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밀가루 똥배 시리즈의 첫 책에서 나는 농업과학자와 농부들이 ‘밀‘이라는 식물을 어떻게 개량했는지 설명했다. 본래 150cm 높이였던 식물은 수천 번의 유전학 실험을 거쳐 45cm 높이에 두꺼운 줄기와 굵직한 낱알을 가진 작물로 바뀌었다. 유전학으로 변형시킨 최종 결과물은 실제로 생산량이 매우 많아 농부들은 야생종보다 에이커당 수십 배 더 많은 작물을 수확할 수 있었다. 수확량이 증가하면서기아에 허덕이는 개발도상국의 굶주림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작물을 먹은 인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마주했다. 예컨대 식욕 촉진부터 측두엽 간질, 지루, 셀리악병‘의 400%증가까지 다양하다. 예전에는 희귀했던 1형 및 2형 당뇨병이 흔한 질병이 되었고, 살기 위해 먹었던 인간은 이제 만족할 줄 모르고 양껏먹으려는 식욕을 갖게 되었다. 현대 밀의 섭취가 인간 건강에 미친 결과는 너무나 파괴적이고 비정상적이라, 나는 현대 밀을 ‘프랑켄슈타인 곡물‘이라 부른다. - P10

마이크로바이옴 붕괴가 내 프로그램을 따르는 사람들의 해결되지 않은 건강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해졌다. 이 논리에 따라 나는 현대인의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사라졌을지 모르는 세균 종의 증거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로, 인간의 장 속에 복원하면 사람들의건강뿐만 아니라 외모까지 놀라울 정도로 개선하는 몇 가지 후보 미생물을 찾았다. - P12

나는 현대적 생활방식이 인간 위장관 속 미생물군 구성을 무너뜨렸고, 이 미생물 불균형이 밀가루똥배공동체를 비롯한 이들에게 남아 있는 건강 문제의 원인이라고 의심을 넘어 확신한다. 우리 몸속 생태계를 교란하는 현대적 생활방식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다른건강 문제를 불러온다. 현대인의 마이크로바이옴은 마치 괴물과 같다. 이 괴물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면역체계는 없다. 수렵채집인이었던 조상은 물론이고, 불과 50년 전 조상의 마이크로바이옴조차현재 우리의 마이크로바이옴과는 완전히 다르다.  - P13

이제 우리는 프랑켄슈타인장을 없애고본래의 자연상태에 가깝게장을 소생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불행하게도 의료계는 마이크로바이옴의 교란으로 발생하는 질병을 다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질병의 원인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의사들은 암울한 감정과 불안, 자살 충동에 일조하는 해로운 세균과 진균종의 급증을 이해하려하기보다는 증상만 억누르는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처방한다. 고혈압과 심방세동‘ 같은 질병의 기저에 자리한 엇나간 미생물의 위치를밝히기보다는 혈압을 억지로 낮추고 비정상적인 심장박동을 억누르는 약을 처방한다. 
- P14

몸속 미생물 우주를 들여다보자

만약 대장균Escherichia coli에 "인간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대장균은 당연히 "인간의 목적은 나와 내 동료 미생물들을 부양하는 것이다"라고 답할 것이다. 더 고귀한 삶의 목적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장이나 십이지장 속에서 보면 인간은 미생물 공장에불과하다. - P15

위장관에 사는 미생물들은 이름도 거주지도 없고 당신의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누르지도 못한다. 하지만 당신의 낙관적인 생각이나피부 상태, 에너지 수준, 타인에 대한 공감력, 연애 생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 심지어 당신이 얼마나 빨리 노화하고 장수할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 P16

아래에 놓여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 미생물군이 파킨슨병 ParParkin-son‘s discase 을 일으키거나, 상처의 빠른 회복을 돕거나, 배우자의 약점과기벽을 견딜 수 있게 해 준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미생물이노벨문학상을 받을 작품을 쓰게 할 수도, 교회에서 총기 난사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니 한편으로는 불안하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우리가 품은 미생물의 인상적인 힘이며, 우리를 도울 수도 적대할수도 있는 생명의 우주다. - P17

원주민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미생물 종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 현대인은 원주민에게는 없는 미생물 종을 획득했다. 알려진 대로 원시적인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진 수렵채집인은사실상 위궤양stomach ulcer, 위산 역류acid reflux, 치핵 hemorrhoid, 변비, 과민대장증후군, 곁주머닛병diverticular discase, 결장암과 같은 건강 문제가 없다. 인류학자들은 현대인을 자주 괴롭히는 이 질병들을 ‘문명의 질병이라고 부른다. - P24

