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부이치치의 허그(HUG) - 한계를 껴안다
닉 부이치치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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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처음 보게된 것은 2년전쯤(어쩌면 1년전이었는지도 모른다.나의 기억력은 갈수록 저질이다.)TV를 통해서였다. 어떻게 팔도 다리도 없는 사람이 비장애인들 틈에 끼어 운동을 하기도 하며, 연사로서 청중을 사로잡는 연설을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그의  해 맑은 인상이 해표지증(팔 다리가 없는) 장애인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다(하긴, 장애인이라고 얼굴에 쓰고 다니라는 법이있나? 장애인이라고 해서 해 맑으면 안 되는 건가? 편견은 금물이다). 그리고 그의 연설을 듣는 사람들마다 감격해서 눈물을 흘린다. 특히 그는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무슨 마력인지 그들은 하나같이 그에게 감동한다. 나 역시 그날 그렇게 보고 그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정말 인상적이었다.

특히,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팔과 다리가 없으니 눕기는 어떻게 눕는다고 해도 혼자 일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그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자신의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게다가 그것도 부족해 그 닭발 같은 발로 드럼도 치고 있었다. 와, 저 정도라면 자기 혼자서 못하는 일은 거의 없겠는데?!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되기까지 뭔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바로 그 궁금증이 이 책을 보게 만들었다.
 

역시 그는 그냥 거기에 존재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 역시, 자신이 다른 사람과 같지 않다는 것에서 많은 좌절과 방황을 했음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특히 그를 본 사람들은 외계인이라고 놀리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그 역시 결혼을 할 수 있을지? 가정은 꾸려갈 수 있을지, 인간적인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고백한다. 그런 것으로봐 그 역시 그냥 그렇게 되어진 것은 아니겠구나 싶다. 
 

말하자면 세상은 아직 장애자가 그런 고민없이 비장애자의 대등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말이다.(그런 세상은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세상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그런 세상을 극복해 갈 수도 있거나  둘중의 하나일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주목해서 본 것은 무엇이 그로 하여금 그토록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느냐는 것이다. 물론 그 배후엔 그를 헌신적으로 돌봐줬던 가족들의 헌신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누군들 사지육신 멀쩡한 자식을 낳고 싶지 않겠는가?

그의 어머니는 그를 임신하고 산달이 다가오도록 그가 그런 장애가 있을 거라곤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장애자로 태어났다고 해서 다 불행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 들이느냐에 따라 인생은 좀 더 풍요롭고 상공적으로 살 수도 있고, 불행하게 살 수도 있다. 그것은 장애자건 비장애자건 그 공식을 피해가지 않는 것 같다.

그의 부모님을 그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헌신적으로 돌봐 주었다. 무엇보다 부모님은 그에게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그에겐 상당히 크고도 중요한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아무리 지식이 많고, 현명하며, 돈이 많다고 해서 자녀에게 완벽한 유산을 물려줄 수는 없다. 부모도 인간이고, 인간은 완벽하지가 않다. 무엇보다 그 자식 곁에 언제나 있지 않는다. 그것을 아는 부모는 신앙을 자식에게 남겨준다. 그리고 그 자식이 하나님을 아는 일에 눈을 뜰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는 고등학교 때 한 신앙 써클 모임에 나가 자신의 살아 온 삶을 고백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과 같은 삶을 살게 되었다. 즉 하나님은 그를 향하신 놀라운 계획들을 가지고 계셨고, 지금도 그를 통해 일을 성취해 나가고 계신 것이다. 하나님이 그를 멋지게 쓰시는 것을 볼 때 역시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손해 보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은 인간의 연약한 것을 통해 그분의 일을 이루어 가신다. 닉 부이치치가 하나님을 믿지 않았더러면 그가 지금쯤 어떤 인상을 살지 우리는 상상할 수가 없다. 그는 지금도 세계 곳곳으 누비며 희망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가는 곳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정말 희망을 가진 인간은 그 한계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한계를 껴안는다는 의미에서 제목을 허그로 잡았는지도 모르겠다.

책 사이 사이에 그의 여러 활동을 담은 사진이 수록 되어있다. 하나같이 밝게 웃고 있다(그리고 드는 상당한 미남이다). 특히 그가 우리 한식 밥상 앞에서 한박 웃음을 짓는 얼굴이 인상적이다. 아무튼 그 사진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희망으로 쓴 그의 간증과 같은 책이다. 동시에 무슨 운동 선수의 코치처럼 많은 조언을 하기도 한다. 그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마다 감동한다. 힘을 잃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를 사람이 잃으면 좋을 듯 싶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난 이 책이 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볼 수 있게 되길 바랬는데 어찌보면 무슨 경영, 처세 관한 책처럼 정형화 된 듯한 느낌이 들어 약간의 거부감이 없지는 않았다. 하긴, 인생의 깊이를 논하기엔 그의 나이가 비교적 아직 젊다는 느낌도 든다.  아니면 이런 식의 편집이 대세라 편집의 입김이 너무 많이 들어간 듯도 하고.

그래도 그가 쓴 이러저러한 조언들 가운데 아직 잊혀지 않는 말이 있어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여기에 옮겨 놓는다.

"남들을 섬길 기회를 찾기 시작하지 떠났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돌아왔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배운 것이 있다면 가만히 앉아 기회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서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었다.(2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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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0-11-2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사람,, 군대에 있었을 때 정신교육을 통해서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저런 신체로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고요.

stella.K 2010-11-22 13:0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이 사람 비장애인 보다 더 건강하게 사는 것 같지 않습니까?
대단한 것 같아요. 이 대단하단 말이 그에겐 싫을지 모르지만...^^

카스피 2010-11-22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긍정적인 분이시네요.더불어 놀라운 정신력이 소유자시네요.사지가 멀쩡한 사람도 살기 힘들다고 세상을 뜨는 세상인데 말이죠.
근데 이분과 비슷한 분이 있던데 오체불만족이라고 일본분이 맞는지 모르겠네요^^;;;;

stella.K 2010-11-23 12:1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일본 사람. 오토 다케시였나? 암튼...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있지요.
그는 아직 소년이지만.
참 밝게 살아요. 그만큼 본인도 노력하는 거겠지만
사회가 그들을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도 들고,
아직 멀었다고 생각할 때도 있고. 지금은 과도기인 것 같습니다.

