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셉을 창문 쪽으로 데리고 가서 아메리카 전시관의 중•정을 내려다본다. 조셉과 나는 지금 월 스트리트 파사드를 통해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내 옆에 서 있는 이 사람과 편안한 유대감이 느껴지고 그 벅찬 마음이 내 판단력을 흐린다. 나는 평소에는 부끄러워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을 신념들을 말하 - P177

기 시작한다. 빠른 말투로 이 일에 내가 얼마나 헌신적인지를 토•로한다. 영원히 경비원으로 일하고 싶다고, 다른 일을 할 이유를•찾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너무도 단순하고 직관적인 일이고, 뭔가를 계속 배울 수 있고, 무슨 생각이든 전적으로 자유로이 할수 있는 일이라서 그렇다고 이유를 덧붙인다. - P178

내가 경비원근무복 아래 비밀스러운 자아를 숨겨오고 있었던 것일까? 흠, 물론이다. 경비원이라면 누구라도 어두운 푸른색 근무복 아래 슬쩍 숨겨둔 비밀스러운 자아 하나쯤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다른•경비원들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그 사실을 조금씩 깨달아간다. - P191

동료 경비원들이나 관람객들과 나눈 짧은 소통에서 찾기 시작한의미들은 나를 놀라게 한다. 부탁을 하고, 답을 하고, 감사 인사를 건네고, 환영의 뜻을 전하고... 그 모든 소통에는 내가 세상의 흐름에 다시 발맞출 수 있도록 돕는 격려의 리듬이 깃들어 있다. 비탄은 다른 무엇보다도 그 리듬을 상실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잃고 나면 삶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한동안 그 구멍 안에몸을 움츠리고 들어가 있게 된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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