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
M. J. 알리지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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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은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라 대히트를 친 <이니미니>시리즈의 연속작품이다. 범죄 추리스릴러 소설은 미스테리한 사건의 연속과 반전이 있어 속도감 있게 읽혀지는 것이 그 묘미라고 생각한다. 이 책도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등장인물의 심리묘사가 탁월하여 금세 몰입하게 된다.


 

 인형이나 인형의 집은 본래 어린 아이들이 즐겨하는 놀이도구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섬뜩한 연쇄살인범이 그들보다 나약한 여성들을 꼼짝 못하게 가두고 생명을 앗아가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물리적으로 대항하거나 저항하기 힘든 여성, 어린이들이 범죄의 표적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헬렌 그레이스는 여자 경찰로서 불우하고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사건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다. 경찰관은 보통은 남자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서는 거의 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점도 흥미롭다. 투철한 직업의식과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하나하나 사건을 풀어가는 모습에서 멋지고 아름다움을 느꼈다. 반면에 위험한 상황에 처하여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기도 하는데 그것을 초월하는 모습은 숭고하기까지 느껴졌다. 또 그 내부에서도 남을 밟고 출세하려는 비열한 야심을 품은 세리 하우드 총경같은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분야나 악의 끝은 좋지 않다. 결국 자신이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게 되고 그동안 쌓아올린 명예도 모두 실추되고 마는 것이다.

 

 

 짧은 호흡으로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사건을 연속으로 배열한 구성법은 추리게임을 하듯 두뇌회전을 하게 된다. 여기서 읽기의 묘미을 더해 준다.

루비의 감금과 피파 브리어스의 사체 발견으로 시작되는 사건의 전개, 범죄를 숨기려고 피해자의 휴대폰으로 트윗을 올리며 교묘히 경찰의 눈을 피해 따돌리지만, 결국 범인은 약물중독자인 엄마의 학대와 무관심 속에 자란 벤 프레이저로 밝혀진다. 급박해진 범인은 불을 질러 루비를 죽이려고 시도한다. 한편 헬렌은 그녀를 구하러 적진으로 돌진하여 적과 대치하는 장면에선 얼마나 긴장했는지 손에 땀이 흐를 정도였다. 아, 헬렌이 죽으면 안되는데. 어쨌든 루비와 헬렌이 살아남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항상 엄청나고 엽기적인 사건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성장과정은 불우하고 사랑을 받지 못하고 폭력과 무관심 속에서 자라 온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으로 태어났어도 인간답게 살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도 허다한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 충격적인 살인 사건이나 자녀의 학대, 살인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세상이다. 성장과정의 결핍이 어떤 사람에는 성공의 밑거름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범죄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 좀 더 나은 세계, 조화로운 삶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해 볼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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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 5대 OLI게임의 서막
중세 : 종교, 경제에서 태어나 경제를 낳다.
근세 : 인간은 어떻게 돈의 노예가 되었는가
근대 : 머니게임 후반전, 경제와 과학과 종교의 분립
현대 : 하나로 움직이는 세계 경제와 그 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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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무거울 때 채근담을 읽는다
사쿠 야스시 지음, 임해성 옮김 / 안타레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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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菜根譚)은 중국 명나라 말기 홍응명(洪應明)이 지은 책이며, ‘채근(菜根)’풀뿌리’, ‘나물뿌리를 의미한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채근담(菜根譚)에 대해서 많이 듣긴 했지만 제대로 읽어 본 적은 없어서 이 책을 만난 것이 반가웠다. 하얀색 표지 디자인이 단아하고 깔끔해서 마음에 든다. 요즘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계속되고 있어서 왠지 마음이 붕 뜬 듯한 느낌이었는데, 읽으면서 잊고 있던 소중한 메시지를 되새겨 주어서 좋았다. 마치 명상하는 듯한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엮은 지은 사쿠 야스시는 1944년 도쿄에서 태어나 게이오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중문학과 일문학을 전공한 동양 고전 해설 전문가다. 게이오고등학교에서 좋아하는 선생님’, ‘존경하는 선생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명망이 높았으며, 첫 책 고교생이 감동한 논어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논어해설가로서 이름을 높였다. 저서로 맹자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등 다수 있다.