진/우맘 2010-11-23 0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죠?^^

stella.K 2010-11-23 12:10   좋아요 0 | URL
그럼요. 반가워요.
이제 아이들 많이 컸겠어요.
자주 봐요.^^

sslmo 2010-11-23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사람도 이 사람이지만,
얼마전 TV에서 봤던 어떤 아이가 생각나서 말이죠~

전,이런 책,TV 될 수 있으면 안 봐요.
그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게 동정이나 눈물 따윈 아닐텐데 말이죠,
보다보면 눈물이 앞을 가려서 말이죠~

stella.K 2010-11-23 12:13   좋아요 0 | URL
ㅋ 양철님 마음이 여리시군요.
전 오히려 그거 보면서 유쾌했는데.
이젠 장애자를 보는 눈이 달라져야 한다고 봐요.
그들도 비장애자의 따뜻한 마음과 하나된 마음을
원할 거예요. 그 마음 가져 주자구요.^^
 
너는 나다 - 우리 시대 전태일을 응원한다
하종강 외 지음, 레디앙, 후마니타스, 삶이보이는창, 철수와영희 기획 / 철수와영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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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경영이나 경제 이론을 보면, 덜 똑똑한 사람은 자기 몸을 써서 일을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일을 분담 내지는 위임하므로 자신은 관리만 한다는 그런 얘기가 있다. 또, 20%는 관리를 하고, 80%는 노동을 한다는 그런 얘기를 하기도 한다. 어찌보면 그럴 듯하고, 합리적여 보이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경영이나 경제 이론은 거의 대부분 승자독식의, 피지배층에 대한 지배층의 논리로 무장된 것들이 더 많지 않은가? 즉, 우파적 지식들.  세상엔 저렇게 많은 전태일이 살기위해 버둥거리고 있는데 그런거 보면 참 신선놀음 같다. 과연 전태일의 후예를 위한 이론은 없는 것인가?  

이 책은 특이하게도 네 개의 출판사(레디앙, 후마니타스, 삶이 보이는 창, 철수와 영희)와 손아람외 5명의 저자가 공동으로 오늘 날의 노동 현실에 대해서 쓴 책이다. 먼저, 손아람은 오늘을 살고 있는 전태일의 후예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물론 책에선 공식적으로 후예라고 하지는 않는다. 어디의 전태일. 하며 마치 40년 전 죽은 전태일이 살아돌아 온 양 친근감(?) 있게 부르고 있다. 하지만 전태일의 후예가 더 맞는 것 같다. 전태일이라면 왠지 복제된 것 같고, 왠지 그들도 어느 노동판에서 분신해야 하는 불길한 운명을 답습하게 될 것만 같아서 말이지.). 그가 만난 전태일의 후예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 흔하다(?)는 sky대 출신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류는 아니어도 2류나 3류 기업체를 다니는 회사원도 아니다. 다 아르바이트 아니면 비고용 근로자이다. 그 중 소규모 기업체의 사장님 한 분이 끼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오늘 날의 노동 현실에 대해 이론이 아닌 피 같은 증언(?)을 하고 있다. 특히,  손아람이 만난 4사람은 피고용인으로서 고용인과 고용 현실에 대해서 말했다면, 유일하게 그 사장님은 고용인으로서 본, 피고용인의 근로 자세에 대해 말하고 있는 점이 유독 눈에 띈다.  말하자면 같은 가족 문제를 봐도 시어머니가 보는 입장이 다르고, 며느리가 보는 입장이 다르다. 그런데 제3자가 볼 때 그 둘의 입장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그래서 공감한다. 하지만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이 되어야 할지, 동시에 난감하다.  손아람이 만났던 유일한 고용주였던 인천의 전태일의 말을 인용해 보면 20대 사람이 다르고, 30대, 40대의 사람이 일하는 자세가 다르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노동'이란 건 인간의 생애와 그 궤를 같이하는 것이지, 하루 아침에 개혁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본다.  

그래도 노동은 사회와 밀접히 관련이 있다. 노동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 옛날 40년 전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시대만 같겠는가? 과연 인간답게 살 권리 때문에 분신할 사람이 또 나오겠는가? 그래도 노동의 문제는 더 첨예해진 것도 같다. 예전엔 절대적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해야 했지만, 오늘 날은 노동이 얼마나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하는가에 대한 이해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도 해마다 11월이 되면 전태일 열사를 추모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노동은 단순히 먹고 살기위한 것으로만 보지 않고, 인간답게 살 권리를 위해 싸웠으니까. 하지만 노동의 문제는 인권의 문제. 또는 노사의 이해 관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사화 제도와도 맞물려 있는 것이다. 알겠지만, 사회란 힘있는 자가 지배하게끔 되어있다. 그들에 의해 지배되고 관리되는 비합리적 모순 때문에 노동의 문제는 항상 비등점을 향해 끊고 있는 99도다. 언제 중산층에서 하류 계급이 될지 모르며, 고용인에서 피고용이 될지 모른다. 특히 이런 것에 대한 사회 안전망이 충분히 조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고유의 정서가 부합이 되면서 이 '노동'이란 말이 얼마나 사람의 의식을 후벼놓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안다.  

