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발가락 보게. 꼭 내 발가락 아닌가. 닮았거든......"
M은 열심으로 찬성을 구하듯이 내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얼마나 닮은 곳을 찾아보았기에 발가락 닮은 것을 찾아내었겠습니까? 나는 M의 마음과 노력에 눈물겨워졌습니다. 커다란 의혹 가운데서 그의혹을 어떻게 하여서든 삭여 보려는 M의 노력은 인생의 가장 요절할 비극이었습니다. M이 보라고 내어놓은 어린애의 발가락은 안 보고, 오히려 얼굴만 한참 들여다보고 있다가, 나는 마침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발가락뿐 아니라 얼굴도 닮은 데가 있네."
그리고 나의 얼굴로 날아오는 의혹과 희망이 섞인) 그의 눈을 피하면서 돌아앉았습니다. - P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