 


  이 책의 구성은 1장 사람의 품격을 생각하다 제2장 남부끄럽지 않은 삶을 생각하다 제3장 삶의 무게를 생각하다 제4장 더불어 사는 삶을 생각하다 제5장 잘 되고 싶은 나를 생각하다

 


 이렇게 다섯 가지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전집(前集) 225장과 후집(後集) 134장으로 되어있는 채근담(菜根譚)에서 전집 90장과 후집 29장을 뽑아 주제에 맞게 분류하여 119장으로 엮은 책이다. 목차를 찬찬히 훑어보니 우리의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주제의 이야기가 많아서 기대감을 갖고 읽었다.

 


 한 주제의 이야기가 두 쪽으로 되어있다. 한쪽에는 원문과 직역한 내용이 있고, 옆에는 오늘날의 상황에 맞게 깊이 있는 해석을 곁들인 내용이 들어있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주제별로 5장으로 나뉘어 있지만 읽고 싶은 주제를 먼저 선택해서 읽어도 좋고 아무 곳이나 펼쳐서 마음이 가는 대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내려놓아야 나아갈 수 있다

 

공적과 명성, 부와 지위에 집착하면 오히려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도덕과 인의에도 얽매이지 않아야 비로소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전집33 (P25)

 


이 문장의 해설에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풀베개의 서두에 나오는 문장이 인용되고 있다.

 

이지(理智)만을 따지면 다른 사람들과 충돌한다. 타인에게만 마음을 쓰면 자신이 발목 잡힌다. 자신의 의지만 내세우면 옹색해진다. 어쨌든 사람 사는 세상은 살기 힘들다.”

 


 일본인들도 좋아하는 명문장이라고 하는데 소세키의 팬인 나도 이 문장이 아주 좋아해서 글쓰기에 인용한 적도 있다. 적당한 선에서 중용을 지키며 인간관계에서도 원만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건 알지만 모든 일에 사람의 욕심이 들어가게 되니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어쨌든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힘든 부분이다. 원래 사람 사는 세상 자체가 살기 힘들다고 인정하고 있으니 묘하게 위로되는 기분이다. 나와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너무 세세한 곳에 감정을 소비하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를 돌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경우에도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

 

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어두운 곳에서도 속이거나 숨기지 않는다.

궁지에 처해서도 자포자기 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다

              -전집114  (P80)


 

이 이부분의 해설에서 중국 명나라 말기에 최선(崔銑)이라는 학자가 남긴 여섯 가지 처세훈이라는 육연훈(六然訓)으로 소개하고 있다.


  • 혼자 있을 때는 초연할 것
  • 사람을 대할 때는 온화할 것
  • 유사시에는 단호할 것
  • 평상시에는 잔잔할 것
  • 성공할 때는 담담할 것
  • 실패할 때는 태연할 것    -(P81) 

 


 참 심플하고도 담백하다. 스스로를 속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의욕에 차서 어떤 계획을 세워놓고 작심삼일 하는 것도 해당되지 않을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과정이야말로 작은 것을 이루는 가장 기본일 것이다. 혼자 있을 때나 여럿이 어울릴 때도 이러한 태도로 살아갈 수 있다면 괴로울 일도 없고 맑은 수채화처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가 마음을 차분히 하고 갈고 닦는 자세가 필요하겠지.

 


채우지 말고 덜어낸다

 

인생에서 한 푼을 덜어내면 곧 한 푼을 초월한다.

사귐을 덜어내면 분란을 면한다.

말을 덜어내면 허물이 줄어든다

생각을 덜어내면 정신이 소모되지 않는다.

총명함을 줄이면 본성이 보전된다.

사람들이 날로 덜어내기를 원하지 않고 오직 더하기를

구하는 것은 스스로 삶을 속박하는 것이다.

                -(P102)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하나라도 더 채우지 못하면 불안해하는 것 같다. 집안에 물건을 들이는 것도 그렇다. 그렇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닌데도 나중에 쓸모가 있겠지 하면서 여분을 비축하려는 생각들. 덜어내고 줄이는 것은 정리의 기술에만 필요한 게 아니라는 걸 이 문장들을 보면서 깨닫게 된다. 사귐과 말, 생각 등에도 미니멀니즘을 적용할 수 있다면,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많은 생각은 결정 장애를 일으키고 말이 너무 많으면 실수가 따르니 덧셈보다는 뺄셈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세상 모든 것들로부터 깨달음을 얻는다

 

새와 벌레가 우짖는 소리는 모두 마음을 전하는 비결이다

꽃과 풀의 빛깔은 모두 도를 전하는 무늬다.

