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도 될까요?
노하라 히로코 글.그림, 장은선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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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공감 만화하면 마다스 미리의 책들을 떠올렸는데, 세상엔 마다스 미리만 있는게 아니라는 진리를 일깨워준 책이 노하라 히로코에 『이혼해도 될까요?』다.

 

 

책 제목을 보고 오해하지 마시길. 다소 자극적인 문구이긴 하지만 이 책은 주인공 시호를 통해 결혼과 노년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한 고민들로 여성이라면 공감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책이다. 그러니 이혼의 진리를 일깨워주는 책을 기대했다면 이 책은 잘못된 선택임을 말해주고 싶다.

 

 

34살의 시호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직장 생활을 하는 워킹맘이다. 그래서 아침 일상은 늘 분주하다. 아침밥을 챙겨야하고, 아이들의 준비물을 챙기고 겨우 자신의 일터로 나간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하고 퇴근하면 다시 아이들을 챙기고 집안을을 하는 반복된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니 왜 나만 이렇게 힘들지? 왜 신랑은 도와주지 않는거지? 와 같은 의문은 미움으로 분노로 발전할 수 밖에.

 

 

거기에 더해 시호의 남편은 가시돋친 말을 참 쉽게도 내뱉는다. '집에 있으면서 이런것도 못해' 라는 표현으로 시호의 마음에 시퍼런 멍을 만든다. 출근전이나 퇴근후 컴퓨터를 하느라 말 한마디 걸지못하게 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일을 귀찮아한다. 마지못해 가끔 아이들과 놀아주는 모습을 보고 주위 사람들은 시호의 남편을 자상한 사람으로 보는게 속상하기만 하다. 시호의 시선으로만 바라보자면 이 남편은 빵점짜리인데. 내가봐도 남편으로써 솔직히 자격이 없는데..가족이라는 공동체 생활에 대한 예의도 도리도 의무도 갖지 않는 못된 사람이다.

 

 

 

그래서 책을 읽을 수 록 깊은 공감을 하게 된다.  이 남자와 함께 노년을 보내야 하느냐고. 이게 자기가 바란 결혼생활이더냐고.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남편의 삐툴어진 성격이 자신을 짓누르고 억압하는것만 같아 매일 같이 이혼을 생각하게 된다고. 그런데 이혼을 결심하기엔 무언가 부족함을 느낀다고. 어떤 결정적인 한계. 시호가 두번다시 참지 못할  한계. 그 한계가 따로 있어야 이혼하는게 아닐까 하는 고민들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함께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단 하나 시호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남편에 대한 이해. 남편이 왜 자꾸 짜증만 내는지 살펴봤더라면 조금은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시호의 남편은 인원감축이라는 기로에 서서 내심 불안했던 모양이다. 회사를 그만두게되면 시골집으로 내려가 아버지 일이나 도와야 할것 같다는 마음을 내비쳤을때 그런 부분을 공감하고 이해했더라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

 

 

나도 결혼 초반엔 이게 결혼생활일까 하는 회의가 들었던 때가 있었다.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것 같고, 밉고 분노하고 싸우던때. 결혼하면 행복이 두배가 될것 같았는데 현실은 그와 반대로 흘러갈때 들던 생각들. 마치 잘못하길 바라는 사람처럼 기다리며 으르렁거리고 작은 실수에도 분노할때.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할때 상대방도 그 마음을 이해하고 차츰 행동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 내가 먼저 이해해야해? 라는 생각을 품고 살아간다면 끝끝내 평행선만 그리는 삶을 살아갈 뿐. 먼저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이해와 공감으로 상대를 끌어안으려고 노력할 때. 그때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느낀 이후부터 지금까지 다투는일 없이 지내고 있다는 것을 느꼈던 때가 있었다. 그러니 시호도 신랑의 못된 행동이지만 그런 행동을 하게된 배경들을 이해했더라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노하라 히로코 저자의 마지막 메세지가 인상적이다. 결혼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이제는 이혼해야 행복해 질거라는 생각이 과연 옳은것일까 하는 물음.  결혼이라는 울타리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라는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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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5-31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의 입장에서 나를 생각하지 못하고 나의 입장에서 그를 생각하니 분란나는 경우가 많더군요

해피북 2015-05-31 22:0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무래도 서로의 입장을 생각할때 직접 느꼈거나 보지 못한 부분까진 이해하기 힘들어 그런 마찰이 생기는거 같아요 그러니 서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대화가 꼭 필요한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