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이 꾼 꿈에는 어릴때 우리 가족이 살던 아파트가 등장하곤 했다. 어쩌면 가장 나빴던 기억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그 기억 중 하나는 그곳에 살던, 몇번은 나와 마주쳤을 5~6살쯤의 아이가 엘리베이터 출입문 고장으로 추락했고 그애 엄마가 바로 뒤에서 따라와 잡다가 함께 떨어진 사건이었다. 마치 그 장면을 내가 직접 본 것처럼 당시 일은 큰 충격이었고 수없이 내 머릿속에서,이후에는 내 꿈에서 여러방식으로 재생되었다. 친구들과 그 아이의 집에 가봤는데 그집 현관에는 혼자남은 아버지가 남긴 편지가 붙어 있었다. 또 하나의 기억은 우리 가족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 이야기는 차마 여기에 꺼낼 수 없는 나의 개인적인 비극이다. 사건이 있던 날 내 안에서도 그 아이처럼 무언가가 추락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그 때 일을 아직 쓸 수가 없다. 그래서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는 작가들의 글에 늘 놀라움과 대리만족, 슬픔을 동시에 느낀다. 루시는 글쓰기로 자신의 삶에 드리워진 그 어두운 베일을 서서히 걷어냈다. 그녀만의 방식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그건 사랑받지 못했던 자신을 스스로 사랑해주는 방법이기도 했다. 이런 사랑은 끝없이 갈구하게 된다는 면에서 욕망과 비슷하다. 캐서린이 향수로 과거의 냄새를 지웠다면 루시는 사랑하며 삶에 향기를 더했다. 그 향기는 그녀의 글에도 은은히 베어있다. 맡을 수 있는 사람들을 언제든 위로하기 위해서.



캐서린이 그에게 미친듯이, 되돌릴 수 없게 빠져든 것이 이때였다. 그녀는 그날 빌헬름의 연주만큼 아름다운 연주는 들어본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계절은 여름, 창문이 조금 열려 있고 바람이 불어와 커튼을 부드럽게 들칠 때 그는 피아노 앞에 앉아연주를 시작했다. 브람스의 곡이었는데, 그건 그녀가 나중에 안사실이었다. 그는 연주하고 또 연주했고, 그저 한두 번 그녀를슬쩍 올려다보았을 뿐이었다. 그러고는 일어서서 캐서린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인 뒤-그는 짙은 금발에 키가 컸다-그녀옆을 지나 다시 들판으로 나갔다.  - P77


나는 스스로에게, 어머니가 나를 사랑했다고 말해준다. 어머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를 사랑했을 것이다. 언젠가 그 사랑스러운 여자 정신과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소망은 결코죽지 않아요." - P108


그가 쇼팽의 에튀드 C#단조를 연주하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생각했다. 이게 내가 원하는 전부야. 심지어 내가 그 생각을 하기는 했는지조차 모르겠다. 그저 그의 연주를 듣는 것 말고 세상에서 내가 원하는 다른 것은 없었다는 말이다. - P283



     





『오 윌리엄!』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후속작이다. 첫 남편 윌리엄과의 오랜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첼리스트인 데이비드와 예순이 넘도록 살아오던 루시는 병으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다. 과거 그녀에게 유일하게 집이 되어주었던 윌리엄과 계속 친구처럼 지내오던 루시. 어느 날 윌리엄의 세번째 아내가 어린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간다. 거실에 있던 러그까지 챙겨서. 충격에 빠진 윌리엄은 아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던 '조상찾기'를 통해 이미 고인이된 자신의 모친 캐서린의 숨겨진 과거와 이복 누이의 존재를 알게된다. 그는 루시와 함께 이복누이를 찾아간다. 이 여정을 통해 루시는 시어머니 캐서린의 숨겨진 과거와 자신의 과거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니, 캐서린은 루시보다 더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늘 풍족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왔던 것처럼 행동했다. 늘 아들의 옆자리에 앉고 루시를 은근하게 자신과 구분짓곤 했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을 숨기기 위해 다른 것에 몰두하고 결국 스스로마저 속일 수 있을거라 믿는다. 하지만 도망칠수록 진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달리는 길을 점점 더 무겁게 만든다.





상처가 아니라면, 왜 쓰겠는가? 상처가 없으면 쓸 일도 없다. 작가는(학자도 마찬가지다)죽을 때까지 '팔아먹을 수 있는'덮어도 덮어도 솟아오르는 상처wound가 있어야 한다. 자기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경험을 쓰는 것이 아니다. 경험에 대한 해석,생각,고통에 대한 사유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 자체로 쉽지 않은 삶이고, 그것을 표현한다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산을 넘는 일이다. ㅡ정희진,록산 게이의 『헝거』추천사 중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범죄자들의 심리를 분석해주는 범죄심리학자 박지선교수가 SBS에서 『지선씨네마인드』라는 프로그램을 맡았다. 기존 영화평론에서 읽지 못했던 심리를 분석하는 방송이다. 최근 이 방송에서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란 영화가 선정되었다.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스미스가 시상자였던 크리스록이 윌의 아내를 두고 한 농담에 분노. 무대에 난입해 록의 뺨을 때린 일이 있었다.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수군댔을테고 누구도 윌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는데 오직 한 사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남주였던 브레들리 쿠퍼만이 윌을 안아주고 그에게 뭔가 위로의 말을 건네주었다고 한다. 『지선씨네마인드』에서 박지선 교수가 이 이야길하며 브레들리가 윌을 포옹하는 장면이 곧이어 방송화면에 나왔다. 박교수는 '이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브레들리 쿠퍼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맡은 역할 때문에 윌의 감정을 이해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브레들리 쿠퍼는 '연기'를 통해 조울증,분노조절 장애를 간접체험했지만 역할에 몰입함으로써 어느정도 그 슬픔,분노의 고통을 이해한것이다. 결코 실제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의 감정을 완벽하게 알 수는 없었겠지만 그 경험은 분명 그를 바꾸어놓았다. 






꾸밈없는 담백하고 서정적인 글쓰기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강점이다. 우리는 그녀의 글을 읽어내려가며 맥을 짚듯이 우리의 과거를 함께 떠올린다. 그곳에는 들춰보고 싶지 않던 고통도 있고 햇살처럼 영롱하고 따사로운 좋은 추억도 있다. 시간의 무게에 그저 흘려보냈던 일들이 스트라우트의 온건한 이야기와 함께 떠올라 의미를 되찾는다. 스트라우트의 글이 좋은 건 무엇보다 이런 점이다. 자신의 글을 쓰고 싶게 만들어준다. 용기를 북돋워준다. 자기 내면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어쩌면 상처입은 자기 자신, 외면했던 자신과 화해할 수 있는 용기를 말이다. 자기 자신의 문제와 화해할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의 결점을 이해하고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우리는 우리 삶의 시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신화이며 미스터리다. 






