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ocn을 틀으니 마침 이 영화가 방영되고 있었다. 뭐 주연 배우도 주연 배우지만 나 같은 경우 감독 때문에 이 영화에 관심이 갔다. 감독이 <멋진 하루>를 만든 이윤기 감독이다. 도시적이면서도 대사를 절제하는 것이 좀 멋있는 것 같아 보기 시작했다.  

 

영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긴 하지만 비교적 전개 부분에 해당하는 지점이라 그냥 보기로 했다. 어차피 11시가 좀 넘으면 잘 생각을 했으니까 끝까지 볼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결국 끝까지 다 봤다. 그렇다고 영화가 끝까지 다 볼만큼 좋았냐면 그렇지도 않다. 중간에 TV를 끄고 자기도 뭐해 그냥 어영부영 다 본 셈이다.

 

그러니만큼 영화는 전작에 비해 크게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다. 도시적으로 치자면 전작인 <멋진 하루>보다 더 하거나 적어도 그만큼은 한다. 하지만 도시적이라고 해서 영화가 좋은 것은 아니지 않는가? 대사도 여전히 절제미를 발산하긴 하지만 한마디로 도시 유부남, 유부녀의 약간은 불안하면서도 쓸쓸하고 고독한 사랑을 그린 영화라고나 할까?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둘 다 상대 배우자에게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자녀가 문제가 있는 경우다. 그러니 동병상련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 두 남녀는 권태로운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더구나 낮선 필란드에서의 만남은 얼마나 신선했겠는가. 시간 가면 잊혀지려니 했는데 잊을만 하면 나타나 서로의 정염에 불을 지핀다.

 

                     

 

하지만 영화는 딱 거기까지다. 기존의 그렇고 그런 치정 멜로 영화에서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아무래도 베드씬일 것이다. 공유의 벗은 모습을 본다는 건 그 배우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나름 좋아할만 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공유를 나름 좋아라 하는 배우니 나쁘진 않았다. 그런데 남자 배우의 베드씬은 잘 모르겠다. 어차피 베드씬은 남자 보다 여자 배우를 위한 건 아닐까?  남자는 받혀주는 정도고. 마치 발레에서 발레리노가 발레리나를 번쩍 드는 것과 같은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 여배우 중 베드씬을 제일 잘하는 배우라면 난 단연 전도연과 조여정은 아닐까 싶다. 전도연 같은 경우 <해피 엔드>였나? 거기서 보면 섹스를 끝내고 상대의 음모를 입에서 떼어내는 장면이 있었다는데(물론 이것은 나중에 편집이 됐다고 한다) 물론 연출의 디테일이겠지만 전도연은 그만큼 몰입도가 좋은 배우인 것 같다. 보통 베드씬을 소화해 내는 배우들 결혼하면 그걸 좀 멀리하던데 그녀는 별로 가리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영화가 새롭지 않고 뻔해 보이니 왜 사람들은 정상적인 부부관계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이렇게 허락되지 않은 관계에서 의미를 찾으려 하는 걸까? 누군가는 정상적인 부부관계에서도 이런 진한 베드씬이 가능하다는 걸 좀 보여주는 감독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누가 아는가, 그 영화를 본 부부들 그날 밤이 좋아질런지.ㅋ 

 

상민(전도연 분)이 어느 순간 남편에게 자신이 바람 피운다는 걸 굳이 감추려 하지 않자 남편에게 하는 대사가 있다. 자신을 용서하지 말라고. 자신도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겠으니까. 이런 대사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대사라 이제 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사랑은 감기 같은 거라고 했다. 특히 유부남과 유부녀의 사랑은 더더욱. 그래서 옛날이면 모를까 요즘엔 불륜이라고 해서 바로 이혼하고 하진 않는다. 그런 것을 보면 감독이 감각이 예전만 같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더구나 같이 불륜해놓고 여자는 이혼하는데 상대남은 이혼하지 않는다는 설정 또한 진부하지 않나? 뭐 그것도 남녀의 법칙에 따른 거라고 할 텐가? 그것도 웬지 불온해 보인다.        

 

같은 감독의 영화 <어느 날>이 4월에 개봉 한다는데 이런 스코어라면 개봉관에서 보긴 좀 억울할 것도 같다. 난 김남길을 몰라도 천우희는 좋아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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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31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 감기를 마지막에 걸린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몸살을 동반한 감기는 쓸데없이 자주 옵니다. ㅎㅎㅎ

stella.K 2017-03-31 17:55   좋아요 0 | URL
ㅎㅎ그럴 땐 초고용량 비타민 C를 먹으라는군.
훨씬 짧게 앓는다는고.
근데 책은 그만 읽고 사랑 감기 좀 앓아라.ㅎㅎㅎ

knulp 2017-03-31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름 의미 있게 봤습니다. 가족, 사랑, 불륜 등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는 계기도 됐었죠.

stella.K 2017-03-31 18:21   좋아요 0 | URL
앗, 그러셨군요. 저도 뭐 나쁘진 않았는데 뭔가 모르게 좀 아쉽더라구요.ㅎ

moonnight 2017-04-01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가 벌써 티비방영하는군요^^; 아직 못 봤는데 ocn틀어봐야겠네요^^

stella.K 2017-04-01 14:23   좋아요 0 | URL
네. 한 번 방영 시작하면 집중해서 다시 틀어주니까
잘하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로메로 - [초특가판]
영상프라자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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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때 보지 못했던 영화를 이제야 보게 됐다.