배우는 사람은 마음을 맑게 하고 가슴속을 영롱하게 해서, 듣고 보는 것마다 깨달음을 얻고자 애써야 한다.

                 -후집7 (P242)

 


 항상 새소리를 듣고 살면서도 큰 관심은 갖지 못했다. 그들끼리 서로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자연의 꽃과 풀들은 돌보아주지 않아도 때가 저마다의 예쁜 자태로 피어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자연 만물을 보면서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고 그것들만 제대로 받아들여도 인생은 훨씬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 뭐든 빨리빨리 하려고 서두르느라 계절의 변화를 제대로 만끽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사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누릴 줄 아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아야겠다.

 


사람의 마음은 채우기 어렵다

 

눈으로 서진(西晉)의 가시나무와 개암나무를 보면서도 칼날의 푸른 서슬을 뽐낸다.

몸은 북망산의 여우와 토끼의 몫이건만 여전히 황금을 아낀다.

속담에 이르기를, “사나운 짐승은 길들일 수 있어도 사람의 마음은 굴복시키기 어렵고, 깊은 골짜기는 채울 수 있어도 사람 마음은 채우기 어렵다.”고 하였다.

참으로 그렇다.

             -후집65 (P250)

 


 위나라를 빼앗아 세운 나라가 서진(西晉)인데, 그 나라가 망했는데도 사람들은 싸움을 멈추지 않고, 사람이 죽으면 땅속에 묻힐 텐데 평생 돈만 좇는 세태를 비유한 문장이다. 99석을 가진 사람이 1석을 채워 백석을 만들려고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사나운 짐승 길들이기와 사람의 마음을 비유한 것이 참으로 절묘하다. 이런 마음의 본성을 알고 각자 스스로 욕심을 줄이고 지금 현재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며 살아가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면 남들을 의식하기보다는 자기 본연의 삶에 충실해지지 않을까.

 


 이 책에 들어있는 짤막한 문장들은 잘 알면서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채근담이 오래된 이야기라서 어른들이 읽는 책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많은 피로감을 느끼고 산다. 경쟁과 비교의식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짧은 시간에 성과를 보려는 조급함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인 처세는 물론 조직생활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폭넓은 독자층에서 읽을 수 있겠다. 짧지만 깊은 뜻을 담고 있는 문장들을 만나면서 옹달샘 같은 맑은 기운을 느껴보기 바란다.

 

 

 

 

59~99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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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읽는 습관 - 모든 기획의 시작 좋은 습관 시리즈 4
김선주.안현정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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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 초유의 사태로 인해 사회 각 전반에 대한 트렌드 변화를 알리는 언론 매체의 기사를 시시각각 전해 듣고 있는 요즘이다. 몇 달 전에 비하면 그나마 움직임이 좀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문제가 잠재되어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의 모임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공연 실황을 유투브로 보여준다는 기사도 눈에 띄어서 세상이 변화하고 있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이러한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지 못했던 만큼 일상에서 트렌드를 읽는 습관을 알려준다는 이 책에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하얀 표지의 심플한 디자인이 시선을 끌었다. ‘좋은습관연구소의 네 번째 책이다.

 

 저자 김선주, 안현정은 현재 트렌드 전문 컨설팅 펌인 COA컨설팅의 대표와 파트너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역시 공저로 트렌드 와칭, 마켓센싱하라, 트렌드 코드에서 비즈니스 기회 찾기가 있다. 저자는 트렌드 읽기를 주로 비즈니스 활용에 중점을 두어 연구했기 때문에 일시적 이벤트성으로 생각했지만 습관처럼 매일 해야 하는 일상적인 일로 생각의 전환을 하면서 집필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구성은 1트렌드를 읽기 위한 4가지 질문’ 2트렌드를 읽는 12가지 습관’ 3트렌드를 비즈니스로 연결하기세 가지를 다루고 있다. 더 읽기코너에서는 트렌드 읽기에 대한 이론적 배경이나 팁을 깊이 있게 알려주고 있다. 어렵지 않고 쉽게 읽혀서 좋았고, 접한 적은 있지만 모호했던 용어들을 검색해 보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1부 트렌드를 읽기 위한 4가지 질문

 

