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 심리학 입문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재현 옮김 / 살림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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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일본에서 아들러 심리학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학자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처음 책을 읽을때 눈쌀을 찌푸리기도 했다. 저자가 아들러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독자 스스로 아들러에게 흠뻑 빠져들 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좋은것도 너무 강요하면 거부감이 드는것처럼, 책을 잘못 선택했나 싶은 생각도 잠시했지만 페이지가 거듭될수록 점차 아들러에게 빠져들어가는 내 자신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러면서 다양한 의문점도 품어볼 수 있었다.

 

 

1. 트라우마는 없다.

 

' 아들러는 우리가 어떤 경험을 겪었는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겪은 경험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그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결정한다는 것이다.'p230

 

아들러의 심리학에서는 '트라우마'를 인정하지 않는다. 트라우마가 자기방어기제이자, 다른 사람에게 동정을 요하거나 배려를 요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것은 다른사람의 시선을 의식한다거나, 칭찬을 받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마음, 혹은 미움 받을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을 통틀어 대변되는' 대인관계' 에서 발생되는 문제라고 보았다. 우리가 환경에서 겪게되는 다양한 문제를 '열등감'이라 부르지만 아들러는 '인생의 거짓말'이라고 불렀다. '우리 자신 스스로가 결정한 목적(열등감, 트라우마)'에 해당하므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문제가 되는것이 아니라 일종에 변명에 불과하게 된 것이다. 다시말해 트라우마라고 하는것은 과거로 부터 내 스스로 옭아 만듯 덫에 불과하다는 것이며 그 문제를 더 이상 '문제'로 삼지 않는다면 내겐 어떤 문제도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모습을 '유리병'에 가두는 행동을 멈추라는 이야기한다. 주위 사람들에 의해 자신의 모습을 맞추기 보단 자유를 향해 나아가고 책임을 지며 살아가라 이야기한다. 모든 문제는 '현실'속에서 찾는 낙관주의를 갖고 그 현실속에서 출발하라 권유한다.

 

아들러의 심리학적으로만 보자면 세상에 문제될 일은 하나도 없을성 싶다. 남의 눈치야  안보면 되고, 미움 좀 받으면 되며, 누리는 자유에 대한 책임만 지면 된다는 식이 될테니. 하지만 세상엔 그리 쉽게 '상처'를 털어내지 못하며, 책임을 질 수 없기에 온전한 '자유'를 추구할 수도 없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는 드라마 '킬미 힐미'나 '하이드 지킬 나'만 봐도 과거의 상처(트라우마)가 현실의 다중인격을 형성한다는 소재 역시 현재 우리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것이며, 과거로 부터 무시될 수 없는 특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아들러의 이론을 전부 부정할 수 없지만, 모두 수용할 수 없음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2. 칭찬은 금물이다?

 

아들러의 심리학 에서는 육아는 상을 주어서 적절한 행동을 이끌어내는 당근의 육아도 , 부적절한 행동을 허용하는 방임의 육아도 아니다. 또한 벌에 의해서 부적절한 행동을 멈추게하는 채찍의 육아도 아니다 p132

육아에 있어 행동강화의 좋은 수단을 '칭찬'이라고 배웠고, 실제 아이들과 생활해보면 틀리지 않음을 느낄때가 많았다. 그러나 칭찬의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진 않는다. 아이들은 탄성력이 좋은 고무공 처럼 금방 문제의 행동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면에서 끊임없는 관심과 칭찬만이 아이의 행동과 성격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아들러의 입장은 달랐다. 지속적인 '칭찬'을 받지 못한 아이는 소심해지거나, 자립심이 약해지며, 수직적인 인간관계 속에 놓인다는 점에서 '칭찬'은 좋지 못한 행동임을 지적한다. 그렇기때문에 육아에 있어 아이의 '존재'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것이 최선이라 했다. 각 발달단계마다 요구되는 과업에 개입하지 말고 스스로 해결하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라고 이야기하는 아들러의 입장 역시 큰 공감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의 문제적 행동에 대한 원인을 환경적인 요인에서 찾지 말라는 이야기는 다소 논리성이 떨어진다.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만 봐도 집안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하여 아이의 주변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관찰을 통해 아이의 심리적 행동을 읽고 변화해가는 모습으로 볼때 환경적 요인에서 다분히 문제가되는 행동들을 발견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우리는 평범한것을 이루지 못한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읽으면 읽을수록 참 평범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문제의식을 '나' 로 놓고 '나'만 고치면 세상 어려울것 없는 삶을 살아갈수 있다는 이야기는 왠지 힘을 주는것도 같고 심리학을 잔뜩 기대하고 펼쳐든 이에겐 맥이 풀리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따끔거리는 이야기들이 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분명히 알고 있는것도 '자신'이고 해결할 이도 '자신'이건만 늘상 의지하고 싶고 숨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여러 사회적 문제로 발생된다는 이야기에서 반성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평범한 일들을 스스로 이뤄내지 못하고 살아가는 의존적인 존재이며 그래서 더욱이 심리학이란 학문이 인생에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읽는 동안 아들러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때론 덧붙여 설명해야할 이야기들이 많다는 사실과 그런점에서 이 책은 호흡이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너무나도 기시미 이치로 학자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책이 씌여진게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객관성을 가지고 아들러에 대한 사랑을 조금만 지우고 이야기했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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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25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에 심리학을 독학으로 공부하게 된다면 프로이트, 융, 아들러 순으로 하고 싶어요. 작년에 프로이트 입문서를 읽다가 바빠서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어요. 세 명의 심리학자를 제대로 이해해서 비교해보고 싶어요. 차이점이 있을 겁니다. 아들러와 반대로 프로이트는 트라우마를 인정했어요.

해피북 2015-02-25 22:07   좋아요 0 | URL
실은 저 대학때 복지학과라서 프로이트 융 아들러에 대해 배웠었나봐요( 순~~과거형) 그나마 프로이트와 융은 기억이 있지만 아들러는 이번 설에가서 사회복지학 책 펼쳐보고 제가 배웠었다는 ( 요것도 순~과거형)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ㅜㅜ 무지 슬프네요 ㅎㅎ 그런데 이 책을 읽게 되면서 님의 말씀처럼 프로이트와는 정 반대되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그래서 두 학자를 비교하면 참 재밌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혹시 먼저 깨우치신다면 소식 전해주세용!! 꺅!

봄덕 2015-02-27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조만간 읽게 될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출판사에서 보내준다는군요. ^^ 늘 프로이트에 가렸던 저자, 요즘 들어서 각광을 받네요. 읽고 나서 다시 올게요.^^

해피북 2015-02-28 07:17   좋아요 0 | URL
와~~부럽습니다ㅎ 역시 능력자 봄덕님! 기다리고 있을께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