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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2 : 심장에 남는 사람 명의 2
EBS 명의 제작팀 엮음 / 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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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넓고 아픈 사람은 많다.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무사히 지내는 까닭에 감사한 줄 모르고 살지만 어느날 덜컥 아프기라도 한다면 병원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그렇게 찾아간 병원에서 세간에 이름을 날리는 의사를 만난다면 환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큰 위안이 될 것이다. 이렇게 환자에게 위안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소위 명의라고 한다. 그러나 실력이 뛰어나다고 다 명의라고 하지는 않는다. 명의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환자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착한 사람이어야죠. 그러려면 환자한테 거짓말하지 말아야 할 거구요. 또 환자한테 항상 따뜻하게 대해야죠. 환자들이 내가 선생님 부인이라면 어떻게 하겠냐, 그렇게 수술하겠냐, 하고 질문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제 가족이라고 생각 안 하면 어떻게 최선의 방법을 찾겠습니까. 당연히 그 환자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찾을 수밖에 없고, 마음을 다해야죠.” (‘1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중에서) 

  환자를 내 가족처럼 생각할 수 있는 마음. 거짓말 하지 않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서 어떻게든 생명의 끈을 이어주려는 마음이 명의를 탄생시키는 비결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의사의 초심에 대해서 가르쳐 주는 귀중한 책이다. 심장에 남는 사람이라는 부제가 너무 잘 어울리는 책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감동적인 소재이지만 표현이 부족하달까?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표현의 부적절이 아닐까? 이미 영상으로 만들어졌던 다큐멘터리를 글로 옮겨 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영상이 주는 감동을 잃어버리지 않았을까? 아마 다큐멘터리로 봤다면 의사의 눈빛과 몸짓, 말투 하나하나에서 그 마음을 짐작하고 느낄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결국 명의가 가지고 있던 묵직함을 잃어버리고 그저 그런 에세이만 남게 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비극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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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당첨자 발표

알라딘 서재를 열고 처음하는 이벤트에 많은 호응과 참여로 화답해주신 알라디너 여러분들께 고마운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의 참여가 있었기에 "꿈을나누는서재" 가 더욱 빛난 한주였습니다. 참여하지 못하신 분들도 나름대로의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셨을 거라 믿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라고 하는 것이 서재지기로서의 아쉬움과 욕심이기도 했지만 첫 이벤트였던 만큼 현재의 상태를 만족하고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책과 영화, 여러분의 일상의 이야기 등을 매개체로 해서 많은 대화와 인연을 맺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처음 기획한 이벤트는 공지한 바와 같이 유인촌을 의제로 한 삼행시 짓기였습니다. 참여하신 모든 분들의 톡톡 튀는 재치와 촌철살인급 한마디 한마디에 전달하고자 하는 함축된 의미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삼행시들이 아니었나 자평하고 싶습니다. 역시 알라디너들이구나 라고 하는 것을 다시한번 입증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당첨자를 선정하는 작업이 더욱 힘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삼행시의 심사는 저와 친분이 있는 알라디너분께서 수고해 주셨고, 워낙 멋진 삼행시가 많았던 관계로 세명만을 선정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선정에서 제외된 분들께 미안하다는 말씀도 함께 전달해 주셨습니다. 특히 제가 공지한 당첨자는 세명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제외되는 것이 아쉽다며 추가 1명을 스폰해주셔서 총 당첨자는 4명이 되었습니다. 또한 당첨에 대한 심사평도 꼼꼼히 챙겨주시는 센스까지 덤으로 주셨습니다. 바쁘신 가운데도 심사를 흔쾌히 수락해 주시고 스폰까지 해주신 심사위원 알라디너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삼행시에 당첨되신 알라디너는 4명과 당선작 및 심사위원의 심사평은 다음과 같으며, 제출순서에 따라 발표했습니다.   


   
 

같은하늘
   유  유인촌씨!! 인상좋은 시골 아저씨를 연기할때가 지금보다 나았습니다.
        권력이 
  
인  인간을 바꾼것인지 원래 천성이 그러신건지 의심스럽습니다. 이제
  
촌  촌스런 행동 그만하시고 조용히 물러서는게 국민을 위한 마지막 선택이라 생각됩
        니다.

   ☛권력이 인간을 바꾼것이리라 믿고 싶습니다. 짧은 삼행시안에 우리 마음을 대변
       해주는 내용이 담겨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saint236
  
유 유인촌 문화부 장관입니다. 살면서 느낀 것은
   인
인맥이 재산이라는 것입니다.
   촌 
촌에 살아 아무 것도 모르는데 장관도 되네요. 실수해도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암것도 모르는 촌놈이니까요.

