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생각보다 꽤 괜찮다.

사실 아픈 사람이 등장에서 그 사람 때문에 괴로워하는 주변인물들의 움직임을 보는 것 또한 관객으로서 쉽지 않다.

오래 전, 최진실과 박신양이 나왔던 <편지>던가?(기억도 가물 가물하네) 그거 보면서 결국 나도 울긴했지만 평단은 반응은 안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영화도 얼핏 그 영화를 떠올리게 해 안 볼려고 했다. 그런데 배종옥이 나온다지 않는가? 그래 좋아. 봐주자.

역시 배종옥의 연기에 믿음이 간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던 건 단연 박지빈의 연기.

언젠가 쉬리의 김윤진이 에릭의 연기를 보고 자신은 정말 너무 힘들게 연기를 하는데 에릭은 너무 자연스럽다고 했다. 그런거 보면 연기는 노력도 노력이지만 끼는 정말 무시 못하는 것 같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박지빈이 그렇지 않을까? 너무 천진난만하게 연기를 한다. 아, 자라지 말았으면. 자라더라도 끼를 언제나 발산해 줬으면. 이런 끼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끼를 잘 보존하지 못하고 뜨자마자 지는 별로 남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시나리오의 공력이 보인다. 무작정 관객을 울릴려고 작삼한 것이 아니라 적당히 동화적 이미지를 차용한다. 이름하여 박지빈이 명령한 타잔 아저씨 등장씬.

말미에 형의 생과 촌놈 친구의 엇갈린 생과사의 씬도 그런대로 무난한 설정 같이 느껴진다.

촌놈 친구가 좋아하는 옥동자의 출연은 병마와 싸우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겠는가? 특히 촌놈 친구의 장래희망이 옥동자 같은 개그맨이라고 했을 땐 더 하겠지.

그러므로 누군가 닮고 싶은 사람으로 자신을 자리매김하는 건 부담스럽긴 하지만 희망을 주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사람은 역시 희망의 사람이 되면 좋을 것 같다.

평단은 별 세 개 주던데, 세 개 반 줘도 무난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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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5-19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 질 질 짜면서 봐서..히힛..맞아요..박신양과 최진실 나왔던 편지도 넘 슬퍼서 질 질 짜고...헹..둘다 넘 슬퍼요..아이들의 연기도 참 좋았고요..

2006-05-19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6-05-2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편지 보다 훨 나은 것 같아요.^^
 

스릴러 기회자 모중석 씨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작한 모던 스릴러 시리즈 첫번째 이야기란다. 이런 소설을 가리켜 '롤러코스터 소설'이라고 한다는데 그만큼 흡인력이 강한 소설을 통칭할 때 쓰는 말이라고. 얼마나 재밌길래...?

 

 

 

문학을 좀 안다는 사람들이 강경애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가 보다. 그의 전집도 있던데.

이번에 재발간된 것으로서 일제시대 대표적 리얼리즘 소설. 특히 누락된 350자를 발굴 추가했단다.

 

 

 클림트의 전기소설 두 권이 나란히 발간됐다.

글쎄...그다지 끌리지는 않는다. 에밀 졸라의 <작품>이란 소설이 나에겐 읽어내기 고통스러워 결국 덮어버리고 말았는데 그 후유증 때문일까?

그래도 기억은 하고 싶어졌다. 왜 일까?

 

이번에 새롭게 개정되어 나왔단다. 다시 개정되서 나와야할 책들 많지. 읽을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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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5-19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전이 한 다섯번 정도 나옵니다. 탈선이요^^

stella.K 2006-05-19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읽어보고 싶사와요.^^

비로그인 2006-05-19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중에서 땡기는 책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비로그인 2006-05-20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5년 전에는 클림트 화집도 국내에는 출간되지 않았던 것을 여기저기서 엽서 세트나 화집을 사 모았는데 이제는 꽤 많이 출간되는군요. 아마 클림트 다음의 대세는 에곤 실레일 것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stella.K 2006-05-20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뽀뽀님/저기 강경애나 <열린 사회와 그 적들> 끌리지 않나요?^^
주드님/그런 예언의 능력까지...?!^^
 
 전출처 : 랄랄랄라 > 예상을 뒤엎은 한국소설
타잔
김윤영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소설 읽는게 직업 아닌 직업이 된지 오래라 이제 제목과 작가 이름만 보면 견적이 척 나오곤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 작가들의 단점이란게, 넘 뻔한 얘기들을 자기만 아는 것처럼 쓰고 도무지 재밌는 '이야기' 그 자체에 공을 안 들인다는 거다.

