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책 읽기 - 뚜루와 함께 고고씽~ 베스트컬렉션 39 카페에서 책 읽기 1
뚜루 지음 / 나무발전소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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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 했던건 읽었던 책에 대한 생소함 때문이였다. 분명 읽은 책인데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봐도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고 책을 다시 읽어봐도 문장이 낯설게 느껴질때의 그 당혹스러움!!

 

 

적어도 내가 읽은 책에 대해 그때의 느낌과 생각들, 그리고 좋은 구절의 발견에 대한 감상을 잊지않기 위해서라도 '기록'은 꼭 필요했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달리 '기록'으로 남긴다는게 쉽지않아 다음으로 미뤄버릴때가 많았다.. 격한 감동과 즐거움으로 분명 부푼 가슴을 안고 책상 앞에 앉았건만, 좀처럼 꿰지지 않는 글밥은 건조해지고 딱딱해지는것을 느끼며 내 글에 대한 실망감에 리뷰 = 스트레스 라는 등식으로 산고의 진통을 겪는 시간이 되었다. (내게 어떤 리뷰를 쓰고 싶냐고 묻는다면 유쾌, 상쾌, 통쾌 까지는 못되더라도 유쾌하고 즐거운 글이 되었음 좋겠다는 바램이라는.)

 

 

그러다 도서관에 들러 이책 저책 찝쩍거리며 360도 눈동자 굴리기 신공을 뽑내고 있을때 발견하게된 '뚜루'의 카툰리뷰! 리뷰를 카툰으로 그린다는게 말이되? 라면서 집어들었다가 그 신선함이 좋아 대출하게 되었다. 그녀가 뽑아올린 36권의 베스트 컬렉션엔 '스토킹할 작가' ' 미스터리 판타지와 호러' '공포가 일상이 되는 순간' 등의 다소 자극적인 테마들이 궁금증을 증폭시켰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순간들은 내 글에서 느껴지던 경직스럽고 딱딱하고 건조한 글밥과는 엄연히 다른 자유로운 표현력이였다.

 

 

한정된 페이지에 그려넣어야 하는 짤막한 카툰과 글밥으로도 책을 읽고 느낀 그녀의 이야기가 오롯이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신선하게 느껴졌다. 더욱이 내 글에 대해 불만심 가득했던 마음에  '뭘 그렇게 고민하고 있어? 글이라는건 이렇게 자유롭게 표현하는거야' 라며 느낌표 팍팍 그려진 뚜루가 내게 조언을 해주는 느낌을 받았던게 참 좋았달까. 누구하나 글은 이렇게 적는거라고 틀을 짜준적도 규정을 지어준 적도 없는데 나는 왜 이렇게 막 군에 입대한 신병처럼 경직되고 건조하고 딱딱한 글만 쓰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녀에게 하나 더 배운 부분이 있다면 한 권의 책을 되풀이해서 읽는 그녀의 독서습관이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어서, 때로는 너무나 벅찬 감격에 의해, 때로는 너무 좋아서 두번, 세번, 네번식 펼쳐들 수 있는 그녀의 무한한 '독서愛'는 무엇보다도 탐나는 습관이라고. 다시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녀가 이토록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위편삼절'식 독서습관이  '뚜루'라는 산고를 통해 표현할 수 있었던게 아닐까. 그러니까 나는 애초에 책을 제대로 즐기고 맛보지 못했다는 셈이 아니냐는 반성을.(아오... 또 반성의 시간이야... 나는 맨날 반성만 해야되.....우이c )

 

 

그런데 '뚜루'에게 부탁하고 싶은 부분이 하나 있다면, 글이 아니고 카툰이라는 특성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 그림이 이해되지 못하면 내용 전달에 제약을 받게된다는 것을 이해해줬음 좋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70페이지 뚜루가 베개에 머리를 박고 이불을 덮고 있는 장면을 처음엔 도통 이해할 수 없다가 뒷페이지를 보고 알게 되었다는것. 혹은 소개하는  책을 읽지 않은 독자에겐 온전히 전달되지 못하는 부분들을 생각해( 책을 읽고 느낌이 비슷한 책들이나 저자를 묶어놓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선 이해가 좀 어려웠다) 더 살뜰한 (보충 설명) 이야기가 담겨지길 바래본다는 것이랄까. (질투나서 그러는거 아니야.. 아니라니까 .....부.... 부러우면 지는거얏!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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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5-04-28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글로된 책인줄 알고 집었다가 그림이라 그냥 놓고 온 책인데.. 재미있네요.

해피북 2015-04-28 17:33   좋아요 0 | URL
저두 카툰이라서 첨엔 신기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재밌고 참신하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ㅋㅡㅋ,,

봄덕 2015-04-28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은 책인데요. 카툰으로 서평쓰기, 참 어렵죠. 잉~~ 그냥 그림 그리기도 어려운데, 카툰으로 하려면 생각할 시간이 많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욱 멋져 보였어요.^^

해피북 2015-04-29 19: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글로도 어려운데 그림으로 표현하려면 아마 두배의 시간과 고통이 따르실거 같아요 그래서 저두 신선하구 좋았어요 ㅋㅡ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