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원래 우격다짐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좋아하는 천상민주주의자였다. 자신은 민주주의자가 확실한데 너희 엄마는 고집 센 것으로는 공산주의자, 맘대로 하는 것으로는 자유주의자라고 아버지가 우리 앞에서 엄마 흉을 본 적이 있다. 공산당과자유당을 번갈아 오가는 엄마인지라 이름 정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 P21

"분필가루는 이제 그만 마실란다."
그러고도 아버지는 시내 학원가에서 몇 년을 더 ‘분필가루‘를마셨다. 이제 그조차도 그만두려는 것이 분명하다. 아니, 이미그만뒀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도 용돈 타 쓰는 일을 삼가야하리라. 무엇보다 내 나이 스무 살이 아닌가. 부모의 도움 없이스스로 살아야 할 때가 된 것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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