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의 말단에는 여성이 있습니다.

풍요로운 현대사회에서도

반복되는 전시상황에서도

60년대 시민운동에서도

흑인인권운동에서도

프랑스대혁명에서도

그리스로마 전쟁에서도

신화에서도

종교서사에서도

여성은 가장 말단에 있었습니다.


인종차별내부에서도 여성은 차별받고

장애인내부에서도 여성은 성범죄에 희생되고

인권운동에서도 여성의 문제는 뒤로 밀리고

혁명후에도 여성의 교육권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여성의 문제는 항상 뒤로 밀립니다.

"우선 이것만 해결되면"

"이게 더 중요하니까" 


하지만 절반인 여성을. 너무도 많은 여성을. 너무도 가까이에 있는 여성을

차별하기 때문에 모든 문제가 가능한 것은 아닐까요?

수천년에 걸친 차별과 배제가 '과거보다 더 나아졌다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되어

또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구조적인 불공정'의 개선이 우선이다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 '구조적인 불공정의 핵심'에 인구 절반인 여성이 있습니다.

심지어 더욱 차별받던 세대의 여성들이 지금도 살아 숨쉬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원인이 항상 뒤로 밀리기 때문에 뒤이은 불평등은 늘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불공정과 불평등의 근본은 젠더불평등입니다. 

젠더불평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다른 문제도 영원히 반복될것입니다.





*하나의 성이 다른 성을 돈으로 살 수 있는것만큼 불평등하고 부정의하고 그릇된 행위가 용인되는 한

어떤 불의도 가능하다. 


*'이정도면 남녀가 평등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데이터는 찾아볼 여력도 없으며 그만큼 자신이 누리는 특권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도 못하고 차별받는 이들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지구상 어디에도 여성우위인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 한곳도! "이정도면 충분히 평등한 사회"라고 생각한다면 이점이 전혀 이상하지 않냐고 묻고싶다. 그들은 '남성우위'를 스스로 자연스럽게 느낀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한국사회에서 공정을 강조하는 사람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능력주의'를 말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들은 공정하지 않은 출발선은 의식하지 않으려하고 애써 '결과'에만 집중해 그것이 공정이라 단정짓는다. 자신이 여성이라는 아스팔트를 딛고 서 있는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채로.



"인간은 어차피 죽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저 죽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편에서 죽는 것이다." 오리아나 팔라치가 정치에 묻는다 권력은 누구의 편인가? p.144





 "모든 것은 밥그릇(정치권력) 싸움이다. 여성은 밥그릇 싸움의 테이블에 아직 앉지도 못햇다."



"여성문제를 배제한 공정과 정의는 무너질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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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0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0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0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0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0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0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04-20 21: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평등의 말단에 여성이 있다는 것에,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것에 좌절하고 먹먹해요~~
바뀌어야 하겠죠!
바뀌어져야 합니다~~

미미 2022-04-20 22:00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 말단에 있는 여성의 존재를 직시해야 하겠죠! 모든 불평등의 기원이고 뿌리니까요. 그만큼 공고해서 의식하기 힘든것 같아요. 바뀌어야 합니다!

새파랑 2022-04-20 23: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북플에서는 미미님이 가장 우위이십니다~!! 글이 점점 멋져지는거 같아요 ^^ 책을 통해 점점 전문가로 다가가시는거 같아요~!!

미미 2022-04-20 23:57   좋아요 4 | URL
에구 아닙니다 새파랑님~♡ 저 돌맞습니다ㅎㅎ다소 거친글임에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힘이됩니다^^*

감은빛 2022-04-21 11: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말씀에 공감하고 바꾸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가 바꾸어야 할 과제는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순위를 매길 순 없으니 같이 해야 하는데,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미미 2022-04-21 11:53   좋아요 2 | URL
감은빛님 말씀 감사합니다~♡ 남성분들의 연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작은 힘을 보태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늘려나가려구요. 사회 문제들을 들여다볼수록 바꿔야할 것들이 참 많네요^^*

scott 2022-04-21 15: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질 만능 주의 세상에서
밥 그릇 전쟁 ㅠ.ㅠ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미 2022-04-21 15:48   좋아요 2 | URL
스콧님~♡ 그렇죠! 끊임없는 밥 그릇 전쟁ㅠㅠ

10프로가 아닌 모두를 위한 밥그릇 나눔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mini74 2022-04-21 18: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케테 콜비츠 그림이 눈에 확들어오네요
평등의 말단에서 옹기종기 힘을 모아 앞으로 나가보아요. 미미님*^^* 새파랑님 말씀처럼 미미님 깊이 있게 읽고 사유하는 내공들이 빛을 발하는거 같아요. 맛집니다 미미님 *^^*

미미 2022-04-21 18:53   좋아요 2 | URL
미니님!!*^^*♡ 미니님 아실것 같았어요 역시👍
처음엔 ˝무슨 표지 그림이 이래?˝했는데 이 책에서 케테 콜비츠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새롭게 보였어요. 역시 앎의 힘, 서사의 힘을 느꼈습니다. 네~♡ 말단에 있지만 미니님 포함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항상 힘이납니다*^^*

얄라알라 2022-04-25 1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어 시제에서 진리는 항상 현재형을 쓴다고 배웠는데,
˝지구상 어디에도 여성우위인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 한곳도!˝
이 문장이 과거형으로 쓰여질 날을 상상하며

미미 2022-04-25 13:57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진리는 분명 현재형으로 써야하는데 현실에선 종종 부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저도 기대해봅니다. 말씀처럼 과거형이 되기를요!*^^*
 



2014년 하버드대학교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는 로힝야족의 상황을 '천천히 태우는 제노사이드라고 표현했다.(중략) UN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62퍼센트가 강간당했고 여덟 달 된 아기들까지 목이 잘렸다. p.107 