니체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자기 삶이라는 시를 짓는 시인이 되어야 하며, 모든 개인은 자신의 특정한 운명의 범위 내에서 "스스로 법칙을 부여"(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 심지어 우리의 잘못된 선택조차도 자아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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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24 17: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은 이미 북플계의 신화
빛💡입니다
땡투를 👆누르게 만드는 글
담달 이달상 예감이 백퍼센트 🤗

청아 2022-10-24 17:49   좋아요 3 | URL
스콧님 덕분에 밀린 숙제를 끝낸 기분입니다.ㅋㅋㅋ
이 만족감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친절한 알라딘이
이달상을 준다면 절대 거절하지 않을거예요😆
자꾸 스콧님 따라 다른 책이나 영화랑 연결해서 생각하게 되네요ㅋ

scott 2022-10-24 17:52   좋아요 4 | URL
영화 실버라이닝 좋아해서 대사까지 외울 정도 🙊
브레들리 쿠퍼도 오랜세월 알콜중독 때문에 고생 했었다고 합니다 😊

청아 2022-10-24 17:59   좋아요 3 | URL
그런 일도 있었군요?!! 저 이 영화 전혀 관심 없었는데 이 프로에서 보고 바로 봤어요. 명대사도 많고 감동적이었어요. 브레들리 쿠퍼 알콜중독도 이겨냈다니 더 호감입니다🤭

페넬로페 2022-10-24 18: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자신에게도 솔직하지 못해 일기도 잘 못 쓰는 사람인데 작가들은 정말 대단하죠! 어릴때의 강렬한 기억들이 그 뒤의 삶을 지배할 비율이 높은 것 같아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하면 남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우리는 그렇게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가봐요.
지선씨네마인드,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청아 2022-10-24 18:22   좋아요 5 | URL
일기를 쓰면 좋다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그런면에서 진솔하게 쓰기가 힘든것 같아요.
요즘은 그나마 좀 나아졌지만 저도 아직 잘 못 써요. 이런 소설 읽을때마다 그래도 써야겠다
자꾸 다짐하게됩니다.ㅎㅎㅎ
저는 예전에 저만 기억에 사로잡혀 사는 줄 알았어요. 아니 에르노나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같은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많이 놀라요. 이런 이야기는 그 어떤 허구보다 더 강렬하고 파장이
크다고 느끼구요. 지선씨네마인드 재밌어요 페넬로페님!
지난주에 <위플래쉬>를 스릴러로 해석한것도 흥미진진했어요.^^*

서곡 2022-10-24 18: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브래들리 쿠퍼의 행동에 대한 설명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재미있게 본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제니퍼 로렌스 매력적이었고 아버지 역 로버트 드니로도 듬직했죠 드니로와 쿠퍼가 꽤 친해졌다고 읽은 거 같아요 원작도 읽었는데 영화와는 내용이 좀 다르더라고요.

청아 2022-10-24 18:29   좋아요 3 | URL
윌스미스를 안아준 장면보고 울컥했어요.ㅜ.ㅜ 서곡님도 이 영화 보셨군요?
제니퍼 로렌스 연기 좋았고 로버트 드니로는 워낙 애정하는데 여기서
강박적 아버지 역할도 사랑스러웠어요.ㅋㅋㅋ두 사람 <리미트리스>에서도
함께 나오는데 은근 캐미가 좋아보여요ㅋ 오오! 원작도 있군요? 찾아봐야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서곡님^^*

새파랑 2022-10-24 18: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 남편과 친구로 지내다니 역시 미국은 개방적인 나라가 맞습니다~!! 미미님 이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에 빠지셨군요~!! 서정적인 글쓰기라니 재미있을거 같아요 ^^

청아 2022-10-24 18:33   좋아요 4 | URL
맞아요 새파랑님!!ㅋㅋㅋ그런 면들이 흥미로웠어요.우리 정서에는 잘 지내기 힘들것 같은데
상대의 아내와도 다같이 만나기도하고 서로 파티에 가구요. 의지가 되어주는
장면들 읽으면서 이렇게 지내는것도 힘이 되겠다,나쁘지 않겠다 싶었어요.
많은 추억을 함께 나눈 사람들이니 이게 맞는것 같기도 하고요.
스트라우트 전작하고 싶어요.^^*

프레이야 2022-10-24 18: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첫 문단 감동입니다!
미미 님의 드러내지 못한 어릴 적 상처가 무엇인지 상세히 적지 않아도 우리는 어느 정도 그냥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런 게 있어요.
상처가 아니면 무얼 쓰겠습니까 맞아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저도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거의 다 좋아하실거에요. 스트라우트 글의 매력과 어딘지 연결되는 성격이 있네요. 윌리엄 읽고 루시 바턴 읽었는데 참 좋습니다. 그냥 은근히 심장이 묵지근해지면서 좋으네요. ^^
올리브 키터리지 이후 다시요.

청아 2022-10-24 18:43   좋아요 5 | URL
글쓰기는 그런 면에서 스스로 치유하는 방식이자, 타인을(독자)치유하는 길인것 같아요.
<오 윌리엄!>읽다가 몇번을 울었는지...갖가지 생각이 이어져서 잊지못할 경험이었어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 감동적인 영화를 전 이제야 봤네요!ㅋㅋㅋ프레이야님도 두 권다
읽으셨군요?! 넘 좋지요? 평범한 문장들의 조합같은데 마음에 파고드는 힘이 있었어요.
저도 올리브 키터리지랑 다 읽어보고 싶어요^^*

서곡 2022-10-24 1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리미트리스도 재미있죠 ㅎ 아마 그 작품에서 만난 후 쿠퍼가 실버라이닝도 드니로랑 같이 하자고 했나 그럴 겁니다 ㄹㅁㅌㄹㅅ도 원작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청아 2022-10-24 19:18   좋아요 3 | URL
저도 그렇게 들은 기억이 있어요.ㅎㅎ진짜 아들,아버지가 보고 부러워할듯합니다ㅎㅎ 서곡님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계셔서 항상 도움이 많이됩니다.*^^*

서곡 2022-10-24 19:21   좋아요 2 | URL
아앗 별말씀을요 ㅋ 영화 대화 즐거워서 댓글이 길어졌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10-24 2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래가 이 가을 저녁에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미미님의 글을 읽어서인지? 미미님의 글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기도 하다는 생각 두 가지를 해 봅니다.
미미님의 과거의 기억들이 가져다 주는 오랜 상처를 보듬어 드리고 싶네요^^
우리도 어쩌면 이렇게나마 글로 써버리고 자가 치유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네요.
작가들은 글빨이 있으니 더욱 복잡 미묘하게 하나의 사건?으로 잘 버무려 소설을 쓰겠죠? 아무리 미화시켰다지만, 작가의 자전 소설이었다고 후기부분의 글을 접하면 그 소설은 좀 아프게 다가오기도 하더라구요. 그래도 우린 작가가 그 소설을 통해 자가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봄으로서 용기를 얻게 되는 것도 같구요?!!!!
미미님의 글도 그러한 용기를 줄 때가 많아요.
그러니 처지지 마시고, 계속 쓰세요. 저도 글을 계속 쓰시라고 얘기하고 다니시는 다락방님 빙의가 되어가는 것 같긴 합니다만^^;;;
글을 씀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분들이 계셔요. 미미님은 그 중 한 분이십니다!
그러니 계속 써 주세요. 쓰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과 열정이 간접적으로 느껴지기에 미미님의 글을 읽으면 저 또한 치유되는 기분이에요^^