무엇보다 주인공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배우의 이름이 라울 줄리아다.

그의 이미지가 독특한데 우직한 남성미도 있지만

어린 아이같은 순수함도 있다.

거기다 실제의 로메로를 연구했을까?

깊게 눌러 쓴 돋보기 안경도 이미지 구축에 한 몫한다.

길게 늘어트려 팔랑거리는 신부복도 나름 우아함을 더하고.

 

1970년대 말 살바도르의 불안한 정치와 정부군과 게릴라 간의

혈전이 예전 우리나라의 광주 사태와 오버랩 된다.

또 작년 말부터 터져나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인해 첨예하게 갈린

현상황들을 보면서 설마 저 지경을 또 격게되는 건 아니겠지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나라가 혼란에 빠졌을 때 종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정부군의 양민학살과 이로인한 양민들의 불안을 어떻게 달래 줄 것인가?

악과 어떻게 맞설 것인가?

사람들이 한낱 살덩어리로 죽어나갈 때 사제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하나님 어디 계시냐고 절규하는 것 밖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보인다.

영화에서 로메로의 고뇌가 충분히 보여졌는가?

그랬던 것 같다.

 

문득 내가 썼던 손양원 목사를 떠올리게도 한다.

나는 그의 고뇌를 충분히 그려내지 못한 것 같다. 

난 그저 그가 순교했다는 것에 온통 마음을 뺏겨 

이것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 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만 골몰했었던 것 같다.

나중에 새로 원고를 쓰게 된다면 순교 보다 고뇌 쪽에 포커스를

맞춰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암살 영화가 그렇듯 정부군이 주도했다면 군복 입은 군인이

로메로를 죽일 것 같지만 의외로 사복을 입은 순진해 보이는 양민 하나가

툭 튀어나와 죽인다.

즉 지금까지와 상관없어 보이는 새로운 인물이 죽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 로메로가 죽으면 영화는 끝을 맺는다.

그 시대 영화 기법이 그랬던 것도 같다.

지금 이 영화를 새롭게 만들면 그런 식의 엔딩은 더 이상 하지 않게 될까?

참고로 이 영화는 1989년도 작이다.

 

영화가 굉장히 사실적이다.

정부군의 학살로 죽어간 양민들 하나 하나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을 정도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을까?

하다못해 정부군은 신까지 부정하며 예수 십자가상에 총질을 해 대지 않던가?

 

국가의 존립의 의미가 무엇이란 말인가?

한쪽에서는 가난한 국민들이 배를 움켜쥐며 쓰레기 더미에서 먹을 것을

찾는데 배부른 사람은 더 없는 호화판이다.

이런 나라는 불안하고 정의롭지 못하며 국민을 불행에 빠트릴 수 밖에 없다.

국민을 불행하게 만드는 건 전적으로 있는 사람과 권력자들이 책임이다.

 

그런 가운데 종교가 할 수 있는 일은 가난하고 고통 당하는 자를 위로하며

그들을 보호해 줘야 한다.

물론 미약해 보일 수 있다. 그래도 종교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일이어야 한다.

지금의 각 종교계의 우두머리들 그들이 나라가 어려울 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그들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보기가 괴롭긴 하지만 좋은 영화다.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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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8 0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3-28 13:30   좋아요 0 | URL
저도 얼마 전 들었습니다. 그 나라에도 지혜로운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야할 텐데요.
국가가 개인을 지켜줘야할텐데 오히려 국민을
가난으로 내몰고 있으니 남의 일 같지가 않아 심난해지더군요.
암튼 이 영화 참 충격적이었어요.ㅠ

cyrus 2017-03-31 1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시민 씨가 나오는 ‘차이나는 클라스’라는 방송 보셨어요? 그 프로그램에 나온 오상진 아나운서가 ‘애국심이 흔들렸던’ 과거 경험담을 들려줬어요. 오 아나운서가 네팔에 머물고 있었는데 하필 그곳에 지진이 났어요. 오 아나운서가 외교부에 연락했답니다. 그런데 연락이 닿지 않았어요. 미국과 중국은 네팔에 비행기를 보내 자국민들을 신속히 탈출시킨 반면에 오 아나운서는 가까스로 중국을 경유해서 한국으로 귀국했답니다. 정말 웃픈 일 아닙니까? 세월호 사고 났을 때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 정부만큼이나 심각한 문제입니다.

stella.K 2017-03-31 17:59   좋아요 0 | URL
악, 그런 일이...?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정부 참 담대해.
뭐 어떻게든 살 사람을 살 테니 알아서 와라. 그런 뜻인가?

차이나는 클라스는 하는 걸 알고 있는데 안 보게 되네.ㅠㅋ

북프리쿠키 2017-03-31 19:18   좋아요 0 | URL
차이나는 클라스 보고 있는데요.
4강이 최고 감동적이었네요.
유시민을 보면, 나도 저렇게 이야기해봤으면 하는 부러움이^^;

stella.K 2017-03-31 19:24   좋아요 0 | URL
헉, 쿠기님 부러우면 지는 건데...ㅋㅋ
그게 그렇게 재밌나요?
전 TV를 본다면 주로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편이라.
아무래도 함 봐야겠군요.