*제노사이드: 인종, 이념 등의 대립을 이유로 특정집단의 구성원을 대량 학살하여 절멸시키려는 행위



버마군은 로힝야족의 거주지에 들이닥쳐 남성들을 불태우고 여성들을 강간, 살해했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이며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는 사실상 정부 수반이었음에도 이 일에 침묵했다. 불교인들이 다수인 미얀마에서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구더기','침략자','검은 쓰나미'라 불리우고 로힝야라는 단어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르완다,보스니아,나이지리아 등 분쟁지역에서 여성들은 잔인한 전쟁무기인 강간으로 수없이 살해당했고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었다. 전쟁 후 곳곳에 남성들을 위한 기념비가 세워졌지만 여성들은 전쟁의 피해자임에도 같은 이유로 핍박당하고 손가락질당하며 역사에서 지워져왔다. 언론인이자 작가인 크리스티나 램은 인류 최악의 무기인 강간에 의해 희생당한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였다.  



"여덟 살부터 여든 살까지 모든 여성이 강간당했다"고 붉은군대의 작전을 지켜본 소비에트 종군기자 나탈리야 게세Nataly Gesse가 말했다."그들은 강간군대였다" 당시 젊은 대위였던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이야기시'프로이센의 밤'에서 그 끔찍함을 묘사했다.


어린 딸이 매트리스 위에 

죽어 있다. 그 위에 얼마나 많은 자들이 있었을까?

한 소대가, 어쩌면 한 중대가?  P.235



전시강간은 전략적인 용도로 사용된 경우가 많았다. 지휘자의 지시나 방관으로 집단적인 강간의 광기는 질병처럼 퍼저나갔고 피해자들은 악의로 가득찬 광기에 무너져내렸다. 종교,이념,복수,이권다툼으로 범죄자들은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했고 피해자들의 침묵속에 흩뿌려진 피와 잔혹행위는 지워지고 묵인되었다. 전범으로 기소되더라도 처벌은 쉽지 않았다. 여성들은 보복의 위협과 살해협박에도 목숨을 걸고 용기를 내어 증언을 반복하면서 트라우마에 시달렸지만 대량 살상에 비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으로 기소장에서 지워지기 일쑤였다. 더 기막힌 사실은 다른 종족에 대한 증오 문제로 벌어진 학살과 강간에서 바로 어제까지 이웃으로 얼굴을 맞대고 지내던 사람들이 가해자로 돌변해 마체테를 들고 달려드는 것이었다.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살인자들을 길에서 다시 마주치는 끔찍한 일들도 빈번했다. 


저는 그 사람들을 알고 있었어요. 저희 이웃이었죠. 저희 가게의 일꾼도 있었고, 동네 초등학교 선생님도 있었어요.p.155 (르완다에서 후투족이 벌인 투치족에 대한 제노사이드)



강간의 피해는 남성들도 예외가 아니다. 분쟁지역에서 남성의 거의 4분의 1(23.6%)이 성폭력을 경험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강간 피해자인 여성들은 남편에게 버림받거나 살해당하고 이웃으로부터 창녀 취급당하고 마을에서 쫒겨나는 경우고 있었다. 전쟁 중이 아닌 사회에서도 성범죄 피해자들은 비슷한 경험을 한다. 어떤 범죄도 피해자다움을 요구받지 않지만 오직 성범죄피해자들은 각종 꼬리표를 달고 의혹에 맞서 싸워야만한다. 이런 여성들을 보면서 남성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는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제가 지켜본 바로는 치유에 확실한 도움이 되는 것은 가해자들의 처벌이에요. 그럴 때 피해자는 그 일이 자기 때문에 일어난 게 아니고 자기에겐 죄가 없다고 사회의 권위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느끼거든요. p.230 ('여성의 힘'이라는 의미의 '스나가제네'라는 단체를 운영하는 브란카 안티츠스타우베르박사


읽기 힘든 내용들이었다. 읽어내려가다보면 어떻게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그렇게 잔인한 짓을 저지를 수 있었던건지 각종 질문들이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럼에도 뉴스에서 조금씩 접하던 이야기들을 자세히 읽어보고 짚어볼 수 있어서 의미있었다. 역사가 지워버린 절반의 사실들을 어느정도 가늠한 느낌이다. 피해 여성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손잡고 같이 울어주며 살아남았다. 그리고 많은 여성들이 용기를 내어 증언하고 가해자들을 감옥에 보냈다. 결코 쉽지 않았다. 살인에 비해 강간에 대한 인식은 너무도 관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비록 미미한 결실이었지만 반드시 필요한 의로운 행동이었다. 강간 피해자들에게 치유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살려내는것, 그리고 가해자들을 처벌하는것은 이들이 누려야할 최소한이다. 




문학은 우리 아닌 다른 사람들이나 우리의 문제 아닌 다른 문제들을 위해서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능력을 길러주고, 발휘하도록 해줄 수 있습니다. 우리 아닌 다른 사람이나 우리의 문제 아닌 다른 문제에 감응할 능력이 없다면,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겠습니까? 아주 잠깐만이라도 우리 자신을 잊을 능력이 없다면,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겠습니까? 뭔가를 배울 능력이 없다면, 용서할 능력이 없다면,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겠습니까? p.208 '타인의 고통'수전 손택







  


https://blog.naver.com/awriter/221978628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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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4-19 1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전손택의 이 책 많이 인용해요. 요즘 말로 뼈때리는 문장이 많아요. 잠시라도 배움과 생각을 멈추면 선택이란 기로에서 길을 잃게 되는 것 같아요

미미 2022-04-19 19:14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 수전 손택의 글 너무 좋죠! 맞아요. 뼈 때리는 문장들 잔뜩 담긴것 같아요~♡ ‘타인의 고통‘읽은 뒤부터 특정사건,장면에 고개돌리지 않게 됐어요.

