 꼭 공부해야 할 부분이다. 성경에 나오는 이러한 내용들이 사실은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을 하는 것이 기독교인들이 세계사를 통해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는 방법이 된다. 예를 들면 에스더 1장과 2장 사이에 페르시아 전쟁이 생략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왜 갚자기 아하수에로가 분노하고 새로운 왕비를 뽑는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세계사의 모든 전쟁들의 양상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가령 알렉산더는 기습에 능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성경에서 기습에 관한 내용을, 공성전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다윗의 예루살렘 점령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사건들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성경에 이러한 전쟁의 양상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성경은 위대하다라는 이상한 논리를 주장한다. 가장 위대한 전쟁은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하여 사단과 싸운 예수의 십자가 사건이며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마지막은 진정한 평화가 무엇이냐는 내용으로 결론을 내린다. 

  저자가 역사를 전공했다고 해서 기대했지만 정말 기대 이하의 책이다. 개개로 살펴보면 맞는 것 같지만 모아 놓으니 뭔가 이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역사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앙 서적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이 책의 긍정적인 점을 꼽자면 고대 근동의 역사에 대해서 무지한 사람들, 혹은 시간이 없어서 간략하게나마 살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유익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딱 거기까지만이다.  

ps. 여러가지 눈에 거슬리는 부분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하나를 꼽자면 부르투스의 카이사르 살해 사건에 분노해서 로마를 뒤집어 놓은 것을 전적으로 안토니우스의 행위이기에 옥타비아누스와는 무관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의 합작품이라는 것이 역사적인 진실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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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2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1-11-02 16: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transient-guest 2011-11-1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류의 책은 관심이 가질 않아요. 특정한 사관이나 목적을 가지고 fact를 이용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saint236 2011-11-12 12:37   좋아요 0 | URL
잘못하면 역사 왜곡으로 이어지죠.
 
탐독 - 유목적 사유의 탄생
이정우 지음 / 아고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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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책을 구입했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다. 알라딘에서 최소한 1년 이상 서재질을 하는 사람치고 이 말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있는가? 나도 처음에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해서 읽기 시작한 이래로 4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산 책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처음에는 눈치를 주던 아내였지만 내가 어디가서 술을 먹고 들어오는 사람이 아닌지라 다른 사람들 술 먹을 때 책을 산다고 눈을 감아 준다. 매일 알라딘에 들어가 새로운 책이 나왔는지 살펴보고 몇번의 망설임 끝에 책을 보관함에 담는다. 그렇게 담겨진 책들을 따져보기를 몇번하고 난 다음에 어렵사리 구입한 책이 배송되었을 때의 그 기쁨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 알라딘을 통하여 안면을 트게 된 택배 아저씨, 그리고 낯익은 박스를 뜯을 때의 설렘임이란...마치 소풍을 앞두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두근거림같다. 이 두근거림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매번 똑같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책을 구입하는 것이다. 그렇게 책을 구입하고 닥치는대로 읽기를 시작했다. 새 책을 읽고, 그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의 감동, 그리고 그 책에 대한 짧은 감상을 적을 때의 감동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그런 대에 노란색 표지에 "탐독"이라고 적힌 제목은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으로 다가온다. 