참, 쿠키님 드라마 <초인 가족> 보시나요?
안 보시면 함 보세요. 웃기고, 재밌고, 나름 교훈과 감동도 있어요.ㅋ

cyrus 2017-03-31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으로 JTBC 온에어 시청할 수 있어요.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긴한데 화면 크기 확대 안 되고, 화질이 안 좋아요. 저도 본방 사수 못해서 재방송을 보려고 하는데 그것마저도 못 봐요. ^^;;

stella.K 2017-04-01 14:25   좋아요 0 | URL
아, 어제 올레 티비로 1회 방송 보려고 했는데
졸려서 결국 못 봤어. 다시 보려고.ㅋ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 나만의 질문을 찾는 책 읽기의 혁명
김대식 지음 / 민음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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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느 날부턴가 사람이 싫어졌다고 했다. 그것은 인간이 수치스럽고 쪽팔려 서란다. 홀로코스트, 십자군 전쟁, 몽골군의 바그다드 함락, 난장 대학살, 상대성원리와 게놈의 비밀을 이해하려는 호모사피엔스가 어느 날 무모하고 어리석어 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때부터 인간 대신 책을 선택했고 몇 년 동안 미친 듯이 책을 읽었다고 한다. 저자의 사춘기적 이야기다. 그리고 그맘때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렇게 거창한 역사적 사건을 가지고 무모하고 어리석다고 생각하진 못했지만, 비슷한 나이에 인간이 시시해서 책을 붙들었던 것도 사실이니까.

어쨌든 이 책은 그렇게 읽어나간 저자의 책과 사유의 기록이다. 쉽게 말하면 서평집 같은 거다. 하지만 알다시피 저자 김대식은 전문 서평가가 아니라 뇌과학자다. 뭐 뇌과학자라고 해서 서평을 쓰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런데 저자의 서평 쓰기가 좀 남다르긴 하다. 보통 그렇게 책에 대한 책을 쓰는 작가들은 한 권의 책을 집중 분석하고 자신의 감상이나 사유를 쓰는데 반해 이 책은 어느 생각 깊은 철학자의 단편 에세이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평소  두 권 정도의 책을 같이 읽는 경우가 많은데 마침 이 책과 함께 읽었던 책이 활자가 좀 빽빽한 책이었다. 처음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 3백 쪽이 넘어 두 권을 같이 읽어주려면 눈 꽤나 아프겠군 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쪽수만 많지 의외로 여백이 많아 읽는데 부담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겹쳐서 읽게 되는 경우 좋긴 하지만 이 책 자체로 놓고 볼 때 뭐 이렇게까지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게 종이 낭비가 심해 보인다. 요즘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본다'라는 개념에 맞게 활자보단 여러 가지 다양한 이미지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 걸 좋아하는 독자도 있긴 하겠지만 나는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아직까지는 활자 활용도가 많은 책이 좋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의 기대를 만족시켜주지는 못했다.

게다가 김대식하면 우리나라 지식계 아이돌은 아닐까? 뭐라고 부르던 그가 엄청 똑똑한 사람이란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러니 외국어는 얼마나 잘 알겠는가? 사실 나는 지금까지 알아주는 작가의 서평집 서 너 권은 읽어보긴 했는데 이렇게 미출간된 책까지 섭렵하고 쓰는 사람은 김대식이 처음은 아닐까 한다.

물론 뭔가에 대해 말하는 것에 있어서 출간된 책이면 어떻고 미출간된 책이면 어떻겠는가? 그런데 나도 한국 사람이긴 한가 보다. 우리나라 사람들 지식에 대한 열등감이 그렇게도 많다는데 외국어 하면 거의 까막눈 수준이면서 저자가 미출간된 책 가지고 논하고 있으니 뭔가 모를 넘사벽 같은 위화감이 확 느껴진다. 차라리 열등감이면 나았을까? 설령 그 책이 번역되어 나와 있어도 내가 사 볼 확률은 그리 높지는 않아 보인다. 그런데도 이미 번역된 책 가지고 얘기하는 것과 이렇게 번역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언제 번역될 거라는 기약도 없는 책 가지고 논하고 있으니 작가와 독자가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이 전문 서적이라면 또 그럴 수도 있다고 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누가 봐도 대중서로서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데 이런 책에 미출간이 웬 말이냐!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런 거 가지고 선동할 나는 아니지만 글쎄... 전반적으로 보면 조금 달라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감동하리만큼 특별해 보이진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질문'은 필요해 보인다. 남들 하니까 나도 하고, 남들 사는 것만큼 나도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못 벗어난 우리들이기에 '어떻게'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왜'라는 존재적 질문에는 취약해 보인다. 그래서 우린 또 너무나 쉽게 허무주의로 빠져들기도 하지 않는가. 그런 우리들에게 다소 도전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명인이 썼다고 해서 무조건 감동할 준비부터 하고 읽기 시작한다면, 뭐 사람마다 똑같지는 않겠지만 누군가는 생각 보다 별로네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냥 한 번쯤 읽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정도로 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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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3-27 1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속담에 모난 돌 정맞는다는 말이 괜히 생겼겠습니까요..
뭔가 달라 보이면 처막을 각오해야하는 ..
그래서 남들과 비슷하게...
평범하게 하는 말에는 상당히 폭력이 숨어 있는건 아닐까 싶더군요..
남들하고 다르게 보이면 맞을 수 있다라는 압박..

