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 - 시나리오에서 소설까지 생계형 작가의 글쓰기
김호연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김호연 작가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유명해졌다고, 그는 <망원동 브라더스>로 시작해서 (이 작품은 무려 문학상 수상작이다. 대상은 아니지만.)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로 입지를 굳히더니 지금은 내놓는 작품마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책은 그렇게 되기까지 작가의 녹록지 않은 과정을 쓴 책이다. 뭐랄까, 그 일에 자신의 영혼을 갈아 넣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짠 내 나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러면서도 "글쓰기 어디까지 해 봤니? 난 여기까지 해 봤다.~"라고 자랑하는 것 같기도 한데 그게 싫지 않다. 왜? 그맘 아니까~! 읽다 보면 나의 지난했던 삶과도 일부 오버랩도 돼 절로 배시시 웃게 된다. 내가 글쓰기에 관한 책을 조심스러워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수도 있는데 이런 책 읽고 자꾸 추억만 떠올리면 뭐 하겠는가? 글을 써야지, 글을.

이 책의 시작은 작가가 2001년 압구정동의 모 영화사에 면접을 보러 간 것으로 시작된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작가의 시작은 시나리오부터다.) 나는 속으로 '이 작가 21세기를 나름 화사하게 열었군.' 했다. (원래 21세기는 2000년이 아니라 2001년이라 하지 않던가) 나는 그보다 조금 앞선 20세기가 서서히 저물어 가던 무렵 교회에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A4 2장 반 분량의 짧은 대본을 쓰는 것이다. 그렇다고 평소 내가 대본 쓰는 일에 관심이 있었냐면 그건 전혀 아니다. 작가가 꿈이긴 했지만 그 시절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시 아니면 소설이지 희곡은 비인기 종목이었다. 그런 내가 이 해 보지도 못한 일에 차출(?)된 건 김호연 작가도 책 말미에 그런 글을 썼지만 작가의 마감 때문이다.

나 같이 의지가 박약한 사람은 아무리 작가를 꿈꾸더라도 쓰기기는 하지만 항상 중간도 못 되어 중단하곤 한다. 나중엔 그런 내가 꼴 보기 싫어서 작가고 뭐고 꿈도 꾸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일이 내게 주어진 것이다. 물론 싫으면 안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것처럼 좋은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마감을 몸에 익힐 수가 있지 않은가. 작가와 작가가 아닌 것의 차이는 마감과 원고료 아니겠는가. 이 일을 수락만 하면 난 이 두 가지를 다 가질 수가 있다. 채찍과 당근 모두를. 막상 해 보면 현기증 난다. 내가 이걸 언제까지 완성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생각하기도 싫다. 꼭 외줄 타는 느낌이다. 발 하나만 삐끗 잘못 내디디면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은. 그래서 초기 땐 쓰다가 안 풀리면 컴퓨터 모니터를 창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여러 번 느끼곤 했다. 어쨌든 그렇게 난 마감을 몸에 익혀 갔다. 글 쓰는데 요령도 생기고. 하지만 그건 탄탄대로가 아니라 고난의 행군의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그때 난 주일학교 교사이기도 했다. 교사 첫해에 알았던 제자 녀석 하나가 나의 일을 도와주겠다고 했다. 사실 작가라고는 하지만 주일학교 교사의 업무의 연장이라 글만 쓰지는 않는다. 쓴 글이 연극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니 도와주면 나야 고맙지. (그 아이를 처음 봤을 때 누구와 닮았다 했는데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한 '어니'역을 맡은 디카프리오를 연상시킨다.) 그해는 어니가 고3이 되던 해라 처음에만 도와주고 수능 보고 다시 오겠다며 떠나갔다. 난 녀석이 없어도 그럭저럭 잘 해 나갔다. 그러다 정말 대학생이 되어 짠하고 다시 나타났다. 근데 웬걸, 머리 좀 커졌다고 오자마자 하극상을 부리는데 코미디도 그런 코미디가 없었다. 물론 구체적으로 말은 하지 않겠지만 상황이 또 그렇게 굴러갔던 것도 있었다. 결국 나와 어니는 조직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말이 좋아 떠난 거지 사실은 쫓겨났다.