  아고라 서재를 통하여 알게 된 책을 한 장씩 넘겨가면서 다른 알라디너들이 했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게 된다. 문학을 다루고 있는 1부는 거의 접해본 책들인지라 술술 넘어간다. 문학을 가지고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구나, 철학자들이 왜 문학에 그렇게 공을 들이고 관심을 갖는지 알 수 있다. 그렇게 이정우라는 사람의 문학에 대한 이해에 때론 고개를 끄덕이면서, 혹은 갸웃거리면서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다보니 어느새 2부에 도착했다. 초반에는 그런대로 읽을만 하지만 점점 후반으로 갈수록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공학도라면 모르겠지만 수학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나에게 과학을 철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척이나 난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3부로 넘어가면서 더 난이도가 높아진다. 3부는 철학자들의 존재론에 대해서, 동양 고전에 대해서 철학 강의가 시작되면서부터는 유체이탈 현상 비슷한 것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한자 한자 이해하는 것이, 한장 한장 넘기는 것이 결고 만만치 않은 일이다. 내 이해력과 책장과의 투쟁이라고나 해야할까? 참 대단한 양반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지막장까지 다 읽고 난 후에 드는 생각은 정말로 책바보가 이런 사람이구나 대단하다 뿐이다. 간서치는 아마도 이런 사람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서재에서 놀면서 닥치는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그의 말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닥치는대로" 읽었기 때문에, 그리고 공학도에서 철학도로 전공을 바꾼 그의 이력 때문에 그의 책 읽기는 폭이 상당히 넓다. 게다가 한번도 자신을 철학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그저 사유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규정하는 그의 태도 때문일까? 그의 책 읽기는 문학, 과학, 고전을 넘나든다. 나처럼 인문학 책만을 편식해 온 사람이라면 단단히 마음을 먹고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가 다른 이들에게 읽기 쉬운 교양서를 쓰기 위하여 이 책을 기록했다는 그의 말이 왜 그렇게 바보같다는 생각이 드는지? 왠만한 내공으로는 그의 책을 이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데 읽기 쉬운 교양 서적이라니... 

  이 책을 덮으면서 그의 책 읽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흔히 독서는 자기가 자신이 있는 분야, 혹은 전공 분야에 몰입하기 쉬운데, 그 몰입이 매몰로 이어지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의 폭을 넓힌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독서가 자기의 생각을 넒히기 위해서라면 더욱 그러하다. "유목적 사유의 탄생"이라는 말 속에서 결코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리면서 폭 넓게 책을 탐독하는 그의 독서가 그대로 담겨 있다. 언젠가 이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보다는 레벨업이 되었을 때 다시 한번 이 책에 도전해 보고 싶다. 그 때에는 분명 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것이고, 지금과는 또 다른 것들을 보게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해 본다. 

ps.별이 2개인 이유를 순전히 책이 너무 어려워서 후반부에는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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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 사랑과 자유를 찾아가는 유쾌한 사유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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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적 시읽기의 즐거움이 워낙 재미있었던지라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철학적 시읽기의 괴로움을 구입했다. 철학적 시읽기의 즐거움의 후속 작업으로 시작했다는 철학적 시읽기의 괴로움은 한편의 시를 선택하고, 의미를 분석하고, 철학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구조적인 방법은 동일하나 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저자가 말한대로 별개의 작품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강신주는 이 책을 통하여 세상을 자아와 타자의 관계로 이해한다. 한 개인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아를 깨닫게 될 때 비로소 그는 한 사람의 성인이 되는 것이다. 강신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밀면 밀리고 당기면 당겨지는 문과 같은 존재가 어떻게 자유로운 존재, 스스로 행동을 개시하는 존재일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카뮈는 반항할 때 인간 개개인에게는 자신에 대한 의식, 즉 자의식이 깨어난다고 말했던 겁니다.(P.303) 