   ☛ 삼행시의 간결함과 함축의 의미를 잘 살려주었습니다. 



ㅇ 글샘
   유 You!
   인
人?
   촌
촌스럽긴, 퉷퉷;;; 

   유 유후! 오늘 다들 보셨죠?
   인
인기를 한몸에 받은 연아의 멋진 연기와 금메달...
   촌
촌스런 정치에 신물나는 국민들에게 시원한 생명수를 선사한 연아에게 박수를!!!
   촌철살인의 글이 맘에 듭니다. 연아 정말 예쁘죠~~ 



ㅇ 조선인
   유 유인촌씨가 분했던 연산군은 제게 최고의 연극 중 하나였습니다.
   인
인간 실존을 고뇌하며 정치암투의 시간 속에 붕괴되는 자아를 소름끼치게
       표현하셨죠.
   촌
촌극은 이제 그만 두시고 당신을 빛내줄 무대로 돌아가길 간청드립니다. 
  
두 주먹 불끈 쥐게 하는 글입니다. 무대로 돌아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당첨되신 분들은 아래에 비밀댓글로 인적사항(?)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1. 받고자 하는 도서명
  2. 성명
  3. 전화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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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0-03-03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최고의 삼행시는 글샘님의 삼행시인듯...

전호인 2010-03-03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삼행시도 훌륭했답니다.
심사평처럼 상행시의 원칙을 보여주신 듯.......
 
 전출처 : 전호인님의 "처음 하는 이벤트"

유인촌 문화부 장관입니다.  살면서 느낀 것은  

인맥이 재산이라는 것입니다.  

촌에 살아 아무 것도 모르는데 장관도 되네요. 실수해도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암것도 모르는 촌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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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10-02-25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콱콱 찌르는 삼행시입니다.^^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 우리 시에 비친 현대 철학의 풍경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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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월 용산에서 참사가 있었다. 도심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용산 4구역의 재개발을 추진하였다. 빈약한 보상과 MB정권의 상진인 속도전과 밀어붙이기식 사업 진행에 세입자들은 생존을 위해 버티며 경찰과 대치하기 시작했다. 철거민들을 응원하는 전철연이 합세하여 사태는 더 과격해지기 시작했다. 화염병과 골프공을 쏘면서 경찰과 대치하기를 얼마나 했을까? 김석기 총장을 비롯하여 경찰 수뇌부는 강경하게 진압 작전을 펼쳤고 그 가운데 철거민들이 가지고 있던 신나가 폭발하여 건물이 불에 휩싸였다. 그리고 경찰과 철거민 양측에서 아까운 생명이 불 속에서 스러져갔다.  

  이 사건은 많은 파문을 불러 왔다. 국민들은 둘로 나뉘어져 치열한 갈등을 시작했다. 한나라당을 위시한 보수권에서는 경찰이라는 정당한 공권력을 무시한 전철연의 도심테러(공성진 의원 2009년 2월 2일 최고회의 중에서)요, 떼쟁이들이 만든 비극이라고 선언했으며 조중동을 비롯 많은 보수 언론들이 이 선언에 지지를 표명했다. 반면 진보 좌익 진영에서는 MB식 속도전이 이런 비극을 불러왔다고 비난하면서 철을 만난 물고기처럼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는데 열을 올렸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희생자들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지도 않으채 지리하게 1년을 끌다가 가까스로 해결 되었다. 물론 분명하게 해결된 것도 아니고 여전히 진행형이긴 하지만 말이다. 

  용산 사태를 바라보면서 나는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들이 왜 철거 예정인 건물에 들어가서 목숨걸고 투쟁을 했으까? 그들이 외쳤던 것은 무엇이며, 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사태에 무심하고 혹은 공권력에 대항하다 천벌 받은 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러나 답은 찾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 내 머릿속에서 질문 자체가 희미하게 사라질 무렵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나에게 그 질문을 다시 환기 시켜 주었다. 

