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더이상 덴뿌라 하나씩 입에 물고 찐빵 같은 웃음만 지어도 행복한 어린애들이 아니었다. 그것이 서러웠다. 진만이, 승규, 만영이, 태용이,
승희, 정신이, 그리고 나 해금이. 우리 곁에 경애와 수경이가 있었다. 아홉 송이 수선화 중 두 송이가 졌다. 그리고 승희가 애를낳았다. 승희 아이는 새로 핀 꽃송이인가. - P42


"세상 사람들은 왜 아무렇지 않지? 아무렇지 않은 것이 나는너무 이상해.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닐까? 혹시 말이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물에 뭐든지 빨리 잊어먹게 하는 약이 섞여 있는 게 아닐까? 아니면 누군가 공기중에 누가 죽었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고 살아가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약품을 살포한 것은 아닐까? 나는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밥먹고 웃고결혼하고 사랑하고 애 낳고 그러는 게 이상해. 우리 식군 내가이상하다지만 말야."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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