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 (양장)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알고 있던 인류의 발전은 생명체를 멸종시킨 빙하기 시대부터 시작한다. 인간의 기원인 오스트렐로 피테쿠스가 호모 사피엔스로 되기까지, 혹은 수렵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발전되기까지, 각기 여러 나라간 문명의 교류를 통해 문화부흥을 일으켰고, 야심가들은 정복 전쟁을 통해 현대문명의 업적을 이룩하게 되었다는 것에 의문을 갖어본적은 없었다.

 

 

그런데 여기 제럴드 다이아몬드 라는 학자는 이런 인류의 발전사에 의문을 제시했다. 그것은 생태학자인 저자가 조류학을 연구 하던 중 만나게된 뉴기니인 '얄리'로부터 제시된 의문이기도 했다.

 

 

인류의 발전은 어째서 다른 속도로 진행되었을까? p16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 야심가들의 정복욕'에 있었다. 더 소유하고자 하는 정복욕은 나라에서 나라로 퍼지다가, 인종간 계급제도(인종차별)를 형성하고, 계급제도의 형성은 오랜 기간동안 불균형한 불평등을 초래했다. 그 결과 현재에 이르렀음을 생각했고 거기에 대한 제럴드 교수 역시 동의를 표현했다.

 

 

" 정복이나 노예 수입의 시대로부터 수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그 정복당했던 민족들의 일부가 여전히 하층계급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리고 그것 역시 생물학적 결점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불리한 조건과 제한된 기회 때문이라는 말을 듣는다"p32

 

 

그런데 여기에 제럴드 교수는 새로운 의문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부와 힘은 왜 지금 같은 모습으로 분포되었을까?'p17, 유럽이 식민지를 확장하던 1500년 시대부터 뚜렷해진 차이가 현대의 문명을 만들었다면, 그 차이는 어떻게 빚어지게 된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였고, 그 차이를 인종 차별적 문제가 아닌 지리적환경과 생태학적 환경의 차이(p32)에서 기인된 것임을 새롭게 발견된 자연과학 분야의 정보를 들어 주장하는 것이다.

 

 

문자와 철기를 가진 산업사회 vs 문맹 상태의 농경사회 vs 석기 가진 수렵 채집민 사회.

 

 

여기서 사용되는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은 쉽게 말해 방사선을 이용해 유물을 측정하는 것으로 고고학에서 사용하는 연대 측정법의 하나다. 이 방식을 통해 측정된 방사성 양을 토대로 유물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식인데, 대륙에서 인류와 동식물이 살았던 시기를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그러나, 보정 연대와 비보정 연대를 구분하기 쉽지 않고, 측정하려는 유물에 오랜시간 쌓여온 환경적 요인(퇴적되어온 이물질)을 구별할 수 없다는 한계점으로 책은 어떤 부분도 명확한 결론으로 도달하진 않는다. 그런부분에서, 하나의 가설에서 생성되는 여러 의문점들이 또다른 의문점으로 파생될뿐, 명확한 추론으로 도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답답함을 느낀 부분이 많았음을 고백한다.

 

 

“ 종전의 연대는 주로 식물의 잔해와 동시대의 것으로 생각되는 목탄을 가지고 측정한 연대였지만 사실은 동시대의 것이 아닐 수도 있고 비교적 오래된 식물의 잔해는 더러 그것이 농작물이었는지 야생식물을 채집한 것이었는지 불확실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p561

 

 

앞서 저자가 제시한 현대 인류의 불평등의 차이가 지리적, 생태적 환경에서 기인 된 것임을 단편적으로 증명해 줄 수 있는 모델로 폴로네시아의 후손인 마오리족(1부2장)을 들고 있다. 뉴질랜드로 이주한 마오리족 중 일부가 채텀제도로 이주하면서 두 부족으로 나뉘게 되었는데 이주한 부족을 모리오리족으로 부르게 되었다. 채텀제도로 이주한 모리오리족은 한랭지역인 기후탓에 농업생활을 포기하고 수렵채집을 생활화 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 문명발달( 수렵채집에서 필요한 도구들은 도끼나, 화살, 촉과 같은 간단한 도구들이였다) 의 후퇴를 야기했다. 반대로 뉴질랜드에 남아있던 마오리족은 따뜻한 기후로 농경생활이 기반이 되었고 그 결과 생활의 안정성을 토대로 문명 발전을 이루었다. 이후 강성해진 마오리족은 정복욕을 통해 같은 종족이였던 모리오리족을 살상해버리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된 것이다.