청아 2022-10-24 21:11   좋아요 3 | URL
아 나무님!! 이 노래를 알아봐주셔서 감사해요.(>.<*) 요즘 하는 <가우스 전자>란 드라마에 나온 곡인데
유쾌 발랄한 그 드라마 분위기와 달리 슬픈 멜로디의 이 곡이 넘 좋아서 제가 이 소설 읽을 때 배경으로
들었었어요. 원래 책 읽을 때 음악 잘 안듣고 간혹 듣더라도 클래식을 틀어놓는 편인데요,
이 곡은 참 잘어울리더라구요.

말씀처럼 자전 소설이 가진 힘,치유력에 공감만땅입니다. 저랑 비슷한 경험이나
비슷하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읽으면서 ‘아! 나만 이런게 아니구나, 이 사람은 이렇게 잘 해내고 있구나!‘하는 감정의 동요,전율을 느껴요. 말로 하는 그 어떤 위로보다 심장에 짜릿한 흔적을 남기기도 하구요.

제 그늘을 이해하고 포용해주시는 나무님 글에 저도 용기를 얻고 힘이 납니다.
맞아요! 다락방님도 그러시죠ㅎㅎㅎ
예전에 다락방님이 비타님에게 글을 쓰라고 응원한 댓글을 읽고 크게 감동받았었어요.
나무님 글도 나무님도 닉네임처럼 늘 든든하게 이곳에서 울타리가 되어주고 계십니다.
닉넴 앞으로도 바꾸지 마세요!!ㅎㅎㅎ 나무님 오늘 말씀 감사해요~💗

바람돌이 2022-10-24 2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윌리엄은 볼거지만 미미님 글 쓸때 저렇게 다른 책들 연결해서 유려하게 쓰시는거 보면 늘 감탄해요.
저게 어떻게 가능하죠? 저는 어떤 책도 영화도 돌아서면 다 까먹는데.... 다 적어두시나요?
저도 알라딘에 밑줄긋기로 적어두지만 머릿속에서 다 휘발되어서 뭘 꺼내서 봐야하는지 모르는데요.
아 진짜 부러운 능력. 글도 잘 쓰시지만 저렇게 적절하게 책들을 엮어내는 능력은 저에겐 넘사벽으로 보여서 부러워죽겠어요. ^^

청아 2022-10-24 22:50   좋아요 2 | URL
마침 읽고 있는 책들에 연결되는 지점들이 보였어요. 저도 책을 읽고나면, 영화도 보고나면 곧잘 잊어버려서 스마트폰 메모장에 생각나는건 그때그때 적어두긴해요. 오늘 이 후기 쓰면서 억지스러워 보임 어쩌나, 나한테만 관련있어 보이는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바람돌이님이 칭찬해주시니 의욕이 납니다.ㅎㅎ*^^*

에구구 글이야 워낙 바람돌이님이 저보다 잘 쓰시잖아요. 저는 작가들의 좋은 발췌문으로 부족한 제 글을 가리고 보완하느라 늘 애를 쓰는 편입니다.(>.<=)>

다락방 2022-10-25 0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윌리엄을 벌써 읽으셨군요! 인용해주신 구절과 또 미미 님의 글을 읽으니, 그럴 줄 알았지만 역시나 스트라우트의 글은 좋을 것 같네요. 으.. 좋아하는 작가가 있고 그 작가의 신간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 아닙니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저는 책으로 먼저 보고 영화로 보았는데, 책 내용이 잘 기억이 안나서 지금 2013년에 제가 쓴 글 찾아보고 왔거든요. ㅋㅋ 영문학 교사인 남주의 전 아내가 나오고 그리고 문학에 대해서도 수차례 언급되는 책이네요. 음, 그런 책은 좋은 책입니다. ㅎㅎ

청아 2022-10-25 09:15   좋아요 2 | URL
스트라우트의 책을 언젠가 읽어보고싶은 마음은 한가득이었는데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어요! 여러모로 공감도 되고 저 자신에 대해서도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볼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ㅎㅎ
이런 감정은 마치 새로 태어나는 느낌을 주어 짜릿하기도 했고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책으로는 어떨지 궁금해요!
다락방님 글도 찾아보고 책도 수배해야겠어요. 문학에 대해서도 수차례 언급된다니 오오 솔깃합니다~♡ 그럼요! 그런 영화도 책도 분명 좋지요.ㅎㅎ 다락방님 책부터 읽으셨다니 제 마음이 또 급해집니다^^*

거리의화가 2022-10-25 14: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자신을 진실하게 마주하는 것에 가장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살다보니 포장 능력만 늘더라구요^^; 실상은 없으면서 나를 들여다볼 용기는 없나 돌아보게 됩니다.
작가들은 먼저 자신을 대면하고 솔직해진 사람들이란 생각이 드네요. 아직 스트라우트 한 작품(올리브 키터리지)밖에 읽지 않았지만 느낌이 좋았습니다. 이 책도 그럴 거란 생각이 들어요.
미미님 계속 쓰셔야 합니다. 암요^^

청아 2022-10-25 16:31   좋아요 2 | URL
화가님~♡ 올리브 키터리지 읽어보셨군요!! 그 책도 대표작이라는데 궁금하고 설레네요.^^*

여성작가들의 자신을 드러낸 글쓰기, 그 용기가 마음에 닿아서 요즘 싱숭생숭 생각이 많습니다.ㅎㅎ
‘자신에게 솔직해지기!‘이 말도 넘넘 좋네요. 작가들은 계속 쓰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분명히 들여다보니 그렇게 되는걸까요? 역시 쓰는것만이 나로 사는 방법이라는 결론을 마주합니다. 네!! 화가님도 계속 함께 써주실거라 믿습니다.(>.<*)

기억의집 2022-10-27 0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윌리엄의 세번째 아내가 … 세번째라는 단어가 각인되네요. ㅠㅠ 루시와 그냥 친구로 남아 있기를!!! 다시 합치지는 않겠죠???
예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치심과 상처네 대한 기억을 말로 하면 그게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심리 상담이 중요한 것이라고.. 글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해요. 록산 게이가 신작을 냈군요. 전 리베카 솔닛보다 록산 게이 글이 읽기 쉬워서 록산 게이를 더 선호해요 솔닛 글은 너무 어려워서.. 읽다가 포기하게 되네요!!

