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테레사 카푸토 지음, 이봄 옮김 / 연금술사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그런 사람이 있긴 있는가 보다. 영혼을 보는 사람. 우리는 흔히 그런 사람을 영매나 무당으로 지칭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육체를 벗어난 영혼이 왜 그런 특정인에게만 나타나느냐는 것이다.
오래 전,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나의 외할머니가 그러셨다. 옛날엔 귀신을 보는 일은 흔했다고. 보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끼리 하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고. 물론 나의 할머니는 무당은 아니었다. 보통은 천당이나 지옥을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영혼이 귀신이 된다고도 하는데 그 말이 그냥 하는 말은 아닌가 보다 했다. 밤에 그들이 나타나면 대야에 퍼놓은 물이 핏빛으로 변하기도 한다고 했다.
할머니의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오싹하기도 했지만, 그렇다면 왜 요즘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냐고  여쭈었더니 요즘엔 너무 시끄럽고 탁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셨다. 
믿거나 말거나 한 소리이긴 하지만 아주 안 믿기엔 뭔가 억울할 것도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할머니가 뭐가 아쉬워 한낮에 손녀에게 거짓말을 한단 말인가.  
그런데 이 책은 할머니의 그 말을 어느 정도 뒷받침 해 주기도 한다. 영혼을 보거나 느끼는 일은 영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일반인도 조금만 기울이면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렇구나 싶다.
하지만 책 내용은 그동안 죽음이나 영혼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에서 그다지 많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냥 조금 더 구체적이고, 디테일하다고나 할까? 작가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늘어 놓는다는 느낌이 들어  솔직히 좀 지루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죽은 사람은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깨닫길 바라는가에 관한 이야기를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책이다. 하지만 난 이 책이 어떤 면에선 신빙성이 다서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선, 영계는 물질계와 차원이 다르다는 것에 관한 설명은 나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의 문장을 보라.(당신은 영계에서 또는 당신이 죽으면)

당신은 자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고 이 삶에서 자신의 역할을 얼마나 잘 이해했고 수행했는지에 따라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렇다고 나쁜 짓을 한 것에 대해 벌을 받지는 않는다. 자기자신에 대해 기분 나쁘게 만드는 잔혹한 벌과 심판은 우리가 물질세계에서 서로에게 가한 것들이다. 천국에서 당신의 과거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될 때 흔히 생각하듯 신은 지옥을 불과 유황 모습이 아니라고 나는 들었다. 신과 당신의 안내자들은 자애롭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갖고 있다. 그들은 실망할 수도 있지만 영혼이 내게 보여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평균적인 흠이 있는 사람들을 기다리는 영원한 지옥살이가 있는 것 같진 않다. (164p)

 나는 이 말이 영 미덥지가 않고 작가가 어떠한 논리나 해석없이 멋대로 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죽어서도 벌을 받지 않는다면 지옥은 저쪽 세상의 것이 아닌 이 세상의 것이며, 서로가 복수하느라 아무 것도 못할 것이다. 또한 용서는 신의 것이고, 영적 세계의 것이지 인간은 도무지 아무 것도 못하는 무력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는가?
무엇보다도 절규하듯, 지옥이나 가버리란 말은 영영 쓸모가 없는 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의 악한 자의 책임과 처벌은 누가하고, 그 의미를 어디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천국과 지옥의 개념은 유사이래 있어왔던 말인데 그것을 과연 저자의 저 말 한 마디로 뒤엎을 수 있다고 보는가?   
이는 마치 사형제도에 대한 논란과 흡사해 보이기도 하다. 폐지론자의 주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폐지가 된다고 해서 문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범죄율이 떨어지지 않고 더 잔악해질 것이다. 어떠한 잔인한 방법으로 죄를 저지른다해도 법정 최고형은 종신형일 뿐이니까. 작가의 저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그 보다 더 심각하다. 설혹 사형제도의 존속된다해도 죽어도 지옥은 안 갈테니 살아 있는 동안 어떤 끔찍한 범죄를 지를지 모를 일이다.
그뿐인가? 저자는 동물들과도 채널링인지 리딩을 한다고도 썼다. 내가 알기론 동물은 영혼이 없다고 들었고 설혹 있다고 쳐도 지금까지 영매가 그런 일까지 한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어쨌든 그런 내용을 접하자 독서 의욕이 확 떨어졌다. 안 그래도 지루했었는데 .
난 감히 이 책이 좋은 책이라고 사람들한테 권할 수는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모르긴 해도 저자는 영적인 세계를 다 경험하고 쓴 책은 아닐 거라고 본다. 읽는다면 그냥 참고 정도만 하고, 이 분야에 대한 권위있는 다른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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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1-19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어릴때 죽ㄱ어 관에 들어가고도 깨어난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 본적은 있습니다만, 증명의 연대가 없으면 공감이 잘 안되긴 하죠.우리는 흔히 이런 오류에 빠지기도 하잖아요.주장의 과장에 대하여... 이때까지 이 지구상에 태어 났던(원시인까지 포함한다면) 사람들의 전부가 죽음의 사실은 절대적이지만 죽고난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 입증한 바는 없었거든요. 죽음이란 지극히 공통적이지만 또한 지극히 개인적이거든요. 요즘 혼의 비정상이란 말이 회자되는 바람에 ㅎㅎㅎ