난 그저 그곳에서 그 일을 하면서 마감을 몸에 익히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 조직에서 경질될 일인가? 나락은 그렇게 오는 거구나 했다. 쪽팔리기도 하고. 많이 울었다. 이후 뭘 해야 하나 막막했는데 어느 날 신문에 아기 주먹만 하게 조그만 광고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모처에서 수강생을 모집한다는데 그곳이 창작을 가르치는 곳이다. 내가 웬만해서 뭘 배우러 다니는 스타일이 아닌데 그땐 왠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등록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더니 그곳은 내가 있어 온 곳하곤 사뭇 다른 곳이었다. 80년 대 한창 뜨거웠던 시절 광장에서 젊음을 보내고 지금은 한산한 중노년을 보내고 있는 마치 신선이 사는 곳 같았다. 내가 그분들을 이제야 만나다니. 그분들을 사부로 모시고 나는 생애 처음으로 짧지만 공부다운 공부를 했다. 돌이켜보면 이게 다 어니 녀석 덕분이다.

그 후 난 1년 반 만에 조직에 복귀했다. 그럴 경우 보통은 그곳을 피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글을 썼다. 그런 걸 보면 내가 거기서 아직 할 일이 남았나 보다. 그렇다고 그때부터 내가 꽃길만 걸었냐면 그렇지도 않다. 지면상 역시 다 밝힐 순 없지만 난 그때부터 최근까지 이런저런 글을 쓰면서 황당하고 기가 막힌 일들을 보고 당해왔다. 뭐 그렇다고 나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좋고 즐거운 일도 있었다. 무슨 일이든 영욕은 항상 붙어 다니는 것 같다. 과부 사정 과부가 안다고 책을 읽으니 어찌나 공감되는 부분이 많던지 작가 인생 다 그렇구나 싶다. 노는 물이 크든 작든. 오히려 지금은 그 황당하고 기가 막힌 일들을 글로 쓰지 못해 근질근질할 뿐이다.

누가 그랬다잖는가, 앞으로 부자의 개념이 바뀔 거라고. 가진 것이 많은 게 부자가 아니라 자기 서사가 많은 사람이 부자가 될 거라고. 작가 역시도 자기 서사를 갖고 있을 때야 비로소 진짜 작가가 되는 것 같다. 그런데 그건 작가 생활 한두 해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물론 일반인들은 잘 모르니까 작품이나 상으로 작가를 알아보는 것이고 그래서 작가들은 공모 당선 하나에 울고 웃는 거겠지. 또한 서사란 늘 승리만을 다루지 않는다. 그러면 독자들은 오히려 식상해 한다. 쓰라린 패배도 보여줘야 그제야 비로소 그들도 우리처럼 하며 동질성을 느끼고 끄덕한다. 그러니 작가의 서사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말하자면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옛 추억을 폴폴 떠올리는 건 좋지만 한 프로젝트를 끝날 때마다 짐을 쌌다 풀기를 반복하는 걸 보면서 말이 좋아 작가고 프리랜서지 보따리 장사가 따로 없다 싶다. 누가 작가를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하는가. 사람들은 대체로 작가라고 하면 되게 멋있게 생각하는데 어느 작가의 말처럼 작가는 그냥 집필노동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또 그런 의미에서 솔직히 누가 이 일로 벌어먹고 살겠다고 하면 도시락 싸 들고 말리겠다.

