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잠깐 설명했듯이 이렇게 쓰면 ‘나‘와 ‘경우‘, ‘중‘
국‘과 ‘경우‘, ‘그‘와 ‘경우‘가 동격이 된다. 굳이 경우를 써야겠다면 ‘내 경우에는‘, ‘중국의 경우는‘, ‘그 경우에‘(‘그•가 지시대명사일 경우)라고 쓰면 될 일이다. 아니면 ‘나는‘, ‘중국은‘, ‘그는‘(‘그‘가 인칭 대명사일 경우)이라고 쓰든가. - P82

‘에 의한‘과‘으로 인한‘도 다양한 표현이 들어설 자리를 꿰차고 앉아 터줏대감 노릇을 하는 꼰대 같은 표현들이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이분법적인 사고에 사로잡힌 채 늘 똑같은 말만 되뇌는 존재를 꼰대라고 한다면 말이다. 아예 쓰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습관처럼 반복해서 쓰는 일은 피해야겠다. - P85

그런가 하면‘에는‘은 이 같은 격 조사에 보조사‘는을붙여 부사를 만드는 조사다. 사전에는 "앞말이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조사. 격조사 ‘에‘에 보조사 ‘는‘이 결합한 말이다"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예문으로 ‘사랑에는 국경도없다‘가 나와 있다.
- P88

이렇문법적으로만 보면 ‘에‘와‘에는‘은 모두 조사다. 굳이나누자면 하나는 격 조사고 나머지 하나는 그냥 조사라는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문장에 쓰인 걸 보면 의미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 P88

용언의 어간에 붙는 건 어미고, 체언에 붙는 건조사했다. 조사 중에서 방향이나 경로를 나타내는 조사는 문장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데다 문장의 몸이랄 수 있는 체언이 어디를 향하는지 결정하는 터라 잘 가려 써야한다. - P91

여기저기 지하수로 젖어 있는 회색 암벽들
여기저기 지하수에 젖어 있는 회색 암벽들

한편 암벽은 ‘지하수에 젖는 것이지 지하수로‘ 젖는 건아니니 ‘여기저기 지하수로 젖어 있는 회색 암벽들‘이란표현은 어색하다. 여기서도 ‘지하수로‘라고 쓰려면 뭔가움직임이 따라야 한다. 가령 ‘지하수로 스며드는 오염 물질처럼.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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