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영의 목표는 승춘이 첫돌이 되기 전에 마당이 있는 방 두 칸짜리 전셋집을 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승희 모자와 한집에서 사는것이다. 마당에 꽃을 심고 강아지도 기를 것이다. 승춘이가 일어서서 뛰어놀기 시작하면 공놀이도 같이 할 것이다. 오늘 같은이런 여름 저녁쯤에는 승춘이를 안고 동네 산책을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승희와 함께 말이다. 그리고, 그리고 언젠가는승춘이를 제 호적에 올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 모든 - P142

계획은 아직 만영의 바람일 뿐이다. 만영은 심호흡을 한번 하고나서 승희의 회사 숙소로 전화를 걸었다. - P143

만영은 아기를 안고 젖병을 물리다 그대로 잠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 강이 일어나 슬며시 젖병을 씻어 소독해놓고 우유배달을 나갔다. 승희가 퇴원하여 아기를 안고 제 자취방으로 가던날, 아기와 헤어지는 게 섭섭했던지 만강의 눈이 붉게 충혈되는것을 만영은 모른 체했다. 아마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른다. 승희와 승춘이를 데리고 만강이와 자신이 함께 사는 꿈을 꾸게 된 것은. 그 꿈이 현실이 되는 날을 생각하면 이상하게 온몸에 전율이일었다. 그것은 용솟음쳐오르는 생(生)의 의지에 다름아니었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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