혹시나 다르게 보이면 이세끼 필시 역모를 꾸밀지도 몰라 라는....

당연히 모두 다른데 읽는 사람도 사람에 따라 다른 것도 나쁘지 않는 정도라는
마지막 문장에 느낌표 딱 박히네요~~~~~

stella.K 2017-03-27 18:29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런데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 정치를 보는 시각이
좀 달라졌으면 좋겠어요. 너무 편파적이고
나와 다른 시각을 가지면 역적으로 몰고,
정치로 분노하고 한을 풀을려고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좀 너무 한다
싶기도 하더구요. 물론 뭐 따지고 들면 한도 없고 끝도 없는 거지만.
이쪽이나 저쪽이나 왜 내 말만 옳고 남의 말은 조금도 듣지 않으려고 하는지.

암튼 이 책은 김대식 팬이라면 좋아할 것도 같은데
저는 좀 그랬습니다.ㅋ

cyrus 2017-03-31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100자평 봤어요. 저자가 국내 미번역한 책 몇 권 소개했다고 불평을 하는 독자도 있던데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저자가 소개한 책들을 다 읽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예요. 저자가 읽었던 책을 알고 싶어서, 또는 그 책들을 읽으려고 저자의 책을 골랐다면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stella.K 2017-03-31 18:03   좋아요 0 | URL
ㅎㅎ 그니까. 거 참 묘해.
근데 난 이 책 기대를 너무 많이해서 그런가?
생각 보단 좀 별로였어. 여백이 너무 심하고.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오후
유카와 유타카.고야마 데쓰로 지음, 윤현희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하루키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책을 아예 안 읽으면 모를까 책을 읽는다면 언제 어느 때 한 번은 마주하게 될 작가가 하루키일 것이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 봤더니 이 책 말미에 나오는 서지적 연보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그는 30세에 문단에 데뷔해서 지금까지 책을 한 번도 내지 않은 때가 없었다. 소설이든, 에세이든, 번역물이든 뭐든지 간에 지치지 않고 꾸준히 책을 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거든 그 사람 눈에 자주 띄어라는 말이 있다. 이건 꼭 연애의 법칙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열심히 책을 내는데 어떻게 하루키의 책 한 권쯤 읽지 않을 수 있을까.

하루키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책장에 그의 책 한 권은 반드시 꽂혀있을 것이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인정하든 안 하든 하루키는 어마 무시한  작가라는 것 아는 알아두자. 처음엔 그 문체의 독특함에 끌렸다 노골적인 성 묘사에 질려 하루키 볼 거 뭐 있어? 하고 방구석에 처박아 두고 등한시한 사이 그는 그렇게 거대한 작가가 되어 있었다.

하루키가 이렇게 유명한 작가가 되니 여기저기서 그를 연구한 책들이 나오고 있다. 연구서라기보단 그에게 보내는 팬 레터의 의미는 아니었을까? 나도 몇 년 전 그를 분석한 책을 읽기도 했는데 뭐 나름 흥미는 있었지만 용두사미가 된 느낌이라 좀 아쉬웠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것보다는 확실히 튼실해 보인다. 아무래도 하루키가 일본인인 만큼 자국 내 평론가와 저널리스트가 썼으니 좀 더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애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 책은 두 지은이의 대담집이다. 어떤 사람이나 대상을 놓고 논할 땐 그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총망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앞서도 말했지만 하루키가 1979년 30세에 데뷔한 이래 65세이던 2014년까지 좀 많은 책들을 내놨겠는가. 모르긴 해도 두 지은이는 그것을 꼼꼼히 읽었을 것이다. 이 대담집을 내기 위해 어느 한 기간 몰아서 읽었을까? 읽다 보면 왠지 그랬을 것 같진 않아 보인다. 언제부터 하루키의 작품을 읽어 왔을지 모르지만 한두 해 자료 조사 가지고는 이런 대담이 나올 것 같지 않다. 그래서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단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독자인 나에 대해서였는데, 사실 난 하루키가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잠깐 흥밋거리로 책을 읽고 꽤 오랜 세월 관심 없이 지냈었다. 그러다 최근 하루키의 글쓰기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고 다시 그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데 그동안 읽지 않은 책들이 너무 많아 이들의 대담을 쫓아가기가 조금은 버거웠다. 물론 하루키의 문학이 그렇듯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니 내용도 어려웠던 것은 아니다. 그래도 다는 아니어도 그의 굵직 굵직한 작품들은 어느 정도 읽어줬더라면 이 책이 조금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하루키의 작품들을 낮게 평가했었다. 그래봐야 맨 섹스 이야기 아니냐고. 하지만 인정해야 하는 건 그의 글을 쓰는 자세에 있어서만큼은 범접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글을 쓰기 위해 자녀까지도 포기한 사람이다. 요즘에도 그런 작가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가 한창 젊었을 7,80년대만 해도 그런 마음을 먹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더구나 그가 외아들이라지 않는가. 동양적 사고방식에서 그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건, 대담도 대담이지만 두 지은이가 하루키를 분석한  각자의 글이 내겐 더 흥미로웠다. 물론 대부분은 파편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긴 하다. 그가 음악광이라는 것. 챈들러를 비롯해 몇몇 미국 작가들을  지극히 애정 한다는 것, 마라톤과 여행을 좋아한다는 것 등등. 그런데 이 책엔 (나쁘게 말하면 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좀 더 자세하고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잘 해 놨다. 가히 '하루키 기호학'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런 것을 읽다 보면 그전부터도 그런 의문이 들긴 했는데 하루카는 슈퍼맨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이 한 가지 일도 잘하기도 힘든데 이번에 새롭게 안 것은 그는 영화광이기도 하다는 것이다(물론 소설가가 영화를 사랑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그렇게 하루 종일 음악 듣고, 세세 영화도 보며, 언제 글 쓰고, 언제 번역도 하며 달리기는 언제 하는 걸까? 잠은 잘까? 밥은 먹나? 화장실도 안 갈 것 같다.  

