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놀랄 만한 광경은 아니었다. 앨리스는 토끼가 "이런, 이런! 이러다 늦겠는걸!" 하며 혼잣말하는 걸 보고도 그렇게 이상한 줄 몰랐다. (나중에 생각하니 충분히 신기한 상황이었구나 싶은 거지, 그 당시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졌다.)하지만 토끼가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 확인하고는 서두르는 걸 보자. 앨리스도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토끼가 주머니 달린 조끼를 입은 것도 시계를 꺼내 보는 것도 너무나 생소한 광경이라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다. - P13

"아니야, 이렇게 울어봤자 소용없잖아! 이 순간을 어떻게든 해결해야지!"
앨리스는 제법 단호한 말투로 혼잣말을 했다. 앨리스는 원래 자신에게 매우그럴듯한 조언을 자주 했고(그걸 따르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가끔은 눈물이 쏙 나도록자신을 엄하게 다그쳤다. 한번은 혼자서 1인 2역으로 크로케 게임을 하다가 속임수를 썼다는 이유로 자기 뺨을 때린 적도 있었다. 불쌍한 앨리스는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두 사람인 척하는 방법은 통하지 않아. 왜 나 혼자서는 그럴듯한 한사람도 안 되는 거야!‘ - P31

불쌍한 앨리스! 앨리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옆으로 누워 한쪽 눈으로 정원을 내다보는 것뿐이었다. 이제 이 문을 통과할 가망은 없었다. 앨리스는 주저앉아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다 큰 여자애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렇게울고 있다니! 당장 그쳐, 내가 그만 울라고 했다!"
하지만 앨리스는 계속해서 눈물을 한 바가지 흘렸다. 결국 앨리스가 흘린 눈물이 웅덩이를 이루고 말았다. 대략 10센티미터 깊이의 웅덩이 물이 복도를 따라흘러갔다.
- P40

"뭐야, 상황이 더 나빠지기만 했잖아. 난 이렇게 작아져본 적이 없어, 한 번도그리고 단언컨대 이거 정말 짜증나, 진심으로!"
소리치던 앨리스는 발이 미끄러졌고, 어느 순간 첨벙! 짠물에 턱까지 몸이 잠겼다. 처음엔 바다에 빠진 거라 생각했다.
"그럼 기차를 타고 집에 돌아가면 되겠다."
앨리스는 혼잣말을 했다. (앨리스는 딱 한 번 바닷가에 가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영국 해안가 어디를 가든 수많은 이동식 탈의실, 나무 삽으로 모래를 파는 어린아이들, 줄지어 선 오두막, 그 뒤엔 기차역이 당연히 있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앨리스는 곧 깨달았다. 이곳은 바닷가가 아니며, 키가 3미터쯤일 때 자신이 흘렸던 눈물로 이루어진 웅덩이라는 것을.
"이럴 줄 알았으면 너무 많이 울지 말걸!"
앨리스는 나갈 길을 찾아서 이리저리 헤엄을 쳤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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