stella.K 2015-11-19 15:23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하긴, 그래서 의사들 사망선고 빨리하지 말라는 얘기는 들었어요.
임사체험에 관한 이야기는 전 심심찮게 들어요.
정말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무작정 믿는 것도 좀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책에 대한 평점이 대체로 높은 게
섞연치가 않아요.ㅠ

yureka01 2015-11-19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기야 저는 온라인으 평점은 그닥 신뢰하지는 않았습니다. 출판사나 서점의 마케팅에 따른 판매량의 왜곡이 없는 시대가 아니라서 말이죠. 그래서 출판사의 리뷰를 쓸때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더군요. 팔은 밖으로 굽지는 않는 이치는 다 비슷한건가 싶더라구요..^^..리뷰 잘봤어요 ^^..

stella.K 2015-11-19 17:53   좋아요 0 | URL
저는 아무리 그렇더라도 싫으면 싫다고 해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음하하하하하~
제가 원래 직언을 하기로 유명하거든요. 그래서 제 무덤 제가 파기도 하지만.ㅠ
사실 나쁘다고 말하기 쉽지는 않죠.
애둘러 말하거나 완곡어법을 쓰게 되죠.
오늘은 저 인용구 말이 빡이 돌아서...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11-19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에서 뭔가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이 나는데요.. ㅎㅎㅎ

stella.K 2015-11-19 17:53   좋아요 0 | URL
저는 이승철 노래가 생각나던데...ㅋㅋ

cyrus 2015-11-19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웰다잉’ 같은 책이 많이 나오니까 영계와 관련된 책을 죽음을 주제로 한 인문서적으로 둔갑해서 나오는 것 같아요.

stella.K 2015-11-19 17:56   좋아요 0 | URL
지금은 모든 건 인문으로 통하긴 하지.
이 책은 인문학 책 같진 않고 그냥 에세이 같긴 해.
근데 좀 빡이쳐져.ㅋ
 

오늘은 빼빼로 데이라 해서 우리나라는 빼빼로를 먹던가 아니면 가래떡을 먹는다고 한다.

물론 난 그딴 거 안 먹는다.

 

그런데 중국에선 오늘이 솔로들을 위한 날이라고 한다.

동시에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한다.

이들이 오늘 하루 쓰는 돈도 천문학적인 숫자라고 한다.

그런데 또 웃기는 건, 그렇게 물건을 싸게 팔지만 거의 대부분이 짝퉁이란다.

중국을 가리켜 짝퉁 천국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그런데 더 웃기는 건, 그 나라는 짝퉁을 근절할 의지나 생각이 없다는 것.

오히려 마윈 같은 중국의 경제인은 짝퉁을 옹호하고 나섰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나라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도 지금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인 줄 알고 있는데,

(정말 아직도 이걸하고 있는 건지 그건 잘 실감하지 못하겠다) 

왜 대상 품목에 책은 빠져있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이거 좀 포함시켜 주면 안 되는 건가?

도정제에 발이 묶여 다른 물건은 날개 돋힌 듯이 팔려 나가도

책은 날개를 달 줄 모른다.

7, 80%는 고사하고, 25~30% 싸게 판다고 하면 너도 나도 지갑을 열지도 모를 텐데.

 

이 달의 당선작은 그림의 떡이고,

중고샵의 책도 한계가 있고,

지갑은 가벼워 책 사 볼 엄두도 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책을 싸게 파는 그런 일이 좀 있어줬으면 좋겠다.