하루키가 그렇게 유명한 작가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디에 있었던 걸까? 

물론 그는 글 쓰는 것을 너무 좋아해 매년, 매일 그렇게 열심히 쓰는 것에 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의 사생활도 공유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그의 모든 것은 글을 쓰기에 최적화 되도록 맞혀져 있다. 거기엔 어떤 흠이나 티가 없다. 어찌 보면 문학계에도 성직자가 있다면 하루키는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 점은 그렇게도 갑질 논란이 많고, 성적인 타락을 비껴가지 못한 우리나라 문단계가 좀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하루키는 자신의 글쓰기를 위해 제자도 키우지도 않는다지 않는가. 우리나라 작가들은 어느 정도 자신의 존재가 인정을 받거나 정점에 서게 되면 너무나 빨리 자신의 글쓰기는 잠시 뒤로 미루고 대학 강단 자리를 넘보거나 어느 문예지 편집자 자리를 노린다. 뭐 이해 못할 것도 아니지만 그 이면에 그들 나름의 불안이 존재해 있기 때문은 아니겠는가. 자신이 글 쓰는 행위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런 점에서 좀 전사(戰士) 다운 정신이 아쉽다. 그러면서도 이 책처럼 누군가는 자신의 작품들을 가지고 대담해 주고, 평가해 주길 바라는 것은 아닌지. 또 그러느니만큼 하루키에게선 사무라이 정신이 읽히기도 한다.            
 
하루키가 어느 때부턴가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고 있다. 난 처음에 그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것을 반대했다. 물론 나 하나의 의견이 그것을 좌우할 리 없겠지만 그건 어찌 보면 내 안에 있을지도 모를 반일 감정 때문일 수도 있고, 섹스 얘기나 하는 사람한테 뭐가 아쉬워 노벨 문학상이 하루키한테 수여되겠느냐는 저평가 때문일지도 모른다. 또 그게 아니더라도 노벨 문학상은 대중성은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작가에게 상을 줄 리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루키는 이미 노벨 문학상 전단계에 해당한다는 카프카 상을 수상 바 있다. 그는 그 상을 받고 수상소감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남겼다. 작가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순기능적인) 일들이 있을 수 있을 텐데 작가로서 가장 멋있는 순간이 아닐까?    
 
이 책도 그렇지만 독자로 하여금 기꺼이 작가를 쫓는 모험을 아끼지 않게 만드는 작가. 이런 작가가 진짜 작가는 아닐까? 한때는 좋아서 그 작가의 작품을 꼬박꼬박 사 모으기도 했는데 어느 때부턴가 독자와 멀어져 요즘 그 작가 뭐 하냐고 묻게 만드는 작가. 뭐 아예 독자의 뇌리에서 잊힌 작가 보다야 낮겠지만 차라리 절필 선언을 했으면 모를까 그런 작가도 썩 좋은 작가 같지는 않아 보인다. 자신이 과거에 무슨 작품을 썼노라고 그것 가지고 우려먹으려 하지는 말자.

모르긴 해도 하루키는 죽는 날까지 글을 쓸 것 같다.  그것에 비난을 받던 찬사를 받던 관계없이 계속 쓸 것 같다. 독자로서 그런 작가 한 사람쯤 알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우리나라 작가가 아니라는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난 요즘 하루키에 대한 애정이 다시 생겼다. 그의 작품과 함께 나이 먹고 늙어갈 것을 생각하니 그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오래오래 작품을 쓰는 작가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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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3-25 19: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하루키가 위 문구를 자신의 묘비명으로 하고 싶다고 어느 책에선가 썼습니다. 너무나 하루키와 어울리는 묘비명입니다^^

stella.K 2017-03-25 20:01   좋아요 2 | URL
엇, 그런 말이 있었습니까?
멋진 말이군요.
정말 하루키는 쓸데없이 멋있습니다.ㅎㅎ

북프리쿠키 2017-03-25 2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텔라님 하루키에 공감하셨다니 반가울 따름입니다ㅎ 사실 하루키의 성묘사도 허무감이 짙게 배어있어 나름 오리지낼러티에 일조한거같구요.
자기 입으로는 천재성이 전혀 없다지만 그건 아닌거 같구요. 성실성이라면 <달리기에대해내가말하고싶은것들> 에세이 추천드립니다^^;

stella.K 2017-03-26 18:22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말씀하신 책도 읽어봐야 할 텐데 말이죠.
노력없이 얻어지는 천재성은 없다는 것을
또 한 번 입증한 사람이 하루키가 아닐까 싶어요.^^

transient-guest 2017-03-26 0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자기관리도 대단하고 꾸준한 글쓰기 여행 술 음반 영화까지 뭐든 계속 해나가는 건 더욱 대단한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조금 유명해지면 술 여자 명예 강단 등 글이 아닌 다른 걸로 나가는 한국 문단의 모습과 비교됩니다

stella.K 2017-03-26 18:25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에도 하루키 같은 사람이 나와줘야 할 텐데...
또 찾아 보면 없지 않겠죠. 단지 그 작가가 대중성이 없어서
우리 같은 독자가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구요.
하지만 정말 우리나라 문단은 개혁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고 봐요.