그래도 그나마 글 쓰는 환경은 조금 나아졌나 보다. 옛날에 글 쓴다면 무조건 짐 싸서 절로 갔는데 지금은 심사만 잘 통과하면 문학촌이나 레지던스를 이용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게 좀 부럽긴 하다. 중국은 나라에서 작가한테 월급 준다던데(정말?) 우리나라 작가들은 나라에서 월급 받는 것과 레지던스를 이용하는 것 어느 것을 더 선호할지 궁금하다. 둘 다면 좋겠지만 그 둘엔 장단점이 있지 않을까. 아무튼 이것도 글을 쓰니까 노려 볼 수 있는 거지 일반인은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래서 이것 역시 글쓰기 어디까지 해 봤니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아, 그리고 책을 읽다 생각나서 하는 말인데, 서점 매대에 자신의 책이 깔리고 안 깔리고는 그 작품의 인기의 척도와는 상관없는 마케팅의 영역이다. 즉 출판사 측에서 일정 기간 매대 이용료를 내고 자기네 책을 진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이건 내 생각이지만 정말 작가로 인정받으려면 적어도 다섯 작품 정도는 내봐야 하지 않을까. 겨우 한 두 작품 낸 걸 가지고 뭐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다섯 작품이 시중에 돌다 보면 어느 땐가 누군가에 의해 입소문이 나게 되어 있다. 한 작품이 조명을 받으면 초기작이 다시 재조명 받기도 하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건 작가의 세계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책에서 작가는 '연적'이 망했다고 죽상을 하던데 물론 다소의 시차는 있겠지만 이 작품에 대해 내가 알아 본 바에 의하면 작품이 독특하고 재미있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그래서 나도 작가의 작품을 읽는다면 '연적'부터 읽으려고 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이 책부터 읽게 되었다. 어쨌거나 옛 추억과 더불어 읽는 즐거움을 선사해 준 작가에게 감사를 전한다. 전작은 모르겠고 기회 있는 대로 주요 작은 읽어 볼 생각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24-06-21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겪은 글쓰기 역정을 죄송하지만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특히 어니와의 서사에는 소리내어 웃었어요. 참 재미있게 잘 쓰시는 재능이 있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24-06-21 10:08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런가요? 사실 그거 서사가 좀 디테일한데 여기에 주저리 밝히기는 뭐해서 그 정도 썼어요. 재미있으셨다니 제가 오히려 고맙죠. 원래 현실은 비극이고 과거되면 희극이고 그런거 아닌가요? ㅎㅎ 고맙습니다. 무플이어서 좀 뚱했는데. ㅋ 오늘도 덥네요. 브랑카님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물감 2024-06-21 2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글은 책 리뷰라기보다 스텔라님 에세이 같은데요 ㅋㅋㅋ 어떤 분야든지 마감과의 싸움을 하는 분들은 존경스럽습니다. 물론 거의 대다수 직장인들이 월말에 시달리긴 하지만요 ㅋㅋㅋㅋ
작가란 직업은 집필노동자! 너무 확 와닿습니다. 그럼에도 써야만 한다는 걸 스스로 알아서 기꺼이 몸과 영혼을 내어주고... 언젠가 스텔라님의 늦깎이 데뷔소식이 들려오면 좋겠어요 ^^ 요 알라딘 마을에서 제가 좋아하는 몇없는 문체의 소유자 십니다 ㅎㅎㅎ

stella.K 2024-06-21 20:58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아니 제 문체가 어떤데요?
이거이거 두근거려 오늘 밤 잠이나 잘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그렇지 않아도 문체가 매끄럽지 않아서 고치고 있는 사이 물감님 오신겁니다.
물론 다시 읽으셔도 뭘 고쳤다는 거야? 하실 거 같아서 감히 다시 읽어 달란 말은 할 수는 없구요.

글치 않아도 물감님 리뷰도 살짝 봤는데 공감이 넘사벽이더군요.
거기다 이달의 당선작도 되시고.ㅎㅎ
사실 리뷰를 가급적 쓰려고 하는 것도 마감이 있는 느낌이 있어서죠.
그 느낌 뭔지 알죠? ㅎㅎ
아, 그리고 잘 모르시겠지만 저 9년전쯤에 이미 책 냈답니다. 독서에세이로.
자랑하는 건 아니고, 서점 매대 이야기도 그때 첨 알았죠.
저도 몰랐을 땐 김호연 작가와 같은 생각을 했더랬죠.
그때 자본주의는 어쩔 수 없는 거구나 했습니다.
암튼 꿀꿀했는데 고맙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희선 2024-06-22 0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일 학교 교사도 하셨군요 지금은 어떠신지... 그때 아이들 만나서 즐거웠을 것 같기도 합니다 처음에 이름이 잘 알려지는 사람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름이 알려지는 사람도 있는 듯합니다 그만두지 않고 썼기에 그랬겠네요 김호연 작가도 다르지 않겠습니다


희선

stella.K 2024-06-22 11:38   좋아요 1 | URL
제가 그 시절 그다지 좋은 교사는 아니었죠. 그래서 그만두려고 했는데 그 일에 붙들려서 그래도 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션찮음에도 제법 아이들이 절 많이 따랐습니다. 그건 지금 생각해도 감사한 일이죠. 그래도 만약 그때로 다시 돌아가면 교사를 잘 할 수 있을까 그건 여전히 의문이예요. ㅋㅋ

