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쌓인다.  

  지금까지 사 놓았던 책들, 서평단 도서들, 읽고 있던 책들... 

  책 읽는 속도와 사는 속도 사이에서 나타나는 버퍼링은 내 책상에 책이 쌓이게 만들어 가기에 충분했다. 사놓고 읽을 책이 60권(물론 서평 도서도 포함해서), 올해 읽겠다고 생각한 책이 15권 이상, 지금 읽고 있는 책이 6권 정도. 물론 리스트에 들어가지 못한 책들도 있다. 어림 잡아도 80권 정도인데. 언제 다 읽을런지. 올해만 해도 꽤 읽어서 오늘까지 71권을 읽었지만 쉽지가 않다.  

  이 상황을 만들어 놓은 가장 큰 원흉(?)은 물론 내게 임한 지름신이다. 나는 이상하리만치 책과 소형 가전에 욕심을 낸다. 보통 자동차, 노트북, 컴퓨터, 옷 이런거에 관심을 갖는데 나는 아직도 여기에는 관심이 없다. 결혼하고 3년만에 청바지를 하나 샀으니 어련하겠는가? 출근은 양복을 입고 하고, 집에서는 청바지 2벌과 면바지 하나로 일년을 보낸다. 먹는 것에도 그닥 미련은 없고, 차도 굴러가기만 한다는 생각에 아반떼 97년 식으로 샀고. 그렇지만 소형가전(꿈의 아이템 플스, 위, 닌텐도 DS, 아이팟 터치)과 책에 대한 욕심 만큼은 이상하리만치 크다. 소형가전은 아내 눈치를 보느라 구입하지 못하지만(요즘은 아이팟 터치가 자꾸 눈에 밟혀 포인트를 모으고 있다. 포인트로 살려고. 8만 포인트쯤 모아간다.) 책만큼은 당당하게 산다. 내가 술을 먹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책을 사는 것이니 아무 말 하지 않지만 가끔은 눈치를 준다. 읽고 사라고. 물론 열심히 읽지만 책 사는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른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만. 그래도 사놓은 책은 비록 몇년이 걸려도 읽는 편이다. 

  이 상황을 만든 두번째 원흉은 알라딘 서평단이다. 3기에 이어 4기에 다시 뽑혀서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3기 때보다 책이 더 빨리 오는 것이다. 3기 때는 그나마 숨쉴 틈이 있어서 좋았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꼬박꼬박 2권씩 오는 것 같다. 물론 몇주전에는 3권이 왔지만. 공짜로, 그것도 무척 괜찮은 책을 받는 것이 기분은 좋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서평을 올리는 책임감은 무척이나 무겁다. 더군다나 요즘은 주어지는 시간이 많이 짧아진 듯...어찌 되었던 서평단을 관리하는 분에게 감사한다. 덕분에 열심히 책을 읽고 있으니 말이다.(앞으로도 더 좋은 책들 많이 많이 부탁합니다.^^) 

  예전에 자본론이 절판이 되어 몇년에 걸쳐 간신히 구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은 바로바로 사는 편이다. 그래도 보관함에 보관되어 있는 책들의 가격을 총합하면 25~30만원은 넘겠지만.  

  책은 콜렉션이 아니라 읽혀야 하는 물건인데. 이 책들의 기대를 들어주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나를 느낀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들어주어야겠지? 2009년 남은 한달 동안 제대로 책질을 해보자.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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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90세 '나치 전범' 혐의 밝혀-獨, 前나치 친위대원 기소(한국일보) 