그리고 소설가의 두번째 창작집이란, 심하게 말하면 대충 습작 때 글러먹던 것 몇개와 최근에 쓴 거 아까와서 책으로 묶어낸 게 많다고 생각해왔다.

김윤영 이번 책도 그럴거란 예상을 했다. 손 모 기자가쓴 중앙일보 리뷰를 안 읽었더라면.

솔직히 난 그 기자가 문학터치 그러며 나대는게 좀 웃기다고 생각해왔지만 읽을만한 책들을 콕 집어내주는 그 센스는 인정한다. 그만큼 잊혀지기 쉬운 책들을 발견하게 해주니까. 타잔은 광고도 안치고 창비도 아니고 작가도 세일즈엔 별 관심이 없나보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건지.

그런데 그  중앙일보 기자가 한 말이 내 얘기가 될줄 몰랐다. 읽다가 너무 섬짓해서 읽다 쉬다 계속 반복했으니까. 어떻게 알았지? 하고 들킨 것 같은 기분.

분명히 이 작가, 루이뷔똥 때에는 안그랬는데. 섬짓하긴 커녕오히려 귀엽달까. 재미는 있지만 아마추어티가 졸졸 흘렀는데 언제 이렇게 된거지? 하며 책장을 넘기는데 진짜 책 보면서 긴장해보기도 참 오랜만이다. 이건 하나하나가 다 스릴러영화면서 추리영화다. 덜 떨어진 한국영화들보다 더 머리가 핑핑 돌아간다. 몇편은심리극이고 몇편은 또 로드무비기도 하고.

그러면서 소소한 유머나 재치는 여전하다. 어깨에 힘 하나도 안주면서 무거운 주제들을 슬쩍 던지는 품도 전보다 늘었다. 나일 먹어서 그러나? 그러나 나이가 들어서도 전혀 발전이 없는 작가들을 꽤 보아온 나로선 신기할 뿐이다. 특히 여자작가들 특유의 징징대는 듯한, 뭐랄까... 활자에서 콧소리가 나는 듯한 아양이 보이지 않는 것도 맘에 든다.

전에도 느낀 거지만 이 작가는 어쩌면 컬트작가처럼 남을 수도 있다. 사실 난 그랬음 하는 바램이다. 한국에도 이런 여자작가가 한명쯤 있어야되지않나 싶기도 하고.

잘되면 박완서처럼 잘 팔리는 작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가능성도 조금은 있다. 은희경 대안으로 이 작가 책을 읽는 친구들을 봤으니까. 그건 앞으로 또 어떤 책을 쓰느냐에 달렸겠지.

궁금하다. 다음책은 어떤 책이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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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5-19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안 읽어봤는데 주목해야겠네요

stella.K 2006-05-19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을 것 같아요.^^
 


덕터스 어제 첫방이었는데 괜찮더만요.

KBS <병원 24시> 쫓아서 한다는 생각 들긴 했는데, 진행방식은 좀 더르더군요.

이런 거 보면 좀 심란해져요. 나도  지금은 건강한 편인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를 것이고, 저 사람 심경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공감이 가서 마음이 무겁죠.

그래도 의사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어제는 응급의학 사람들 나왔는데 저 사람네들이야 말로 진짜 의사구나 싶기도 하고.

섹션이 두갠가 몇개로 나눠지던데 시간 마지막 섹션에서 기생충이 뇌를 뚫고들어 간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기생충과 대통령> 읽은 분들은 어, 저 얘기...! 하며 어깨 힘주고 보지만 당사자들은 얼마나 심란했을까요?

기생충하면 마태우스님 혹시 안 나오실까 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못 보신 분은 내중에 위성으로나 재방송 한번 보세요.

아주 짧게 나오셔서 순식간에 지나가 버릴 수도 있으니 눈 크게 뜨고 보셔야 함.

근데 그때 다뤘던 기생충 이름이 뭐였더라...? 듣고도 잊어먹었네....뭐라고 했는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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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5-19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paviana 2006-05-19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중요한 사실을 마태님은 어케 공지도 안하셨을까요?