페넬로페 2022-04-19 22: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즘같은 현대에도 이런 비참한 일이 일어난다는건 끔찍해요
문명이 발달해도 의식은 그 자리에 있는듯요 ㅠㅠ
로힝야에 대한 아웅산 수치의 태도에 실망했어요~~

미미 2022-04-19 23:18   좋아요 4 | URL
네! 페넬로페님~♡ 집단광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어요ㅠㅠ
직접적인 지시를 받거나 선동에 의해 어린 소년들까지 폭력적으로 변하기도하는등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국제재판소의 대응도 그렇고 아웅산 수치도 실망스럽고 답답했어요. 페넬로페님 이 책 <세계는 왜 싸우는가>다크버젼같아요^^;

페넬로페 2022-04-19 23:56   좋아요 3 | URL
저도 그 책 생각했어요~~

새파랑 2022-04-20 1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글 리뷰만 봐도 고통스럽네요 ㅜㅜ 읽기 힘드셨을텐데 고생하셨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언젠가는 꼭 처벌 받으면 좋겠어요~!!

미미 2022-04-20 11:57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네ㅠㅠ 단련이 된 줄 알았는데 이 책은 좀 힘들었습니다. 글로 읽기도 버거운 이 일들을 몸소 겪어낸 분들의 심정이 어떨지...생각만해도 먹먹해지더라구요. 제대로된 처벌이 시급합니다!!

mini74 2022-04-20 11:2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의도적 계획적 범죄이자 제노사이드죠. 미미님 글 읽으니 다시금 분노가 ㅠㅠ 타인의 고통 저도 너무 좋아요. 종교라는 이름 인종이라는 구분짓기 결국은 돈문제 ㅠㅠ죠.

미미 2022-04-20 12:02   좋아요 6 | URL
미니님~ㅠㅠ♡ 이 책 힘들지만 많이들 읽어보심 좋겠어요! 너무 화가나서 책에다가 몇번 제가 욕을 썼어요ㅠ 맞아요! 돈 문제,권력 문제 다 그게 원인이죠. 아기들에게 한 짓은...뭐라 표현도 안되네요

얄라알라 2022-04-25 13: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실 북플에서 플친님들 리뷰로는 접해왔지만,
막상 제가 읽으려하니 겁도 나고 ˝읽기 힘들다˝시는 말씀 알 것 같아서, 머뭇거려집니다. 솔직히....인간에 대한 신뢰나 상상이 흔들릴 것 같아서

미미 2022-04-25 14:01   좋아요 4 | URL
네 얄라알라님~♡ 초반에는 정말 힘들었는데요, 읽다보니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목숨을 걸고 증언하고 침묵하지 않는 사실들을 읽으며 계속 읽게되더라구요.

분쟁국들에서 처벌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희망이 과연 있는건지 읽어보면 의미있는 노력들,변화들도 눈에 들어오실거예요!

새파랑 2022-05-07 08: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3관왕 실화임? ㅋ 축하드립니다. 역시 북플의 황제~!! 즐거운 휴일이 되실거 같아요. 이번달 미미님 책 구매는 30권 예상해 봅니다 ^^

미미 2022-05-07 11:00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 감사해요^^♡우등생 친구들 틈에서 오랜만에 저도 우등생이 되었네요ㅋㅋㅋ글도 다 별론거 같고 영상도 창피해서 전혀 기대를 안했던터라 아직도 잘 믿기지가 않아요. 읽지 않은 책이 많아서 조금만 사려고요^^;;

mini74 2022-05-07 08: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축하드려요 ~~ 좋은 책들 마니마니 사셔서 눈호강 시켜주세요 *^^*

미미 2022-05-07 11:04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미니님^^♡ 화창하고 아름다운 날이네요ㅋㅋㅋ^^*

그레이스 2022-05-07 08: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미미님~~

미미 2022-05-07 11:04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그레이스님^^♡

서니데이 2022-05-07 17: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미미 2022-05-07 17:53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서니데이님!!*^^*

scott 2022-05-09 16: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달의 당선 추카!

이 책을 출간 한 출판사는
미미님에게 감사의 사랑을 💓ㅅ💓

미미 2022-05-09 16:48   좋아요 3 | URL
좋은 책인데 충분히 알리지
못한것같아 아쉽습니다ㅎㅎ
감사해요 스콧님!!🥰

페넬로페 2022-05-10 0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2관왕 축하드려요^^
묵직하고 묵묵하게 독서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길을 가시는 미미님!!
넘 멋지고 존경합니다**

미미 2022-05-10 11:31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이번에는
아예안될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기뻐요!페넬로페님처럼 든든한 동행들에 늘 힘을
얻고 있습니다. *^^*
 



많은 페미니스트가 여성의 노동이 비노동으로 정의되면서 자본주의적 사회관계가 구성되었음을 지적한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최초의 기계는 증기기관이나 시계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신체인데(Federici,2011(2004);218), 클라우디아 폰 베를호프의 연구 이래 최초의 기계인 신체는 성별을 갖게 되었다.  그에 따르면 원시적 자본축적에서 여성의 신체와 섹슈얼리티 역시 토지와 함께 수탈되었다. p.59


원시적 자본축적에서 시작한 여성 신체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수탈은 지금도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N번방 사건, 손정우의 웰컴투비디오, 버닝썬 사태는 진화하고 있는 한국 성매매 산업의 심각성을 국내외적으로 알리게된 계기였다. 이러한 지능적 성범죄의 급격한 발전과 규모에 비해 사법부의 보수적이고 더딘 성범죄에 대한 인식도 가시화되어 법재화의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특히 '버닝썬 사태'는 공권력과의 연류의혹으로 버닝썬 게이트로 명명되기도 했다. (레이디 크레딧)의 저자 김주희는 금융화된 성매매 산업의 메커니즘을 추적해 여성의 성을 담보로 유지,발전되는 금융자본을 고발한다. 


