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런 것을 빼더라도 「닮은 방들」은 매력적이다. 최근 이 단편을 다시 읽고 두 번 놀랐는데, 하나는 40년 전에 수록된 이 단편 속 풍경과 2000년대내 데뷔작 「노크하지 않는 집 속 현실이 여전히 비슷하다는 거였고, 다른 하나는 감히 견줄 바 못 되나그럼에도 불구하고 「닮은 방들」의 이야기가 훨씬 생생하고 젊게 느껴졌다는 거였다.  - P180

‘이해‘란 타인 안으로 들어가 그의 내면과 만나고,
영혼을 훤히 들여다보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몸 바끝에 선 자신의 무지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 차이•를 통렬하게 실감해나가는 과정일지 몰랐다. 그렇게조금씩 ‘바깥의 폭‘을 좁혀가며 ‘밖‘을 ‘옆‘으로 만드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그 이해가, 경청이,
공감이 아슬아슬한 이 기울기를 풀어야 하는 우리가 할 일이며, 제도를 만들고 뜯어고쳐야 하는 이들역시 감시와 처벌 이전에, 통제와 회피 이전에 제일먼저 해야 할 일인지도 몰랐다.  - P269

그리고 문학이 할 수 있는 좋은 일 중 하나는타인의 얼굴에 표정과 온도를 입혀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니 ‘희망‘이란 순진한 사람들이 아니라 용기있는 사람들이 발명해내는 것인지도 모르리라.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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