청아 2022-10-27 09:43   좋아요 2 | URL
네ㅎㅎ이후에도 다른 여자와 데이트를 하는데 루시에게 어떠냐고 물어볼정도예요. 완전한 친구가 되었다고 느꼈어요.^^*
기억의집님 말씀처럼 그런 이유로 작가들이 자기고백적 글쓰기, 소설 쓰기를 하는것 같아요. 스스로 치유하는 동시에 비슷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읽으면 덩달아 어느정도 해소되는거죠. 아 문학의 가치를 새삼 깨닫습니다. 저도 솔닛보다는 록산 게이의 글이 쉬워보이는데 둘다 나름대로 글을 잘 써서 좋아합니다^^*

독서괭 2022-10-27 2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멋진 페이퍼를 이제 읽었네요. <오, 윌리엄> 보고 싶네요. 루시바턴도 ㅠㅠ
상처를 쓴다, 작가들이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지점이 그런 걸까요? 상처가 있다고 다 작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내 상처를 들여다보고 다른 이에게까지 확장해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미님의 상처도 언젠가 글로 써내실 수 있기를..

청아 2022-10-27 20:55   좋아요 3 | URL
저는 그걸 이제야 깨달았어요. 소설에 대해서도 그냥 다 창작인줄 알았거든요.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해소할 수 있겠구나 길이 보인다는 느낌? 물론 저는 소설을 쓰겠다는건 아니지만
이렇게 하던대로, 내 나름대로 조금씩 풀어내는것만으로도 점점 편안해지고 뭔가가 바뀌는것 같아요^^*

scott 2022-10-31 22:27   좋아요 1 | URL
미미님 소설 쓰신다면
1등 구매자 예약 하기롱
•°•∧__∧
•( • _ •。)
•°(nnノ) ____

mini74 2022-10-30 1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트라우트 글쓰기의 강점에 공감합니다. 캐서린도 궁금하고 저도 얼릉 읽어봐야겠어요. *^^*

청아 2022-10-30 11:35   좋아요 2 | URL
캐서린 너무 궁금합니다. 다른분 말씀에 글이 좀 쎈편이라고해서 더더 궁금요. 이 책 좋았어요 미니님! 마음에 드실거예요♡^^♡

2022-11-09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11-09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2022-11-09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11-10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2관왕 축하드려요**
잘 계시는지 넘 궁금해요**

희선 2022-11-16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는 자기 이야기라 해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자기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는군요 미미 님 축하합니다


희선
 

권위에 대해.
나는 작문을 가르칠 때 그 일을 오래 했다권위에 대해 말했다. 가장 중요한 건 글을 쓸 때 권위를 가지는 것이라고 학생들에게 말해주었다. - P168

호텔방 의자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나는 윌리엄의 말이 사실이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자기 몰두적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기억 하나가 떠올랐는데, 그 시절에 한번은 베카와함께 뉴욕에서 점심을 먹다가 대학생이던 그애가 집에 와 있을 때였다—그애가 뭔가 말하려고 하는데(지금도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그애의 말을 가로막고 내 편집자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와 편집자 사이의 갈등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자 베카가 불쑥 말했다. "엄마! 제가 말을 하려고 하는데 엄마는 그저 편집자 이야기만 하고 있네요!" 그러더니 베카는 울음을 터뜨렸다. - P191

"그만하자." 내가 말했다. "중요하지 않아." 그 일은 더이상내게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말을 할때 내 안에서 물이 찰랑이는 듯한 작은 감각이 일어나긴 했지만.
그러나 나는 생각했다. 그가 조앤하고 결혼해서 살 때도 그랬고,
에스텔하고 결혼해서 살 때도 그랬다면, 그를 그렇게 만든 건 내가 아니었던 거네? 그러니까 나 때문이 아니었던 거네? 나는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전날 밤 선택에 대해서 말한 것을 떠올렸다. 그는 자신의 그런 면에 대해 아마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것이다.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나는 모른다. - P208

로이스가 간단하게 말했다. "당신이 그렇게 썼잖아요."
"내가 썼다고요?" 나는 물었다.
"당신 책에서요-당신 회고록." 로이스는 손가락으로 내 오른쪽에 있는 책장을 가리켰다. 그러고는 의자에서 일어서서 그쪽으로 다가가 내 회고록-하드커버였다—을 꺼내 왔고, 나는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거기 내 책 전부가 가지런히 꽂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 P224

오 맙소사,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아니죠, 당연히 아니에요." 그리고 덧붙였다. "오, 하지만 그 시점에 그녀가 가진건 그것뿐이었어요. 아들."
"맞아요." 로이스가 대답했다. "당신이 맞아요." 그리고 그녀는 더 작은 목소리로 "당신이 맞아요"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그런 다음 자기 발을 흘끗 보더니 고개를 들고 말했다. "그리고 그뒤로 계속 그 일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그때 내가 그녀에게 조금더 공감해줄 수도 있었겠죠."  - P232

나는 그를 좋아했다. 아마사랑했을 것이다. 나는 만나는 모든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  - P242

마침내 당신이어떤 가정에서 자랐는지 알게 됐을 때, 우리가 결혼한다고 말하려고 당신 가족을 만나러 당신 집에 간 그날 말이야, 루시, 나는당신이 어떤 집에서 자랐는지 알고 거의 까무러칠 뻔했어. 당신이 그런 집에서 자랐을 줄은 정말 몰랐어. 그리고 계속 생각했지. 그런데 어떻게 지금 이런 모습일 수 있지? 이런 가정에서 자랐는데 어떻게 그렇게 생기가 넘칠 수 있지?"  - P248

나는 여전히 당신이 어떻게 그걸 해냈는지 모르겠어. 당신은 독특한 사람이야, 루시, 당신은 특별한 영혼이야. 그날 막사에 갔을 때 당신이 두 개의 우주인지 어딘지 사이를 오갔다고 했던 거, 나는 믿어, 루시, 당신은 특별한 영혼이니까. 세상에 당신 같은 사람은 결코 있었던 적이 없어." 잠시 뒤그가 덧붙였다. "당신은 사람들의 마음을 훔쳐 루시." - P249

나는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투명인간이라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사회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여겨지는 게어떤 기분인지 알기 때문이다. 다만 내 경우에는 사람들이 겉모습을 보고는 아무도 그걸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만 달랐다.  - P254

지금까지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남편에게 나를 위로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오, 그건 말할 수 없이 끔찍한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것이 삶이 흘러가는 방식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너무 늦을때까지 모른다는 것. - P257

