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미래 (특별 보급판) -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쓴 시민을 위한 대중 교양서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의 미래
노무현 지음 / 동녘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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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어느 날.

노무현 대통령이 몇 명의 참모들을 부릅니다. 좋은 책을 내보자고 말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책. 우리 사회 공론의 수준을 높일 책. 민주주의 발전사에 길이 남을 책을 한번 만들어 보자고 제안합니다.

구상을 설명하는 동안 대통령의 눈빛은 형형했고, 진지했습니다. 물러난 권력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뭔가 뜻있는 일에 책임 있게 헌신해야 한다는 역사의식과 소명의식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 책의 연구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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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시민들의 요구를 분명하게 하자. 시민들이 요구를 분명하게 할 줄 알면 보수 언론에서 뭐라고 떠들더라도 지 욕심 지가 꽉 주고 가면 되는 거다. 시민들이 자기 요구를, 자기 생활상의 이익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정책과 자기 이익의 인과 관계를 분명하게 얘기하고, 오늘의 이익과 미래의 이익까지를 셈할 수 있으면 된다. 그런 시민만 충분히 성장해 있으면 정권은 문제가 아니다.(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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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내가 읽은 책 가운데 이런 게 있었요. 이제 뭐 프랑스 국민, 독일 국민, 영국 국민, 이런 건 의미가 없다. 그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오로지 유럽인이 있을 뿐이다. 장 자 크루소가 그 말을 해요. 1772년도에 그 말을 했어요.(웃음)이제 그 얘기가 말이 되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이상과 그 역사적 현실에 그런 큰 괴리가, 200년이 넘는 괴리가 있어요.(웃음) 하여튼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인간이 소망하는 희망의 등불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이상이란 것은 더디지만, 그것이 역사에서 실현된다는 믿음 같은 것을 가지고 가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고 싶어요.(p169)

 

 

<진보의 미래>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임기 말(2008년 10월)부터 퇴임 후 2009년 5월까지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며, 국민 삶과 직결되는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위해 진보주의는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물음이자 고민의 흔적들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놀랐던 사실 중 하나. 여느 대통령처럼 퇴임 후 바람과 함께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2008년 후반기 부터 참모진을 구성하여 자신의 계획을 의논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했던 흔적이 가득한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참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자는 취지 아래 특히 엄마가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자, 엄마가 책을 읽고 생각한 것을 아이에게 가르쳐줄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쉽고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입문서를 만들자는 그 취지를 생각할수록 마음 한구석이 울컥 해진다. 자기 이익만 앞세우며 타인의 생활엔 무관심한 사람, 잘못을 잘못이라 말할 줄 모르는 사람. 타인에 고통을 느낄 수 없는 그 사람이 과연 이런 생각을 해봤을까 싶은 미운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진보란 무엇이며 보수란 무엇인지, 보수에 관한 자신에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닌지. 그런 사례는 역사 속에 없는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의문과 질문들 그리고 곁에 쌓아올린 책들 속에서 '시민'의 삶이 나아지길 바라는 대통령님의 마음이 오롯이 닿아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꽤 아프기도 했다. 비록 미완의 책이 되어버렸지만, 함께 모여 토론하고 고민했던 참모진들이 대통령님의 뜻을 받들어 책을 출간하였고 이 의문들에 대한 답으로 <노무현이 꿈꾼 나라>라는 책을 출간했다고 하니 이 책도 서둘러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당장은 바뀔 수 있는 것들이 많아 보이진 않지만, 역사는 더디지만 언젠가는 실현된다던 그 믿음을 가지고 시민으로써 참여해가는 것. 시민의 발걸음 만큼 역사는 전진하며, 시민의 생각이 역사가 된다던 그 말씀을 깊이 새기며 오늘도 시민으로써 나는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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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1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6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03-24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대선에서는 ‘노무현‘이 가장 중요한 화두일 것 같아요.
저의 좁은 식견으로요.
보수는 박근혜의 무능력 보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작은 실정‘에 대해서 계속 공격할 테구요.
노무현 대통령님은.... 본인이 예상하셨든, 예상하지 않으셨든,
진보의 상징이 되셨어요. 싸워 이기고, 권력을 쟁취하고, 그리고 공격받았던.....

문재인 후보님 사진 나올 때마다 그 옆에 노무현 대통령님 모습이 보일 때가 많아서,
자주 울컷하는 요즘입니다. ㅠㅠ


해피북 2017-03-26 18:24   좋아요 0 | URL
네~이번 대선에는 노무현 대통령님이 던지신 화두가 저에겐 중점이 될거 같아요. 아직 부족하고 배워야할점이 많아서 꾸준히 책도 읽어야겠고요.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도 이렇게 멋진 분이 안계시는구나 싶은 생각에 자꾸 울컥하게 되더라구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