백화점은 바겐세일도 하는데 왜 그런 건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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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2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5-11-12 10:33   좋아요 0 | URL
역시 설득력이 중요하죠.
설득만 당하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게되잖아요.
거기다 집단 심리 같은 게 더해지면 파급력은 뭐...
전 CF 가만 보고 있으면 기분 나쁠 때가 많아요.
조정을 넘어 농락당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요.
그래도 눈이 보배라고 한순간 사로잡히잖아요.

중국은 짝퉁을 만들어도 끄덕이 없나 봐요.
자체 해결, 자체 수용이 가능하니까 짝퉁도 맘대로 파나 보죠?
중국은 일반적이지 않은 새로운 적용이 필요한 나라란 생각이 들어요.쩝
 
당신의 때가 있다 - 내 인생의 사계절을 지혜롭게 경영하기 위한 "때" 사용법
김태규 지음 / 더메이커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집어드니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한다. 사람이 자신의 앞날을 예견하고 싶어하는 건 거의 본능이 아닌가 싶다. 어렸을 땐 자신의 사주가 어떤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에 대해 별 생각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가 삼시세끼 다 챙겨주고, 공부만 잘하면 되니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단지 공부하는 것 하나가 힘들어서 일뿐. 공부하는데 장애물은 또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나이들면 들수록 되는 일 보다 안 되는 일이 더 많고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어떻게 떠밀려서 직장도 다니고, 결혼도 한다지만 또 그만큼의 책임이 따르니 불안할 것이다. 세계 정세도 불안하고, 나라 꼴은 더 안 좋고 등등.

 

그렇게 불안하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으니 점이나 예언에 목매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해 보인다. 나만해도 그렇다. 뭔가 움츠러든 마음을 펴고 다시 일을 해 보려고 했으나 내가 확인한 건 그 일 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특히 인사는 만사라고 했건만 좋은 뜻을 가지고 일을 하려고 해도 사람과 마음이 맞지 않아 마음만 더 심난해 졌다. 그럴 때면 의심이 든다. '이 길이 아닌 게벼.'하며 난 앞으로 뭘해야 하지? 막연해지고, 난감해진다. 그럴 때면 나도 솔직히 뭘하면 좋을지 사주팔자라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하게 된다. 그런 거 봤다고 크게 도움이 될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그냥 위로 삼아서라고 해 두자. 

 

하지만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고 싶어하는 건 거의 본능은 아닐까? 사람들이 점을 보는 건 요행수를 바라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결국 사람은 약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걸 인정하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가? 사람이 자신이 약한 존재인 것을 알면 겸손하고 자중자애하며 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그러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그런 약점을 이용해서 상술에 써먹는 사람도 많으니.   

 

명리학도 사주팔자나 점처럼 미래를 예견하는데 쓰이는 것처럼도 보인다. 또 그것은 일견 맞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에 내가 읽은 이책은 그 보다는 좀 더 넓은 의미에서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사람의 삶이나 운을 자연의 순환에 빚대어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는 흔히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하기 좋아한다. 봄은 유년시절을, 여름은 청년을, 가을은 장년을, 겨울은 노년에 빚대곤 하는데, 명리학은 그 보단 좀 더 세분화 해서 사람과 자연의 주기를 24절기, 15년, 60년, 360년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명리학은 자신이 지금 어느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학문인 것이다. 더 나아가 나라나 세계 정세에도 적용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제법 그럴 듯하게 맞아 떨어진다(참고로 저자는 2016년 하반기는 우리나라가 24절기 중 동지를 지나는 싯점이라 여전히 어렵고, 2017년에는 통일이 올 것이라고 했다. 맞는지 어쩌는지는 그때가 되보면 알겠지만 아주 틀리지만도 않을 것 같긴 하다). 

 

명리학은 주역만큼이나 쉬워 보이지는 않지만 인간을 자연의 순환주기에 맞춰 풀이하고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이 책을 읽고 깨달은 것은 결국 인간은 뭘 정복하고 지배하기 보다는, 자연의 일부로 자연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게 가장 좋은 거라는 것이다. 진시황이 죽지 않으려고 불로초를 찾아 헤멨다는 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 것인가? 또 그 후예들이 아직도 이 땅에 너무 많이 존재한다. 다 어리석은 일이다. 왔으면 가는 게 당연하고 맞는 것인데 아둥바둥 산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이런 명리학의 이치를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 준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글쎄 어릴 때부터 알면 너무 욕심없이 살아서 사회 발전에 오히려 저해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적어도 청소년 시절부터 알려주면 좋겠다. 이놈의 세상은 자본주의니, 신자유주의니 하지만 결국 사람을 경쟁체제로 몰아가고 있다. 거기에 한술 더 떠 그 경쟁을 성장이란 말로 바꾸길 좋아한다. 모든 사람이 경쟁과 성장을 향해 나간다면 과부하에 걸리고 만다. 물론 그럴 수도 없지만. 누군가는 성장을 해야한다면, 누군가는 성숙을 지향하며 안정을 향해 나가야 한다. 그런 식의 밸런스가 필요한데 세상은 그런 사람을 용납하지 않는다. 마치 퇴화되고 도태되어 버린 존재로 낙인 찍길 좋아하는 것이다.