페크pek0501 2017-03-26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키 책을 서너 권은 읽은 것 같아요.
어제 동아일보에 실린 무라카미 하루키 신드롬, 이란 제목의 칼럼을 읽었는데
선인세 ‘판권 계약금‘이 2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니
놀랍게 하는 작가임에 틀림없어요.

10년? 가량이던가 일본을 떠나 장기간 외국 생활을 한 것이 그를 일본 틀에서 벗어나게 했고
보편적인 글을 쓰는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외국 문화를 흡수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 속에서 산 작가였으니.

그가 좋아하는 마라톤처럼, 열심히 끈질기게 달리듯 글을 쓰는 작가를 누가 이길 수 있겠는가 하고 인정하게 됩니다. 우리에게도 20억원 소문이 날 정도의 작가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stella.K 2017-03-26 18:27   좋아요 0 | URL
어마어마하군요.
김훈이 인세가 나름 높은 걸로 알고 있는데
뭐든 성실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는데 참 성실해진다는 게
쉽지가 않아요.ㅠ

해피북 2017-03-26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에겐 무척 궁금하고 호기심 많은 작가인지라 그의 책을 마구마구 읽고 싶은데 어쩐일인지 호기심만큼 책이 안읽혀지는 작가가 아닌가 합니다. 방금까지 <개인주의자>를 읽었는데 문유석님 글에도 하루키 이야기가 나왔어요. 잊을만하면 한번씩 나오구 여러 책과 북플에서 이어달리기처럼 나오구 자꾸 호기심은 커지고 궁금한데 당췌 손은 안가구 ㅎㅎ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 책 써주신 글 읽어보니 이 책부터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ㅋㅂㅋ~~

stella.K 2017-03-27 12:53   좋아요 0 | URL
무슨 조화. ㅎㅎ
그런 책 있죠. 저도 하루키가 아주 잘 읽혀지는 작가는
아닙니다. <1큐84>는 문체가 어려운 건 아닌데
그렇다고 진도가 팍팍 나가진 않죠.
그래도 계속 읽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저는 처음에 단편에서 매료되었습니다.
<치즈 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인가 하는 책이 있죠.
그런데 세월이 흐른 뒤 하루키를 다시 대하면 이 사람은
단편 보단 장편이 월씬 좋다 싶어요.

이 책은 썼다시피 어느 정도 작품을 읽고 난 뒤 읽으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루키 자체가 다작한 작가고 그것을 가지고 대담을 한
것이니 따라가기가 버겁지 않을까요?
가장 좋은 건 하루키 자체를 읽는 게 젤 좋은 것 같습니다.
남들이 하루키에 대해 쓴 책은 사이드로 참고만 하시구요.^^

고양이라디오 2017-03-31 16:42   좋아요 2 | URL
<해변의 카프카> 읽어보세요ㅎㅎㅎ 제가 처음으로 하루키를 접했던 책입니다. 하루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해피북 2017-04-01 10:59   좋아요 1 | URL
아핫. 지난번에도 함 말씀 해주신거 같아서 책 구입 했어요 ㅋㅋ 원래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려고 했는데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책이 많이 낡았더라고요~~IQ84는 거의 폐기 수준으로 가고 있고요 ㅋ 무튼 좋은 추천 정말 감사합니다. 즐겁게 읽어볼께용~~^^

고양이라디오 2017-04-01 12:37   좋아요 1 | URL
제가 감명깊게 읽었다고 해서 해피북님이 좋아하실거란 보장은 없지만ㅜ 아무튼 즐겁게 읽으시기 바랍니다^^b 전 그 책을 읽고 고양이를 좋아하게 됐어요ㅋ

stella.K 2017-04-01 14:26   좋아요 1 | URL
헉, 원래 고양이 좋아하시는 거 아니었어요?ㅋㅋ

고양이라디오 2017-04-01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수때 <해변의 카프카>보고 그 이후로 고양이가 좋아졌어요ㅋ
 

예전엔 적립금이 있어도 웬만해서 잘 안 썼다. 잘 모셔뒀다가 꼭 사야할 책이 있으면 그때 가서 사곤했다. 어떤 땐 적립금 소멸되니 빨리 쓰라고 독촉을 받기도 했다(그런 건 또 알라딘이 1등이다. 요 옆동네는 그런 것도 없더구만.ㅠ). 다 중고샵이 활성화되기 이전의 얘기다.

