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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화의 Book 소리 - 외전 ㅣ 양기화의 Book 소리
양기화 지음 / 이담북스 / 2023년 10월
평점 :
이 책 『양기화의 Book 소리』는 이웃님 눈초님이 보내주셔서 읽게 되었다. 여러 권의 책을 내신 저자는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하였고,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읽으면서 최근까지 2500권을 읽고 2300편의 독후감을 쓰셨다고 한다. 저서로는 『치매 바로 알면 잡는다』, 『치매 당신도 고칠 수 있다』, 인문학적 책읽기 연작 시리즈 등 11권을 냈다. 2011년 10월에 창간한 보건의료전문 누리망신문 <라포르시안>에 주 1회의 독후감을 연재했으며 그중 선별한 독후감이 이 책으로 엮어졌다.
52편의 서평을 보면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책들이 많이 나온다. 제목은 들어본 유명한 작품도 있었고, 읽으면서 모두 검색해 보았는데 대부분이 독자들이 잘 읽지 않는 분야가 많았다. 누구나 많이 읽는 흔한 베스트셀러를 읽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나만의 시선으로 독서를 하는 것도 의미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 자신만의 독서 습관이 있겠지만 낯선 분야의 독서를 통해서 새로운 관점을 키우는 것도 독서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해진 주제는 없고 하나의 부마다 13편의 독후감이 들어있다. 맨 처음 이야기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의 독후감이다. 읽지는 않았지만 익숙한 제목이고 비슷한 내용을 다룬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젖소가 우유를 많이 생산하도록 하기 위해서 동물 사체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사료에 투입하여 만든 사료로 인해 광우병이 발생한 부작용이나 동물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항생제를 투여한다는 것, 미국에서 사람이 사용하는 항생제는 연간 1300톤인데 축산 분야의 항생제는 8천 통에 이른다고 하는 무시무시한 내용이 나온다. 더구나 항생제는 인간이나 동물의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놀라웠고 환경으로 흘러든 항생제는 자연에 존재하는 각종 세균들에서 항생제에 대항하는 내성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지금도 끊이지 않는 육식과 채식에 대한 논쟁을 둘러싸고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볼 때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이 독후감을 연재한 때가 2011년의 일이니 현재 상황은 아마도 더 심각하지 않을까 싶다.
주로 과학, 인문, 역사에 대한 책 서평이 많고 에세이나 문학에 대한 글도 몇 편 들어있다. 특히 저자는 여행 때마다 관련국의 역사를 다루는 책을 챙겨 읽는 습관을 엿볼 수 있었는데 무척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만큼 여행의 경험과 함께 글쓰기 재료도 풍성해질 것 같았다. 이슬람 문화와 역사를 다룬 책 버나드 루이스 외 『100년의 기록』 과 서정민의 『이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등 여러 권의 책은 저자의 그러한 여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글이었다. 이 책에서 읽고 싶은 책도 발견했다. 고명섭의 『니체극장』 이다. 저자 고명섭은 니체의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를 다루고, 그가 발표한 작품에 담겨있는 니체의 정신까지도 모두 담아냈다고 한다. 니체의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으려고 사 두었는데 이 책을 먼저 읽어야겠다.
이 책에 들어있는 52편의 독후감은 저자가 [라포르시안]에 연재한 2011년부터 2017년까지의 글이 들어있다. 모든 책을 읽을 수 없는 현실에서 폭넓은 독서가의 독서법을 접할 수 있어서 유익했고 몇 권의 읽고 싶은 책도 발견해서 좋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금은 21세기인 만큼 192쪽에 있는 토니 주트의 『20세기를 생각한다』라는 독후감은 제외했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좋은 글로 만나 뵙기를 기원합니다. 눈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