페크pek0501 2024-06-24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편한 편의점>을 오디오북으로 완독했어요. 재밌더라고요. 끝까지 듣게 될 만큼.
그런데 불편한 편의점2는 포기했어요. 투까지 완독하고 싶을 만큼의 매력은 없었서요. 딱 그냥 베스트셀러 같았어요.

stella.K 2024-06-25 12:36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럴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좀 청개구리과인지
베스트셀러라고 하면 잘 안 읽게되더라구요.
왜 베스트셀러인가 알아 볼 필요도 있을텐데.
암튼 저도 언니처럼 일단 1권을 읽어보고 더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겠습니다. ㅋ
 

꽤 오랫동안 이 영화를 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왠지 끌리지가 않았다. 나름 호화 캐스팅임에도 불구하고 조영남이나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 등 한때 포크계의 정성기를 이끌었던 당대 유명한 가수들을 짝퉁으로 등장시킨다는 게 못 마땅했었나 보다. 하지만 사람의 생각은 언제나 변할 수 있는 법. 이제야 볼 생각이 들더라. 근데 보고나니 정말 안 봤으면 큰 일 날뻔했다. 배우들이 각자 맡은 배역에 얼마나 충실하던지 정말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나는 배우들이 실제로 노래를 불렀다고 생각하는데(아님 말고), 단순히 노래를 똑같이 부르기 보단 각 가수의 창법을 꽤 많이 연구하고 고민했겠구나 느껴졌다. 그러니 배역에 대해선 말해 뭐하겠는가. 배역 역시도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이색적인 건, 원조 착한 교회 오빠 윤형주(강하늘 분)가 이 영화에선 이미지와 달리 쌈닭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송착식 역을 맡은 조복래도(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긴 하다) 사실은 진짜 송창식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꽤 근접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영화는 쎄시봉의 결성 과정을 이장희의 나래이션을 통해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말에 의하면 원래 쎄시봉의 시작은 세 명이라고 한다. 특히 윤형주와 송창식은 잘 알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오근태란 인물을 조명하기도 한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이 영화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다큐(또는 재현) 드라마나 전기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사실을 바탕으로한 어느 특정 인물을 찾는 미스터리 영화는 아닐까 싶다. 그런만큼 오근태는 실제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일 거라는 것. 또 그에 따라 그의 여자 친구인 민자영도 동일하게 가상 인물일 것이다. 그런데 그 시나리오가 제법 그럴 듯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실제로 윤형주나 송직창이 오근태와 함께 쎄시봉으로 활동한 적은 없고 듀엣으로 트윈폴리오로 활동했다. 그러므로 영화는 마치 트윈폴리오의 전신이 쎄시봉이라는 가설로 전개 되지만 실제로 쎄시봉은 그들의 주활동 거점이었다는 것. 그런데 어쩌면 이야기를 새끼 꼬듯 잘도 꽈놨는지 하마터면 속을 뻔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든 김현석 감독이 누군가 그의 필모를 봤더니 <YMCA 야구단>, <아이 캔 스피크> 등 우리가 알만한 여러 작품을 만든 감독이었다. 그 유명한 <공동경비구역 JSA> 각본을 쓰기도 했다. 이런...그런 유명한 감독을 몰라 봤다니! 


특히 영화는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온 뮤즈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에서 오근태는 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그가 그럴 수 있었던 건 여자 친구 민자영 때문이다. 하지만 짐직하듯 뮤즈는 항상 양날의 검이다. 뮤즈는 예술을 더 풍성하게 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팀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위에서 열거한 가수들은 실제로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어 세상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그것을 영화에서는 오근태가 민자영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들을 곤경에 빠트리는 것으로 비튼다. 여기서 궁금한 건, 정말 예술의 무궁한 발전과 번영을 위해 뮤즈가 과연 필요한가, 없으면 예술 활동을 못하는 건가. 끈끈한 공동체, 소속감 뭐 그런 의식만으로는 예술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나중에 세월이 흘러 오근태와 민자영이 관계가 이어질듯 이어질듯 이어지지 않는 안타까운 사랑으로 끝을 맺는데 그런 것처럼 예술 역시도 그런 건가 싶기도 하다. 


