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타인(?)의 책을 훔쳐보는 일은 재밌다. 지난번 아버님댁 탁자 위에 놓인 <속물교양의 탄생>을 훔쳐보며 식민지 시대에 덧씌워진 세계문학전집의 오해와 편견이라는 이야기가 솔깃해 남몰래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책장에 고이 모셔뒀는데, 이번에는 <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읽기>라는 신간이 나왔다. 해방이후부터 70년대까지 청년들의 독서문화사라는데 이건 또 얼마나 흥미로운 이야기인지. 곁다리로 타이완의 최고의 독서가 들려주는 <마르케스의 서재에서>라는 책 또한 관심이 가는 책이다.
출간되는 작품마다 손수 빚어낸 이야기들이 웃음과 추억을 선물하는 백희나 작가님의 신간 <알사탕>이 나왔다. 동화책이라기 보다 하나의 미술작품을 들여다 보는듯한 작품세계와 훈훈한 스토리를 전해주시는 작가님의 책이라 표지만봐도 절로 웃음이 난다.
함정임 작가의 <무엇보다 소설을>은 더깊게, 더짙게,혼자만을 위한 지독한 독서라는 부제목이 눈길을 끈다. 소설의 세계에 담뿍 빠져들지 못한 내게 멋진 처방전이 되어주려나. <오늘 뭐 먹지?>는 포근해 보이는 노란 표지와 앙증맞은 캐릭터가 단번에 타카키 나오코의 신간 임을 알게 한다. 혼술 혼밥을 즐기는 그녀가 먹는 음식은 무엇일지.그림로 빨리 만나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동화작가 중에 일본 작가 '고미 타로'가 있다. 그녀의 귀여운 동화책은 백 마디 잔소리 보다 한 권의 동화의 힘을 느끼게 한다. 그런 그녀가 쓴 교육 에세이라니.<어른 노릇 아이 노릇>은 어떤 울림을 주려나. 그런데 추천평 중에 김중혁 작가님의 글이 유독 눈에 띈다. 김중혁 작가님은 고미 타로와 무슨 인연이라도??
<보통 날의 물리학>은 팟캐스트 북카페를 듣다가 알게 된 책. 초보자들을 위한 물리학 강의라고 하니 급 궁금증이 생겼다. 거기다 씨엘(투애니원) 아버님이시라니 ㅎㅎ 괜한 궁금증 폭팔이다.
요즘 손에 꼭 맞는 연필을 고르고 고르는 중이었는데 <그래, 나는 연필이다>가 딱 눈에 띈다. '연필'에 관한 14년 동안의 다큐멘터리 기록이라고 하니 그 근성과 끈기에 절로 박수갈채가 쳐지는지라 살포시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