  철거민 그들이 외쳤던 것은 정당한 이주비였다. 최소한 다른 곳에 가서도 장사를 하면서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들의 생존에 대한 요구가 무시되었을 때 절박한 심정으로 투쟁에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왜 보수 우익의 사람들은 그들을 도심 테러 집단이라고 규정하였는가? 자신들을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라 생각하고 철거민들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법마저도 무시하는 떼쟁이집단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공성진 의원에게 있어서 철거민들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하여 떼를 쓰고 있는 이기주의의 표본이요, 공권력을 투입해 박멸해야할 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자유가 무엇인가? 모든 사람은 행복하게 살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말, 대한민국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왔기에 국가는 곧 자유의 수호자라는 착각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저자는 스피노자의 코나투스 윤리학을 통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렇다면 결국 기쁨의 윤리학은 나만의 기쁨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기쁨을 지향하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자유라는 개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더욱 분명해집니다. 나의 기쁨을 가로막는 타자와 힘써 싸우고, 또한 동시에 타자의 기쁨을 가로막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자유의 진정한 의미일 테니까요. 그래서 마침내 기쁨의 윤리학은 이제 자유의 정치학으로 변모하는 것입니다.(P.418) 

  자기의 이익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면 철거민들에게도 동일한 권리가 있으며 나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만큼 상대방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도 투쟁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자유의 개념이 공의원에게는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이들의 죽음에 무관심한 것이다.   

  어떤 사람이 죽어도 누구 한 사람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바로 대도시인들이 가진 삶의 태도이니까 말이지요. 누가 죽는 그 일이 나의 삶에 부당하게 개입만 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겁니다. 하나의 건물이 세워지고 또 하나의 건물이 철거되는 것처럼, 어떤 사람들은 태어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죽어 갈 뿐이라고 보는 것이지요.(P.390) 

  그들이 무슨 일을 당해도 나와 상관이 없다면 내 삶에 그들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지극히 개인주의 적인 세계관, 게오르그 루카치가 말한 물화의 세계관을 우리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무한경쟁 체제 속에서 잠시라도 동정심을 보인다면 나도 언제 물화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들을 외면하고 공격하게 만들지 않았는가? 내가 돌을 던지지 않는다면 내가 돌을 맞게 될것이라는 두려움이 나의 죄와 약함에 대하여 눈감고 그들에게 돌팔매질하게 만든 것이 아니겠는가? 그들은 이미 인간이 아니다. 희생제로 드려질 수조차 없이 존재의 의미를 부정당한 문둥이, 호모 사케르이다. 한하운은 이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나는 문둥이가 아니올시다"라고 절규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문둥이가 아니올시다

아버지가 문둥이올시다
어머니가 문둥이올시다
나는 문둥이 새끼올시다
그러나 정말은 문둥이가 아니올시다

하늘과 땅 사이에
꽃과 나비가
해와 별을 속인 사랑이
목숨이 된 것이올시다

세상은 이 목숨이 서러워서
사람인 나를 문둥이라고 부릅니다

호적도 없이
되씹고 되씹어도 알 수는 없어
성한 사람이 되려고 애써도 될 수는 없어
어처구니없는 사람이올시다

나는 문둥이가 아니올시다
나는 정말로 문둥이가 아닌
성한 사람이올시다 

  "나는 정말로 문둥이가 아닌 성한 사람이올시다."라는 한하운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도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생존할 권리가 있다는 철거민들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은 호모 사케르로 만들지 않았던가? 그들의 절규를 무시하고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가? 그러기에 저자의 다음 말에 내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현대 철학자 아감벤이라면 이런 문둥이들을 '호모 사케르Homo Sacer'라고 불렀을 것입니다. 호모 사케르는 살해하는 것은 가능해도 희생으로는 바칠 수 없는 존재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소나 양이 희생으로 바칠 수 있는 동물이라면 지렁이 혹은 작은 벌레들은 그럴 수조차 없는 생물들이지요. ---중략--- 호모 사케르로 지명된 인간이 바로 벌거벗은 생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생명체가 벌거벗었다는 이야기는 사회로부터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누구든지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그들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사회는 이미 그들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과연 문둥이들만 호모 사케르일까요? 주변을 한번 둘러보세요. 벌거벗은 생명들이 얼마나 많은지.. 동남아시아 출신의 노동자들이, 종로 3가에 하는 일 없이 모여 있는 노인들, 을지로 지하철 역 안의 체념한 노숙자들, 취업을 하지 못하고 거리를 배회하는 젊은이들. 역사적으로 살펴보아도 이런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 광주의 시민들, 아우슈비츠의 유대인과 집시들. 한하운의 시가 중요한 이유는 그가 바로 이런 모든 벌거벗은 생명들의 목소리, 다시 말해 배제된 자들의 울부짖음을 강렬하게 대변하기 때문입니다.(P.311 ~ 312) 