암튼 요즘 계속 꿀꿀했는데 의외로 위로를 받는 것 같아 흡족했다. 김현석 감독의 나머지 영화도 기회있는대로 챙겨봐야겠다.



영화는 트윈폴리오의 <웨딩 케이크>에서 상당히 많은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곡 2024-06-18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 프로필의 푸른 물빛이 시원해서 좋습니다! 남은 이 달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stella.K 2024-06-18 11:32   좋아요 1 | URL
그렇죠? 어제 이 이미지 보고 딱 이거다 했습니다. ㅎㅎ
서곡님도 잘 보내십시오. 고맙습니다. ^^

서곡 2024-06-18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전에 ott에 올라왔을 때 봤답니다 ㅎ 한효주 배우가 일견 수수한데 그래도 저 역을 잘 해냈던 것 같습니다 ㅋ

stella.K 2024-06-18 14:42   좋아요 1 | URL
맞아요. 한효주는 오근태의 뮤즈가 되기에 충분했죠. 오근태에겐 넘 치명적이었고. 사랑하니까 음악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여러 사람을 곤경에 빠트렸다는 건 영화적으론 정말 굿아이디어지면 실제로 그랬다면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죠. ㅠ
 










오늘 본 데스크 매트다. 키보드 쓸 때마다 손목이 아픈데 저런 거라도 깔아놓고 쓰면 좀 덜 아프려나 싶어서.물론 손목이 아프면 압박 밴드를 써야할테지만 익숙하진 않다. 손을 자주 씼는 편이라 손 씼을 때마다 풀렀다 맸다를 반복하는 것도 그렇고.  

가격이 싸지는 않네. 과연 저걸 사면 계속 쓸 수 있을까? 몇번 쓰다가 내 팽개치면 아까운데.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꼬마요정 2024-06-15 0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목이 안 좋으시군요ㅠㅠ 압박 밴드가 불편하더라도 하시는 게 제일 좋을 듯 해요. 저도 손목이 불편할 땐 압박 밴드 쓰는데 그나마 낫더라구요. 손 씻을 때 불편하긴 해도 손목 시큰거리고 아픈 거보단 나아서요... 근데 데스크 매트 이쁘네요. ㅎㅎ

stella.K 2024-06-15 10:08   좋아요 1 | URL
예전에 지금의 저 나잇대 분들 손목 아프다면 이해가 안 갔는데 지금은 알겠더군요. ㅠ 그게 낫겠죠? 책 사놓고 안 읽으면 그건 아깝지 않은데 이건 좀 그래요. 그죠? ㅋ

cyrus 2024-06-15 0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트북 사용할 때 쓰는 작은 손목 받침대를 샀는데, 지금으로 문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ㅋㅋㅋㅋ

stella.K 2024-06-15 10:11   좋아요 0 | URL
역시 너답다. 어쨌든 그렇게라도 잘 가지고 있어. 또 혹시 모르잖아. 좀 있으면 제 용도로 쓰일지. ㅠㅋ

페넬로페 2024-06-15 1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목 아파 본 사람으로
그 통증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압니다.
꼭 보호대 하시길요^^

stella.K 2024-06-15 10:21   좋아요 1 | URL
페페님도 동병상련이군요. ㅠ 요즘은 더워서 엄두가 안 나네요. 육수국물 떨어질까봐. ㅎㅎ
암튼 신중히 고려하겠습니다. 고맙슴다.^^
 

      

이 드라마의 장르는 추리 청춘멜로다. 혹시 <동백꽃 필 무렵>이란 드라마를 재밌게 봤다면 이 드라마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 끝까지 웃기고 엔딩 역시 훈훈하다. 단 그 훈훈한 엔딩이 복불복이란 느낌도 든다. 이 드라마의 배경은 씨름 선수단의 이야기이기도한데 당연한 얘기지만 왜 상대 선수끼리 서로 잡아먹을 듯이 으르렁 거려야 하는지 알 것 같다. 그걸 못하는 사람은 선수가 될 수 없다. 한때 같은 소속 선후배끼리 대결하는데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만 혹시 후배가 선배에게 져 준 건 아닐까 하는 일말의 의혹이 남아서 하는 말이다. 그래서 주인공이 1등 같은 2등이 되던가 지고도 행복해하던가 그래야할 것 같은데 그 점은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장동윤 배우의 드라마인 건 확실해 보인다. 정말 연기를 잘한다. 특히 마을에 온 낮선 여인이 담배 피우는 것에서 뭔가의 의문점을 발견하고 한마디 흘리는 대사가 정말 웃기고 픽할만한 장면이다. 그걸 보면서 요즘엔 작가들이 배역에 맞는 대사를 잘 뽑아 내는구나 싶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사 전쟁이라도 벌이듯 일반적이지 않을 것 같은 대사를 배우가 시처럼 읊조리게 만들어 질리던데 자연스러워 좋았다. 각 인물의 특징도 잘 잡았다.


