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마치 노예라도 된 듯이 겸손하게 드뤼오가 지시하는 시시한 일들을 했다. 겉으로보기에는 아무 생각도 없이 기름을 휘젓고, 기름 덩어리를 건져 내고, 양동이를 씻고, 작업실을 청소하고, 장작을 나르는 것같았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일, 즉 향기의 계속적인 변화 과정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눈여겨보고 있었다. - P257
그는 다른 동료들이 자신과 사귀는 일이 별로 재미없을 뿐만 아니라 얻는것도 없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사람들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끼게 하고, 자신을 멍청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기술에있어서 그는 대가였다. 물론 사람들이 그를 마음껏 비웃고 조롱거리로 삼을 정도로 도를 지나치지는 않았다. 이렇게 해서그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사람들은 그를 조용히 내버려 두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바라지 않았다. - P262
비록 아직은 소유하지 못했지만, 그가 그 향기를 소유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다시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는사실에 그는 너무나 당황했다. 그 향기를 얼마 동안이나 소유할 수 있을까? 며칠? 몇 주? 아주 아껴 가면서 바른다면 일주일은 버틸 수 있을까? 그럼 그 후에는? 그는 벌써 병에 남은몇 방울의 향수를 다 흔들어 쏟은 후 알코올로 마지막까지 다시 깨끗이 씻어 내는 자신의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 P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