유대인 강제노역자 58명 집단학살에 가담했던 나치 친위대원이 홀로코스트를 연구하는 한 대학생의 끈질긴 추적으로 나치 패망 54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18일 AP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철도역의 책임자로 일하다 은퇴한 아돌프 슈토름스(90)는 나치 패망 한 달 전인 1945년 3월28일 친위대 하사로 히틀러 유겐트(나치 청소년조직) 대원들과 함께 유대인 강제노역자 57명을 대량 학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슈토름스 등은 헝가리출신 유대인 노역자들을 오스트리아 도이취 쉬첸 마을 인근 숲에서 총으로 학살했으며 유대인 노역자들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도 한 명을 살해했다. 패전 직전 나치는 강제수용소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수감자들을 다른 곳으로 강제 이동시키거나 집단적으로 살해했다. 쉬첸 지역 대량학살 희생자들의 유해는 1995년 발견됐다. 슈토름스의 범죄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 학생인 안드레아스 포스터(28)에 의해 우연히 밝혀졌다. 포스터는 도이취 쉬첸 마을에서 일어난 유대인 학살사건을 연구하던 중 핵심인물인 슈토름스를 발견하고 베를린 연방문서보관소에서 관련 파일들을 입수, 범죄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이어 독일 뒤스부르그에 거주하던 슈토름스를 찾아내 지난 7월 독일 검찰에 그의 범죄사실을 알렸다. 검찰은 지난 17일 슈토름스를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슈토름스는 종전 후 미군 포로수용소에 수용됐지만 이듬해 풀려난 뒤 이름을 바꾸는 등 신분을 세탁했다. 포스터와 그의 지도교수가 시도한 수 차례 인터뷰에서 슈토름스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죄 사실을 부인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11월 8일 효창공원 김구 주석 묘역에서 민족문제 연구소와 친일 인명 사전 편찬 위원회가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 대회가 열렸다. 해방후 64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친일인명 사전이 드디어 발간된 것이다. 2004년에는 국회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어렵게 작업을 지속하다가 드디어 빛을 본 것이다. 지속적으로 딴지를 걸어오던 보수 단체에서 민족문제 연구소에 난입하여 현판을 박살내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하였지만 그 누구도 처벌받지 않는 웃기는 일도 있었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만주 군관 출신인 것을 모두가 아는데도 친일파가 아니라 오히려 민족의 구국의 영웅이라고 우기는 이들은 순진한 것인지, 아니면 무식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남자들은 거의 모두 군대에 갔다 왔을텐데 군대에서 지속적으로 군인들의 머릿 속에 심어주는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린 것인가?(참고로 나도 아직 국가와 국민에 충성을 다하는 대한민국 육군이라는 의식을 심어주던 복무신조를 기억하고 있다.) 

  친일문제만 나오면 새로운 연좌제라고 입에 거품을 무는 보수 우익들, 독립 유공자들의 자손의 딱한 처지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친일파들을 모두 숙청하고 그들의 재산을 다 환수해야 한다고 외치는 순진한 좌익들. 나는 그 어느 쪽의 입장에도 100퍼센트 동의하지 않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신하고 있다. 과거를 청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친일이라는 케케묵은 논쟁은 우리 자식들의 대에까지 물려지게 될 것이며, 그 때에는 더 심각한 문제로 발전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당시에 친일이 되지 않았으면 살아남지 못했다고, 온 민족이 다 친일이라고. 일견 일리가 있어보이는 말이지만 왠지 혼자 죽지 않겠다는 물귀신 작전으로 논점을 흐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해방된지 너무 오래되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웃기는 소리다. 위의 기사에서 보지 않았는가? 문제는 의지의 문제이다. 이상하게도 대한민국에서는 용공분자를 색출하려는 의지는 넘쳐도 친일을 색출하려는 데에는 무신경하다. 제발 후손들에게 쪽팔린 역사를 물려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친일 행위를 했다고 해서 오늘날 그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친일 인명 사전을 편찬하는 것은 아니다. 친일을 통해 불법적으로 강탈해간 재산에 대해서는 환수할 수 있다고 해도 그 범위도 엄격하게 제한해서 공정하게 행해야할 것이지 정치적인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향후 국가 발전에 큰 공로가 있다고 해서 친일 행위가 덮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은 공이고 과는 과다. 그런데 왜 자꾸 공으로 과를 덮으려고 하는지. 내가 원하는 것은(아마 대다수의 상식인들이 원하는 것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속시원히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 내가 친일을 했다. 미안하다. 사과한다. 앞으로 그 과를 기억하면서 사회 발전을 위해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라는 쿨한 자세가 아닐까? 