  자의식이 깨어나는 단계, 그것이 각성이다. 오감을 포함하는 감각, 각성, 자각! 대체 각(覺)이라는 말이 무엇인가? 배운 것(學)을 보는(見) 것이다. 지금까지 머리로만 알고 있던 것을, 몸에 익숙한 프레임을 벗어 던지고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부라고 생각해 왔던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는 이상 각(覺)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기에 강신주는 각(覺)하는 것은 괴로움을 수반하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몇 주 전 함께 교회에 다니는 한 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분에겐 아들이 한 명있는데 직업 군인인지라 가족과 따로 떨어져 살고 있다. 며느리와 손자는 서울에서 따로 살고 있는데 며느리가 전형적인 헬리콥터 맘이다. 남편과 따로 떨어져 외아들 하나만 바라보고 살기 때문에 아들에게 목을 맨다. 학교도 SKY 외에는 안 된다. 공부를 안하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하는 아들에게 다가가 공부하라고 SKY외에는 안된다고 윽박을 지르니 괴로워한단다. 그러다가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시험을 앞두고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안 며느리가 손자의 휴대폰을 압수했다는 것이다. 고2나 된 녀석에게 그랬으니 사단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까지는 엄마가 하는 대로 말을 잘 들었던 손자가 집을 뛰쳐나간 것이다. 집에도 연락이 없고, 할아버지에게도 연락이 없어서 학교에 가서 기다렸다가 만났고 간신히 달래서 본인 집으로 데려오셨다는 것이다. 모자 관계는 여전히 냉전 중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사연을 다 듣고 걱정하시지 말라고 당연한 과정이라고,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지금까지 엄마의 통제를 받으며 그것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해 왔던 아이가 거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자기만의 사고 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한다. 이것을 안 엄마는 당연히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려는 아이를 더 구속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 속에서 아이는 자신을 옥죄고 있는 통제 프레임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뛰어 넘든지, 거기에 순응하든지 양단 간에 결정을 내리게 된다. 여기서 순응하면 평생 엄마의 통제를 받으며 사는 것이다. 요즘 부부싸움을 하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미주알고주알 다 이야기하는 부부들이 꽤 많다고 한다. 스스로 부모의 통제가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은 성인이지만 정신은 여전히 유아인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영화 올가미가 극단적인 경우가 아닐까?) 반대로 통제를 뛰어 넘으면 그 때부터 그는 성인으로서 자신의 세상을 살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자각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둘러 싸고 있는 통제 매커니즘을 인식하고 그 매커니즘 안에서의 자신의 한계에 대해서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지배하는 구조를 발견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먼저 자유로워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시험해본 사람이 한계에 직면했을 때, 그는 자신을 옥죄고 있는 구조를 발견할 수 있는 법입니다. (P.299 ~ 300)  

  왜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각해야 하는가? 각은 타자와의 관계를 바르게 정립하고 내가 진정으로 추구해야할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각이 전부이자 결론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 여행의 첫 출발점이 된다는 말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세계 혹은 타자들과 직접 부딪쳐야만 합니다. 설령 체제가 제공한 제스처를 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세계와 직접 부딪치면 되는 겁니다. 바로 그 순간 우리가 흉내 내고 있는 제스처가 나의 삶에 어떤 행복과 힘을 주는지 알게 될 테니까요. 물론 모방하고 있는 제스처를 시험해 본다는 것 자체도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흉내 내고 있는 제스처는 스펙타클이 만들어낸 결과일 뿐이고, 당연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도록 기능을 하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활동하는 주체"가 되는 순간, 우리에게 붙어 있던 제스처들이 떨어져 나가게 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P.264) 

  배운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는 단계를 통하여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익숙하게 몸에 배어 있던 통제들을 벗어버리고 독립된 자아로서, 한 개인으로서 타자와 책임 있는 관계, 바른 관계를 맺어 가는 삶, 그게 바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 결국은 각(覺)하는 괴로움을 말하는 것이리라. 

  ps. 우리는 각하느라 괴롭고 가카는 또 다른 이유로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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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자 2011-11-07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보면서,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괴롭게 저또한 각 하는 경험을 아주 어렴풋하게 느낀 것 같아요. (사실 전 굉장히 횡설수설 하며 썼는데) saint236 님 리뷰 보니깐 정말로 책이 말하려고 하는 큰 줄기가 정리되는 것 같아요. 제가 깨닫지 못했던 큰 그림이 이거였구나 싶네요. 정말 잘 보고 갑니다.^^!

saint236 2011-11-07 21:33   좋아요 0 | URL
ㅎㅎ 저야말로 님의 리뷰를 보고 맞아 이런 부분이 있었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