이 책의 말미에 가면 '노동'의 정의에 대해 콕콕 집어주고 있는데, 그건 확실히 그것을 넓게 볼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해 줘서 좋다. '노동'이란 말은 다른 말로 '근로'란 말로도 쓰이고 있는데, 이를 위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얼마나 핏대를 세웠는지 알게되면 놀랍다(뭐 그 정도 가지고 정색을!) 노동이나 근로나 도찐개찐 아닌가? 우리나라 사람이 원래 노동이란 게 없는 사람을 대변하는 것처럼 인식되어있어, 양반은 배를 곯아 죽을지언정 일은 하지 않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천시해 온 것도 사실이다.  예수님은, 일하지 않는자는 먹지도 말라고 했다. 가나안 농군학교의 고 김용기 장로는 게으름은 죄라고 생각해 누워있는 돌 조차도 바로 세워 놓았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어디 가서 양반이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정신병원에 들어간다. 하다못해, 고용인, 관리인들도 노동을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내가 이 글을 처음 시작한 저 말은 엄밀한 의미에서 옳은 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문제는 우리는 노동이 노동으로 정당하게 취급 받지 못하고 그것이 사람을 보고, 점수 매기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스펙'의 문제로.  

이 책이 좀 아쉬운 건, 너무 젊은 사람의 목소리로 편향되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글쎄, 우리나라에서 '근로'가  필요한 세대가 꼭 젊은 사람만인가?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은? 늙었다는 것 외엔 아직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데 할 일이 없는 노년은? 잉여 취급 받는 여성이나 장애자는? 그들도 일하고 싶어한다. 그런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젊은 사람에게만 고정해서 오늘 날의 노동 현실을 말하게 한건 좀 아쉽다. 오히려 나이 먹은 사람이 들으면 그냥 젊은 사람의 볼멘 소리 같다.  오늘 날의 젊은이들은 옛날에 비해 얼마나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는가? 그래도 말 하나는 야물딱지게 한다. '너 아니면 일할 사람은 많다'라는 말대신 '여기가 아니어도 일 할 곳은 많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135p)  맞는 말이다. 그래야 한다. 그런데 이 말에 허는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너도 나도 자기에게 맞는 곳에서 일하지 않고, 무조건 남이 보기에 좋은데로만 자꾸 가려고 하면 어쩔건데? 오늘의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저 말이 진실이란 걸 증명해 보이려면 스스로가 '스펙'의 거미줄에 자신을 옭아매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우리의 노동이 보다 대우 받으려면 1등에서 꼴등까지 사람을 줄 세우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정말, 세상에 영어 잘하는 사람이 글로벌 인재라고 누가 속단하랴? 사람 마다 자기 잘하는 게 따로 있는데 그 하나 하나에 대해 인정 받을 수 없다면 그러고도 선진국이라 말할 수 있는가? 알겠지만, 유럽의 선진국들은 어린 나이에 사람의 적성을 고려해서 기술자로, 학자로, 운동선수로 일찌감치 길을 열어준다는데, 신성한 학문을 스펙과 신변유지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 없을 것이다. 그것도 부족해 졸업장 도용하고, 학벌 변조하고 난리 브루스가 아닌가? 이런 나라에서 노동이 신성해지는 건 아직 좀 먼 것 같다. 무엇보다 주부의 가사 노동과 장애인의 복지는 정말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 자신에게 묻는다. 나도 전태일인가? 일하는 전태일.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전태일. 우리가 인간으로 한국땅에 살고 있는한 이 질문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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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1-16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전태일 기일을 맞아,전태일 여동생 분이 나와 인터뷰 하는 걸 들었어요.
어디 외국에 나가 아주 공부도 많이 하고 들어왔는데,다시 동대문 시장으로 돌아왔대요.
수다공방이었나?뭐,그런 걸 운영하고 계신다죠~
그렇게 전태일을 이어가고 있는 동생분을 보면서,
혹...태생이나 유전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별로 안 웃기는 조크였어요~^^)

stella.K 2010-11-17 10:58   좋아요 0 | URL
대단하군요. 아마도 오빠를 잊지 못하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네요.
짠하네요.

2010-11-16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7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1-16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가장 아쉬운 것은,
왜 우리나라에서의 일이란 모 아니면 도 냐는 거예요.
all or nothing. 몸바쳐 하든지 아예 하지 말든지.
주부들에게는 힘든 말이죠. 그리고, 요즘 또 깜짝 놀란게..
엄청난 시급의 차이랄까요. 상위 계층의 월급과, 중하위 계층(예로, 보육 교사)의
월급 차이가 그리 큰 줄 몰랐습니다.

stella.K 2010-11-17 13:2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우린 좀 세상을 넓게 볼 필요가 있는데 그게 왜
안되는 걸까요?
어떤 식으로든 노동의 문제에 대해서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보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어요.
우린 빈부의 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되요.ㅠ

도란도란 2010-11-19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스텔라님!^^ 알찬 서재 잘 구경하고갑니다
저는 이음출판사에서 나왔어요~
저희가 이번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를 연일 차지하여 화제가 되고있는 도서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한국판 출판 기념으로 서평단을 모집하고있거든요^^
책을 사랑하시는 스텔라님께서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덧글남기고가요
저희 블로그에 방문해주세요~! :)

cyrus 2010-11-22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정규직, 노동과 관련된 주제의 책이 관심이 가는데 이 책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사실, 읽고 싶은 이유가 출판사를 평소에 눈여겨 보고 있었던 것도
있었고요. 스텔라님도 아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지인으로부터 알게된 사실인데
후마니타스 출판사에서 지원해주는 책 카페가 서울 어딘가에(?)문열었다는구요.
사실 제가 대구 출신이라 서울 어느 동인지는 모르겠지만,,^^;;
검색창에 '후마니타스 책다방' 이라 검색하시면 책 다방 온라인 카페가 나올겁니다.
그 곳에서 책 읽으면서 커피를 마시는 것은 물론이고, 독서 토론 모임 장소로도
제격이고요. 저도 언젠가 서울에 상경하면 한 번 들리고 싶은 1순위 장소랍니다.^^

stella.K 2010-11-22 13:08   좋아요 0 | URL
아, 그럼 시루스님 대구에 사시는군요.
위치가 합정동이네요. 그쪽이 원래 출판사가 밀집해있는 곳이거든요.
저도 기회되면 한 번 들려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

감은빛 2010-11-25 01:52   좋아요 0 | URL
합정역에서 무척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몇 번 출구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후마니타스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북카페입니다.
출판사 건물 1층에 있습니다.