 

지금은 이상하게 금단현상을 겪는지 수시로 인터넷 중고샵을 드나들면서 쓸데없이 책을 사게 된다. 물론 필요한 책이 마침 중고로 나온 것이 있어 사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벼르고만 있었던 책이 눈에 띄어 사게 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엔 다시 하루키에 꽂혀서 중고샵에서 하루키 책만 보면 심장이 두근두근 손이 떨린다. 이건 작년에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은 후 나타난 현상인데, 암튼 그것 때문에 오래 전에 사 놓고 읽지 않은 <1Q84> 1권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3권까지 읽으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나는 바로 얼마 전 <해변의 카프카>를 사고 말았다. 이건 또 얼마 전 <카프카의 일기>를 읽었던 탓이기도 한데 알다시피 이 작품은 그 유명한 카프카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니 안 사고는 못 베기겠더라. 뭐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더 자세한 얘기를 하겠지만 하루키는 바로 이 섹스만 거두면 좀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하루키의 작품을 저평가하는 건 옳지 못한 것 같다. 요즘엔 하루키 보다 더한 작가도 많지 않던가.

 

이 책 역시 내가 벼르고 있었던 책이다. 이윤기의 책을 기회가 없어서 못 읽으면 모를까 그의 책을 읽고 실망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은 이러 저러한 책들 때문에 기회가 없어 못 읽고 있어서 그렇지 그의 책은 늘 나의 관심 대상이다. 그의 저서건 번역서건 간에.

 

글쓰기에 관한 책을 다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은 정말 꼭 읽어봐야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뭐 그건 그렇다고 치자.

 

 나는 바로 어제 <강규찬과 평양 산정현 교회>와 고종석의 <어루만지다>를 Y 중고샵에서 사고야 말았다. 앞의 책은 좀 필요할 것 같아 사고, 내가 나름 고종석을 애정하는 지라 보는 순간 안 살 수가 없었다. 

 

얼마 전, 모 알라디너가 책을 하도 사 들여 어머니 보기가 민망하다고 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책 좋아하는 사람은 어쩔 수가 없구나 싶었다. 나도 그러니 말이다. 나는 그 알라디너만큼은 아니지만 내가 엄마 보기 민망한 건 따로 있다. 바로 우리집 다롱이 때문이다. 누가 왔다하면 온 집안을 뒤집어 놓는 통에 어떤 땐 엄마가 짜증을 내며 택배 좀 자제하라고 하는 것이다. 솔직히 내 책 때문마는 아니다. 택배 이용하기는 내 동생이 더 심한데 나도 이렇게 택배 이용을 하니 덤으로 말을 듣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봄이라서 내 깜빡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걸까? 어제 그렇게 책을 받고도 무슨 정신이었는지 알라딘 중고샵에서 책을 또 사 버리고 말았다.    

 

도스토예프스키에 관한 책은 정말 내가 몇 년을 벼르고 별러서 산 책이다. 생각해 보면 이 책을 왜 그렇게 못 사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범사에 때가 있다고 보는 순간 더 이상 늦추면 안 되겠다 싶었다.  

 

조승연은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셀럽중 한 사람은 아닌가 한다. 이 책이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궁금하긴 했다. 그가 말빨 못지 않게 글빨도 좋은지 궁금했던 것이다. 책 표지가 좀 중고생을 위한 책 같다는 느낌도 든다. 

 

이렇게 두 권이면 중고샵에선 2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2만원 이상이어야 배송비가 빠지니 어쨌든 이 액수에 맞추려고 장바구니에서 책을 뺐다 넣다를 얼마나 많이했는지 모를 것이다. 어떤 땐 배송비를 무르기도 했다. 솔직히 내 방은 책이 포화상태라 꼭 필요한 책이 아니면 안 사는 게 좋은데 그놈의 배송비가 뭐라고 이렇게 갈등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옆 동네는 만원 이상이면 배송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구만, 알라딘은 이 제도를 개선할 생각이 없는가 보다.ㅠ

 

아무튼 그러던 중 어제 새로운 방안을 찾아냈다. 바로 <불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을 새 책으로 산 것이다. 알다시피 이 책은 3천원도 안 되는 파격적은 가격이다. 알라딘은 가격이 얼마가 됐든 새 책을 끼워 넣으면 중고책 2만원 액수에 맞추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책 한 권만을 산다면 배송비를 물어야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새 책을 주문하면서 이 책 한 권만을 주문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어쨌든 그러다 보니 세 권에 만 8천 얼마 밖에 들지 않으면서 배송료는 당연 무르지 않았다. 앞으로는 이 방법을 적극 활용해 봐야겠다. 찾아보면 새책이면서 아주 저렴하게 나온 책들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악스트 잡지다. 이것 역시 3천원이 되지 않으면서 중고책을 필요 이상으로 사지 않으면서 잡지도 볼 수 있으니 나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자, 그럼 이 주문한 책을 어떻게 하면 엄마의 눈을 피해 받아 볼 수 있을까? 물론 며칠 전 그 알라디너처럼 편의점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나도 오래 전 그 방법을 쓰긴 했는데 그땐 주문 빈도수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귀찮아 이용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또 다른 방법이 있을까? 있긴 뭐가 있겠는가. 그냥 운에 맞기는 수 밖에. 마침 수요일은 엄마가 교회에 가는 날이다. 이렇게 엄마가 집에 없는 틈을 타 택배가 오면 좋겠는데 핸드폰 문자를 보니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배송하겠단다. 물론 다소의 오차가 있겠지만 그 시간에 온다면 엄마가 집에 도착하고도 남는 시간이니 어쩔 수 없이 또 한마디 듣겠구만 했다. 