  위의 기사 때문일까? 친일 역사 청산에 대해서만큼은 찌질이들이 많은 대한민국이 너무 한심스럽다. 그리고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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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목에서 가래가 끓더니 화요일 밤에 드디어 40도를 넘나드는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 수요일 아침에 비몽사몽간에 병원에 가서 야글 처방받고 출근도 안하고 이틀을 쉬었다. 다행히 신종플루가 아니었는지 열이 떨어져 오늘은 출근하게 되었다. 이틀을 꼼짝안고 누워서 잠을 자고 텔레비전을 보는데 할짓이 못되더라. 아이들은 아빠가 집에 누워 있으니까 좋아하지만서도. 여하튼 이게 핵심은 아니고 이틀을 누워 있으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가 무엇인고 하니 세종시이다. 

  도대체 세종시가 무엇이길래 그렇게 시끄럽단 말인가? 도대체 저걸 왜 그네누님에게 물어봐야 한단말인가? 도무지 알 수도 없고, 이해도 안가고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왠지 그냥 놔두면 안될 것 같아서 몸이 나아지기 시작하면서 찾아보았다. 그런데 청화대 측근들이 말하는 가운데 한가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있었다. 예전에는 찬성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찬성했다? 그런데 지금은 수정해야 한다? 그러면 청와대에서 잘못했다는 것인데, 사과는 했나? 그래서 찾아봤다. 온갖 신문에 차곡차곡 정리가 되어 있지만 귀찮은 관계로 다음 지식에서 드래그 해온다. 다음에서 "이명박 후보의 세종시 발언"이라고 치면 가장 위에 나온다. 

대선 후보 선출 후 MB발언
“(세종시는) 훌륭한 계획이다. 서울시장 시절엔 반대했지만 기왕 시작된 것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더 빨리 더 크게 해 놓겠다. 행복도시는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2007.09.12)

“제가 대통령이 되면 행복도시가 안 될 거라고 하지만, 저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라 언급.(2007년 11월27일 대전 유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방문, “행복도시 건설은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약속.(2007.11.28)
 

대통령 시절 MB발언
충남도청 업무보고에서 “행정도시를 누가 축소할 것이라고 하던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장담.(2008.03.20)

청와대에서 이완구 충남지사에게 “부처 통·폐합 때문에 몇 개 부처가 줄어들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변함이 없다”고 원안 추진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2008.05.02)

지역발전정책추진 전략회의에서 “기존 추진한 여러 지방 균형발전에 대한 계획은 원칙적으로 지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2008.07.21)

이명박 대통령은 선진당 이회창 총재와의 청와대 회동을 갖고 세종시와 관련, “당초 계획대로 현재 진행 중”이라며 “나도 정부 마음대로 취소하고 변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2009.06.20)

자료 참조 (일부)
http://www.polinews.co.kr/viewnews.html?PageKey=0101&num=94333&p=3&Sword=세종시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충남의 표를 의식해서 세종시를 반대한다고 하지 않고 찬성한다고 말하고,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국가 맘대로 취소할 수 없다고,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말했다가 몇달이 지난 지금에 와서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무슨 의도인가? 말이 수정이지 실제 속마음은 안했으면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지지도 때문에 나서서 하지 못하고 밑에 애들 시켜서 나는 안그런데 얘네들이 그런다고 하네라는 식의 조삼모사가 아닌가?  