출판사가 직접 운영하는 북카페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네요.
이것도 유행인가봐요.

stella.K 2010-11-25 12:10   좋아요 0 | URL
제가 그런델 잘 안 가서 그렇지 모르긴해도 반길만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은빛 2010-11-25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몇 번 읽다보니 스텔라님 서평은 늘 어떤 패턴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역시 스텔라님! 하고 감탄해봅니다. ^^

stella.K 2010-11-25 12:09   좋아요 0 | URL
헉, 어떤 패턴이요?
전 그저 생각나는대로 써서 제 패턴이 뭔지 모르겠어요.ㅠ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더블 - 전2권 - side A, side B + 일러스트 화집
박민규 지음 / 창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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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도 이 책의 가제본을 받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언제부턴가 그 누구의, 어떤 작품도 가제본을 읽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공교롭게도 그렇게 해서 읽은 작품이 나에겐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평가가 여타의 독자들이 그 책을 선택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객관적인 평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을 생각하면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왜냐하면, 그 책에 대한 리뷰를 언제 쓰게되던지간에 나는 그 책을 읽는 제1군에 속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도 작가의 작품이라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 않을까? 그의 작품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그의 작품 세계의 독특함을 알기에 나름 즐거울거란 기대를 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읽으면서 즐거웠다. 몇몇 작품은.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 책을 읽으려고 펼쳐들었는데 마침 내 취향에 딱이다 싶은 책을 만나면 기분 좋은 거. 그땐 정말 빨려들어갈듯 하면서도, 밥을 안 먹어도 든든한 행복감 을 느낀다(물론 그렇다고 책 읽느라 끼니를 걸러본 적은 아직까지 한 번도 없다. 글쎄, 앞으로 내 인생에 과연 그럴 때가 있으려나?) .  말하자면 그런 느낌을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다시 한번 말하거니와, 몇몇 작품에서는.  

이를테면, 이 책의 첫번째에 나오는 <근처>나, 두번째에 나오는 <누런 강에 한 척> 같은 작품을 읽으면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어느 작가의 단편집이라해도 다 좋을 수는 없다. 그래도 이렇게 출발이 좋으면 이 책은 생각 보다 훨씬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난 초두의 그 두 작품에서 이외수의 문장 내지는 김훈의 문장을 떠올리기도 했으니까. 그러리만치 나는 이 책에 취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편 느끼는 것은, 작가도 나이를 먹는 걸까?(68년생이니 우리나라 나이로 43세다) 이 정도의 경지라면 상당히 노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노쇠해졌다고는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  놀라울 정도로.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나는 그의 비주류적 감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고, 동시에 젊은 감성 또한 잃지 않고 있음을 과거 <핑퐁>에서 이미 보았기 때문이다. 하긴, <핑퐁>이 언제적 작품이던가? 그후 언제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수록작 <낮잠>을 어디선가 읽었던 적이 있다. 도저히 작가의 작품이라고 믿어지지 않을만큼, 연극적이면서도 노년의 살풍경함을 유감없이 들어내놓고 있어 놀랍기도 하고, 신선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그의 작품의 생경함에 놀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도 작가는 젊다고 하기엔 나이들었지만, 노숙하기엔 또 아직 젊지 않은가? 모르긴해도, 어쩌면 그는 일련의 몇 작품을 통해 앞으로 자신의 작품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시험해 보고 싶었던 것도 같다.    

하지만 그렇게 몇 작품을 제외하면 나머지 작품들은 여전히 박민규식 독특함과 자유로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좋게 말하면 스펙이 넣어졌다고 말할 수도 있겠고, 또 어찌보면 편차가 너무 심하다는 느낌도 든다. 한마디로 작가는 작품집 안에는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려고 했던 것 같다. SF, 판타지, 세기말, 서부극 등 종합선물세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 앞서 말한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작품은 작가가 담아내고자하는 정서가 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물론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엔 다소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앞서도 밝혔지만, 난 작가의 작품을 그리 많이 접해 보질 못했다. 더구나 열거한 SF니, 판타지니 하는 장르는 내가 그리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익숙한 장르도 아니다. 그런 여타의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종합선물세트를 좋아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 가제본을 다 읽기도 전에 진짜 책이 왔다. 사실, 상하권(이 책에 따르면 side A,B)으로 되어있다는 것은 '예약판매' 때부터 알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장편소설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단편소설 모음을 상하권으로 냈다. 이례적이란 생각이 든다. 더구나 구성도 독특하지 않은가? 꼭 옛날 아날로그 시대의 레코드 LP판이 생각이 난다. 책 표지 그림은 딱 내 취향은 아니지만 독특하다. 꼭 송강호가 영화 <반칙왕>에서 쓴 타이거 마스크가 생각이 난다. 책을 이렇게 구성할 수도 있구나. 나름 놀랍고 신선한 시도란 생각이 들었다. 더 놀라운 건, 별책부록인 아트북이다. 일러스트가 누군지 모르겠는데 그림이 인상적이다. 예전에 조경란의 <혀>의 표지 장정을 보고 혀를 내둘렀던적이 있었는데, 이건 그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하드카바케이스 까지! 정말 선물용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책이 언제부터  선물용으로 손색이 있다 없다를 가늠했는지 모르겠다. 책은 그저 책일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난 옛날 사람 아니, 적어도 아날로그 때 책의 맛을 들였던 사람이 돼나서 그런지 책의 이런 변화가 내심 반갑진 않았다. 언제부턴지, 책도 글자가 깨알 같이 박힌 것 보다 듬성듬성 박히고 화려한 그림으로 채운 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책은 모름지기 글로 전하는 것인데 책이 직무를 유기한 듯하다. 책을 기획해서 내는 쪽이 그러하다면 독자 역시 그렇게 선택해야 하는 것인가? 뚝배기 보다 장맛이라고, 될 수 있으면 작가의 글이 멋진 디자인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독자의 입장에선 그 보단 얼마나 내용이 좋은가가 우선일 것이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은 듣지 말아야 하지 않은가? 이를테면 디자인이나 장정은 좋은데 내용이 이를 받혀주지 못하면, 아니 적어도 이 부수적인 것 때문에 작가의 글이 재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안 되지 않는가?(아, 내가 어쩌다 이런 말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요는, 독자가 책을 선택할 때 반드시 장정이 좋아서 그 책을 선택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는 것이다.  또한 작가의 글이 아쉽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말했지만, 작가의 문체는 자유로운데 어떠한 정서를 담아내려고 하는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한마디로 무국적이고, 좋게 말하면 스펙이 넓다고도 말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산만하다. 더구나 이걸 두권으로 낼 생각을 했으니, 차리라 깔끔하게 한 권으로 냈더라면 기획에서 무리수를 뒀다는 말은 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책의 겉모양이나, 내용면에서 균형을 잡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젠장, 독자가 왜 이런 것까지 신경을 써야하는지 모르겠다. 독자야 작품이 어떤 그릇에 담겨졌던지 간에 그 내용으로 좋았다, 안 좋았다를 얘기하면 그만 아닌가? 그래서 책은 너무 화려해도 좋은 것이 아니다. 독자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과유불급이다. )  물론 이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수도 있다. 다양한 문학을 소화해내지 못하고 다소의 보수적인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는 나의 좁은 시야가 모처럼 내놓은 작가의 책을 이렇게 말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기도 조심스럽다.  