여성 노동의 비 노동화, 여성의 가정주부화, 나아가 매춘화는 ‘자본주의적 가부장제 사회를 조직하는 원리다. 여성은 주부 또는 매춘부로, 이들의 노동이 교환되는 비자본주의적 외양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위해 기능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다 (Fortunati, 1997 [19951: 69) - P60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적게는 하루 20~30만원에서 한달에 수천만원에 이를정도로 실제로 많은 현금을 벌어들이지만 이들 대부분은 스스로 채무자가 되어 발을 빼기 힘든 상황으로 빠져든다. 유흥업소와 관련자들, 이들에게 사업자금을 대출해주는 금융업계는 대출상품을 미끼로 여성들의 수익을 자신의 수익으로 편취하고 이로인해 여성들은 다층적으로 성매매 산업에 결박되는 것이다. 또한 '업소 등급화전략'은 여성들의 외모로 해당 업소들간의 계층화를 이룬다. 이는 이용자인 남성들에게는 합리적인 소비를 통해 성매매가 탈도덕적인 구매활동이 되게하고 여성들에게는 자발적인 조정과 순응을 통해 스스로의 외모에 투자하게 하는 동시에 이로써 또다른 대출이 이어져 여성들의 종속이 견고해지게 한다. 


지난 10년 동안 성매매 산업의 계층화는 중급 업소와 하급 업소의 세분화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쩜오','쩜칠','하이쩜오'와 같이 '텐프로급'이라 일컬어지는 새로운 등급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것을 통해 증명된다. 이러한 세분화 과정은 여성들로 하여금 언제나 최상급 업소 여성들과 비교하게 하면서 자신의 몸 가치가 객관적 등급화 과정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고 순응하도록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P.234


우에노 지즈코(上野千鶴子, 2012[2010]: 13)는 여성혐오가 남녀에게 비대칭적으로작용하며, 남성에게는 ‘여성 멸시‘, 여성에게는 자기혐오‘로 나타난다고 정의한 바 있다. 여성의 ‘자기혐오‘를 여성혐오의 효과로 보는 그의 주장에 따르면, 룸살롱 종사 여성들로 하여금 언제나 자신들의 몸 가치의 부족분을 깨닫도록 만드는 성매매 산업의 등급화 과정역시 여성혐오에 기반한 구조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P235



성매매 산업에서 여성들은 자신들에게 대출이 이루어지는 것을 '신용'이 주어진것으로 자신의 가치가 '증명'된 것으로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자유'이자 '이익'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실제로 수익이 자신에게 들어오지 않고 계속 대출이 증가하는데도 끊임없이 갚아나가기를 반복하고 업계의 요구에 맞도록 자신을 치장하고 변화(성형)시키는데 또다른 대출을 늘려가는 식으로 자신을 제외한 관련업계의 이익에 동원된다. 성매매에 진입하는 여성들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인 경우도 있고 과도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혹은 등록금으로 인한 대출을 빠른 시일내에 갚기위해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들은 사회구조의 불평등과 부조리를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현실에 여성의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1학자금 채무 문제와 청년 빈곤 이슈에 대해서는 천주희(2016)의 연구를 참고할 수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 동안의 누적 물가상승률(37.2%)을 훨씬 상회하는등록금 누적 인상률(국공립 70.3%, 사립 55.8%)로 인해 현재 대학등록금은 연간 500~1300만 원 수준에 이른다(이준호, 박현정, 2012; 106),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2014)가 한국장학재단에 정보공개를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학자금 대출을 받은 8523명이 555억 8500만 원을 갚지 못해 가압류·소송·강제집행의 법적 조치를 당했다.- P268



이를 통해 사회 구조적인 모순과 금융의 관련성을 배제하고 개인에게 성매매의 책임을 묻는것은 더이상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미 한국에서 성매매 산업은 큰 돈이되는 굵직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융화된 부채경제 시스템을 이해하지 않고는 자발적 의지로 끊임없이 성매매 산업에 채워지고 결박되고 있는 여성들을 구해낼 수가 없다. 이른바 '채무자 뽑아먹기'로 여성들을 착취하는 금융의 '빈곤 매커니즘'을 이해해야만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부채의 지배를 가능하게 하는 금융적 생태계는 여성 몸의 증권화, 담보화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P.68) 이다. 



최근의 보도에 따르면 대치동에서 적발된 한 ‘매직미러 초이스‘ 유흥주점은 150명의 여성 종업원을 고용한 결과 하루 평균 5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적발 전까지 대략 380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추정된다(뉴스1, 2013).- P237






저자 김주희 인터뷰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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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4-14 17: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성매매 산업에서 여성들은 자신들에게 대출이 이루어지는 것을 ‘신용‘이 주어진것으로 자신의 가치가 ‘증명‘된 것으로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자유‘이자 ‘이익‘으로 생각한다.‘ 이 부분 진짜 빡치면서 읽었어요. 돈은 버는데 빚은 느는... 가난하고 힘이 없는 여성들이 한 번 발을 들이면 악순환의 고리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나오미 울프 책을 저도 읽으면서 떠올렸답니다.

미미 2022-04-14 17:07   좋아요 3 | URL
거리의화가님~♡ 그쵸! 고리대금업자의 발언도 황당하더라구요. 말도 안되는 이자를 갈취하는 이유가 여성들이 못미더워서 위험부담을 포함한거라고. 저자의 덧붙임처럼 아니,그렇게 위험한 대출을 굳이 여성들에게 하는지 말이죠. 이 체계적인 시스템에 읽는내내 어이가없었습니다.