 먼저 트렌드, 패드, 마이크로트렌드, 메가트렌드 등의 용어에 대해 먼저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또 트렌드를 읽을 때 트리거(trigger)와 배리어(barrier)가 될 수 있는 거시 환경 요인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자는 트렌드를 폭발적으로 확산시키는 방아쇠(trigger)역할을 하거나 반대로 성장을 멈추고 지연시키는 장벽(barrier)의 역할을 한다. 코로나19는 트렌드에 영향을 주는 환경요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또 트렌드의 중요한 특징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생성, 성장, 쇠퇴의 과정을 거치므로, 주목하는 트렌드가 있다면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읽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트렌드의 사전적 정의는 장기간에 걸친 성장, 정체, 후퇴 등의 변동 경향으로 5~10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유행하는 것을 말한다. 패드(Fad)For A Day의 약자로 지속되는 시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식품 업계에서 핫한 트렌드였던 흑당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시간의 경과에 따라 트렌드로 발전할 수도 있고 패드 상태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몇 달 전 흑당이 주방에 놓여 있어 뭔가 했는데 작은 아이가 사왔다는 걸 알았다. 음악을 하는 아들이 새로운 식품에 은근히 관심이 많다. 자주 밖에 나가고 다양한 정보에 많이 노출되어서 그런가.

 

 마이크로트렌드((Microtrends)5~10년 지속되는 유행이지만 더 좁은 대상을 상대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마지막으로 메가트렌드(Megatrends)는 미국의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Johnn Naisbitt)가 동명의 저서에서 처음 언급한 용어라고 하며, 어떤 현상 혹은 변화가 특정한 영역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 전체로 퍼져 정치, 경제, 문화 등으로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인공지능이나 사물 인터넷, 1인 가구의 증대, 고령화 등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현재 전 세계에 만연해 있는 코로나19도 메가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2부 트렌드를 읽는 12가지 습관

 

 2부에서는 사람, 매장 거리 모습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장소에서 일상의 트렌드를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뜨는 거리, 핫 플레이스, 전시회, 박람회, 대형 서점, 친인척 집 방문, 다양한 네트워크, SNS 활용, 뉴스 구독 서비스까지 다양한 경로에서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트렌드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 나가는 태도에 달려있지 않을까 한다. 나와는 관련 없다고 단정 짓는 것 보다는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내가 속한 일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생각하는 열린 마음이 필요할 것 같다.

 

 대형서점은 트렌드의 집합체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흥미로웠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의 유명한 도쿄 구상이야기다. 역시 신간이며 베스트셀러 목록이라면 변화의 흐름을 살피며 신사업을 구상하는 것이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2년 전 도쿄 여행을 갔다가 들렀던 긴자식스의 츠타야 서점에서 보았던 광경이 떠오른다. 수많은 책들이 쌓여있는 것만 해도 웅장하고 눈부실 지경인데, 서점 한 가운데서 명품 경매가 행해지고 있었다. 책만 있는 서점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뭔가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변화의 흐름이 느껴졌다. 대형 서점이 트렌드의 집합체라는 말에 수긍하게 되는 이유다.

 

3부 트렌드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이렇게 트렌드를 읽기 위한 4가지 질문의 내용을 알고 12가지 습관을 배웠다면 이제는 내 일의 관점으로 주관화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트렌드를 재빨리 포착했다면 내가 하는 일에 적용할 수 있는 순발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트렌드 주관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념 이해보다 트렌드의 원인이 되는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덧붙이자면 해당 트렌드가 어떤 이유로 나타났고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이해가 될 때 해당 트렌드를 우리 업에 접목시킬 주관화와 연결고리도 쉽게 찾을 수 있’(P153)다는 것이다. 변화무쌍한 모습을 연상시키는 트렌드라는 속성을 볼 때 새롭고 독특한 것이 아니면 시선을 모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익숙한 것만을 연결 짓는 것보다는 관련 없는 산업의 트렌드까지도 함께 가져와서 과감하게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어제 1인 가구가 600만 시대라는 뉴스 기사를 보았다. 가족과 가정이라는 개념을 유연하게 변화시켜 놓았다고 할 수 있을까. 수많은 트렌드 변화는 이미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도 수많은 형태의 비즈니스 아이템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일상에서 트렌드를 읽는 12가지 습관 중 단 몇 가지라도 연습을 해보고, 실천할 수 있다면 누구보다 먼저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트렌드의 사업화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조직의 협조와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트렌드 변화(Why)가 있었는지 명확하게 했다고 해도 누가, 어느 조직(Who)에서 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한다면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출해 낸 트렌드로 성공 비즈니스로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역량과 조직 내 구성원들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했다.

