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앞두고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젊어서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관심이 없었고,
그래서 내가 대처하지 못한 방향으로 끌려갔다.
이제 내 삶은 길지 않다. 더는 끌려가고 싶지 않다. 세상이 어디로 가든 나는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야겠다. 세상이라는 곳을 보이는 대로 납득하는 것이 아니라 내 나름으로 파악해야겠다.‘  - P11

아내가 그토록 아끼던 미제 웨스팅하우스 냉장고를 고물상에 넘기면서 돈대신 짐 몇 개만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차두 대로 내 손으로 지어 올린 집을 떠나 묘막으로향했다. 내 평생 잊지 못할 그날이 이제는 나를 벗어나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고 위로가 된다. 그때는 알지 못했다. 다시 이런 날이 올 줄은 인생은아무도 모른다. - P49

 그래서 그것이 불가능해졌을 때 우리는극복하려는 시도조차 생각해내지 못한다. 절박한간절함은 그것을 가능케 한다. 간절함은 계기를통해 만들어진다. 다행히 우리에겐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충분하다. - P63


울고 있는 야누스의 얼굴 뒤에는 웃고 있는 얼굴이 기다리고 있다. 10년 전의 나는 그것을 알지못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간들 깨닫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또 10년이라는 세월을 견뎌내며 어떻게든 앞으로 한 발 내디뎠을 것이다. 그게 인생이기 때문이다. - P70


찰스 스트릭랜드도 포기하며 살았을 것이고,
폴 고갱도 포기하며 살았을 것이다. 우리 또한 포기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찰스 스트릭랜드는 찾아냈고, 폴 고갱도 결국에는 찾아냈다. 남은 것은 우리들이다. 찾아내려고 시도조차 해본 적이 없다.
늘 마음 한구석에 미련이 남고, 궁금하고, 흥분되는 뭔가가 있었지만, 바쁘니까, 누가 있으니까, 그리고 이제는 늙었으니까 나는 안 된다고 말한다.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부정해온 만큼, 핑계를 찾아낸 만큼, 게으름을 피운 만큼, 빈둥거리며 가는 - P123

시간만 재고 앉았던 수고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긍정하고, 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서두르고, 뭔가를 붙들려고 노력한 시간들이 쌓였더라면 지금과같은 후회스런 모습은 결단코 되지 않았으리라. - P124


그런데 사람들은 해보지도 않고 못하겠다며 물러난다. 여든이 넘은 늙은이도 해내는 판에 나보다 훨씬 어린 것들이, 건장한 것들이, 힘이 있는 것들이, 능력이 있는 것들이 못하겠다며 우는 소리를 해댄다.
- P135


남보다 한 발 앞서 행복해지기를 꿈꾸기 전에남보다 한 발 앞서 상처에 도달하기를 꿈꾼다. 남보다 하나라도 더 가지기를 계획하기 전에 남보다하나 더 실패하기를 계획한다. 이런 나를 아프게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없다. 세상이 이런 나를 쓰러뜨릴 수 있을까? 없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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