레삭매냐 2022-04-14 17: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이런
부조리한 일들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믿을
수가 없네요 정말...

우선 빈곤의 악순환부터 해결
해야 반인간적인 산업이 사라
지지 않을까 싶네요.

미미 2022-04-14 18:02   좋아요 3 | URL
레삭매냐님~♡ 이름있는 금융사들까지 ‘아가씨 대출‘등으로 성매매 산업에 깊숙히 관련되어있더라구요.아웅...

네! 저도 이 책을 읽어보니 구조적인 문제를 외면하고는 절대 해결될수 없겠다고 생각하게됐어요.

mini74 2022-04-14 17: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받아서 읽기시작했어요 미미님 *^^* 저 그 여성위주의 무슨무슨 머니 광고나오면 너무 불쾌하더라고요 ㅠㅠ 저도 열심히 읽어볼게요 미미님 *^^*

미미 2022-04-14 18:10   좋아요 3 | URL
네!! 미니님~♡ 그런 광고 주 타깃이 성매매 여성들이라니 너무 충격이었어요! 자본이 여성들의 성을 끊임없이 이용한다는 생각이 듭니다ㅠㅠ 끝까지 쇼킹이지만 분명 의미있는 읽기가 되실거예요! 미니님 화이팅^^*

다락방 2022-04-14 19: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가씨 대출이라는 게 있다는걸 이 책 읽고 처음 알았는데 마음과 생각이 여러가지로 복잡하더라고요. 저도 열심히 따라 가겠습니다!!
그나저나 김주희 님 인터뷰가 다 있네요? 찜해놓고 조만간 봐야겠어요. 감사해요!

미미 2022-04-14 19:55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덕분에 또한번 중요한 지점을 알게되었어요~♡ 국가도 성매매에 대해 제대로 된 처벌보다는 합법적인 세금추징의 분야로 인식하고 있다는게 화가나고요. 대표적인 등골브레이커인 대학입시도 좀 없어졌음 좋겠고 다층적으로 얽힌 사회문제들을 봐야겠다고 느꼈어요. 저자 인터뷰를 마침 발견해 퍼왔습니다. 감사해요 다락방님^^*

페넬로페 2022-04-14 22: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인간에게 굴레를 씌우는 행위가 성매매 산업에서 제일 많이, 체계적으로 이루어 지는것 같아요. 소시적, 남자 영화감독이 만든 영화에서 본 것들이 지금까지도 개선이 안되었고 더 치밀해졌어요 ㅠㅠ

미미 2022-04-14 22:41   좋아요 4 | URL
네 페넬로페님~♡ㅠㅠ 가장 분명한 성착취의 형태라고 생각해요. 이제 금융화되면서 자본주의 소비형태로 탈바꿈하고 있네요.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본인의 의지로, 자유로운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가장 안타까웠어요. 보다 다각적인 접근과 해결책이 절실해보여요.
페넬로페님 굿밤되세요^^*

독서괭 2022-04-14 23: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1등 완독에 이어 이런 멋진 리뷰까지!! 꼬옥 저도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ㅠㅠ

미미 2022-04-15 09:29   좋아요 3 | URL
괭님~^^♡ 감사해요!! 1등 뿌듯합니다ㅎㅎ인터뷰 내용도 제법 삽입되어 있어서 탐사보도를 글로 읽듯이 흥미롭게 읽으실수 있어요^^*

2022-04-15 1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15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15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15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15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15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2-04-15 2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치동은 여러가지 돈이 모이는 곳이네요!
덫에 걸린 것처럼 발버둥칠수록 한없이 조여오는 이미지.

미미 2022-04-15 20:38   좋아요 3 | URL
네! 그레이스님~♡ 강남구에 대형 룸싸롱이 발달해있고 룸싸롱창업 대출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고해요. 한때 대출이 과열되어 법적인 문제로 심화된 일도 있었고요. 벌어도 벌어도 결코 여성은 돈을 모을 수 없는 구조였어요!ㅠㅠ

희선 2022-04-16 02: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을 하고 돈을 벌면 돈이 늘어나야 할 텐데, 반대로 빚만 늘다니... 그렇게 만드는 구조고 거기에 발을 들이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군요 발을 들이게 하는 것도 개인보다 사회가 그렇게 만들고... 돈이 아닌 사람을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희선

미미 2022-04-16 12:07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희선님~♡ 게다가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지는 일이죠. 급격한 스트레스, 우울증등의 정신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고 폭행사건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자본주의의 잔인함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읽어봐주셔서 감사해요^^*

2022-04-25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5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할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p.9


정보라의 '저주토끼'가 올해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고 해서 바로 구입해 읽었다. 수상작은 5월 26일 발표된다고 한다. 이 책에는 10편의 단편이 담겨 있는데 대체로 무섭고 환상적인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우선 표제작인 '저주토끼'는 한 집안에 대대로 이어져 오는 가업인 '저주용품 만들기'의 결과물 중 하나다. 할아버지가 사적인 목적으로 저주용품을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친구의 복수를 위해 만든 '저주토끼'는 전등에 붙은 장식인데 토끼등을 만지는 사람은 저주에 걸린다. 독특한 주제와 실제로 일어날 법한 잔인한 인간의 모습이 어우러져 공포감을 상승시킨다. 무시무시한 저주의 결과는 과연 어떤 것일까? 두 번째 이야기인 '머리'는 내가 사용한 변기에서 하나의 작은 형체가(사람의 머리 모양과 비슷한) 나와 나에게 말을 거는 황당한 상황으로 시작한다. 자신의 모습이 완성되면 조용히 이곳을 떠나 자기 삶을 살겠다고 말하며 자꾸만 나를 귀찮게 한다. 그 모습이 꺼림직한 나는 '머리'가 나타날 때마다 그것을 밀어넣고 변기물을 내린다. 



