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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通박사 조병호의 성경과 고대전쟁 - 고대 제국들의 전쟁을 통한 세계질서!
조병호 지음 / 통독원(땅에쓰신글씨) / 2011년 9월
평점 :
기독교인이지만 가끔 기독교 신앙 서적을 보면서 너무하다 싶을 때가 있다. 지금이 딱 그때이다. 가격에 비해서 책 내용이 부실하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예전에 후배에게 이 책의 전편격인 "성경과 5대제국"을 사주었기 때문에(물론 내용도 보지 않고 후배가 사달라고 한 책이기 때문에 사주었지만) 어느 정도의 기대는 가지고 이 책을 구입했다. 그런데 자꾸 읽으면서 참 허술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책의 진행도 앞뒤로 왔다 갔다 한다. 앞에서 잠깐 언급하고 넘어간 전쟁 이야기를 뒤에서 상세하게 서술하는 식이다. 물론 그 상세한 서술이라는 것도 내가 보기엔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
리뷰라고 쓰면서 참 오만하다 생각하는 사람이 있겟지만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여기에 언급된 책들은 다 읽어봤다면 이 책에 대해서는 그 정도의 오만은 부려도 용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에 언급된 데이터들은 실제로 원전들을 가지고 비교해 보니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책의 흐름도 시대 순으로 기록되어 있고, 그 제국과 관련된 주요한 전쟁들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역사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관점이 영 쌩뚱맞다는 것이다.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하여 세계사 특히 고대 근동의 역사는 꼭 공부해야 할 부분이다. 성경에 나오는 이러한 내용들이 사실은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을 하는 것이 기독교인들이 세계사를 통해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는 방법이 된다. 예를 들면 에스더 1장과 2장 사이에 페르시아 전쟁이 생략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왜 갚자기 아하수에로가 분노하고 새로운 왕비를 뽑는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세계사의 모든 전쟁들의 양상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가령 알렉산더는 기습에 능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성경에서 기습에 관한 내용을, 공성전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다윗의 예루살렘 점령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사건들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성경에 이러한 전쟁의 양상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성경은 위대하다라는 이상한 논리를 주장한다. 가장 위대한 전쟁은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하여 사단과 싸운 예수의 십자가 사건이며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마지막은 진정한 평화가 무엇이냐는 내용으로 결론을 내린다.
저자가 역사를 전공했다고 해서 기대했지만 정말 기대 이하의 책이다. 개개로 살펴보면 맞는 것 같지만 모아 놓으니 뭔가 이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역사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앙 서적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이 책의 긍정적인 점을 꼽자면 고대 근동의 역사에 대해서 무지한 사람들, 혹은 시간이 없어서 간략하게나마 살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유익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딱 거기까지만이다.
ps. 여러가지 눈에 거슬리는 부분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하나를 꼽자면 부르투스의 카이사르 살해 사건에 분노해서 로마를 뒤집어 놓은 것을 전적으로 안토니우스의 행위이기에 옥타비아누스와는 무관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의 합작품이라는 것이 역사적인 진실에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