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쌓인다.  

  지금까지 사 놓았던 책들, 서평단 도서들, 읽고 있던 책들... 

  책 읽는 속도와 사는 속도 사이에서 나타나는 버퍼링은 내 책상에 책이 쌓이게 만들어 가기에 충분했다. 사놓고 읽을 책이 60권(물론 서평 도서도 포함해서), 올해 읽겠다고 생각한 책이 15권 이상, 지금 읽고 있는 책이 6권 정도. 물론 리스트에 들어가지 못한 책들도 있다. 어림 잡아도 80권 정도인데. 언제 다 읽을런지. 올해만 해도 꽤 읽어서 오늘까지 71권을 읽었지만 쉽지가 않다.  

  이 상황을 만들어 놓은 가장 큰 원흉(?)은 물론 내게 임한 지름신이다. 나는 이상하리만치 책과 소형 가전에 욕심을 낸다. 보통 자동차, 노트북, 컴퓨터, 옷 이런거에 관심을 갖는데 나는 아직도 여기에는 관심이 없다. 결혼하고 3년만에 청바지를 하나 샀으니 어련하겠는가? 출근은 양복을 입고 하고, 집에서는 청바지 2벌과 면바지 하나로 일년을 보낸다. 먹는 것에도 그닥 미련은 없고, 차도 굴러가기만 한다는 생각에 아반떼 97년 식으로 샀고. 그렇지만 소형가전(꿈의 아이템 플스, 위, 닌텐도 DS, 아이팟 터치)과 책에 대한 욕심 만큼은 이상하리만치 크다. 소형가전은 아내 눈치를 보느라 구입하지 못하지만(요즘은 아이팟 터치가 자꾸 눈에 밟혀 포인트를 모으고 있다. 포인트로 살려고. 8만 포인트쯤 모아간다.) 책만큼은 당당하게 산다. 내가 술을 먹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책을 사는 것이니 아무 말 하지 않지만 가끔은 눈치를 준다. 읽고 사라고. 물론 열심히 읽지만 책 사는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른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만. 그래도 사놓은 책은 비록 몇년이 걸려도 읽는 편이다. 

  이 상황을 만든 두번째 원흉은 알라딘 서평단이다. 3기에 이어 4기에 다시 뽑혀서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3기 때보다 책이 더 빨리 오는 것이다. 3기 때는 그나마 숨쉴 틈이 있어서 좋았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꼬박꼬박 2권씩 오는 것 같다. 물론 몇주전에는 3권이 왔지만. 공짜로, 그것도 무척 괜찮은 책을 받는 것이 기분은 좋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서평을 올리는 책임감은 무척이나 무겁다. 더군다나 요즘은 주어지는 시간이 많이 짧아진 듯...어찌 되었던 서평단을 관리하는 분에게 감사한다. 덕분에 열심히 책을 읽고 있으니 말이다.(앞으로도 더 좋은 책들 많이 많이 부탁합니다.^^) 

  예전에 자본론이 절판이 되어 몇년에 걸쳐 간신히 구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은 바로바로 사는 편이다. 그래도 보관함에 보관되어 있는 책들의 가격을 총합하면 25~30만원은 넘겠지만.  

  책은 콜렉션이 아니라 읽혀야 하는 물건인데. 이 책들의 기대를 들어주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나를 느낀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들어주어야겠지? 2009년 남은 한달 동안 제대로 책질을 해보자.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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