 

명리학의 이치를 깨달으면 내가 현재 잘 안 풀릴지라도 그것 때문에 낙심하거나 초조해 할 필요가 없고, 잘 나간다고 해서 잘난 척 할 필요가 없어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 된다는 말이 알고 보면 명리학에서 나온 말이다. 누구는 인생에 봄을 지나지만 누구는 가을을 지난다. 봄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며, 가을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마는 아니다. 그것을 세분화 해서 24절기도 절기마다 좋은 의미도 있지만 부정적인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책을 보라. 자세히 나와 있다). 자연의 이치가 그렇다. 그에 맞혀 지혜롭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런 적이 있었다. 그렇게 내가 다시 한 번 알을 깨고 나왔을 때 나의 재능을 반겨 맞아 준 한 사람으로부터 나는 나중에 심한 배신감을 느꼈던 것이다. 신앙 좋은 척 하지만 자신이 가진 경제력으로 점잖은 교회에서 사람들을 자기 발 아래 두며 징그러운 야욕을 애써 숨기지 않았다(그것이 마치 하나님이 자신에게 부여해 준 권위인 양 떠들고 다녔으니까). 그를 보면서 역시 이 세상은 돈이었구나 싶었다. 적어도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신앙이 가진 진실함과 위대함을 보여줘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신기하기도 하고 일견 부럽기도 했다. 나도 인간인지라. 하지만 난 안다. 대체로 있는 사람이 장자리를 맡는 건 세상이나 교회나 다르지 않고, 그렇다고 그 사람의 인격까지 성숙한 건 아니라는 걸. 화무십일홍이랬다고 그의 권세나 능력이 언제까지 갈 것 같지만 사람은 상승곡선을 타면 반드시 하강곡선을 그리기 마련이다. 내려와야 하는 것이다. 그는 지금쯤 어느 지점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성숙해져야 하는 그 어느 지점을 통과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가진 뜻이 제때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해서 낙심할 것은 없다. 이 책을 보며 나 자신 그렇게 위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참 열정이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내가 하는 일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흔들릴 때가 너무 많았다. 그러나 저자는 인생의 여정을 다루는 장에서 그것이 욕망이나 의욕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욕망이나 의욕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그 욕망이나 의욕을 추구하고 관철시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있느냐가 문제가 된다고 여긴다(252~253p).

 

오래 전, 시나리오를 공부한답시고 학원을 다녔을 때 같은 수강생 하나가 나의 손금을 봐준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는 나의 손금을 자세히 보더니 너무나 확신에 찬 어조로 끝까지 못 간다고 했다. 무엇을 하더라도 끝까지 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걸 너무나 확신에 넘쳐 외치다시피 한 게 미안하던지 운명이란 개척하라고 있는 것이지 운명 그대로 살라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 정주영 회장은 자신의 손금에 재물운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칼로 째서 그 손금을 만들었다고 했다. 없던 손금을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만큼 자신의 강한 의지를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어찌보면 열정이나 에너지는 절박함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르긴 해도 정주영 회장은 자신이 부자가 되어야만 하는 절박함이 있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갑부가 되긴 했지만 말년에 자신의 운을 잘 다스리지 못해 건강을 잃고 명을 재촉했다고 책은 전하고 있다. 그는 말년에 대통령 선거에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한다. 과욕이고 노욕이었던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저자의 말이 맞는 것 같긴 하지만 그가 그렇게 한 것에 후회가 없다면 그것 또한 그의 운명이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나도 그렇다. 어쩌면 그 수강생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나는 포기가 빠른 사람이다. 그래서 성취는 없어도 명을 재촉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분수를 아는 사람이라고 소문이 날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도 질긴 인연 하나쯤은 있을 것이고, 죽어도 포기 못하는 것 하나는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가 나의 손금에서 미쳐 보지 못한 뭔가를 나는 가지고 있을 거란 말이다. 난 그런 사람이 부럽긴 하다. 바위 같은 사람. 세상의 어떤 비 바람이 불고 휩쓸려 갈지라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끝까지 해 내는 사람. 내게 그런 에너지가 없다면 그런 사람 곁에 있어야 할 것이다.