어제 잠들기전 3편 정도를 먼저 읽었는데 무서워서 한동안 바로 잠들수가 없을 정도였다. 전반적인 느낌은 타자에 대한 무지와 그로인한 간극, 공포다. 사르트르는 '닫힌 방'에서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잊지못할 명언을 남겼는데 이 책에서 풍기는 느낌과도 잘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나'를 둘러싼 세상의 모든 사람은 타인이다. 그리고 나 또한 상대에게는 타인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끝없이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단절과 연결을 반복하며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고뇌한다. 상대는 선의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때로 악의로 내게 접근하기도 하지만 매사가 이분법적으로 분명하게 나뒤는 것도 아니고 한 사람이 상황에 따라 악의와 선의를 모두 지니고 있기도 하다. 


가는다란 목소리는 여전히 가느다랗게 킥킥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조금 걱정해 주는 척한다고 , 그 목소리가 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아무 데나 따라오고..."뒤에서 가느다란 목소리가 킥킥 웃으면서 여전히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자기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p.79




프랑스의 사회학자이며 철학자인 디디에 에리봉이 자신의 고향인 '랭스로 돌아가다'라는 제목으로 완성한 이 책은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이고 분석이다. 게이로써의 정체성을 비롯한 문제들로 인해 아버지와 단절된 채 살아왔던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 어머니를 만나러 고향을 찾는다. 그는 자신이 성 정체성에 관한 문제 보다노동자 출신의 삶을 살아온 부모와의 관계를 더 외면하고 숨겨왔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부모와는 다르게 지식인으로 성장한 그는 아버지와 형의 모습을 반면교사삼아 주어진 계급을 벗어나고자 노력했다. 그가 성장해온 시대와 정치상황은 자신의 삶과 마찬가지로 혼란스럽고 모순 투성이었다. 그의 부모는 노동자 출신으로 좌파를 지지했으나 점차 우파로 돌아섰다. 그들은 구조적인 문제를 직감적으로는 간파했으나 본질적인 성찰이 없었기에 개인의 탓으로 돌리며 순응하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들의 거주지인 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민자들이 늘어나자 아버지는 가감없이 혐오를 드러냈고 그런 인종주의적 발언과 낙인은 이성애자가 아닌 아들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남겼다. 


그녀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고, 나는 그녀가 그것을 안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그녀는 내가 그녀가 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녀가 다른 사람들에게 사실을 말할까 봐ㅡ그녀가 참지 못하고 폭로를 할까 봐ㅡ 겁을 냈고, 그녀는 암시적인 농담들로 내 두려움을 가지고 놀았다. 나는 그 농담들을 이해한 사람이 나뿐이길 바랐다. p.239


마침 나란히 읽게 된 두 책이 모두 타자와의 심연을 다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심연은 때로 공포스럽고 두려운 것으로 타인을 지옥처럼 느끼게도 하고 집단적일 경우 푸코가 말한 것처럼 '소리 없는 지배'로써 나의 자유를 억압하는 감옥과 폭력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디디에 에리봉을 통해 개인에게 그 심연의 시작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시작한다는 다분히 프로이트적인 결론에 이르렀다. 부모는 우리가 맞딱뜨리는 첫번째 타자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타자와의 관계를 처음으로 학습한다. 가장 먼저 만나는 타자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그런 그들로부터 물려받은 계급적 성향은 탯줄을 끊어내듯 쉽게 분리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어린 시절과 성장기를 통해 내면적으로 잠재되어 내 안에서 쭉 나와 같이 살아오고 있다. 그런 과거와의 통합속에서 계속해서 나를 발명해나가며 우리는 재표명되고 재창조되는 것이다. 


카프카의 소설'성'에서처럼, 이러한 판결을 내린 법정을 찾으려 해봐야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것은 본부를 두고 있지 않으며, 존재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판결이 이미 내려진 세계에 도착한다. 생의 어떤 순간 우리는 공적으로 기소당한 사람들의 자리에 놓여, 비난의 손가락질을 감당하며 살아가야 한다. p.250


                                                      휘봉씨~♡

휘봉씨에 대해 https://blog.aladin.co.kr/jyang0202/13492598


내겐 여전히 계급적 판결과 성적 판결의 인장이 남아 있다. 하지만 내 삶의 어떤 순간에 그것들은 서로 충돌하기에 이르렀고, 나는 하나를 다른 하나에 맞세우면서 나 자신을 스스로 발명해야 했다.p.259




이미지출처:

www.wikidat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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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4-12 16:30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저주를 풀어 줄 토끼 한 마리 요기!^^
( )_( )
(=‘ :‘) ~♥💓💗💗💗💗💗
(,(‘)(‘)

‘소리 없는 지배‘
태어 날때 부터 마주한 부모 형제의 영향
부인할 수도 부정 할 수도 없는 현실,,,,


미미 2022-04-12 16:37   좋아요 7 | URL
어제 ‘저주토끼‘ 읽고 힘들었는데 스콧님 덕분에 탈출!!💗٩(๑˃̵ᴗ˂̵)و💗
행운토끼 고맙습니다 스콧님~ㅎㅎ💕

mini74 2022-04-12 16:4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내일 온다네요 저주토끼 ㅎㅎ 사은품으로 제웅토끼 주면 더 재미있을거 같은데 말이지요 ㅎㅎ디디에
에리봉. 어려울것 같아 주저하고 있는데 ㅠㅠ 미미님 글 원래도 좋았지만 갈수록 깊이있어집니다 ㅎㅎ 과거와의 통합 속에서 재표명되고 재창조된다는 미미님 글 참 좋아요 👍