하늘바람 2006-05-19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또 놓쳤네요

세실 2006-05-19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머..어제 닥터스 보다가 껐는데 아쉽네요~

stella.K 2006-05-19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낙 짧게 지나가서 이거나 아님 너무 겸손해서 이거나, 아님 이미 매스컴을 은근히 많이 타셔서 뭐 이쯤은 뭐...그런 거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stella.K 2006-05-19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세실님~~~! ㅎㅎ

마태우스 2006-05-19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찍은 건 옛날인데 언제 방영하는줄 몰랐답니다. 봐주셔서 감사! ^^

stella.K 2006-05-19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된거로군요. 매태님 얼굴이 볼록렌즈로 잡혔어요.^^
 

 

[‘어린왕자’의 60번째 생일]세계가 감동한 ‘늙지 않는 고전’

1935년 ‘파리 수아르’ 신문의 모스크바 특파원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ery)는 모스크바행 열차에 올랐다. 앞자리엔 엄마의 품에 안긴 아기가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자고 있었다. 그 뒤 생텍쥐페리에겐 작은 사내아이를 낙서하듯 그리는 버릇이 생겼다.

‘인간의 대지(Terre des hommes)’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상을 받은 뒤 1940년 미국으로 건너가 ‘전투조종사(Pilote de guerre)’를 발표한 뒤의 에피소드. 하루는 뉴욕의 한 식당에 갔다가 테이블보에 또 낙서를 했다. 바람에 휘날리는 금빛 스카프를 두른 사내아이였다. 이를 본 미국인 편집장이 “그 아이를 주인공으로 동화책을 써보라”고 제안했다. ‘어린왕자(Le Petit Prince)’는 1943년 4월 이렇게 처음으로 세상 빛을 보았다.

비행사이기도 했던 그는 “이제 작가 일에만 충실하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찰 비행에 나섰다. 그리고는 코르시카 섬에서 지중해 상공으로 출격을 나간 뒤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1944년 7월 31일이었다. 자신이 떠나온 별로 되돌아갔다는 소설 속의 어린왕자처럼, 그렇게 그는 하늘에 박히듯 사라졌다.

어린왕자 초판은 1943년 미국 뉴욕에서 나왔지만 작가의 모국인 프랑스에선 1946년 4월 처음 출간됐다. 올해가 어린왕자가 프랑스에서 태어난 지 60주년 되는 해이다.

프랑스는 요즘 어린왕자의 ‘환갑연’을 베푸느라 들떠 있다. 생텍쥐페리가 태어난 지 100년 되던 2000년과 미국 뉴욕에서 출간된 지 60년 되던 2003년에 축하 파티를 치렀던 미국이 입을 꼭 다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어린왕자 공식 웹 사이트는 물론 이 책을 처음 프랑스에서 출간한 갈리마르출판사 웹 사이트에 가보면 ‘어린왕자, 생일 축하해’ ‘1946~2006’이라는 그림과 글이 팝업창으로 떠오른다. 촛불 여섯 개가 켜진 케이크 앞에서 웃고 있는 어린왕자 옆엔 소설 속에 등장한 사막여우도 앉아 있다. 프랑스의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 웹사이트엔 어린왕자가 “양을 그려달라”고 비행기 조종사를 보채는 소설 앞 부분을 영화배우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도록 오디오 파일도 올라와 있다.

연극과 무용 등 어린왕자 공연도 올해 내내 계속된다. 오는 12월엔 구호단체인 ‘어린왕자’를 통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프랑스에선 요즘 ‘화가 생텍쥐페리’를 재조명해보자는 움직임도 한창이다. 갈리마르출판사는 그의 그림 500점을 담은 화집을 냈고 오는 9월엔 그의 미술 작품을 모은 특별 전시회까지 열린다.

▲ 프랑스 리옹에 있는 생텍쥐페리의 동상.
프랑스 사회에서 어린왕자 책 자체에 대한 인기는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랑스인에게 이 책은 프랑스의 자부심처럼 통한다.

1999년 여론조사기관인 CSA가 프랑스 성인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린왕자는 45%의 지지를 받아 금세기 최고의 문학 작품으로 뽑혔다. 같은 해 일간지 르몽드와 대형서점인 프낙(FNAC)이 프랑스인 6000명에게 ‘20세기를 대표하는 작품 50권’을 물어봤을 때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1위)에 이어 어린왕자가 4위에 올랐다.