그 순간 나는 그녀를 거의 사랑했다. 나는 말했다. "당신이 하려는 말이 뭔지 정확히 알겠어요." 나는 에스텔이 내 얼굴을 보고 그게 진심이라는 걸 알아봤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녀가나를 두 팔로 감싸안았고 우리가 서로의 뺨에 키스했으며, 그녀가 이내 울먹거리며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고마워요, 루시."
그리고 그녀는 포옹을 풀고, 나를 보며 말했다. "오, 루시, 당신을 만나서 정말 좋았어요." - P271

나는 그 집 창문 앞을 지나면서 이렇게 생각하곤 했다. 나는 이런 사람이 될 거야. 나는 이걸 가질 거야.
하지만 나는 작가였다.
그리고 그것은 소명이다. 나는 내게 글쓰기에 대해 무언가를가르쳐준 유일한 사람이 어떤 말을 했는지 떠올린다. "빚을 지지말고, 아이를 낳지 마라.
하지만 나는 내 일을 원한 것 이상으로 아이들을 원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졌다. 하지만 나는 일도 필요했다.
그래서 요즘은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좋았을 거라고종종 생각한다―이 생각은 어리석고 감상적이고 바보 같지만,
여전히 떠오르곤 한다. - P275

그가 쇼팽의 에튀드 C#단조를 연주하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생각했다. 이게내가 원하는 전부야. 심지어 내가 그 생각을 하기는 했는지조차모르겠다. 그저 그의 연주를 듣는 것 말고 세상에서 내가 원하는다른 것은 없었다는 말이다. - P283

"저기, 귀찮게 해서 죄송하지만,
저는 루시라고 하고, 당신을 사랑해요." 내가 그런 말을 했다니,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덧붙였다. "오, 당신의 음악을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그러자 그 불쌍한 남자는 키가 거의 나와 비슷했는데-키가 크지 않았다는 말이다그 자리에 서서 이렇게 말했다. "음, 감사합니다." 그러고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아니에요, 제가 정말 죄송해요. 미친 소리로들리죠. 그냥 제가 당신의 음악을 몇 년째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었어요."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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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24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ㅅ💖👍

청아 2022-10-24 12:57   좋아요 1 | URL
🥰 👍👍

프레이야 2022-10-25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권위에 대한 문장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귀퉁이 찌그러져 교환 신청했고 오늘 다시 옵니다. 좋아라요. ~

청아 2022-10-25 09:52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저도 모서리 때문에 교환신청했었어요! 인상적인 문장이 많죠? 아 이 책도, 스트라우트도 사랑합니다🤭
 

슬픔은 당신이 유리로 된 아주 높은 건물의 긴 외벽을 미끄러져 내려오는데 당신을 보는 사람이아무도 없는 것과 같다. - P9

밤에 그는 종종 공포를 느꼈다. - P15

솔직히 말하고 싶다. 나는 여전히 겁을 많이 먹는다고. 분명어린 시절에 내게 일어난 일 때문이겠지만, 나는 걸핏하면 몹시겁에 질린다. 한 예로, 거의 매일 저녁 해가 지면 나는 여전히 무섭다. 아니면 이따금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들면서 공포를 느낀다. 하지만 처음 윌리엄을 만났을 때는 나 자신의 이런 면을 알지 못했고, 그 모든 게… 오, 그냥 내가 원래그런 사람이라고 느꼈다. - P28

"루시, 당신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완전히 진행된 경우로군요." 어느 면에서 그것이 내게 도움이 되었다. 그러니까 뭔가에이름을 붙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 P28

같이 있어서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사람은 윌리엄이 유일하다고. 그가 내가 가져본 유일한 집이라고.
내가 파티에서 그냥 나와버리지 않았다면 팬 칼슨에게 그 이야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 P52

그날 캐서린은 내게 말했다. "나도 우울해질 때가 있어." 그래서 나는 놀랐다. 내가 아는 누구도, 어떤 어른도 그런 말을 해준적이 없었고 게다가 그녀는 그걸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캐서린은 나를 다시 안아주었다. 나는 늘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그녀의 가슴속에는 그런 다정함이 있었다. - P59

 나는 크리시에게 다시 임신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게 그애가 들어야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저 크리시를 안아주었고, 얼굴에 흘러내린 머리칼을 옆으로 부드럽게 넘겨주었다. "엄마" 크리시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딸이 태어나면 루시라고 부르려고 했어요." - P61

보도를 걷다가 나는 어머니가 내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도해준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크리시가 태어날 아기를루시라고 부르려고 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애는 나를 사랑했다, 내 딸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놀라웠다. 솔직히 감동적이었다. - P62

그해에 윌리엄이 내게 책을 읽어주던 게 기억난다. 어린이용책이었지만,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었고, 그가 어렸을 때 좋아하던 책이었다 스스로 자기 삶을 개척한 소년에 대한 내용이었다. 매일 밤 우리가 침대에 누워 있는 동안그가 몇 페이지씩 읽어주었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나는 다른 무엇보다 윌리엄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가 불을 끄고내 몸에 손을 뻗지 않으면ㅡ대부분의 밤에 손을 뻗었다―공포와 상실감을 느꼈다. 나는 그 정도로 그를 원했다. - P72

진실은 이것이다. 그 느낌은 영영 사라지지 않았다.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와의 결혼생활 내내 나는 그것을 느꼈고-밀물과 썰물처럼 오갔다―그 느낌은 정말 끔찍했다. 윌리엄에게,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설명할 수 없었지만, 그것은 내 옆에 종종 머물러 있는 은밀하고 조용한 공포였고, 밤에그와 함께 침대에 있을 때도 나는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 P73

그리고 그때, 아기가 태어난 뒤로 정말 눈에 띄게 말이 없어진 윌리엄이 내게 말했다. "저기, 루시, 난 아기가 아들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
내 내면 깊은 곳에서 뭔가가 쿵 떨어지는 것 같았고, 나는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늘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에 나는 생각했다.
음, 적어도 그는 솔직하기는 하잖아.
우리에게는 이렇게 서로에게 놀라거나 실망하는 일들이 있었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 P75

캐서린이 그에게 미친듯이, 되돌릴 수 없게 빠져든 것이 이때였다. 그녀는 그날 빌헬름의 연주만큼 아름다운 연주는 들어본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계절은 여름, 창문이 조금 열려 있고 바람이 불어와 커튼을 부드럽게 들칠 때 그는 피아노 앞에 앉아연주를 시작했다. 브람스의 곡이었는데, 그건 그녀가 나중에 안사실이었다. 그는 연주하고 또 연주했고, 그저 한두 번 그녀를슬쩍 올려다보았을 뿐이었다. 그러고는 일어서서 캐서린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인 뒤-그는 짙은 금발에 키가 컸다-그녀옆을 지나 다시 들판으로 나갔다.  - P77