아무튼, 마침 가제본으로 미쳐 다 읽기도 전에 읽기가 책이 도착이 됐다.  내심 가제본으로 읽기가 한계에 이르렀을 때 받게 되어 반가웠다. 그런데 단행본으로 읽으면 잘 읽힐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듯했다. 아무래도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이 정도에서 일갈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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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10-11-13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책은 맛있거나, 유익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므로 스테님의 글 제목을
보고 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웃음)
아..그런데 도대체, 책장을 넘겨 본지가 언제인지(만화책 빼고 -_-;)....가물가물..
한 때는, 너무 먹어대서 질려서 스스로 책에 손이 가지 않았는데 지금은.
시간이 허락해주질 않는군요.헹..

stella.K 2010-11-14 15:14   좋아요 0 | URL
ㅎㅎ 엘신님은 이런 글 제목에 끌리시는군요.
알겠습니다. 기회되면 엘신님 상대로 낚시질이나 해 봐야겠습니다.
이번엔 제가 입질에 성공한 거죠?ㅋㅋ

L.SHIN 2010-11-15 21:11   좋아요 0 | URL
낚시질이라니요...쿨럭..;;
기왕이면 밑밥으로 금 한 냥 이런거 달아주..ㅋㅋㅋ

cyrus 2010-11-14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제본이면 어떤건가요?? 스텔라님~ 어떤 형식으로 되어 있는지 궁금하네요.
이번에 나온 박민규 작가의 신작이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신선한 구성으로 다가왔긴한데,, 스텔라님은 이번 작품에 실망이 컸는가보네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다라는 말이 떠올리네요.

2010-11-14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0-11-14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다른 책 구입하였더니 맛뵈기로 얇은 책자가 따라왔더라구요.
제가 박민규를 좀 애정하기는 하는데,또 소설집에는 별 매력을 못 느껴서요.
님의 리뷰를 보니,더 망설여지는 걸요~ㅠ.ㅠ

stella.K 2010-11-14 15:1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작가의 독특함이 좋은데
이 책이 딱 좋다고 권하기엔 조심스럽더라구요.
한마디로 전 내용이나 기획이나 과유불급이라고 생각했습니다.ㅠ

2010-11-14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4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0-11-14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제본이라는 대목에 관심이 갑니다. 가제본은 읽기 힘들게 되어 있나요? 박민규는 단편 하나 읽어 봤어요. <카스테라>가 좋다고 난리여서 여러 번 도서관에서 대출해 보려다 못 보고 <근처>인가를 읽어 봤는데 기대보다 좋지는 않더라구요. 안그래도 이번 신간 비주얼이 정말 박민규다워서 참 궁금했는데 정갈하고 좋은 리뷰 잘 읽고 가요, 스텔라님.

stella.K 2010-11-15 11:29   좋아요 0 | URL
아뇨. 가제본이 다 그렇죠 뭐.
맞아요. 비주얼이 박민규스럽긴 해요.
그런데 몇몇 작품을 빼고는 저는 좀 그랬어요.
읽어줘서 내가 더 고맙습니다. 블랑카님.^^
 
그리스도인의 자존심 - 이것이 제자의 삶이다 4 신 옥한흠 다락방 4
옥한흠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0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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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저자를 알게된 것은 20년쯤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10년쯤 후에 샀던 것 같다. 하지만 난 당시 이 책을 사 놓고도 결국 완독을 하지 못했다. 사실 이 책은 설교집으로서 그때나 지금이나 난 설교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알겠지만 '설교'라는 게 너무 옳은 말을 해서 듣기에 거북한 것이 아니던가? 아니, 들을 수는 있다. 하지만 실천이 없기에 차라리 안 듣기를 바라는 것이 설교다.  이렇게 설교는 이래저래 듣기가 편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하물며 그것을 읽기까지 하는 건 얼마나 고역이랴? 더구나 그 무렵 나는 한창 혈기가 왕성한 때라 이런 옳은 말을 마냥 간절하게 좋아했던 것도 아니다. 그러기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너무 많았고, 동시에 나는 교회를 다녔지만 교회를 비판했다.  이를테면 설교는 저렇게 좋은데 왜 기독교는 이 모양인가? 하며. 그러면서 이 책을  사 볼 생각을 했던 건 왜였을까? 그것은 단연 책의 제목이 끌려서였을 것이다. 교인이 교인답지 못한 건 결국 예수를 믿는 사람으로서의 자존심내지는 자긍심이 없어서일테니 과연 저자는 이것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우리나라에 내로라는 명설교가다. 그래도 결국 못 읽었다.        