  이런 저런 말로 살살 달래다가 싫으면 걍 굶던가 한마디 하면 그거라도 주세요라면서 감지덕지하는 것이 어리석은 국민이라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아직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세상은 첨단을 향해 달려가는데 왜 정치 행태는 박물관에서나 볼법한 고리타분한 것들뿐일까? 왜 샤프한 사람들도 그 판에만 들어가면 국민을 원숭이로 보고 사기치기에 급급한 것인지 모르겠다. 세종시라는 도토리를 가지고 이리저리 돌리면서 원숭이를 구슬르면 감지덕지하고 받아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다가 큰 코 다칠 날이 올 것이다.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의 조삼모사가 위와 같은 것이라면 요즘 조삼모사의 모습은 여기에 더 가까울테니 말이다. 

 


  국민을 원숭이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은 오히려 여의도에서 집단 패싸움을 하는 당신들을 원숭이로 보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속시원히 한마디 하고 싶어서 글을 써본다. 

"이게 썅..누굴 원숭이로 아나?"

ps. 위에 인용된 그림은 인터넷에서 퍼온 것이다. 출처 싸이트도 그래도 있으니 따로 출처를 표기하지는 않는다. 사실은 몸이 아직도 회복이 안되서 귀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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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절정의 여가수 아이비가 남자 문제로 추락했다. 하던 모든 활동을 접으면서 자신은 피해자라고 강변해 보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요지부동이다. 그동안 조신한 척 해왔던 그의 모습과, 감히 박태환을 사촌이라고 사기 쳐왔던 대담함. 거기에 더하여 국민적인 인기와 자극적인 야동 소문이 절절하게 버무려져서 인기 절정의 아이비를 사회에서 묻어버렸다. 그러나 이대로 묻힐 아이비인가? 오양 사건 이후로 백양 사건, 그리고 아이비양의 동영상 사건을 거치면서 대중은 대중대로 도덕적인 충격보다는 호기심에 더 이끌리게 되었고, 당사자들은 당사자들 대로 복지부동하다가 적절한 시기에 치고 나오는 처세술을 배웠다. 이제 슬슬 나올 때가 되었는데라는 느낌이 적중했다. 드디어 아이비가 과거의 아픔을 딛고 대중들 앞에 다시 선 것이다. 앞으로 넘어야 할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그동안 잃어버렸던 팬들의 신뢰감도 회복해야 할 것이다. 먼저 어려움을 딛고 복귀한 그의 용기와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왠지 좋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오늘 인터넷 뉴스를 통하여 그녀의 뮤직비디오에 관한 기사를 접했기 때문이다. 선정성 난란 때문에 SBS와 MBC에서 방영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KBS는 아직 판정 전이긴 하지만 불가 판정 받을 확률이 크다고. 소속사에서는 뮤비를 방송에 내보내기 위해서 손보지 않고 아이비의 섹시한 매력을 그대로 보여 주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뮤비에 대한 기사의 골자이다. 이에 궁금한 본인은 인터넷에서 아이비의 Touch Me라는 뮤비를 수소문헤서 시청했다. 물론 성적인 호기심에 그런 것은 분명히 아님을 밝혀둔다.(이런 젠장. 이렇게 쓰고 보니 꼭 그런거 같잖아.) 물론 약간의 호기심이 동한 것은 사실이다. 약 4분짜리 뮤비를 시청하면서 머릿 속에 드는 생각은 "노이즈 마케팅!"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고, 성적으로 문란해서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정도로 18금은 아니다. 그럼에도 방송불가 운운하면서 대중들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결국 아이비의 섹스 동영상의 출처에 대해서 아직도 왈가왈부하고 있는 이들을 타겟으로 삼아 아이비의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스캔들이 터지기 전 그녀의 이미지는 섹시였다. 물론 Touch Me를 통하여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도 섹시미이다. 과거 스캔들 때문에 이미지에 아직도 큰 타격을 안고 있는 그녀를 대중들의 뇌리에 순식간에 각인시키는 전략이 바로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을 정도로 섹시하고 성적인 뮤비가 아니겠는가? 못믿겠는 사람은 그의 뮤비를 한번 보시라. 엉덩이를 흔들어 대는 카라와 브아걸도 멀쩡히 나오는데 이정도가 못나온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결국 뮤비는 복귀라는 절박한 상황 앞에서 아이비가 꺼내든 최고의 카드가 아니겠는가? 