 

 트렌드가 확산되고 그에 반하는 역 트렌드가 발생하는데 인간 심리가 작용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코로나 19는 이미 우리의 많은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비접촉을 의미하는 언택트는 온라인 구매부터 재택근무, 화상 회의, 온라인 교육, 원격 의료 등 사회 전반에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에 있다. 꼭 마케팅과 비즈니스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트렌드 변화를 읽을 수 있는 혜안이 생긴다면 여러 가지 상황에 적용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이전보다 유연한 생각을 할 수 있겠고, 일상적으로 거리를 다니더라도 좀 다른 풍경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다양한 시선에서 새로운 기획을 얻고 싶은 직장인이나 트렌드 변화를 어떻게 비즈니스에 연결할 수 있을까 궁금한 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침묵의 언어'를 살피는 것이야말로 상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오해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P104)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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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기로 했다 - 내 주머니에 꽂은 빨대처리법
김종삼 지음 / 스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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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책의 제목을 보고 심리학 관련 책인가 했는데 소개를 보니 대한민국 최고 시스템전문가의 생활진단&문제해결을 다룬 이야기였다. 그 아래의 당신은 누군가에게 끌려다니고 있다!는 문장이 비로소 와 닿기 시작했다. 저자는 대학 졸업 후 군에서 시스템 장교로 근무했으며 이 경험으로 사회시스템전문가로서 30여 년간 강의와 저술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고 한다. 냉장고 속 이야기부터 4대강까지 개인적인 생활패턴의 모습은 물론 각종 국가정책의 부조리한 일면을 속속들이 이야기한다. 과연 사회시스템전문가라는 명함에 걸맞게 구석구석 우리 사회의 모습에서 폐해를 읽어내는 직업이구나, 실감했다. 소설도 아닌데 공감을 자아내며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속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던 내 모습도 보였기 때문이다. 꾸준히 출판되고 있는 책 미니멀리즘도 떠올리게 했다. 여기에 이 책은 개인만이 아니라 사회, 국가가 좀 더 잘 살고 효율적인 시스템이 되려면 각자의 현명한 판단과 그 총합체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와 가족이라는 울타리 너머 사회라는 세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함은 당연할 것이다. 풍족한 물자와 문명의 이기로 더욱 편리해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누구나가 힘들다는 세상이다. 우선은 를 돌아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스스로 진단해 보고 그 시선을 주변으로 확대해 나간다면 우리 사회는 한층 발전하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자본주의의 한 가운데를 사는 우리는 홍수처럼 밀려드는 광고에 현혹당하고 세뇌당하며 살고 있다. 갖고 싶어서 꼭 필요해서이기도 하지만 필요이상의 물건을 쌓아두고 사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당신을 위한 상품은 없다 2장 끌려다니지 않기

3장 한쪽만 보다가는 많은 것을 잃는다 4장 그들이 만든 세상


 기업과 삶, 업자와 기득권에 끌려다니는 우리네 삶의 모습을 하나하나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맨 처음 삶을 힘들게 하는 다섯 가지는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5천만 개의 빨대가 되는 통신비, 안 내도 되는 보험료를 몇 개씩 내고 있으며, 할부, 세금, 기름값 등, 아파트 대출금, 학원비 등 어느 가정에서든 고정지출 항목이 된 지 오래다. 열 가지를 가지면 열 가지 걱정이 있다고 했다. 한번 문명의 이기와 편리함에 발을 들이게 되면 거기서 헤어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조금씩 줄이고 잘라내는 결단이 지갑을 두둑하게 할 것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끌어당기기 쉬운 대상>

청소년

노인

전업주부

할 일 없는 사람(P28)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호시탐탐 노리는 자들이 있다. 현란한 광고로 유혹하고 보이스피싱으로 함정에 빠뜨리기도 한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다.

 

냉장고를 구하라.