어린 시절 나는 언니든 오빠든 거짓말을 하면, 심지어 하지 않았더라도 부모님이 우리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면, 우리는입안을 비누로 씻어야 했다. 그것이 그 집에서 우리에게 일어난최악의 일은 아니었고, 그래서 지금 여기서 그 이야기를 하려고한다. 우리는 작은 거실의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웠고, 거짓말을한 사람이 누구건 간에 예를 들어 언니 비키가 거짓말을 했다고 치면 나머지 두 아이, 오빠와 나 중 하나는 언니의 팔을 잡아 누르고 나머지 하나는 언니의 다리를 잡아 눌러야 했다. 그러고 나면 어머니는 부엌에서 접시 닦는 행주를 가져다가, 욕실로가서 그것에 비누를 묻힌 다음 비키가 혀를 내밀면 입안에 행주를 쑤셔넣은 뒤 구역질을 할 때까지 계속 문질렀다.
나이를 먹고 생각하니, 부모님이 이 행위에 나머지 아이들을개입시킨 것은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아주 잘 쓴 것 같다. 그 집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그랬듯, 그게 우리를 갈라놓았다. - P81

이걸 한번 이해하려고 해보라.
대형 코르크판이 있고 그 판에 지금껏 살아온 모든 사람의 핀이 꽂혀 있다면, 거기 내 핀은 없을 거라고 나는 늘 생각했다.
나는 내가 투명인간이라고 느낀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 P82

 그가 조앤에 대해 말했을 때, 나는 내가죽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여자들에 대해 들을 때도죽을 것 같다는 생각은 이미 했었다. 하지만 이 조앤이라는 여자는 수도 없이 우리집에 찾아왔고, 어느 여름 내가 아파서 병원에입원했을 때 내 딸들을 병실로 데려오기도 했으며, 예전부터 남편의 친구이자 내 친구였다.


내 안에서 튤립 줄기가 툭 꺾였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튤립은 꺾인 채로 내 안에 남았고, 결코 다시 자라지 않았다.

나는 그후로 좀더 진실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P98

크리시가 여름에 카시트에 앉은 채ㅡ세 살이었다ㅡ투정을 그치지 않자 윌리엄이 차를 한쪽에 세우고 손가락으로 크리시를 가리키며 "자, 내 말 잘 들어, 네가 아빠속을 뒤집어놓기 시작하는구나" 하고 말한 이야기도 했다. 그러자 크리시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아니요, 아빠가 내 말을 잘 들어요. 아빠가 내 속을 뒤집어놓기 시작했다고요" 하고 말했다.
우리 모두 그 이야기를 좋아했고, 그 얘기가 나오면 늘 그러듯나는 이 말을 보탰다. "네 아빠가 나를 쳐다봤고, 나는 네 아빠를쳐다봤어. 그리고 아빠는 다시 차를 몰기 시작했지. 그뒤로 우리는 힘을 가진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됐고."  - P103

나는 스스로에게, 어머니가 나를 사랑했다고 말해준다. 어머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를 사랑했을 것이다. 언젠가그 사랑스러운 여자 정신과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소망은 결코죽지 않아요." - P108

나는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요즘 밤의 공포는 어때, 윌리엄?"
윌리엄이 손을 펴고 말했다. "사라졌어." 그리고 덧붙였다. "사는게 더 나빠지니까 멈췄어." - P134

사람들은 외롭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할 수 없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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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0-24 0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종일 읽으시나봐요. 미미님^^ 서재에서 핫한 책들은, 미미님 서재에 가면 한 번에 다 만나보게 되니!!

저처럼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미입문, 초심자는 [올리브 카터리지]부터 읽고, 읽어야겠죠?^^

청아 2022-10-24 07:42   좋아요 1 | URL
종일 책만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ㅎㅎ

저도 이번에 <내 이름은 루시 바턴>으로 처음 만나봤어요 얄라님~♡ 이번에 나온 <오 윌리엄!>과 연결된다고 해서요.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요.*^^*

새파랑 2022-10-24 1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밑줄이 엄청나게 많네요~!! 역시 천재~!!

청아 2022-10-24 12:58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눈에 무리가 될까봐 요즘 밑줄 자제했는데 안 올릴수가 없는 작품이예요^^*
 





" 잘 들어요. 가난과 학대를 결합한 것 때문에 사람들이 당신을 쫓아다닐 거예요. ‘학대‘라니, 정말 바보 같은 단어 아닌가요. 아주 상투적이고 바보 같은 단어예요. 사람들은 학대 없는 가난도 있다고 말할 거예요. 그래도 당신은 절대 아무 반응도 하지 말아요. 자기 글을 절대 방어하지 말아요. 이건 사랑에 대한 이야기고, 그건 당신도알 거예요. 이건 자신이 전쟁에서 저지른 일 때문에 평생을 하루도 빠짐없이 괴로워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예요. 이건 그의 곁을 지켰던 한 아내의 이야기예요. 그 세대에 속한 아내들은 대부분 그랬으니까요. 그녀가 딸의 병실에 찾아와 모두의 결혼이 좋지않은 결말을 맺었다는 이야기들을 강박적으로 하는 거예요. 정작 자신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해요. 자기가 그러고 있다는 걸 그녀 자신도 몰라요. 이건 딸을 사랑하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예요. 불완전한 사랑이긴 하지만요. 왜냐하면 우리 모두 불완전한 사랑을 하니까요.  - P124




'오! 윌리엄'이 드디어 번역되었다고 해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에 관심이 있던 나는 우선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었다. 전반적으로 서정적인 분위기에 화자의 억눌린 슬픔과 사랑을 곳곳에서 느꼈다. 맹장 수술때문에 입원해 있던 루시 바턴은 결혼을 했고 두 딸아이의 엄마다. 병원을 유달리 싫어하는 남편의 부탁으로 몇년간 연락하지 않고 지내던 엄마가 찾아왔다. 엄마는 침대 발치에 앉아 있었다. 모녀간의 마음의 거리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낮지만 서두르는 듯한 말투로 엄마는 딸이 기억하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끄집어낸다. 그들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지 않았다. 정작 딸에 관한 이야기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루시 바턴은 그저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숨가쁘게 풀어내는 다른 여자들의 이야기는 엄마가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지 숨김없이 드러낸다. 정확히 이 가족에게 과거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독자도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다. 다만 몇 가지 그녀가 언급하는 사건을 통해 짐작할 뿐이다. 전쟁후 외상후 스트레스를 안고 돌아온 아버지의 고통과 극심한 가난.ㅡ가난은 종종 미화되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통해 실상이 어떤지 조금은 짐작해볼 수 있으리라.ㅡ 아이들조차 그 차이를 귀신같이 포착한다. 물질적 가치는 쉴틈없이 외부로부터 주입되기 때문이다. 가족 중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던 루시 바턴은 결국 숨막히는 고향을 벗어나 공부하고 글을 쓰고 작가가 된다. 변함없이 그 자리에 남은 엄마의, 남은 형제들의 삶의 무게는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부모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들킨다. 그들은 그 중 극히 일부를 짐작하고 대부분을 외면하거나 혹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흔적들로 자식들은 이 세계의 오류들을 더듬더듬 짐작한다. 그래서 그나마 자신은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역시 불완전하지만 부모 세대가 남긴 발자취를 거울삼아 걷고 또 걸어 앞으로 나아간다고.