미미 2022-04-12 16:56   좋아요 5 | URL
저주토끼 재밌었어요!! 미니님~^^* 밤에 서재에서 혼자 창문 열어놓고 읽었는데요 밖에서 소리나서 기절할뻔 했어요ㅠㅇㅠㅋㅋㅋㅋ
에리봉의 이 책도 너무 좋았는데 잘 표현이 안돼서 머리뜯고 있었는데 미니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페넬로페 2022-04-12 16: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주토끼 찜 해놨는데 밤에 읽지 말아야하는건가요?
제목에 토끼가 들어가 왠지 동화같은 느낌인데 공포가 더 많은가 봐요.
철학은 관심이 많은데도 쉽게 접근이 안되네요 ㅠㅠ
점점 사고의 확장을 하시는 미미님**

미미 2022-04-12 17:05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 밝을때 읽으셨음해요ㅎㅎㅎ
특히 앞의 3편 후 등골이ㅠㅠ 고양이가 지나갔는지 소리나고,뒤이어 어떤 남자가 자정이었는데 소리치고ㅋㅋㅋㅋ
저도 철학 아득합니다. 알고싶은 분야긴한데 무섭게 난해하죠. 이 책은 전반적으로 읽기 수월한 편인데 3장은 철학적인 내용이 가득해서 거의 이해 못했어요 그래도 자기성찰적 측면에서 추천할만해요ㅎㅎ💕

책읽는나무 2022-04-12 17: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용감하신 미미님이 무서워 하신 저주토끼라면??? 많이 무서운 책이군요ㅜㅜ
그래도 5 월 26 일에 좋은 소식 들렸음 좋겠어요^^

미미 2022-04-12 17:10   좋아요 4 | URL
네!! 나무님💕 박상영 작가도 후보였는데 최종후보에는 못들어갔대요.ㅜㅜ 정보라님 부디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해요!
밤에 읽지만 않으신다면 아마 괜찮으실거예요ㅋㅋㅋ 대부분 이야기가 암울한 느낌이긴한데 반전도 있고 독특해서 좋았어요ㅋㅋㅋ

Yeagene 2022-04-12 17: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작품 굉장히 재밌게 읽었어요ㅎㅎ 미미님은 저보다 작품을 훨씬 깊이있게 보시는 것 같습니다.♡

미미 2022-04-12 17:23   좋아요 3 | URL
아 예진님도 읽어보셨군요~💕 어제 밤에 무섭지만 않았으면 다 읽고 잤을텐데ㅋ 너무 소름이 돋아서ㅠㅠ 일부러 재밌는 영상 보며 희석시키고 겨우 잠들었어요ㅋㅋㅋㅋ

Yeagene 2022-04-12 17: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발상이 기발한 작품들이 많아서 전 진짜 감탄하면서 읽었어요 ㅎㅎ 이런 참신한 상상력은 어떻게 길러지는건지 궁금하더라구요

미미 2022-04-12 17:42   좋아요 4 | URL
그쵸?!! 도무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던 작품들!! 저는 몰입해 읽느라고 손에서 글쎄 땀이 나더라구요ㅎㅎㅎ

그레이스 2022-04-12 21: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타자와의 심연과 권력관계로 풀어내신 미미님 글 너무 종아요. 무서운거 싫어하는데 읽고 싶네요.

미미 2022-04-12 22:03   좋아요 3 | URL
으앗~감사해요 그레이스님^^💕마침 두 소설을 같이 읽어서 여러모로 좋았던것 같아요! 무서운것도 있지만 집에 혼자있지 않을때, 되도록 밝을 때 읽어보심 꽤 흡입력있고 독창적인 작품들을 만나실 수 있어요. 단편모음 중에서도 이렇게 중간에 놓기가 힘들었던 경우는 처음이예요.😆

coolcat329 2022-04-12 21: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주토끼 읽으셨군요. 별 다섯!
저는 제발 좀 무서워서 잠 못자는 경험 좀 해보고 싶습니다 ㅋㅋ그 스릴 느껴보고 싶어요. 이 책 구입해야 겠습니다.

미미 2022-04-12 22:03   좋아요 2 | URL
저 이 책 읽는 도중에 여기저기서 소리나서 심장이ㅠㅠ 너무 아팠어요ㅋㅋㅋ앞의 3편이 젤로 무서웠어요. 예전에 퇴마록?읽다가 반납한 사람입니다ㅠㅠ
영화 <팔로우>도 잠 못잡니다 쿨캣님💕ㅋㅋㅋㅋ

새파랑 2022-04-12 23: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주토끼‘ 보다 ‘머리‘가 더 재미있을거 같아요 ㅋ 저 변기에서 뭔가 나온다는 상상을 해본적이 있어서 😅 귀여운 토끼의 저주라니 좀 그렇네요 ㅋ

미미 2022-04-12 23:29   좋아요 2 | URL
오! 새파랑님도 작가적 재능이 있으신것 같은데요💕ㅋㅋ좀더 구체적으로 쓰려다 식사중 보시는 분들 계실까봐 참았어요. 저 어제 앞부분 읽고 무서워서 토끼표지인 이 책을 뒤집어놨는데 뒷면에도 토끼가 있어서 순간 섬뜩했어요ㅋㅋㅋ🥲

희선 2022-04-12 2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주토끼, 여기 담긴 소설 무서운가 봅니다 사람은 잘 모르는 것을 무서워하기도 하죠 남도 그런 것과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람끼리라면 말이라도 할 텐데, 사람이 아닌 게 나와서 무서울 듯합니다 사람끼리여도 서로 자기 말만 하기도 하지만... 그러지 않으려면 잘 들어야겠네요