  아이비 뮤비에 대한 기사를 보다가 문득 세종시 논란이 이와 매우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세종시가 무엇인지조차 몰랐던 나다. 행정수도 이전은 알고 있었지만 세종시를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물론 말이 된다. 나는 행정수도는 한나라당의 결사반대에 부딪혀서 헌재까지 오르고 결국 없던 사건으로 처리가 된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야당일 때는 본인의 기득권을 위해서 반대했던 행정수도이지만 자기들이 기득권이 되고 난 다음에는 무작정 반대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상황이 바뀐 것이다. 자칫 행정수도 문제를 없던 것으로 처리해 버린다면 오매불망 여기에 목을 매고 있는 충청도민들의 민심과 이미 그곳에 땅을 사두고 땅값이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땅부자들(결국 그들이 강부자 고소영이 아닐지)의 반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오만함으로 충청도민의 민심과 반발감 정도는 잠재울 수가 있겠지만 문제는 내려가기만 하는 지지율에 치명타를 줄 수가 있다는 데 있다. 자칫 잘못하면 다음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정권을 재창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행정수도는 계륵같은 존재이다. 먹자니 그렇게도 싫어하던 전 정부의 정책을 이어가는 것이요 버리자니 정권 재창출이 불안하다. 결국 그들은 행정수도를 세종시라는 새로운 포장지로 포장을 해버렸다. 그리고 연일 세종시를 띄우고 있다. 예상치 못한 정운찬 총리 카드를 뽑았고 친이계와 친박계로 나뉘어 쌈박질이다. 지경부 장관이 상관에게 박근혜를 반대했다고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출장보냈냐는 발언을 하면서 하극상을 일삼고 있다.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을 내세우고 있고, 홍준표 의원은 세종시 문제는 당에서 이끌어 가야 한다고 하며, 정신나간 모 의원들은 국민 투표에 붙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스에선 온통 세종시, 세종시 한다. 그런데 왜 나는 그것이 가식적이라는 생각이 들까? 아이비의 노이즈 마케팅과 닮은꼴이라는 생각이 들까? 세종시나 행정수도 이전이나 결국 같은 사안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도 헷갈린다. 한나라당이 헌재에까지 고소한다고 난리치며 반대했던 것 또한 쏙 들어가버렸다. 오히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치미를 뚝 뗀다. 세종시를 통해, 박근혜, 정운찬, 홍준표, 박희태, 안상수의 이름이 부각되었다. 박근혜의 부각은 마치 차기 대통령으로 부각된 것처럼 보인다. 미디어법도 묻혔고, 헌재의 이상야릇한 판결도 묻혔다.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하여 날치기로 통과시켰던 김형오 의원의 품위있는 정치인이 되자며 야당을 비난하는 코미디도 묻혔다. 이 정도면 최고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겠는가? 한나라당은 제대로 된 카드를 하나 뽑아 든 것이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아이비의 복귀를 묵묵히 바라보는 사람 가운데에는(물론 나를 포함하여) 아직 그녀의 과거 스캔들과 말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나라당의 세종시 논란을 바라보는 태도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대단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모든 사람을 속일 수는 없는 것을 분명히 그들이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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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돈나가 우리나라에서는 무명이었던가요?
    from ............ 2009-11-05 09:34 
    세인트님, 이게 님의 페이퍼에서 말씀하신 내용이랑 전혀 상관은 없지만 님 글 읽고 호기심에 아이비 뮤비 받다가 당황했어요. 아이비가 노이즈 마켓팅을 이용해 화려하게 컴백하든 말든 이제 그건 쇼비지니스의 타산성 문제겠지만, 와아~ 이건 아이비의, 아니 그 아이비가 소속된 소속사의 양심하고도 상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네들 너무 뻔뻔스럽네요. 정규방송에서 금지처분 받았다던 아이비의 Touch Me 뮤비    
 