나는 애써 울음을 참느라 한동안 간호사실 쪽에 있는 의자에앉아 있어야 했다. 치통이 옆에서 나를 감싸안아주었고, 그렇게 해준 그녀를 나는 지금도 사랑한다. 가끔 나는 테네시 윌리엄스가 블랑시 뒤부아의 이런 대사를 썼다는 사실에 슬퍼진다. "나는 늘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하며 살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낮선 사람들의 친절을 통해 여러 번 구원을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그것도 범퍼스티커처럼 진부해진다. 나는 그 사실이 슬프다. 아름답고 진실한 표현도 너무 자주 쓰면 범퍼스티커처럼 피상적으로 들린다는 사실이. - P98






부모는 우리 기질의 뿌리가 아닐까...


우리 각자가 가진 실존적인 임무는 기질을 감옥에서 풀어 줄 수 있도록 자기만의 진리를 밝히는 것이다. 우리의 임무는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는 거짓된(피상적인) 자기표현 이면에 억눌려 있는 핵심을 해방하는 것이다. P.33 가치 있는 삶, 마리 루티






나는 오직 크로그 씨네 집에 있을 때만 정말로 살아 있다는 기분이 든다. 나는 어머니를 자극하지 않고 또 내가 용기를 낼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자주 그를 찾아간다. 나는 어머니에게는 위르사네 집에 가는 거라고 말하고, 어머니는 위르사와 내가 왜 갑자기 친해졌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간 나는 늘 그 애가 싫다고 말해 왔기 때문이다.P.35 토베 디틀레우센, 청춘




읽어보고 싶은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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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21 16: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루시와 바턴 사이에 똥강아지는 책을 읽어야 알수 있는걸까요? ㅎㅎ
오 윌리엄 나온거 보고 저도 도서관에서 루시바턴부터 읽어야겟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미미님 역시 빠르시군요. ^^

청아 2022-10-21 16:24   좋아요 3 | URL
엄마가 한번은 저렇게 불러요ㅎㅎ ˝루시 똥강아지 바턴˝이라고요. 그나마 다정한 멘트라 눈에 띄었습니다.
책이 두껍지 않길래 후다닥 가서 빌려와 읽었는데 왜 이 작가가 사랑받는지 알겠더라구요. 마음을 끄는 대목들이 여러군데 있었어요^^*

scott 2022-10-21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감동적인 페이퍼
역쉬 라스트 엔딩 요정
토베의 청춘😄
미미님은 시인의💖

청아 2022-10-21 16:35   좋아요 2 | URL
아핫 스콧님도 참ㅋㅋㅋㅋ스콧님과 미니님 덕분에 결국 썼습니다. 💕

mini74 2022-10-21 16: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루시도 엄마도 짠하지요. 미미님 이 글 참 좋아요.💕이 글 읽고 진짜 우리집 똥강아지 한번 쓰다듬어 줬습니다. 혹시 간식줄려고 그러나 허면서 꼬리 마구마구 흔드네요 ㅎㅎ

scott 2022-10-21 16:51   좋아요 2 | URL
미미💖미니💖루시💖
그리고
똘망 똘망 🐕🐕🐕

청아 2022-10-21 17:00   좋아요 2 | URL
미니님~💗˝엄마 나를 사랑해?˝라고 물었을때 어색해서 어쩔 줄 모르던 엄마의 행동이 숨길 수 없는 사랑이라고 느꼈어요. 루시가 비록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지만 자기 아이들과 또 타인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걸 보고 그녀의 삶은 어느정도 충만했을거라고 믿고 싶었어요😍 저희 똥강아지도 간식이 곧 사랑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10-21 17: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모도 나름 최선을 다하는 방식이었을거라 생각은 합니다. 결국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를 좁히는 것은 서로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가까이 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 싶어요. 토베의 부모와 토베 사이도 참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말이죠. 미미님의 페이퍼 통해서 루시 바턴을 접해봅니다. 저도 오 윌리엄 읽기 전에 읽어봐야겠어요^^

청아 2022-10-21 17:28   좋아요 3 | URL
그렇죠? 흔히 그렇기도 하지만 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이들 사이에 거리감을 더 만들었던것 같아요. 토베도 그랬듯이요. 부족했던 사랑에 대한 갈망으로 다른 많은 길로 빠질 수 있었는데 이들이 작가의 길로 간 것은 공허감을 채우는 지혜로운 방법이었다고도 생각했습니다. 비록 그것도 불완전하지만 뭐든 그럴 수 밖에 없으니까요*^^*

페넬로페 2022-10-21 17: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루시의 엄마가 병원에서 눕지도 않고 한 자리에 계속 있었던 건 딸과의 거리도 있는 것도 같고 딸에 대한 속죄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엄마와 다양하고 많은 추억을 공유하진 못했어요. 그래서 딸아이와는 추억을 많이 쌓으려고 해요.
그래야 나중에 이웃이 아닌 우리들의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청아 2022-10-21 17:35   좋아요 3 | URL
아, 그런 의미도 있었던걸로 보이네요! 발을 만진것도요. 저도 읽으면서 저와 엄마의 관계에 대해 생각했어요.
외동임에도 저 역시 엄마가 그리 따뜻한 분은 아니셨어요. 그래서 몇몇 대목이 더 울컥했던 거겠죠. 페넬로페님은 참 다정한 엄마라고 생각해요. 공유해주시는 이런저런 추억쌓기에 저까지 마음이 포근해지고 절로 미소가 지어지거든요😍

- 2022-10-22 01: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루시바턴 최애 💕

라로 2022-10-27 13:02   좋아요 1 | URL
저도요!!!!!!!!!!!!!!!!!!!!!!!!!!!!!!!!!!!!!!!!!!!!

새파랑 2022-10-22 1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저건 ‘읽어보고 싶은 책들‘로 쓰기 보다는

‘읽어보고 싶어서 한달안에 구매할 책들‘ 요렇게 쓰쎠야 하는거 아닌가요? ^^

그레이스 2022-10-26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젠 부모에게서 저의 뿌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서 저의 그림자를 보고 있지요....!
가끔 가슴 아프기도 하고, 외면하고 싶기도 하죠!