 

아, 그런데 웬일인가. 고맙게도 엄마가 집에 들어오기 전 책이 먼저 도착했다. 그러니까 엄마는 어제 오늘 연타로 내 책이 왔다는 걸 모르고 계시는 거다. 얼마나 다행인가. 게다가 새 식구 맞으려고 오전엔 책 몇 권을 추려 집 앞 주민센터에 기증도 했다. 해 봐야 표도 안 나지만.

 

누군가는 그랬다. 자신은 적립금이 생기면 그 즉시 탈탈 털어 책을 산다고. 난 그때만해도 성격 한 번 꽤 급하시네 했다. 그런데 이제 내가 그 지경이 됐다. 이게 다 중고샵이 생기고 난 나의 변화다. 중고샵이 나의 행동 패턴도 바꿔놓을 모양인가 보다. 

 

사실 이제 와 고백하는 거지만, 나는 지난 번 옆동네가 1년에 두 번하는 파워문화블로그 모집에 응모하지 않았다. 물론 응모해도 꼭 된다는 보장은 못하지만 되기만 하면 부지런만 하면 6개월 동안 5만원의 활동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 만일 된다면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주로 책을 사는 것에 쓰게될 것이다. 지금까지 산 책은 어쩌고 책만 사 들인단 말인가. 그래서 과감하게 포기했다. 그때도 얼마나 갈등했는지... 난 지금 할 수만 있으면 책을 살 수 있는 모든 루트를 차단해야 한다. 물론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쯤되면 잘라라, 책을 주문하는 그 손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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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3-22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책들이 눈에 띄네요~ㅋ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stella.K 2017-03-23 12:38   좋아요 1 | URL
ㅎㅎ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책 좋아하는 사람은 책만 보이죠?
클났습니다.ㅋㅋ

고양이라디오 2017-03-31 16:43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ㅠㅋㅋㅋ 어딜가나 책 밖에 안보입니다. 특히 요즘은 북플이 있어서 정말 언제 어디서나 책이야기를 접할 수가 있네요^^

기억의집 2017-03-22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공감 무한대! 진짜 자르고 싶어요~~ 저도 일큐팔사 다시 읽을까 하고 있어요. 삼권을 안 읽어서. 지난 번에 3권을 사긴 샀는데 앞 이야기가 기억이 안 나서 다시 읽어야겠다, 이러고 있어요 ~ 저는 남편한테 좀 눈치가 보여서 주말에는 절대 주문하지 않아요. 스텔라님은 어머님 눈치 보시는군요. ㅋㅋ

stella.K 2017-03-23 12:43   좋아요 0 | URL
오~~ 기억님! 어디 갔다 오셨습니까?
한동안 기억님 볼 수 없어서 얼마나 궁금했는데요?ㅠㅠㅠ
잘 지내죠?
<1큐84>가 나름 흥미롭고 잘 쓴 작품이긴 한데 진도가 잘
안 나가죠?
전 이번에 1권만 두 번 읽었는데 두번째 읽으면 진도가 빠를 줄 알았는데
안 그러더군요. 그래도 2, 3권도 마져 읽어야죠.
읽으면서 하루키 좋아하신다는 기억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ㅋㅋ

2017-03-23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3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2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3-23 12:48   좋아요 1 | URL
와, 일주일에 두 번이면 엄청 나신데요?
너무 자주 와서 죄송합니다.ㅋㅋㅋㅋ
미안할 땐 박하스가 최고죠!ㅎㅎ

해피북 2017-03-22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동안 그런 경험이 있었거든요~ 자꾸 책장이 비어있으면 아쉽고 채워야할거 같고 좋아하는 작가 책이 보이면 무조건 사야할거 같구요 ㅎ 그러다가 정말 책 한 권 넣을 자리가 없는 포화상태에 이르고나서야 자제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요즘엔 도서관에서 책을 왕창 가져와서 읽고있어요 ㅋㅋ 아무래도 저는 평생 못고칠 고질병인가보다고 생각 했어요 ㅋㅂㅋ

stella.K 2017-03-23 12:5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책 좋아하는 사람들 증세가 다 똑 같은 것 같아요.
불치병이죠. 불치병.
그래도 건강하고 건전한 불치병 아니겠슴까?ㅋㅋ

cyrus 2017-03-23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음부터 책 주문할 때 편의점 배송을 선택하려고 해요. 당일 배송이 아니더라도 좋아요. 일단 책을 내가 직접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제가 일하는 평일에 책이 집에 도착하면, 집에 계시는 어머니가 박스를 개봉해요. 그래서 제가 주문한 상품을 먼저 개봉하는 기회가 많이 없어요.

이런 방법도 괜찮아요. 책 상품이 도착하기 전에 택배직원이 먼저 연락 오면, 집 근처 다른 슈퍼마트에 맡기면 됩니다. 그런데 단점은 손님의 택배 상품을 믿고 맡길 슈퍼마트가 잘 없는데다가, 거기 가면 예의상 마트 물건 사줘야 해요. ^^;;

stella.K 2017-03-23 18:07   좋아요 1 | URL
ㅎㅎ 그렇지. 예의상.
그런데 꼭 편의점이 아니어도 되는구나.
어쨌든 나도 이쯤되면 택배 말고 편의점을 이용하는 걸
신중히 고려해 봐야할 것도 같아.
그런데 나는 거기까지는 안 나가고 싶다.
그냥 가끔씩 받고 싶은데 문제는 늘 결제 버튼이야. 그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