 

 

마오리족 사건을 전체적인 맥락으로 살펴보자면, 풍요로운 지형에서 문명을 발전 시킬 수 있었던 마오리족은 유목민으로서 살아가야하는 번거러움을 줄여 인구를 증대시켰다. 인구 증대는 인구밀도를 높여 각종 전염병 노출에 잦아졌고, 반복된 전염병(균) 노출에 면역력이 높아지며 사망률을 낮췄을 뿐아니라, 그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식들( 식용이 가능한 동식물에 관한 정보들,문자사용)도 소멸되지 않고 전해질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은 동식물을 자가촉매역할을 통해 진화시키기며 작물화 시킬수 있었다. 또한 조직을 형성하여 중앙집권적 정치조직과 군사조직을 만들고( 총, 쇠, 무기, 말이 발달하게 되었다), 가축( 유형 물질을 생산과 소비)을 키우며 문명의 발전을 만들었는데 그 결과 강성해진 마오리족의 침략으로 문명의 발전 기회가 적었던 모리오리족은 소멸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인류의 문명의 불균형을 초래한 계기가 인종차별에 있는것이 아니라, 지리적 환경적인 특성에서 출발하고 있으며, 그 상징성으로 <총, 균, 쇠> 를 제목으로 채택한 것이였다.

 

 

 

그렇게 이해하게된 지리적 생태적환경적 특성들이 어떻게 현대 사회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었는지 정리해보자면 가장 주요한 사항이 식량 생산 기술력이였고, 식량 생산 기술력에 따라 정주사회가 조직 사회로 발전하여 보다 세분화되는 과정들을 볼 수 있었다.

 

 

비옥한 초승달(서유라시아)지대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지중해성 기후대로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었고 지대의 각기 다른 기후로 인해 생산하는 시기가 달라 풍요로운 재비와 보리와 에머밀과 같은 우수한 종자를 가려 선택적으로 재배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유라시아 지역이였던 중국에서 문명의 발달이 빨랐음을 지적했고 그에 반해 사막으로 가로막힌 캘리포니아 수렵채민들에겐 기술력이 확산되지 못했거나 적절한 동식물을 키울 여건이 되지 않았거나, 뉴기니나 미국동부 지역처럼 기후적 특성으로 야생동식물의 개량화가 쉽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지리적, 생태적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도표와 그림을 들여 자세하게 설명한다.

 

 

"다만 각 지역은 가축화, 작물화할 수 있는 동식물의 종수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 그에 따라 식량 생산이 시작된 시기도 달랐다는 것, 그리고 오늘날의 비옥한 지역들 중에서도 일부 지역은 근대에 이르기까지 아직 식량 생산이 시작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을 지적할 따름이다"p242

 

 

왜 현대 사회가 불평등 하는가에 대한 설명으로 조직의 세분화를 꼽고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유럽과 중국을 들어 설명할 수 있다. 거대한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는 중국은 통일화되는 과정에서 집단간의 경쟁심이 사라져버렸다는것과, 유럽의 경우엔 세분화된 조직간에 집단 경쟁심이 문명발달을 촉진시켰음을 지적하였다. 인도와 같이 더분열된 사회는 왜 발전하지 못했는가에 대해 ‘최적분열의 법칙’을 들어 너무 많은 세분화를 이뤄도 발전하기 어려움을 지적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항 하나가 빠진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나 인도와 같은 나라들이 지형적, 생태학적 부분 때문에 도태 되어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여러 이동수단을 통해 각국 나라들의 성장소식을 익히 알고 있을거란 생각도 든다. 그런데 그들은 왜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까? 무엇이 그들을 잡고 있는것일까, 그들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에 관한 이야기들, 성선설 성악설과 같이 순자, 노자, 공자가 이야기한 인간의 근본이 되는 사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다. 또한 산업 혁명이 이륙한 엄청난 성과 앞에 냉담한 개인주의 사회의 우리와, 아직도 무질서한 사회를 살아가지만, 잡은 물고기 하나도 나눠먹는 그들 앞에 우리는 과연 행복하다 할 수 있는 것일까?

 

 

처음엔 789페이지의 방대한 책의 두께가 만만찮다 생각 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것은 다국어를 구사하는 생물학자이자 조류학자인 제러드 교수가 해주는 최대한의 배려가 아니였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이 책의 정말 정말 아쉬운 점은 총 4부의 내용 중에 1부에서 전체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2~4부 까지 1부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같은 주제의 내용은 하나로 묶어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남북아메리카의 남북 축을 따라 느리게 확산된 가축작물p287 같은 경우에 ‘느리게 확산된 가축 작물의 경로’ 라는 주제로 각 대륙 순으로 쭉 설명해주면 좋았을텐데 각 대륙을 하나씩 쪼개어 식량부터 하나하나 다시 설명하는 순이여서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 착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부분만 신경썼더라면, 더 재밌게 읽을수 있었을꺼라 생각이 든다. 무튼 고고학, 언어학, 인류학, 지리 생태학 등 광범위한 제럴드 교수의 25년간의 집렴에 감탄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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