참, 이 드라마에 옛 명배우 추송웅의 계보를 잇는 웬 낮선 배우가 하나 등장하던데 그도 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이 될 것 같다. 


 오랜만에 일본 영화를 봤다. 어머니의 치매의 과정을 지켜보는 아들의 시선을 담았다. 이제 치매는 암만큼이나 흔한 질병이어서 이렇게까지 진지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한데 그렇다고 과한 건 아니다. 난 아직 치매환자를 자세히 지켜 본 적은 없는데 그것을 지켜봐야 하는 가족의 마음이 어떨지 충분히 공감이 간다. 

 

어머니가 예전에 음악학원 강사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중간중간 흐르는 피아노 곡들이 친근하게 잘 배치되어 흐르기도 한다. 무엇보다 절반불꽃놀이란 게 나오는데 그게 뭔가 했는데 일본엔 이런 불꽃놀이가 있구나 했다. 직접 확인 요망. 보는데 문득 3년 전 목포로 가족 여행을 갔다 본 불꽃놀이가 생각이 났다. 환경을 생각하면 불꽃놀이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그래도 밤하늘을 수놓는 멋진 광경은 인정! 강추까지는 그렇고 일본 영화를 좋아한다면 볼만하다.


 영화 <미나리>의 계보를 잇는 영화다. 짐작하겠지만 감독의 자전을 담고 있고 일만한 국제영화제를 휩쓸기도 했다. 90년 대 캐나다 이민자의 삶을 다뤘다. 지금은 우리나라 김밥이 서양에서 인기라는데 아직 한류가 꽃을 피우기 직전이니 그것도 놀림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민자라고 해도 과부에 어린 아들과 함께 이민을 했으니 그 삶이 얼마나 팍팍했을까. 설상가상으로 주인공은 몇년 후 췌장암에 걸리고 아들은 불량학생이 된다. 


거의 유복자나 다름없이 자란 아이는 아빠의 존재에 궁금해 한다. 결국 죽음을 앞두고 아들과 귀국해 시댁을 가고 남편의 무덤가를 찾아가는 대충 그런 영화다. 그래도 영화 <미나리>는 윤여정과 한예리란 유명 배우라도 있지 이 영화는 낮선 배우만 나온다. 그래도 주인공이 연기를 잘한다. 영화가 아주 침울한 건 아니지만 유쾌하지도 않다. 외국에서는 꽤 유명하지만 우리나라의 시각에선 뭐 그렇게 환호할 일인가 싶다. 그래도 볼만은 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hika 2024-06-10 1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셋 다 낯설기만 하네요 ^^;;;

stella.K 2024-06-10 20:30   좋아요 0 | URL
치카님 TV나 영화 잘 안 보시는군요.
저 두 영화는 꼭 안 보셔도 되는데 드라마는 진짜 재밌습니다.^^

물감 2024-06-11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요새 영화 많이 보시네요! 저는 갈수록 영화/드라마를 안보게 되요. 이거 또한 유튜브의 폐해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책도 집중력이 오래가질 못하는..
첫번째 영화는 재밌어보여요. 씨름부 이야기 ㅋㅋㅋ 스포츠물은 다 재미있는듯!

stella.K 2024-06-11 20:08   좋아요 1 | URL
저도 한동안은 영화 안 봤어요. 극장은 굿바이한 지는 오래됐고
그나마 저는 지니 TV 보고 있는데 무료로 하는 영화 너무 올드한 것만
보여줘서 TV 드라마를 주로 보고 있었습니다. 근데 얼마 전부터 상영된지
1년 정도된 비교적 최근작도 꽤 여러 편 무료전환을 히더군요.
물론 그것도 어느 기간이 지나면 다시 유료전환 할 거지만.