 

책에서 나의 눈이 오래도록 머물었던 구절 하나가 있었다. 삶이란 고생하거나 허전하거나. 얼마나 그럴 듯한 말인가. 20대 말 30대 시절 나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났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었단 이유만으로 그 사람들과 인간적인 부침을 겪어야 했다. 물론 그들이 나에게 기쁨을 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를 힘들게도 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일도 싫었고, 사람도 싫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되었다. 나는 더 이상 그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따라서 인간적 부침을 겪지 않아도 되었다. 처음엔 좋았다. 하지만 또 어느 만치 지나고 나니 헛헛했다. 나중엔 묘하게도 향수병 같은 것도 생겼다.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이 나에겐 전성기이기도 했고 그 시절 인간적 부침이 많았던 건 어쩌면 통과의례 같은 거란 걸 나중에 깨달았다.

 

가수 이상은은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는다고 노래했다. 그 얼마나 인생을 통찰한 노래인가. 고난 속에 축복이 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다. 그 시절이 있었기에 난 그나마 오늘을 버티고 살고, 아직도 꿈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분명 세상은 세상 살아가는 법칙이 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며 자연속에 나를 맞춰가며 살아가는 법칙 말이다. 인간은 자연을 거스르며 살 수가 없다. 그것은 인간도 자연속에서 낳아 언젠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명리학은 정말 공부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명리학이 처음이라면 이 책은 추천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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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1-10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자주 듣는 말중에 철없다는 말..저도 때를 몰라요...때를 다 알면 아마 벌써 죽었을지도요...

stella.K 2015-11-11 13:57   좋아요 0 | URL
도인이 되셨겠죠.ㅋㅋ

2015-11-11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1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5-11-11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가 있는 거 정말일까요? 그렇다면 최대한 늦게 오면 좋겠어요 힘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할 때. 예전같으면 빨리 날고 차라리 빨리 가는 게 낫다 그랬는데 생각도 나이 먹을수록 달라져요. 리뷰 좋네요. 책은 재미없어보이는데ㅎㅎ제목 너무... 자기계발서예요?

stella.K 2015-11-11 14:20   좋아요 0 | URL
좋은 건 빨리 오고 나쁜 건 늦게 오는 게 날까요?
아니면 나쁜 건 빨리 지나가고 좋은 때를 기다리는 게 날까요?
저는 올해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올핸 너무 힘들었어요. 저는 대체로 홀수 년이 힘들고,
짝수 년이 그나마 좋고 그랬죠.
긴 리뷰 읽어줘서 고마워요.
제목이 좀 그렇긴 하죠? 그런데 전 좋았어요.
주역 보다는 쉽고 매력적이에요.
나이들면 이런 게 좋아지나 봐요.ㅠㅋ
 

 

 

 

책 읽고 오늘 안에 리뷰까지 마치려고 했다.

 

근데 쓰다보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잃어버렸다.

 

나 오늘 하루종일 뭐한 거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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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5-11-11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오늘 하루종일 뭐한 거니?`
- 제가 그렇거든요...

stella.K 2015-11-11 13:56   좋아요 0 | URL
ㅎㅎ 저 위의 리뷰를 쓰겠다고 했다가...ㅠ
 

오늘 모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앞으로 서평 이벤트가 금지될 거라고 한다.

 

[출판법 제22조(간행물 정가 표시 및 판매)이다. 서평 모집을 위한 도서 증정은 

마케팅 활동이 아니라 100% 할인된 가격의 판매 행위로 해석된다고 한다.]

 

도서 정가제의 취지가 정해진 범위내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라, 이런 제도로 서평이벤트 하는 곳(서점, 아침독서운동본부, 카페, 출판사)들은 모두 경고를 받은 모양이라고... 

향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출판사에서 무료로 책 보내는 것은 금지될 것 같다고 한다.

 

이런 법은 또 언제 만들어진 걸까?

그렇더라도 이건 너무 심한 간섭 아닌가?

출판사가 자체 홍보를 위해 이 정도도 못한단 말인가?

이러면 이건 거의 탄압 수준이란 생각이 든다.