그런데 지난 9월, 이 명설교가가 타계했다. 내가 그를 안지 20년만의 일이고, 지금은 그때만큼 혈기가 왕성한 것도 아니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지도 않다. 그 시절엔 칼끝처럼 교회를 비판하며 다녔는데, 지금은 그 칼끝이 많이 무뎌졌다. 비판이 없어졌다는 것이 좋은 일인지, 아니면 나쁜 일인지 모르겠다. 비판이 없어졌다고 그만큼 내 신앙이 깊어졌기 때문이라고 속단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포기할 거 포기하고, 눈감을 거 있으면 눈감고, 귀 막을 거 있으면 귀 막고 그렇게 무뎌진 것 같다. 결국 교회의 기존 질서에 편입된 느낌이랄까? 더구나 모순이긴 한데, 지금 난 교회 봉사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교회 봉사를 하지 않으니 그렇게 무뎌지는 것이다. 처음엔 이것이 좋았다. 교회를 다니면서 교회를 비판해야 한다는 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은 모를 것이다. 그렇다고 교회를 떠나지도 못하는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회색인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돌이켜 보건데 비판 의식이 없어진다는 건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것은 그만큼 더 좋아질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좋은 것이 좋은 것으로 남는 상태. 

옥한흠 목사가 타계를 하고 나니 많은 점에서 아쉬웠다. 이 꼬장꼬장한 어르신께서 마냥 좋아서 교회를 세우고, 강단을 지키셨을까? 물론 사랑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했기에 오늘 날 기독교회를 비판하는 세력으로부터 최선봉에서 칼과 화살을 맞았으리라. 내가 조금만 더 생각이 깊었더라면 그분이 맞은 화살을 막아내지는 못해도 같이 동참하는 마음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엔 옥한흠 목사님의 설교는 그다지 부드럽지가 못했다. 난 늘, 저 분이 뭔가 심오하고 깊이 있는 설교를 하고 있는 것마는 사실인데 그것이 가슴까지 내려가 꽂히지 못했다. 알면 동참할 수가 있는데 모르면 여전히 비판만 할 뿐이다. 당신은 왜 그리 어렵냐며.  

모름지기 설교든, 강의든 쉽게 흡수되어 빠져나가고 잊혀지기 보다, 거칠지만 오래도록 남아서 갈고, 음미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옥한흠 목사는 마치 서당의 훈장 선생님 같다. 얼마나 단아하고 올곧은지. 알겠지만 서당에서 배우는 것들은 그렇게 재미있고, 즐거운 것들마는 아니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끊임없이 반복해서 들으면 어느 순간 깨닫게 시작하는 것처럼, 그분의 설교는 그런 것이었다. 한마디로 훈장 선생님 같은 설교를 그는 매번 핏발을 세우고 탑을 쌓는 마음으로 쌓아 올렸던 것이다. 

그분은 교인이 교인답지 못한 것을 늘 못 견뎌하셨다. 그는 교회에선 왕자 같이 행동하면서, 세상에서는 걸인처럼 행세하는 그리스도인을 부끄러워하셨다. 그래서 이 책은 바로 어떻게 하면 교인들이 교회안에서나 밖에서나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살 수 있을까에 대한 핏발선 외침을 담고 있다.  

그분은 쉽게 다가가기엔 어딘지 모르게 어렵다. 그야말로 옛날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는데 그분이야말로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할 것만 같은 권위가 느껴진다.  우린 흔히 윗사람이라면 다가가기 편하고 부드럽고 친근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미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항상 입안에 옥구슬 같이 청산유수로 격려와 위로만 해 주길 바란다. 하지만 옥한흠 목사님은 항상 그러지마는 않으셨다. 설혹 그렇게 푸근하고 좋은 인상만 주는 사람이고 싶어도 그분의 인상이 그것을 받혀주지 못했다. 그러리만치 그분은 근본적인 실체와 진실에 벗어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으며 그것을 똑바로 응시하고 말씀하시기를 좋아하셨다. 

그분의 설교는 왜 그리 딱딱하냐고, 거칠고, 아프냐고 속으로 투정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분의 진실이 담긴 설교가 진심으로 좋아졌던 때가 있었다. 그것은 아쉽게도 그분이 조기 은퇴를 하시고 말년에 특별한 설교를 하셨을 때다. 난 그때야 그분의 설교가 뇌리에 박히기 시작했던 것이다. 말하자면 그때야 비로소 그분 설교의 진가를 알았다고나 할까? 그리고 그 젊은 날 그분의 설교가 어려웠던 것이 정말 이해가 갔다. 입에 달고, 듣기 좋은 말은 오래 기억되지 않는 법이다. 하지만 입에 쓰고 귀에 거슬리는 말은 오래 가는 법이다. 그렇게 입에 쓴 말을 해 줄 사람이 주위에 없다는 건 슬픈 일이다. 설혹 있다고 해도 애석하게도 그분들은 살아생전엔 인정을 받지 못하며 죽어서야 비로소 인정을 받는 사람들이다(가까이는 우리네 부모가 그럴 것이다.). 적어도 내겐 옥한흠 목사님은 그런 분이셨다. 그분의 핏발선 목소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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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0-11-08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사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날선 말씀이 그립네요..

stella.K 2010-11-08 18:27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지금도 그분이 안 계시다는 게
잘 믿어지지가 않아요.ㅜ

2010-11-08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8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8 1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9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10-11-08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스테님 ^^ 오랜만이라 인사하려고 들렀어요.
이 글의 제목, 좋은데요. 문학적이에요.
하지만 나는 저 문구를 진심으로 읊을 대상이 없군요.^^;

stella.K 2010-11-09 12:16   좋아요 0 | URL
앗, 정말요? 고마워요.^^
그럼 저 분을 진심으로 읊어보면 어떨까요?ㅋ

saint236 2010-11-08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옥한흠 목사라. 확실히 거목이죠.

stella.K 2010-11-09 12:19   좋아요 0 | URL
사람이 든 자리는 표가 안 나도 난 자리는 표가 난다고,
목사님 살아계실 땐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지금은 확실히 표가 나더군요.
그분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들어요. 세인트님.^^

2010-11-09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9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이조부 2010-11-09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뭐 좀 여쭤볼여고 하는데요.