희선

미미 2022-04-13 00:05   좋아요 2 | URL
네 희선님💕 좀 무섭고 이야기가 예측불가라서 공포감이 사람에따라 더 클수 있겠더라구요. 저도 오늘 이 책들 읽고 그런것들을 생각했어요. 잘 몰라서 더 무서워하고 혐오하기도 한다고요. 서로가 조금씩 그런 면에서 이해하려고 하면 훨 나을것 같아요.🤗 좋은 밤 되세요 희선님!

psyche 2022-04-13 02: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데 무섭다고 해서 엄두를 못 내고 있어요. ㅜㅜ

미미 2022-04-13 09:23   좋아요 1 | URL
프시케님~💕ㅎㅎ 밤보다는 낮에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낮에 읽음 덜 무서우실것 같아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여서 흥미로우실거예요😆

공쟝쟝 2022-04-14 0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배신인데 휘봉씨........ 좀 ........ 이런......... 노동계급 출신 치곤 너무 댄디하게 생겼는 데? ㅋㅋㅋ 아니 우리 노동계급 출신은 좀 막 이렇게 생기면 안되막. 거칠게 황정민처럼 생겨야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디디에 에리봉.. 너... 푸코를 이은 프랑스 댄디의 화신...

미미 2022-04-14 10:41   좋아요 2 | URL
꺄~~~~쟝쟝님~💕 저도 의외였다능ㅋㅋㅋㅋㅋㅋㅋ제가 사진 잘못 찾은 줄 알고 막ㅋㅋㅋㅋㅋㅋㅋ황정민ㅋㅋㅋㅋㅋㅋㅋㅋ휘봉씨가 푸코에 대해 쓴 책도 읽고싶은데 너무 두꺼워서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이 책에서도 3장은 그냥 까만건 글씨,흰것은 종이ㅋㅋ😭

공쟝쟝 2022-04-14 11:2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미셸푸코> 재밌어요 ㅋㅋㅋㅋ 푸코가 쓴 지 글보다 그게 더 잼남 ㅋㅋㅋ 물론 푸코는 싫어할 수도 ㅋㅋㅋㅋ (감히 내 전기를??)

미미 2022-04-14 11:25   좋아요 1 | URL
오!!! 그럼 저 읽어볼래요ㅋ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22-04-14 1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랭스>는 저희 동네 중고책방
에 떴을 때, 두 번 생각하지 말
고 샀었어야 합니다.

아이고 아까버라.

미미 2022-04-14 18:05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
다시 떴으면 좋겠네요!
3장 빼고는 자전적 이야기라 푹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계급, 사회적 갈등이 잘 버무려져 시사하는 바도 있고 마지막 문장에는 개인적으로 눈물나더라구요.

소장가치 있습니다^^*
 

201페이지를 보면 사실상 국가에서 성매매를 적극 허용하는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전경련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 원장은 성매매특별법이 "인간의 성욕을 막고,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좌파적 발상에서 나온 법이라고 평가했고, 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회장은 성매매특별법이 우리 사회의 "찌꺼기를 버릴 수 있는 하수구를 막는 법이라고 지적했으며, 나아가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성매매특별법이라는 "이상한 법이 국제 유가와원자재 가격의 급등, 달러화 약세와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소라고 평가한 바 있다(조순경, 2004).


- P200

2004년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에 대해

사람들은 우려를 표하며 안일한 결정이었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시장의 자유는 어떤 방식으로도 방해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이들의 주장이었다. 이들은 권력, 자본, 제도에 의해 고안되고 부26양되는 시장을 자연적 인간 활동에 비유하는 오류를 보인다. 이러한 자칭 경제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인식에도 여성 인권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단호한 국가적 의지‘가 발현되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의 시행을 앞두고 "걸리면 패가망신"이라며 온 사회가 떠들썩했고 단속 첫날 138명의 성매매사범을 검거"
했다는 기사(한겨레, 2004)가 호들갑스럽게 이어졌다. 하지만 구매자,
‘알선자‘ 등 성매매 산업 내 개인의 역할에 집중한 제도적 규제는자본 유입을 통해 성매매 산업이 팽창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특히 이 법은 제정 이래 전통형 성매매 문제의 해결, 즉 구시대에 형성된 성매매 집결지의 폐쇄라는 가시적 효과에 집중하느라 성매매경제의 거시적 흐름을 포착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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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당시 경찰청장 조현오는 퇴임을 며칠 앞두고 이례적으로 직접 쓴 편지를 기자들에게 발송하고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그 편지는 소위 ‘이○○ 사건에 관한 것으로, 강남 지역 룸살롱등 유흥업소와 경찰 간 유착 비리 수사와 관련해 해명하는 내용이었다. 서울 북창동과 강남 일대에서 유흥업소 17곳을 운영하며5년간 36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이른바 룸살롱 황제‘로 통하는 이 모 씨는 2010년 룸살롱에 미성년자를 고용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이 씨와 유착 의혹이 있는경찰관 69명이 적발되었다. 그중 매월 200만 원에서 1000만 원씩총 50억을 상납받은 전현직 경찰관 18명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데, 경찰청장이 이에 대해 직접 해명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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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4-11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때 색연필로 밑줄을 그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닿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연필로 바꿨죠.
별표 표시 보니깐 열공이 느껴집니다.

미미 2022-04-11 22:55   좋아요 1 | URL
페크님~♡ 연필로 그으시는군요! 저도 전에는 색연필로 했었어요~ 이건 사은품으로 몇개 받은 형광펜인데 쓸수록 없어지는게 재밌어서 쭉 사용하고 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