수년간 장내세균 불균형은 결장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으로 여겨졌다. 장내미생물 균총bowel flora 구성은 대개 결장 마이크로바이옴에 따라 구성성분이 크게 좌우되는 분변검사로 판별한다. 그러나 소장이미생물의 대규모 감염지이자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 구성원이라는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 P27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사망한 사람의 뇌조직에 진균이 득실거린다는 최근의 보고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 P34

 어머니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아기에게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생각해 보면, 어머니의 치은염gingivitis, 그러니까자궁과 태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입속의 잇몸 질환조차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 P37

이와 정반대 쪽에는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가 있다. 태어난지몇 주 되지 않아 서둘러 조제분유를 먹고, 영유아 시기에 항생제를 여러 번 맞으며, 과일주스, 동물 모양 크래커, 패스트푸드점의 프렌치프라이 같은 상업 식품을 먹고 자란다. 시간이 지나면 이 아이는 일반적인 음식에 과민증을 일으키며, 천식asthma, 피부발진, 간헐적 설사, 행동 및 학습 장애를 나타낼 것이다.  - P38

아이의 건강을 위한 전투는 10대 내내 치러지다가 청년기에 과민대장증후군, 편두통, 여드름, 습진을 진단받을 때까지 계속되고, 여기에 체중증가와 당뇨병전단계, 지방간을 막기 위한 사투가 이어진다. 슬프지만, 나는 이 상황이 당신에게 익숙하리라고 장담한다. - P38

그러나 성인은 자기 몸속 미생물군을 붕괴시키는 항생제를 먹는 일보다 더한 일도 한다. 바로 위산 억제제를 먹 - P39

위산은 결장에서 올라오는 미생물과 식도를 내려가는 미생물을 막는 천연 방어벽 역할을 한다. 따라서 위산 억제제는 위장관전체를 세균의 식민지로 만드는 무대를 마련한다. 수백만명이 관절염 통증, 월경통, 편두통, 그외 다양한 이유로 이부프로펜, 나프록센같은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를 먹는다. 그러면 증상은 없지만 소장이손상되며, 결장에 있는 세균 종이 위장관 상부로 올라온다.  - P40

얼마나 잘 만들었든 간에 모유의 장점을 따라올 합성 조제분유는 없다. 모유의성분은 수백만 년 동안 인간이 진화하면서 완성한 결과다. 모유는 항체, 프리바이오틱스 섬유소prebiotic fiber, 올리고당oligosaecharide, 프로바이오틱스 미생물,
인지질, 박테리오신bacteriocin(미생물이 생산한 천연 항생제)을 함유해 해로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아기의 건강과 성장에 중요한 요소를 공급한다. 시장에서파는 그 어떤 조제분유도 어머니의 모유 구성 성분을 재창조하는 수준에 이를수 없다. 5만 년 전, 10만 년 전, 100만 년 전의 아기 중 태어나자마자 조제분유를 먹은 아기는 없다. 그들은 오직 모유만 먹었다. - P43

조제분유를 개선하기 전, 조제분유 업계는 스캔들로 얼룩졌다. 예컨대 네슬레는 아프리카 여성들에게 모유보다 조제분유가 더 뛰어나다고 광고해 판매고를올렸다. 현대사회에 편입하려는 열망이 가득한 가여운 여인들은 조제분유를 적극적으로 사들였고, 이에 따라 수백만 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로 죽음에 이르렀다. (대개는 어머니들이 가격 부담을 낮추려 조제분유를 묽게 타 먹였기 때문이었다.) 미국에서는 조제분유 업체가 의사와 병원에 재정적 특전을 제공하는 대신퇴원하는 초보 엄마들에게 조제분유 샘플을 나누어 주게 했다. 이 때문에 생후첫 2개월 동안 신생아들의 감염 비율이 16배나 높아졌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 P43

 미국 보건복지부 여성보건국에서 의뢰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생후 최소첫 3개월 동안 모유수유한 아기는 아토피피부염에 걸릴 확률이 42%, 천식을 앓을 위험이 27~40% 낮았으며, 귀에 염증이 생길 확률도 50% 낮았다. 이후에도비만이나 2형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낮았고, 지능지수IQ는 더 높았다. 값을 매길수 없는 어머니의 헌신으로 아기에게 전달되는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의 힘은강력하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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