 
saint236 2009-11-05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제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미 말씀드린대로 방송 금지 처분 받을 정도로 선정적인 것 같지는 않네요. 그렇지만 분명 마누님 것을 베낀 것 같네요. 아이비는 이미 전적이 있습니다. 아직 소속사가 팬텀인가요? 아니면 바뀌었나? 여하튼 유혹의 소타나는 일본 애니메이션 파이널판타지 어드밴스 칠드런의 성당 격투신을 그대로 베꼈었죠. 결국 일본 회사로부터 방송금지 자처분 신청 받았고요. 만약 마누님이 이것을 알게 된다면 비슷한 대응이 들어오지 않을까요? 에효. 이런게 국제적인 망신이란 건가요?

기억의집 2009-11-05 12:08   좋아요 0 | URL
아이비은 베끼기 전적이 있군요. 근데 전 놀라운게...세인트님 세대의 성적인 유연함에 놀랬어요. 세인트님도 30대 초반이잖아요(제 기억에 세인트님이 30대 초반으로 밝힌 글 읽은 적 있는 거 같아서) 솔직히 아이비 뮤비가 제 눈엔 야하게 보여요. 방송에서 애들하고 같이 보면 서로 얼굴 좀 붉힐 거 같아요. 요즘은 부모자식간에도 개인주의 시대라 제가 마언니 뮤비 보는 곳이 유투브에서거든요. 개인적으로 보는 것은 신경이 안 쓰이는데...방송엔 좀 그래요. 모르겠어요. 제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인지... // 국제적인 망신인 정도가 아니고 우리 나라 엔터테이먼트 자체가 미국판 복사인가 봐요. 진짜 웃기죠!
 
[안내] 알라딘 3기 서평단 활동 안내

  처음 부의 미래를 통해 알라딘을 접하게 되었다. 당시에만 해도 책은 책방에 가서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인터넷 서점은 이용해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가 어찌어찌해서 알라딘을 접하게 되었고 이명박씨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17대 총선은 나를 낙심시켰고 미친듯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알라딘 서평단 3기에 선발되었고 4달 동안 좋은 책들을 접하게 되었다. 아직 마지막 책인 "굿바이 스바루"가 도착하지 않았지만 이쯤에서 3기 활동을 마치려고 한다. 

1. 가장 기억에 남은 책: 100'C  

  작금의 이 말도 안되는 상황, 한나라당이 원하면 다된다는 웃기는 시츄에이션이 어떻게 발생한 것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우습게 생각한 백지 한장의 소중함을 깨닫게 만들어 준 책. 

 

2.기억에 남는 책 베스트 5 

  100'C - 말이 필요없다. 

  거꾸로 희망이다. - 희망은 보려는 사람만 볼 수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떤 희망을 봐야 하는가? 

  어린 왕자의 귀환 - 신자유주의의 논리와 폐해에 대하여 정말 쉽게 설명하고 있는 책 

  핀란드 디자인 산책 - 공공 디자인, 에코 디자인 등 디자인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 책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 - 건축에 대한 새로운 시각. 신선하다. 

  

3. 기억나는 책속의 구절 - 100'C의 구절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피와 눈물과 빼앗긴 젊음과 생명들
우리는 그것의 댓가로
소중한 백지 한장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통받던 이는 고통이 사라지길 바랐고 누울 곳 없던 이는 보금자리를 바랐고 차별받던 이는 고른 대접을...
그렇게 각자의 꿈을 꾸었겠지만  

우리가 얻어낸 것은 단지 백지 한 장이었습니다.

조금만 함부로 대하면 구겨져 쓰레기가 될 수도 있고 잠시만 한눈을 팔면 누군가가 낙서해 버릴 수도 있지만 그것 없이는 꿈꿀 수 없는 약하면서도 소중한

그런 백지 말입니다. (171페이지 인용)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알라딘 서평팀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정말 열심히 리뷰를 썼다. 내용이야 어떻든 간에 다 일고 하나도 빠지지 않고 서평을 썼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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