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매몰스럽게 내어대는 모양.
"나의 천사, 나의 하늘, 나의 여왕, 나의 목숨, 나의 사랑, 나를 살려 주어요. 나를 구해 주어요."
사내의 애를 졸이는 간청
"우리 구경 가 볼까?"
짓궂은 셋째 처녀는 몸을 일으키며 이런 제의를 하였다. 다른 처녀들도 그 말에 찬성한다는 듯이 따라 일어섰으되 의아와 공구13와 호기심이 뒤섞인 얼굴을 서로 교환하면서 얼마쯤 망설이다가 마침내가만히 문을 열고 나왔다. 쌀벌레 같은 그들의 발가락은 가장 조심성많게 소리나는 곳을 향해서 곰실곰실 기어간다. 컴컴한 복도에 자다가 일어난 세 처녀의 흰 모양은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움직였다. - P85

"자. 우리 술이나 마자 먹읍시다."
하고 우리는 주거니받거니 한 되 병을 다 말리고 말았다. 그는 취흥에 겨워서 우리가 어릴 때 멋모르고 부르던 노래를 읊조렸다.


볏섬이나 나는 전토는
신작로가 되고요-
말마디나 하는 친구는
감옥소로 가고요-
담뱃대나 떠는 노인은
공동묘지 가고요-
인물이나 좋은 계집은
유곽으로 가고요-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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