  내가 살아남기 위하여, 나의 이익을 위하여 누군가를 호모 사케르로 만들고 문둥이로 만들어 버리지 않았는가? 그렇지만 그것은 결국 언젠가는 나도 호모 사케르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우리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켜 주지 않았는가? 그래서 그두려움, 벌거벗은 생명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들을 더 공격하고, 더 철저하고 악랄하게 비난하지 않았는가? 좌익에서 뉴라이트로 전향하며 그 누구보다 더 철저하게 좌익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누구처럼 말이다. 그래도 내가 돌을 던지는 하나 오늘 돌을 던지는 내가 내일은 돌을 맞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변하지 않는다. 진정 호모 사케르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가? 저자는 그 방법을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찾고 있다. 

  문둥이들에게 돌을 던질 때 사실 우리는 자신도 그렇게 벌거벗은 생명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오히려 그런 과도한 행위를 드러내게 되는 것입니다. ---중략--- 그러나 문둥이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포용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자신 또한 벌거벗은 생명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서 일정 정도 해방될 수 있는 것입니다. 벌거벗은 생명이 되어도 나를 포용해 줄 타자의 몸짓을 기대할 수 있을 테니까요. ---중략--- 근대 민주주의 체제의 생명정치가 우리 내면에 아로새긴 벌거벗은 생명이 대한 공포로부터 모두 자유로워질 수 있을 때까지 말이지요.(P.320 ~ 321) 

  경쟁의 체제를 멈추고, 사회를 획일화하려는 노력, 줄을 세우려 하는 시도를 멈추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포용할 수 있는 능력, 즉 타자와의 관계성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 주장한다. 차가 떨어져서 상수원이 오염될 것을 걱정하는 사회가 아니라 물에 빠진 이를 보면서 슬퍼할 수 있는 감수성과 인간미를 회복하는 것, 그것만이 이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이게 저자가 굳이 철학을 시와 연결시킨 의미가 아닐까? 시나 철학이나 결국은 인간미를 지향하는 학문이라는 것 말이다. 21편의 시와 21명의 철학자의 이야기를 통하여 얻게 되는 결론은 人의 의미가 아니겠는가?  

PS. 쉽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힌다. 참신하다. 철학과 영화를 연결시킨 책들은 많이 있지만 시와의 연결은 처음이기에. 그리고 읽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시에서 철학적인 사유를 읽어내려면 먼저 시를 이해할 수 있는 따스함이 있어야 됨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까? 저자가 밝혔듯이 20주의 강의를 준비하면서 만들어진 책이기 때문에 철학을 입문하려는 스터디 그룹에게 많은 도움이 될법한 책이다. 마지막으로 용산 참사를 통해 소중한 생명을 잃은 경찰들과 철거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조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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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za 2010-02-24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신한 시의 해설과 함께 참신한 해설이네요^^
책에 대한 이렇게 깊이 있는 해설이라니요~
잘 읽었습니다. 아픈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진정한 실천인으로서의 모습이 보이네요.
 
<빵과자유를위한정치>를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 - MB를 넘어, 김대중과 노무현을 넘어
손호철 지음 / 해피스토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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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책을 읽으면서 왜 자꾸 개그가 떠오르는 것인지? 역사의 공간이라는 책을 읽으면서는 동혁이 형의 개그가 떠올랐다면 이번에는 남보원이 떠올랐다. 특히 박성호의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말이 표지를 보는 순간부터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내가 한 마디 던지고 싶은 말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강기갑 의원을 패러디한 복장에 체신머리 없이 행동하면서 진중한 목소리로 어울리지 않게 던지는 말 한마디.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누가 그랬던가? 이 시대 대한민국의 최대 화두는 먹고사니즘이라고. 살림살이로 대변되는 경제 문제 때문에 우리는 아주 황당한 대선을 치르지 않았던가? 유력한 후보자의 비리와 불법과 부도덕이 폭로되어도 지지율이 꼼짝도 하지 않는 기현상을 이미 목격하지 않았는가? 그 이유가 어디에 있었는가? 모든 사람들이 다 인정하듯이 경제에 있었던 것이다. 저자가 책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했던 말 "무능한 정부보다 부패한 정부가 낫다."는 것이 지난 대선을 바라보며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이유가 아닌가? 오죽하면 외국 유명 언론매체에서 정책은 없고 오직 경제문제만 있었던 기이한 대선으로 평가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이명박 대통령이 온 국민의 기대를 안고 대통령이 되었다. 대선 CF 중에 한 할머니가 나와서 국밥 한 그릇 퍼주면서 "이눔아 이제 다 먹었으니 경제를 살려라."하던 말 한마디가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들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이 마음을 읽었던 것일까?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치기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치부하면서 이명박 정부는 747공약을 내세우며 불도저 식으로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얼리버드 시드롬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내면서 정신없이 밀어붙인다. 종부세를 손보고, 제2롯데월드를 허가하고, 4대강 살리기에 돈을 쏟아 붓고, 고환율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외환을 쏟아 부으며 연일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누구하나 브레이크를 걸지 못할 정도로 밀어붙이는 그의 정치 스타일을 저자는 노가다식 정치라고 평가한다.   