생텍쥐페리 얼굴은 유로화가 도입되기 전 프랑스의 50프랑짜리 지폐에도 새겨져 있었고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같은 위인의 시신을 모셔놓은 파리의 팡테옹 신전에 가보면 첫 기둥에 생텍쥐페리에 대한 찬사가 적혀 있다.

프랑스인의 생텍쥐페리에 대한 사랑은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은 2000년 6월 극에 달했다. 그의 고향인 프랑스의 리옹시는 ‘어린왕자의 도시’로 새단장했다. 사톨라스 공항은 이때 리옹-생텍쥐페리 공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00명의 비행사들은 전날 남프랑스에서 일몰을 기다리다가 일제히 이륙해 그의 소설 ‘야간비행(Vol de nuit)’에서처럼 날아서 리옹에 도착했다. 어린왕자란 이름의 열기구가 밤하늘로 날아오르고, 그의 비행 모습이 담긴 기록 필름이 대형 스크린에 투사되기도 했다.

프랑스가 이렇듯 국가적으로 어린왕자에 열광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어린왕자는 성경과 마르크스의 자본론 다음으로 많이 번역되고 읽힌 책으로 알려져 있다. 일간지 르 피가로는 최근 “어린왕자는 160개 언어로 번역됐고 프랑스에서만 1100만권이, 세계적으로 8000만권이 팔려나갔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하코네에 있는 어린왕자 박물관엔 지난 5년간 100만명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미국과 독일을 비롯해 국내에선 어린왕자가 오페라와 뮤지컬의 단골 메뉴로 선보인다. 어린왕자는 이제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자 세계인의 마음의 고전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 초 처음 번역돼 소개된 뒤 10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에 등록된 어린왕자 국내판은 100종이 넘는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구매팀 관계자는 “책과 만화, DVD 등 모든 장르를 따져볼 때 절판된 것까지 합치면 어린왕자 관련한 품목이 35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순수 문학서적만도 60~70종”이라고 말했다.

어린왕자에 대해서라면 나이와 국적을 불문하고 저마다 할 말이 많다. “그 책을 읽고 있으면 왠지 내가 착한 사람이 된 것 같아요”(30대 초반 기자) “내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그래서 내 인생과 사고가 어떻게 바뀌어가는지를, 너무 아름답게 표현했어요”(30대 중반 변호사) “자기가 길들이는 것에 책임져야 한다고 하는 부분, 섬뜩하더군요”(40대 초반 회사원)….

그렇다면 대체 어린왕자의 어떤 점이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걸까. 우선 줄거리를 보자. ‘소행성 B612호’라는 우주 속 작은 별에 장미 한 송이와 단둘이 살던 어린왕자는 장미가 까다롭게 구는 바람에 화가 나서 그녀를 버리고 혼자 우주 여행길에 나선다. 그러다가 지구라는 별의 사막에 추락한다. 마침 비행기 고장으로 사막에서 고생하던 비행사를 만나 대화가 시작된다. 그 뒤 여우도 만나고 뱀도 만나고 사업가, 허풍쟁이도 만난다. 그리곤 자신이 버린 그 장미야말로 자기가 책임져야 할 존재란 걸 깨닫고, 몸통은 사막에 버린 채 영혼만이 다시 외딴 별로 돌아간다는 단순한 줄거리다.

언뜻 보면 지극히 평범한 동화 같다. 하지만 어린왕자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다르다. 1970년대 후반 이 책을 처음 접했던 지금의 40대층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고 한다. 문체는 가볍고 삽화는 발랄한데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수, 슬픔, 권태에 가깝다. 단지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하기엔 모자랄 만큼 우리 인간사를 꼼꼼히 묘사해놓았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에겐 동화요, 어른들에겐 철학서가 된다. 한 비평가는 “동심이란 원래 사물을 보고 놀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감성을 잃어버린 어른에게 많은 걸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최근 출간된 ‘어린왕자의 수수께끼가 풀린다’(CHO 미디어간)에서 요시다 히로시는 “어린이에게는 수수께끼를 던지고 젊은이에게는 경고를 주며 어른에게는 반성을 촉구하는 책”이라며 “인생의 전기마다 반복해 읽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어린왕자 번역서를 출간한 도서출판 이레의 원미선 주간은 “어린왕자의 힘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며 “중학생 때 읽고 대학생 때 읽고 나이가 들면서 읽을수록 새롭게 와 닿는 게 어린왕자”라고 했다.