 이건 무척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 마트가 멀리 떨어져 냉장고가 꼭 필요한 미국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험의 사례에서 냉장고 안에 쌓여있던 각종 식품들이 40여 일분이나 된다니 놀랍고도 웃음이 난다. 남의 이야기만이 아닌 것 같다. 오래전에 냉장고를 청소하느라 모두 바닥에 꺼내 놓았는데 좀 보태면 1톤 트럭의 양은 되겠다 싶어서 기겁을 했던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겁이 나서 다 들어내지 않고 부분적으로 정리하고 청소를 한다. 제발 버릴 것 버리고 정리를 해서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주어야겠다.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우리가 저녁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빵집, 양조장 주인들이 관대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과 스스로 삶을 관리하는 주체성을 잃지 않을 때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끌려다니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언젠가부터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꿈을 꾸게 되었다. 전에 어떤 배우의 여러분~ 부자되세요~ 라는 멘트가 금세 떠오를 정도다. 잘 살기 위해서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공부해서 취업에 성공하여 직장에 다니지만 모두들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행복할 거야, 로 위안을 삼으며 일상을 기계처럼 반복한다. 어떤 사람이 영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레틀의 말을 인용하여 미래에 얼마나 그 사람이 행복할지 정확하게 아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그것은 지금 그 사람이 행복하냐에 따라 미래의 행복도 결정된다.’는 것이다. 지금 행복해야 나중에도 행복하다는 것이다. 많은 책에서 회자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몰입은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요소 중 하나이다. 행복은 돈(Rich)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삶(Well Being)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던 그의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높고 큰 목표보다는 작은 목표라도 자신의 힘으로 달성하여 소소한 기쁨을 자주 맛볼 때 행복은 배가될 것이다.


 빠르고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골목길이 사라졌다. 넓고 확 트인 도로 신식 건물들이 즐비한 도시는 정말 삭막하기만 하다. 어쩌면 가는 곳마다 그렇게 신도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산과 논밭이 파헤쳐져 있는지 씁쓸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이래서는 무엇을 보겠다고 관광객들이 올까 싶다. 고속철이 생기고 새로운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기존에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지역이 매몰되는 현상을 보았다. 4대강 사업으로 수천억을 들이고 강은 죽어가고 있다.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방식과 업적주의에 끌려다닌 결과라는 것이다. 정치인을 잘 선택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지만 천문학적인 손해는 누가 감당할 것인가. 결국은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게 되니 피폐한 삶의 연속이 아닌가 싶다.


 철도의 원조국인 영국이 아직도 고속철도가 없다는 것에 놀랐다. 김해시는 경전철을 도입하여 하루 2억 원씩 손해를 보고 운행하고 있다고 했다. 국가가 70%의 비용을 지원하는 지하철에 비해 경전철은 100% 전액을 지방예산으로 건설한단다. 모든 운행 시스템을 새로 갖추어야 하니 부대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자전거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창원시의 경우도 이용객이 줄어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호주의 신도시 캔버라를 벤치마킹했다는데 자동차 도시답게 전국에서 유일한 골목이 없는 도시이기도 하단다. 이런 사례가 모두 기득권의 이익과 업자들의 이익을 남겨주었음은 물론이다.


 어린 시절 뛰어 놀던 추억이 서려있는 골목이 없어진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최소한의 골목을 보존하여 옛 정취를 느끼게 하는 풍광에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일본의 경우를 보면 부럽기만 하다. 길을 만들고 도시를 건설하는 정책에서 함께 하는 문화를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편익을 도모하기 때문이 아닐까. 많은 사례 중에서도 다행으로 생각된 것은 람사르가 인정하는 습지 순천만의 경우였다. 환경운동가 출신의 시장이 선출되면서 오염되어 죽어가는, 쓸모없는 이곳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순천만 국가정원이 만들어졌다 한다. 그저 편하고 속도만을 중점으로 하지 않는 함께 살아가고 숨 쉬는 공간, 나중에는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을 대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계획하고 고심한다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놓고 애물단지가 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개인적으로 주인이 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단순한 삶을 추구해야 할 것이고,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는 업자들, 정치인들에게 끌려다니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사회의 구석구석의 모습을 매의 눈으로 바라본 저자 덕분에 우리가 사는 사회, 정치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착실하게 세금을 내고 있지만 그것이 어디로 사용되는지 관심도 없었던 무관심을 반성하게 되었다.

 “도덕적인 가치관이 없고, 물질의 욕망이 가득한 사람들을 다스리기가 가장 쉽다.”(P66)고 했던 한비자나 마키아벨리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정치는 물론이고 물건을 팔기에도 한국처럼 좋은 나라가 없다는데, 더 이상 호갱이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사실 큰 기대는 안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의 공간을 단순하고 쾌적하게 정돈하고 싶어졌다. 개인의 생활 진단의 문제해결, 나아가 사회 현상을 읽어내는 시스템전문가의 이야기는 심플한 삶과 주체적인 삶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조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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