첫번째는 영화 아니고 OTT 드라마에요. 12편인가 14편짜리라 드라마 안 보시는
물감님은 버거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한 번 보고 맘에 들면 계속 보게될 거예요.
보면서 씨름도 나름 섹시할 수도 있구나 했습니다. ㅋㅋ
저도 책 보는 게 점점 쉽지 않아 드라마라도 보자는 쪽이죠.
드라마 잘 만든 건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그걸 안 보는 건 배배 배반입니다.
배반! ㅎㅎㅎ
 

정은채 배우를 좋아해 보기 시작했다. (이동휘는 내 스타일은 아니고.) 


어찌보면 오래된 연인의 그렇고 그런 시시한 이별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보고나서 읭, 이거 뭥미? 했다. 그런데 또 이런 이야기가 의외로 뭔가의 여운이 있어 날아가기 전에 붙잡아 두겠다고 몇 자 적어 본다. 


솔직히 난 음식과 로맨스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음식 영화는 아무리 잘 차려놔도 먹을 수 없고, 로맨스 역시 남의 사랑 이야기라 특별히 감흥이 없다. 또 그런 영화는 MSG가 있지 않은가. 사랑은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다. 로맨스 영화는 이루는데까지만 보여주는 게 대부분이니까 그 여운이 오래 가지도 않는다. 더구나 사랑의 유통기한은 짧으면 3 개월 길어야 1년을 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 나머지는 '사랑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문제다. 하지만 고민하려고 하지 않는다. (정말?) 


어쨌든 그러다보니 사랑을 이루는 것 보단 차라리 왜 헤어지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가 나에겐 오히려 신선하게 왔다고나 할까?


이 영화는 오프닝 씬부터가 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아영(정은채 분)이 미술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전공과 다른 부동산 중개 일을 하고 있다. 텅 빈 어느 집에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가 집을 구경하며 행복해 한다. 아영은 그것과 상관없이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한다. 그리고 그 예비부부의 뭔가의 질문에 기계적인 미소로 대답을 한다. 그 대비되는 표정에서 그녀는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걸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준호(이동휘 분)와는 CC로 만나 동거부터 시작한 아영. 시작했을 땐 행복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준호가 지겹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만년 공시생일뿐이다. 동창 모임에 나가도 가오가 나질 않는다. 그리고 매사 대충 좋은 게 좋은 거려니 하는 안일한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니 짜증이 난다. 뭐 그것까지도 좋다고 치자. 그녀가 못 참는 건 준호의 거짓말이다. 집에 있으면서 독서실에 있다고 하곤 백수 친구와 게임 한 판 뜰려고 하다 딱 걸렸다. 결국 그것이 빌미가 돼 준호는 순식간에 집에서 쫓겨나고 만다. 


문득 과연 동거가 결혼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동거를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살아 보고 결혼한다는 이유가 가장 크지 않을까. 합리적여 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갈수록 결혼을 안 하는 추세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혼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줄어 들 수는 있어도 여전히 결혼들은 한다. 결혼이 합리적이지 않는데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지는 말자. 결혼은 선택이니까. 


그런데 동거는 이 영화를 보면서 달리 생각해 보게 되더라. 단순히 살아 보고 결정하는 거던가 그냥 좋아서 동거부터 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 특히 기우는 동거는 하지 말아야 한다. 누구의 집에 누가 들어와 살 거냐에 따라 갑을관계가 형성되고 살다가 싫어지면 일방적으로 쫓겨나야 한다. 그건 얼마나 X팔리는 일인가. 영화속 준호처럼 말이다. 그런 걸 보면 그냥 각자의 집이 있고 데이트만 하는 다소 고전적인 방법이 오히려 더 합리적이란 생각을 해 보게 되는 것이다.


아무튼 둘은 그렇게 헤어지고 또 얼마 안 있다 각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된다. 준호는 아영 보다 훨씬 젊고 어린 여대생과 동거를 하고, 아영도 준호 보다 훨씬 능력있고 매너 좋은 남자와 교제를 한다. 둘은 한동안 잘 될 것만 같았는데 잘 안 됐다. 무엇보다 그 능력있는 매너남은 사실은 애 딸린 유부남으로 이혼도 하지 않으면서 아영에게 껄떡대고 있었고, 준호 역시 아영 보다 좋은 상대였지만 아영에게 베풀지 않아도 되는 친절을 베푸느라 소홀히 해 놓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만들었다.


