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희로애락애오욕 게임‘까지 만들었다. 엄마가 상황을 제시하면 내가 감정을 맞혀야 한다. 누군가가 맛있는 음식•을 준다면 느껴야 할 감정은? 정답은 기쁨과 감사. 누군가가나를 아프게 했을 때 느껴야 할 것은? 정답은 분노. 이런 식이었다. - P40

•책은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순식간에 나를 데려다주었다.
•만날 수 없는 사람의 고백을 들려주었고 관찰할 수 없는 자의인생을 보게 했다. 내가 느끼지 못하는 감정들, 겪어 보지 못한 사건들이 비밀스럽게 꾹꾹 눌러 담겨 있었다. 그건 텔레비전이나 영화와는 애초에 달랐다.  - P54

책은 달랐다. 책에는 빈 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단어 사이도 비어 있고 줄과 줄 사이도 비어 있다. 나는 그 안에 들어가앉거나 걷거나 내 생각을 적을 수도 있다. 의미를 몰라도 상관없다. 아무 페이지나 펼치면 일단 반쯤 성공이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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