저희 어머니 가 눈이 침침해서 귀로 듣는 성경 테이프 나 시디 혹은 엠피쓰리 같은거

구입할 수 있는데 혹시 아세요?

stella.K 2010-11-09 16:52   좋아요 0 | URL
글쎄요...그거 생명말씀사 같은 기독교 백화점 같은데서 팔지 않을까요?
알라딘도 뒤져보면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2010-11-10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1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1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1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이조부 2010-11-11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랜덤 인데 블로그 외양이 주인장이랑 똑같네요

우연이지만 신기

stella.K 2010-11-11 13:33   좋아요 0 | URL
헉, 무슨 말씀이시온지...?

참, 보내주신 책 너무 재밌게 잘 읽고 있어요.^^

다이조부 2010-11-11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블로그 스킨 매일매일 바뀌는걸로 바꾸었거든요.

가끔 가다 배경 탓에 글자가 하얀색 글씨인 날은 눈이 아파요~

책 재미있다니까 좋네요 ㅋ

알라딘에서 최근에 알게된 남자분이 찾는 책이 있어서 마침 그 책을

소장하고 있어서 보내준다고 했는데 도통 주소를 가르쳐주지 않네요.

내가 찾아가서 나쁜 짓 할거라고 생각하는건 아닐텐데 말이죠~

어제 대뜸 핸폰으로 무슨 리조트해서 무료이용권을 준다고 하면서

그러는데 잘도 모르면서 알겠다고 했는데 사기는 아닌지 모르겠네요 쩝

cyrus 2010-11-12 12:54   좋아요 0 | URL
꾸랑님. 방금 주소 보냈어요, 죄송합니다. 요즘 하도 바빠서..^^;;
그리고 그런 문자,, 사기일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stella.K 2010-11-12 13:05   좋아요 0 | URL
그분이 시루스님셨군요. 그럴 줄 알았습니다.히히

cyrus 2010-11-12 13:19   좋아요 0 | URL
... 꾸랑님 댓글 보는 순간.. 민망했습니다. ^^;;
아... 이거 내 얘기구나ㅎㅎ

2010-11-14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감독 : 정윤수
주연 : 엄정화, 한채영(2007년)

사실, 정윤수 감독의 영화를 알게 된 건 이 영화가 먼저다. 하지만 그동안은 왠지 이 영화를 볼 마음이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감독의 <아내가 결혼했다>를 봤고, 영화가 의외로 꽤 괜찮다는 생각을 했고, 내친김에 이 영화를 연이어 보게 됐다. 정 감독의 필모그라피도 보면 이 영화가 <아내가 결혼했다>보다 먼저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선듯 볼 용기를 내지 못했던 건 역시 '스와핑' 때문이었다. 그것을 이 영화에선 '크로스 스캔들'이라고 좀 더 순화된 용어를 쓰더만, 그렇게 쓰니 조금은 낫다는 느낌이 든다. 솔직히 스와핑은 네 사람 서로의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들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다. 그냥 우연히 사랑에 물들었으니까(물론 그렇다고 스와핑이 아니라고도 말 못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의 사랑은 눈이 멀다. 이런 사랑엔 이성이 아니면 조절이 가능하지 않은데, 문제는 인간의 이성 조차 감당하기 어렵거나 일부러 이성의 통제를 받지 않으려 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폐일언하고, 중요한 건 이 영화는 스와핑에 관한 영화마는 아니라는 것이다. 정 감독의 후기작 <아내가 결혼했다>도 그렇고, 이 영화에도 그렇고 감독은 인간의 결혼 관계에 대해서 일관되게 묻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때론 도발적이고, 때론 엉뚱하게. 단지, 이 두 영화가 다른 것이 있다면 <아내가 결혼했다>는 결혼에 대한 여성의 불합리함을 유쾌하게 대변했다고 한다면, 이 영화는 그 초라함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고나 할까? 그래서 영화적 공간이나, 등장하는 네 사람 정민재(박용우), 한소여(한채영), 박영준(이동건), 서유나(엄정화)의 직업은 하나 같이 세련되고, 고상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은 다소 밋밋하고, 긴장감이 없다. 한마디로 이들의 결혼은 권태롭다. 인간은 삶이 권태로울 때 일탈을 꿈꾸게 되어있다. 

 

 영화에선 엄정화와 박용우가 부부고, 이동건과 한채영이 부분데, 원래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걸까? 역시 이들 네 사람은 성격상 서로 크로스해서 더 잘 어울려도 보인다. 즉 매사에 차갑고 자기 주장이 강한 박영준(이동건)은 매사에 조용하고 차분한 한소여(한채영)보다는 늘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서유나(엄정화)가 더 흥미롭고 끌리는 반면,  뭔가 보호해 주고 감싸줘야만 할 것 같은 한소여에게는 푸근하고 젠틀한 정민재(박용우)가 더 잘 어울린다. 또한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서유나에게 정민재는 그다지 맞는 상대는 아니다. 특히 이것은 이들의 정사장면에서 잘 나타내 보여주고 있는데, 정민재와 한소여의 정사는 진지하고 꼼꼼한 반면, 박영준과 서유나의 정사는 정열적이다 못해 우리나라 씨름의 성대결을 연상케 해 오히려 유쾌하게 보인다.        

