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번 끝을 보고서야 서로의 편을 들어주었고 끝물과일들은 가난을 위로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입술부터 팔꿈치까지 과즙을 뚝뚝 흘리며 물복숭아를 먹는 당신. 나는 그 축농(蓄膿) 같은 장면을 넘기면서 우리가 같이 보낸절기들을 줄줄 외워보았다 - P49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 P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