청아 2022-10-26 22:19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자녀가 있으시니 그러시겠군요. 제 친구도 유독 첫째에게서 자기 모습을 본다고. 자주 이야기해 줍니다. 부모에게서 받는 느낌과는 또 다르겠죠?^^*
 

아마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도 이렇듯 반쯤은 알게 반쯤은 모르게, 사실일 리 없는 기억의 방문을받으면서 세상을 이런 식으로 어찌어찌 통과해나갈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공포라는 감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는듯 자신만만하게 보도를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이 어떤 마음인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삶은 아주 많은 부분이 추측으로 이루어진 듯하다. - P22

책이 내 외로움을 덜어주었다. 이것이 내 말의 요점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나도 사람들이 외로움에 사무치는 일이 없도록 글을 쓰겠다고!  - P34

그뒤로 나는 많은 남자와 여자와 친구가 되었지만 그들도 그비슷한 말을 했다. 늘 무심결에 진실을 드러내는 그런 한마디를하는 것이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이 단지 한 여자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일은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난다. 우리가 그런 한마디를 듣고 그 한마디에 주의를 기울일 만큼 운이좋다면 말이다. - P38

길에서 그를 지나치기만 해도, 그리고 그를 보기만 해도-그는 키가 크고 마르고 짙은 머리색에 짙은 색 정장을 입었으며 영혼이 충만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ㅡ내 가슴은 부풀어올랐다. "제러미!"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면 그는 싱긋 웃고는 정중하게 옛날에 유럽에서 하던 방식 ㅡ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으로 모자를 들어올리곤 했다. - P49

아파트는 깨끗했고 가구가 많지 않았다. 자주색 아이리스 한 송이가 유리병에 꽂혀 하얀 벽 앞에 놓여 있었고, 벽은 예술작품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걸 본 순간 나는 그와 나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내가 그 예술작품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짙은 색의 길쭉한 형체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추상에 가깝지만 완전히 추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구성들로, 나로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현학적인 세계의 징후라는 것만 알 수있었다. 우리 가족이 자신의 공간에 있는 것을 제러미가 불편해한다는 게 감지되었다. 하지만 그는 더할 나위 없는 신사였고,
이것이 내가 그를 그토록 좋아했던 이유였다. - P50

그러자 그가 나를 바라보았고, 그의 얼굴에는 진심 어린 다정함이 떠올라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는내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내 곁은 풍족해 보여도 속은 외롭다는것을 알아차렸던 것 같다. 외로움은 내가 맛본 인생의 첫맛이었고, 늘 그 자리에, 내 입안의 틈 속에 숨어 있다가 자신의 존재를일깨워주었다. 그날 그는 그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리고그는 친절했다. "그러네요." 그는 그렇게만 말했다. 쉽게 이렇게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제정신이에요? 저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고요!" 하지만 그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나를 에워싼외로움을 이해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싶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 P54

삶의 날실과 씨실이 어떻게 엮여갔는지는 어떻게 알아낼 수 있는가?  - P61

헤일리 선생님은 그해 말에 떠났다. 내 기억으로는 입대를 했는데, 시절을 감안하면 틀림없이 베트남에 갔을 것이다. 나중에워싱턴 D.C.의 참전용사기념비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봤지만, 없었다. 내가 그에 관해 더 아는 건 없지만, 내 기억에 캐럴 다는 그뒤부터-그의 수업 시간에는 내게 못되게 굴지 않았다. 무슨말인가 하면, 우리 모두 그를 좋아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그를 존경했다. 이것은 열두 살짜리들의 학급에서 한 남자가 이루어내기에 절대 작은 업적이 아니다. 그는 이루어냈다. - P86

나는 애써 울음을 참느라 한동안 간호사실 쪽에 있는 의자에앉아 있어야 했다. 치통이 옆에서 나를 감싸안아주었고, 그렇게해준 그녀를 나는 지금도 사랑한다. 가끔 나는 테네시 윌리엄스가 블랑시 뒤부아의 이런 대사를 썼다는 사실에 슬퍼진다. "나는늘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하며 살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낮선 사람들의 친절을 통해 여러 번 구원을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그것도 범퍼스티커처럼 진부해진다. 나는 그 사실이 슬프다. 아름답고 진실한 표현도 너무 자주 쓰면 범퍼스티커처럼 피상적으로 들린다는 사실이. - P98

우리가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집단보다 스스로를 더 우월하게 느끼기 위해 어떤 방법을 찾아내는지가 내게는 흥미롭다. 그런 일은 어디에서나, 언제나 일어난다. 그것을 뭐라고 부르건, 나는 그것이, 내리누를 다른 누군가를 찾아야하는 이런 필요성이 우리 인간을 구성하는 가장 저속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P111

"독자에게 무엇이 작중 화자의 목소리고 작가의 개인적인견해는 아닌지를 알리는 건 내 일이 아니에요." 그 말만으로도나는 이곳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P113

하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 이유를 거의 말할 수는 있었겠지만.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날 밤부터 이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이야기의 부분 부분을나는 써보기 시작했다. - P115

 "내 말을 잘 들어요. 깊이 새겨들어요. 당신이 쓰고 있는 이것, 당신이 쓰고 싶어하는 이것." 그녀가 몸을다시 앞으로 숙이며 손가락으로 내가 보여준 그 글을 톡톡 두드렸다. "이건 아주 좋아요. 발표할 수 있을 거예요. 잘 들어요. 가난과 학대를 결합한 것 때문에 사람들이 당신을 쫓아다닐 거예요. ‘학대‘라니, 정말 바보 같은 단어 아닌가요. 아주 상투적이고바보 같은 단어예요. 사람들은 학대 없는 가난도 있다고 말할 거예요. 그래도 당신은 절대 아무 반응도 하지 말아요. 자기 글을절대 방어하지 말아요. 이건 사랑에 대한 이야기고, 그건 당신도알 거예요. 이건 자신이 전쟁에서 저지른 일 때문에 평생을 하루도 빠짐없이 괴로워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예요. 이건 그의 곁을지켰던 한 아내의 이야기예요. 그 세대에 속한 아내들은 대부분그랬으니까요. 그녀가 딸의 병실에 찾아와 모두의 결혼이 좋지않은 결말을 맺었다는 이야기들을 강박적으로 하는 거예요. 정작 자신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해요. 자기가 그러고 있다는걸 그녀 자신도 몰라요. 이건 딸을 사랑하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예요. 불완전한 사랑이긴 하지만요. 왜냐하면 우리 모두 불완전한 사랑을 하니까요.  - P124

왜 나는 그렇게 말하지 못했던 걸까? 그때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건, 그게 내가 평생 해왔던방식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누군가가 그 자신은 인식하지 못한채 스스로 망신거리가 되었을 때 그 사람의 실수를 덮어주는 것.
내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내 생각에 많은 순간에 그런 사람이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129

세라 페인이 말했다. 자신의 글에 약점이 보이면 독자가 알아내기 전에 정면으로 맞서서 결연히 고쳐야 해요. 자신의 권위가서는 게 그 지점이에요. 가르친다는 행위에서 오는 피로가 얼굴에 가득 내려앉았던 그 강의 시간 중 하나에서 그녀가 말했다.사람들은 우리 엄마가 사랑한다는 말을 절대 할 수 없을 거라는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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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4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