  MB는 1970년대 불도저식 추진력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 주요 건설공사들을 오히려 공기를 단축해 끝냈다. 그리고 이 같은 성공에 기초해 월급쟁이로 최단 기간 내에 CEO에 오르는 등 MB신화를 만들었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이 같은 자신의 성공신화와 한나라당의 다수 의석에 기초해 속도전, 돌격전을 내세운 공기 단축의 '노가다 정치'에 나선 것이다. 즉 한나라당의 의원들조차 그 내용을 잘 모르는 85개의 법안을 제대로 된 심의도 없이 날치기 통과시켜 역사를 되돌리려는 강공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정치를 단순히 공기를 단축해야 할 건설공사 정도로 간주하는 이명박식 노가다 정치가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P.109) 

  이명박 대통령은 성공신화, 다수 의석을 기반으로 하여 속도전 돌격전을 벌이면서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면서 CEO 대통령의 이미지, 불도저식의 국정운영을 스스로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엇인가 정신없이 몰아치고 하루에도 수십가지 사건이 터지니 어설픈 코미디 보다 뉴스가 더 웃기고 재미있게 되었으며, 신경민 앵커라는 불세출의 명언가를 배출하기도 하였다. 잠깐 곁길로 가지만 아직까지도 내 기억에 남는 신앵커의 클로징멘트는 이것이다. 

  "이번 주에는 눈에 띄게 친절했던 기관들이 많았습니다. 대법원은 몰아주기 배당한 서울중앙법원 조사에서 끝없이 친절했습니다. 대교협은 의혹 받은 고려대 판정에서 망외의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특히 문방위원장은 기습 상정에서 누군가를 위해 몸을 던지는 친절을 보였습니다. 총 맞은 것처럼 친절했던 배경이 궁금합니다." 

  단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도록 많은 사건들이 벌어졌던 2년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 내리락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연일 서민을 위해, 국민을 위해라는 말로 수없이 많은 볍률들과 정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한쪽에서는 한나라당을 따라오라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반MB를 위해서 연합해야한다고, 힘을 실어달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한마디만 묻고 싶다.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MB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것도, 한나라당을 밀어 과반의석을 준 것도 결국은 살림살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다른 것은 몰라도 살림살이 문제만큼은 목숨걸고 해결해야 한다. 그게 이치고, 예의다. 그런데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는다. 곳곳에서 죽겠단다. 안치환의 "아이고"라는 노래 가사가 80년대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청년실업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청년실업자는 통계라는 사기에 가려져 투명인간 취급당하고 있다. 7% 성장이 5년동안 총 누적 성장이냐는 농담이 진담으로 들린다. 비정규직은 노동의 유연화라는 말로 정당화 된다. 오히려 더 유연화하지 못한 것이 한이라는 정신나간 의원들도 있다.  

  야당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여당이 독주하면 야당이 막아야 하는데, 그들은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있다. 책임을 회피하면서 무조건 여당이 잘못했다고 자기들을 밀어달란다. 민노당과 진보신당 같은 진보 정당들은 생존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정당들이 국민과 분리되어 헛다리를 집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기 대문이다. 손호철 교수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류로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비례 대표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비례 대표의 취지가 관철될 수 있도록 하한제 폐지, 독일식 도입, 비례 대표 선발과정의 투명화 등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46점 민주주의를 벗어나는 길이다. 문제는 허무주의를 넘어서 생산적 대안을 중심으로 민심을 조직하는 것이다.(P.168)

  노파심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나의 주장의 핵심은 단순히 쌍용차 사태의 진짜 책임소재를 가리자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를 통해 미래를 배우자는 것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다시 쌍용차의 해외매각설이 등장하고 있다. 77일간의 영웅적인 투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무런 역사적 교훈을 배우지 못한 채 또 다시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원죄문제를 쟁점화하지 못한 진보진영의 잘못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P.190)  