 

안 그래도 우리 국민 책 안 읽는데 이 도서정가제에 묶여 더 안 읽는다.

입소문도 마케팅의 한 수단이고, 서평 이벤트를 하지 않는다면 어떤 방법으로

그 책이 좋고 나쁨을 알릴 수 있을까?

 

예전엔 서평 이벤트라는 게 없었다.

하지만 이게 어제 오늘 있어 온 것도 아니고, 이런 것 조차도 검열대상이 되야한다면

차라리 모든 출판사와 서점을 정부에 귀속시키는 것이 낫지 않을까?

역사 교과서도 국정화 되는 마당에...ㅠ  

 

부언하자면, 나도 이따금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지만 난 한 번도 공짜 책을 받는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이것도 이벤트 진행측와 참여자 간의 하나의 계약이고 책무다.

진행측이(그것이 서점이 됐건 출판사가 됐건) 뭐가 아쉬워 독자에게 허투로 책을 나눠주겠는가?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벤트 참여자로서 책을 받아 읽었으면 서평을 써야하는 건 당연한 거다.

물론 내가 좋아서 이벤트에 참여한 거지만 참여할 때는 그만큼의 시간과 쓰는 공력이 들어가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것이 책값을 대신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 의미가 있는데 어떻게 서평 이벤트를 돈으로만 계산해 유료냐 무료냐로 따지려 드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정부가 책 읽는 사람을 너무 띄엄띄엄 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무지의 소치를 드러내는 것이다.

저 소식을 듣는 순간 왠지 독서 의식이 한참 뒤로 후퇴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의 독서를 장려해도 부족할 판에 이런 어이없는 결정을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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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5-11-04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뭐책사면간단한노트나연필도금지되겠네요결국책사려면중고서점으로가고신각은책나와도다중고로가는날이오겧네요 책을읽지않는다면서결국책을읽지말라는거안ㅣ가 국민의우민화정책이야뭐야 책사는구매층은한정되있는데뭐하자는건지
그래놓고도서관책신청하면금액정해저있다고 고가의책일반책도대중이안읽는다고신청받아주지않고 얼마전서울모도서관은 만화책입고했다뭐뉴스나오던데 애들이보는교육만화도아예금지시키겧네마법천자문같은그나마팔리는책들도 김훈사건도그렇고잘못되줄알면고쳐야지 에구자기들밥그릇은중요하고서민들책값은뭐냐하는거인가

비로그인 2015-11-04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누구를 위한 법이란 말인지.
진짜 답답하네요.
도서정과제가 된 마당에 책을 사 보기도 쉽지 않은데 서평 이벤트까지 금지된다니 정말 너무하네요.

yureka01 2015-11-04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출판사에서 서평단 고정 맴버가 아닌..일반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선정해서 서평하면
책을 무료로 증정하는 것으로 해석하더군요.
이제 서평도 양껏 못쓰게 될듯......

cyrus 2015-11-04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러다가 출판사가 책을 상품으로 내건 서평 대회를 여는 일조차 금지시킬 것 같아요. 어이가 없네요.

페크pek0501 2015-11-06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저는 말이죠. 책에 관한 한 홍보나 광고를 더 많이 했으면 합니다.
책의 유혹을 반긴다는 것이죠. 책을 읽지 않는 국민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의 유혹이 강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그 강렬한 유혹에
넘어가고 말이죠. 그런데 이건 또 무슨일이래요?

yamoo 2015-11-08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출판사에서 서평도서를 풀어서 리뷰를 쓰게하는 걸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출판사 입장에서는 꽤 좋은 마케팅 수단이거든요~ 출판사는 홍보가 다른 어떤 것보다 어려운데(책을 읽지 않는 국민이 너무 많으니까..^^;;) 이마저도 막는 건 좀 아닌 거 같습니다. 자유주의 좋아하는 정권이 왜 이런 건 막는지 몰겠습니다. 저도 좀 어의가 없습니다만...^^;;

오거서 2015-11-23 2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난 정권 때부터 경제 사정이 좋지 않으니 도서정가제로 책값을 올려서 국민의 도서 구입 의지를 약화시켜서 의식주 해결에 집중하려는 민생 구제 정책을 펼치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서평 금지라는 말뚝을 박는군요 ^^;

stella.K 2015-11-24 13:38   좋아요 0 | URL
아, 오차서님 반갑습니다.
근데 아직 확실한 건 모르겠는데 그동안 문제 해결이 된 것 같기도 해요.
뭐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으니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난 건 아닌지 싶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