이전에 본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서도 말했지만, 정윤수 감독은 완급조절을 잘하는 감독이다. 이 영화에서 볼만한 대목은 그렇게 상대를 크로스해서 절정에 오르는 과정을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정민재와 한소여는 차분하고 부드럽지만 강렬한 사랑을 보여주는데 반해, 박영준과 서유나는 뭔가 액티브하지만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부드러움이 약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역동적이라고 해서 방향을 잃는 것은 아니라는 상대적 개념을 영화속 네 사람은 충실하게 보여준다.  결국 이것은 힘의 안배라고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감독은 이것을 상당히 노련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나중에 이들 네 명의 심리적 일탈을 어떤 연출과 음악적 효과를 사용하고 있는가를 보면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면서 중년의 부부가 자신들의 한 많은 결혼생활을 토로하게 만드는 것은 통속적이지만, 확실히 절묘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또한 이들은 이렇게 불온하고 불안한 사랑은 동시에 그것은 자신들의 결혼생활을 되집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데, 특히 결혼 3년된 정민재가 아내 서유나에게, 당신은 아직도 나를 보면 가슴이 뛰냐고 묻는 것은 확실히 이들의 부부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말해 주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감독이 모든 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 부분에서 아쉬운 한계를 보여주지 않나 생각해 본다. 즉 인간의 사랑. 특히 남녀간의 사랑을 가슴이 뛰냐 안 뛰냐로만 상정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것 말이다. 바로 이것 때문에 이들의 관계는 크로스가 가능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인간의 사랑을 한정적으로만 보여주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이들의 새로운 사랑은 외롭고 쓸쓸하며 불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물론 그래서 여기에 영화적 상상력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여간해서 도덕적인 것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탈도덕을 말한다. 그러므로 도덕은 관객의 몫으로 돌린다.   

영화의 말미에 가면, 이들의 크로스적 관계를 빼도 박도 못하게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그것은 서유나와 한소여가 실족해 물에 빠지는 장면이다. 그랬을 때 박영준과 정민재는 각각 누구했을까? 각자의 아내? 아니면 내연의 여인? 스포일러지만, 두 남자는 서로 약속이나 한듯 내연의 여인  즉 상대의 아내를 구한다. 내가 스포일러를 무릎 쓰고 이것을 밝히는 것은 이것은 결국 감독의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을 텐데, 확실히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가 달라서 그런 연출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말하자면 내가 감독이라면 그 두 남자가 각자의 아내를 구하는 것으로 하지 않았을까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후  이들은 그 사건으로인해 서로 갈라선 것으로 마무리가 되고 있는데, 그것으로 봐서 감독은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언젠가 나의 지인 중 한 사람은 배우자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바람은 언제라도 피워도 좋은데 내가 모르게 피우라고 했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결혼이라는 건 참 쓸쓸하고 초라한 것이겠구나 생각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지혜롭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결혼의 순결성은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바람은 그야말로 바람이다.  감기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36.5도의 정상적인 체온을 가진 남녀라면 있을 수 있는. 그것은 반드시 지나간다. 배우자가 바람 한번 피웠다고 칼바람을 일으키고 한 가정을 풍비박산내 끝내는 결혼까지 포기한다는 건 과연 온당한 처사일까? 이쯤되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건 역시 엄정화가 아니었을까 한다. 난 정말이지 이 배우가 너무 멋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배역을 맡겨도 그녀는 그 배역에 최선을 다한다. 박용우는 배역에 값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한채영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그녀는 자체발광, 아름다운 면이 있다. 유감스럽게도 가장 어정쩡한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는 이동건은 아니었나 싶다. 그 더벙한 머리라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나왔더라면 보기는 좀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어느 장면을 봐도 어느 대기업 젊은 이사역을 맡기엔 좀 안 어울리는 배역이다. 그래도 영화는 그 자체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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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11-07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기.. 계기 아닌가요?

밀도 있는 감상문 잘 봤습니다. ^^


stella.K 2010-11-08 11:42   좋아요 0 | URL
ㅎㅎ 저는 항상 그 단어가 헷갈려요.ㅜ

2010-11-08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8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0-11-09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이 영화 못봤어요.
전 요즘 엄정화를 다시 봐요.
만능엔터테이너라는 말 뜻을 곱씹어가면서 말이죠.

슈스케를 보면서,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상대에게 고대로 전달할 수 있는 매력을 엿보았다고나 할까요?
달리는 말에 채찍질 뿐만 아니라,따뜻한 말 한마디도 필요한 것일테니까 말이죠~^^

stella.K 2010-11-09 12:24   좋아요 0 | URL
저도 엄정화를 다시 보고 있습니다.
40이 넘은 나이에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도 좋구요.
영화 한번 보세요. 뒤가 좀 그렇긴 하지만 정말 잘만든 영화란 생각이 들어요.
감독이 감각 있어요.^^

다이조부 2010-11-09 14:38   좋아요 0 | URL
엄정화의 슈스케의 심사평은 찬반이 분명히 갈렸죠~

저도 나무꾼님의 생각에 동의하는 편이긴 하지만 말이죠.

엄정화 같은 누나가 있었다면 나도 엄태웅처럼 매력남이 됬을까요?

아마 그렇게 되지는 못했을거에요 ㅋ

stella.K 2010-11-09 16:50   좋아요 0 | URL
ㅎㅎ 매버님은 매버님 나름의 매력이 있잖아요.^^

다이조부 2010-11-13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윤수 감독의 신작이 개봉하더군요.

신은경 정준호 주연의 영화인데 예감이 아쉽게도 쫄딱 망할거 같아요.

주인장의 연뻑 리뷰가 아니었으면 관심 없을 이름이었는데 종로에 있는 극장에 광고를

보는데 정 윤 수 눈에 빵빵 띄더군요 ㅋ

stella.K 2010-11-13 18:05   좋아요 0 | URL
헉, 그런가요? 그래도 저는 일단 관심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