지난 4월 25일 서울 창동에 있는 서울열린극장, 뮤지컬 ‘어린왕자’(서울시 뮤지컬단)가 공연되고 있었다. 평일 오후 관람석을 가득 채운 이들은 대부분 유치원생, 초등학생이었다. 금발머리를 하고 허리춤에 칼을 찬 어린왕자와 얼굴에 꽃잎을 단 장미가 무대 위를 뛰어다녔다.

“아저씨, 술은 왜 마시나요?” “잊기 위해 마셔” “뭘 잊으려는데요?”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서”…. “이 세상에서 배우는 건 슬픔과 좌절뿐이라고요.” “예쁜 장미는 내 옆에 있었지만 왜 난 가시만 봤지? 이제 내가 당신을 그리워해요. 내가 당신에게 길들여졌어요.” “절망이란, 좌절이란 없는 거야. 슬픔이 있기에 기쁨도 있는 거야. 화가의 꿈을 버리고 슬퍼했지만 비행사가 되지 않았다면 이런 기분 몰랐을 거야.”

연출은 익살맞기만 한데 대목마다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옆자리에 있던 한 학부모는 “여고 시절에 읽을 땐 이렇게 어려운 얘기인 줄 몰랐다”며 “아이들이 저걸 어떤 식으로 이해할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어린왕자가 별을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현실감 없이 잘난 척만 한다. 권위만 따지는 왕,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 마시는 술꾼, 별을 사모으기만 하며 돈을 밝히는 사업가, 탐험은 않고 아는 척만 하는 지리학자…. 그 속에서 사랑, 고독, 죽음, 돈, 권력을 얘기한다.

인구에 회자되는 명대사도 어린왕자의 힘이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서로를 길들이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같은 대목은 학창 시절 연애편지에 한번쯤 긁적거려 봤음직한 것이다.

▲ 영화 '어린왕자'.
글은 남의 얘기를 전하기보다 자기 얘기를 쓸 때 더 힘이 실리게 마련이다. 어린왕자는 사실 작가인 생텍쥐페리의 자서전이나 다름없다. 동심을 잃고 어른이 돼 버린 비행사도 그이고, 순수해서 무슨 말이든 솔직히 할 수 있는 어린왕자도 바로 그다.

‘모나리자’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예술가이자 수학자, 과학자, 역학자였듯이 생텍쥐페리는 기자, 작가, 비행사, 발명가였다. 그의 증조카인 나탈리 데 발리에르는 자신의 책에서 “조종사이자 시인이자 철학자이고 기자이면서 마법사, 발명가였던 할아버지는 문학학교에 다닌 적이 없다”며 “그의 글쓰기가 독창적인 것은 풍성한 이야기로 가득 찬 자신의 삶을 투영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텍쥐페리’를 주제로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던 단국대 불어불문학과의 정소성 교수는 “어린왕자가 우주를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사였던 생텍쥐페리만이 쓸 수 있는 것”이라며 “불행한 결혼 생활을 했고 위기 상황에 있던 조국에 대한 불타는 애국심을 가진 사람의 혼이 투영된 자기 기록”이라고 말했다.

작가의 개인 생활이나 역사적 상황을 고려하면 책 속의 등장 인물은 전혀 다른 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어린왕자가 버렸던 장미꽃은 작가의 부인을 뜻할 수도, 생텍쥐페리가 미국으로 망명한 뒤의 조국 프랑스을 뜻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장치가 어린왕자를 지금껏 우리 곁에 살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된다.

“내가 죽은 것처럼 보일 거야. 하지만 그게 아니야.” 프랑스 리옹의 벨쿠리 광장에 있는 생텍쥐페리의 동상 앞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확인되지 않은 죽음 덕분에 영생을 누리고 있으니, 이 순간 등에 불을 붙여 별빛으로 우리에게 ‘안녕~’ 할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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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5-19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아갑니다

프레이야 2006-05-19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져갈게요..

승주나무 2006-05-19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어린왕자와 해후를^^ 가져갑니다

stella.K 2006-05-19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넹.^^

비연 2006-05-20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담아요...참 좋네요~

초록콩 2006-05-24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것 가져가도 돼지요^^근데 제가 리더스가이드에선 누군지 아시남유???
전 가끔 님 서재에서 놀다가는 데.ㅎㅎ

stella.K 2006-05-24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누구시죠? 리더스 가이드에선...? 조사들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