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먼저다. 말부터 배우고 글쓰기를 익힌다. 엄밀히 따지면 듣는것부터 시작한다. 그 이후 말하고 읽고 쓴다. ‘듣기 말하기 -읽기-쓰기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나도 듣기부터 시작했다. 초등학교 2학년때 엄마가 암으로 죽은 후부터 남의 말을 대충 듣지 않고 새겨들었다.
상대가 내게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유, 배경, 맥락, 취지, 의도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눈 밖에 나지 않도록 열심히 들었다. 인정받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 눈치를 많이 본 것이다. - P87

책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말해보라고 권한다. 특정 주제로 열시간 이상 말할 수 있으면 당장 책을 써도 된다. 예를 들어 자서전을 쓰고 싶으면 자신에 관해 말해보라. 열 시간 이상 말할 수 있으면 이미 책한 권을 쓴 것이다. - P90

좔좔 나오는 말, 술술 읽히는 글말한 것을 글로 바꾸면 그냥 쓴 글보다 술술 읽힌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구어체라서 쉽게 읽힌다. 독자는 눈으로 읽는 것 같지만, 머릿속에서 소리 내 읽고 듣는다. 누구나 읽는 것보다는 듣는 게 더 잘 쏙쏙들어온다. 어려운 내용도 말로 설명해주면 이해가 빠르다. 직장에서 보고서 내용이 잘 이해 안 된다는 상사에게 말로 설명하면 바로 알아듣고이렇게 묻는다. "아, 그런 내용이에요? 그럼 그렇게 쓰지, 왜 이렇게 썼어요?" - P91

많이 안 써봐서 두렵기도 하다. 자주 해보지 않은 일은 누구에게나두렵다.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있으면 막연한 불안감이 느껴진다. 잘쓰려 하지 않고 그냥 쓰면 된다.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 자주 쓰면 된다.
자주 쓰다 보면 괜찮은 글을 쓰게 되고 자신감도 생긴다. 글쓰기 근육이 붙는 것이다.  - P94

 글쓰기도 관찰력, 질문력, 공감력,
비판력, 상상력 같은 역량을 요구한다. 그래서 어렵다. 하지만 하나씩키워나가면 된다. 나는 쉰 살이 넘어 글쓰기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하기 좋은 세상이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공부할 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공부하는 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다. 글쓰기 역량을 키워나가는 과정은 단지 글공부만이 아니라 인생공부이기도 하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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