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여우를 죽인 적이 없었다. 여우몰이를 하는 이유는 개들 때문이었다. 할아버지는 개들이 쫓아다니는 소리를 듣기만 하시다가여우가 굴로 들어갔다 싶으면 개들을 도로 다 불러들였다. 말하자면 여우몰이는 개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놀이였다.
- P47

어느 날 정부군 병사들이 찾아와 종잇조각 하나를 내보이며 서명을 하라고 했다. 새로운 백인 개척민들에게 체로키족의 토지가아닌 곳에 정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서류라고 하면서, 체로키들이 거기에 서명을 하자. 이번에는 더 많은 정부군 병사들이대검을 꽂은 총으로 무장을 하고 찾아왔다. 병사들 말로는 그 종이에 적힌 내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제 그 종이에는 체로키들이자기들의 골짜기와 집과 산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체로키들은 저 멀리 해지는 곳으로 가야 했다. 그곳에 가면 체로키들이 살도록 정부에서 선처해준 땅, 하지만 백인들은 눈곱만치도관심을 보이지 않는 황량한 땅이 있었다.
- P72


이런 상태로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제 체로키들을 거의 다잡아들였다고 생각한 그들은 마차와 노새를 가져와, 체로키들에게해가 지는 그곳까지 타고 가도 좋다고 했다. 체로키들에게 남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마차를 타지 않았다. 덕분에 체로키들은 무언가를 지킬 수 있었다. 그것은볼수도 입을수도 먹을 수도 없는 것이었지만, 그들은 그것을 지켰다. 그것을지키기 위해서 그들은 마차를 타지 않고 걸어갔다.
- P72

기나긴 행렬의 맨 뒤쪽에는 아무 쓸모 없는 텅 빈 마차가 덜그럭거리며 따라왔다. 체로키는 자신들의 영혼을 마차에 팔지 않았다.
땅도 집도 모두 빼앗겼지만, 체로키들은 마차가 자신들의 영혼을빼앗아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 P73

처음에는 병사들도 행렬을 멈추고 죽은 사람을 묻을 시간을 주었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그 수는 순식간에몇백 몇천으로 불어나, 결국 전체의 삼분의 일이 넘는 체로키들이행진중에 숨을 거두었다. 그러자 병사들은 3일에 한번씩만 매장할시간을 주겠노라고 했다. 하루라도 빨리 일을 마치고 체로키들에게서 손을 떼고 싶은 게 병사들의 심정이었다. 병사들은 죽은 사람들을 수레에 싣고 가라고 했지만, 체로키들은 시신을 수레에 누이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안고 걸었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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