준호는 아영의 집을 나올 때 태블릿이 딸려 와 그것을 돌려 주러 잠시 나갔다 들어 오겠다며 그 동안 짜장면과 짬뽕을 시켜놓고 있으라 했다. 하지만 아영과 얘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그것을 잊었는지 돌아와 보니 음식은 이미 배달 돼 먹지도 않고 개수대에 쳐 밖혀 있고 여대생 애인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 장면이 참 묘한 여운을 남긴다.


결국 헤어진 연인들은 새로운 상대를 만나도 여전히 볼온한 걸까? 그래서 다시 새로운 상대를 만나 봤자라고 영화는 말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영과 준호는 스스로가 뭔가를 뛰어 넘어야 할 것 같은데 그 굴레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그런데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건 사랑은 언제 누구를 만나든 두근거려야 한다는 것이다. 즉 게임을 해야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결혼을 하거나 동거를 하면 사랑을 쟁취했다고 착각하고 안온함을 찾으려고 한다. 인간관계에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는 게 인간관계라는 거 우린 이미 너무 많이 경험하고 살아 오지 않았던가. 있다고 해도 얼마되지도 않는다. 냉정히 말해 준호는 쫓겨날 짓을 했다. 아영의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에 재빠르게 대처했더라면 그 지경까지는 안 갔을 거다. 오히려 남의 집에 얹혀 살아도 당당하고 재미지게 살지 않았을까.        


뭐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고 영화는 다음은 그 보다 더 못한 사랑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는지도 모르겠다. 젊은 날에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는다고 노래했던 모 가수의 노래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것을 깨달았을 땐 늦었고 늙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진짜 인생 종친다.


영화가 단백하다. 그래서 보기에 따라선 심심할 수도 있겠다. 이렇다할 빌런도 어떤 질투도 음모도 없다. 난 때로 이런 스토리를 좋아한다. 그냥 존재만으로도 이야기가 되는 거. 물론 다 좋다는 건 아니고.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24-06-04 0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영화가 있군요^^; 정은채 배우 참 예뻐요^^

stella.K 2024-06-04 13:0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정은채는 여러 색을 내는 배우 같아요. 청순하다가도 악녀의 이미지도 있고. 전사의 이미지도 있고. 여기선 좀 냉정하고 다소 표독스런 이미지예요. 넘 많이 알려드렸나요? 😂

페넬로페 2024-06-04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왓챠에 이 영화가 있어 보고 싶어요.
사실 지나가는 영화가 너무 많아 잘 챙겨보지 않게 되거든요.
정은채 배우보다는 이동휘 배우가 더 제 스타일이어서 한 번 보고 싶어요.

stella.K 2024-06-04 13:07   좋아요 1 | URL
앗, 이동휘 좋아하시는군요. 싫은 건 아닌데 아주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ㅎ 근데 이 영화에 캐스팅됐다는 게 좀 의외란 생각이 들었는데 괜찮긴 하더라구요.^^

페크pek0501 2024-06-07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동거부터 하겠다는 젊은이들이 늘어났다고 해요. 살아 보고 둘이 잘 맞는지 경험해 보겠단 거죠. 그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래요. 15년 동안 가정에 착실한 남편이 어느 날 외도하게 되어 이혼하게 되었다면 이런 경우 동거 10년을 해 보았자 소용 없는 일이 되는 거잖아요. 또 다른 경우도 있죠. 가정적이지 않아서 불만이 있었는데 살아갈수록 그 배우자의 장점이 드러나고 점점 가정적인 배우자가 되는 거예요. 이런 경우 역시 오히려 동거해 봄으로써 좋은 배우자를 놓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저의 결론은 동거는 불필요.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점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ㅋㅋ

stella.K 2024-06-08 20: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럼 법적인 보호를 못 받기도 하죠.
요즘엔 경제적인 이유로 대놓고 광고하고 동거를 찾기도 한다는데 단기적으로 그렇게 하기도 하나봐요. 근데 영화에서 보면 정말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걸 보면 안쓰럽기도 해요. 그럴바엔 고전적인 데이트를! ㅋㅋ

2024-06-07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6-08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