  하나는 168페이지 인용문에서 볼 수 있듯이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잘못된 정치체제 때문이다. 그런데 현 정치권은 더 악한 방향으로 개혁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과오를 떳떳이 인정하면서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의 성공과 이익을 위해서 장기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불신을 심어 준 것이 아니겠는가? 애초에 무능에 질려서 부패를 택한 국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었다면 능력은 보여줘야 하지 않았었는가? 능력이란 "살림살이"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저자의 바램대로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가 구현된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최우선적으로 "빵을 위한 정치"만큼은 충족시켜워야 하지 않을까? 여야 상관없이 정치권에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빵을 위한 정치가 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뻔하다. 고용유연화, 민영화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포기하고 삽질, 뻘짓하면서 벌이는 토목건축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만약 해소가 어렵다면 적어도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당리당략을 뛰어넘어 대승적으로 연합해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런데 도무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저자가 그렇게도 애증을 갖고 쓴 소리를 해댄 노무현이 차라리 그립다는 말은 이런 의미에서 한 말이 아니겠는가?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이명박 대통령 뽑아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사족으로 덧붙이자면 저자의 생각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이 책을 낸 이유에 대해서는 도무지 공감할 수 없다. 정치평론이라는 것이 오답맞추기는 아니지 않은가? 시험 다 본다음에 답지 맞추어 보면서 그때 왜 그러지 못했는가 생각하기 보다는 저자의 말대(168, 190페이지 인용문)로 무엇인가 생산적인 대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 어디에도 생산적인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저자의 깊은 생각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예전에 게재했던 글들을 모아서 "거봐, 내 말이 맞지?"라고 의기양양해 하는 느낌을 받을 뿐이다. 어떤 님이 서평을 쓰면서 이러한 출판 관행이 사라져야 한다고 했는데, 나도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저자의 생각과 대안이 깊고 세밀하게 담긴 챕터가 단 하나라도 있었다면 이 책은 지금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글 모아서 책으로 편집하시니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글샘님의 말대로 대충 눈에 보이는 오타를 찾아봤다. 띄어쓰기는 너무 많아서 아예 찾지도 않았다.  

  38p 2번째 단락 4번째 줄 매달려고 => 매달리고, 126p 2번째 단락 2번째 줄 버터 => 버텨, 127p 2번째 줄 외국어 표기상 프레미엄 => 프리미엄, 278p 7번째 줄 진조진영 => 진보진영, 319p 밑에서 두번째 단락 2006 => 1996, 김연철게이트 => 김현철게이트, 320p 2번째 단락 6번째 줄 발본적인 => 근본적인, 320p 밑에서 7번째 줄 후진이나 => 후진 일이나, 같은 페이지 밑에서 4번째 줄 거절하다 => 거절하자, 321p 양산 선거에서 간신히 => 양산 선거에서 간신히 승리한, 322p 위에서 3번째 줄 가두었고 => 거두었고, 326p 마지막 단락 수정을 하면 하는데로 => 수정을 하면 하는대로, 같은 페이지 같은 단락 딜렘마 => 딜레마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고 해도 이정도의 오타와 문법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띄어쓰기는 아예 찾지도 않았음을 기억하자.) 조금만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영어 조기 교육을 외치며 국어 교육은 무시하면서 세종대왕 동상 하나만 광화문에 덩그러니 세워둔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편집과 맞춤법부터 배우는 것은 어떨찌? 책에 대한 평점 중 최소한 별표 한개는 여기에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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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2010-02-1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꼼꼼히 읽으셔군요!! 오타까지 다 찾으시다니!! 출판사측에 알려줘야겠네요^^

saint236 2010-02-20 11:32   좋아요 0 | URL
책은 잘 받으셨는지요. 동봉해서 보내주신 에코책은 정말 감사합니다.

전호인 2010-02-23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리뷰입니다.
운전기사까지 동원하여 세금포탈을 할 정도의 사적인 경제관념으로 부를 축적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면 능히 이 나라의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놓고 국민의 살림살이도 챙겨주지 않을까 라고 위안을 삼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 근성이라면 가능하겠지 라고 말입니다. ㅋㅋ 결국은 사기혐의까지 있다는 것을 망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국민을 대상으로 엄청난 사기극을 벌이고 있는 거겠지요. 씁쓸합니다.ㅜㅜ

saint236 2010-02-23 17:37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렇게 아끼고 독하게 벌어서 혼자 먹으니 문제이죠. 문득 전우익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