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문학 한 권을 읽는다고 하루아침에 삶이 달라지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탈로 칼비노가 말했듯 고전은 기억의 지층에 켜켜이 쌓여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용암이 분출하듯 튀어나옵니다.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무엇인지 알 수 없을 때, 눈앞에 보이는 현실과의 타협을 종용받을 때, 나의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않는 결정을 하도록 도와줍니다. - P75
그래서 어휘력과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한자 교육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자교육의 필요성 여부를 떠나, 2년 남짓, 매일 한시를 읽고 필사하는습관을 갖고 있는 저로서는 한자와 한시는 단순히 문해력 수준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어떤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바로 깊은 사유와 성찰을 가능케 하는 힘입니다. - P81
따뜻한 봄날은 한겨울 추위와 매서운 바람이 휩쓸고 간 바로 그 자리에 찾아오는 것임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한시를 만나고, 한시를 읽게 되고, 한시를 옮겨 쓰는 동안 많은 생각이오갔습니다. 필사는 결국 제 걸음을 늦추게 했습니다. 그리고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기회를 선물했습니다. 한 획, 한 자, 한 구절을 필사하는 동안 제 마음은 옛 시인의 마음과 연결되고 새로운 깨달음으로 차올랐습니다. 스산했던 마음 한구석에따스한 햇볕이 내려왔습니다. - P87
았음을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피트니스클럽에서 조금씩 무게를 올리며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고 더나은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제게는 매주 한 권을읽는 것도 더 나은 나를 만드는 일입니다. 사실 5년 동안 1천권을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목표입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목표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목표가 있기 전과 있은 후는완전히 달라졌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 P107
인문학이란 것이 어렵고 생소하고 저와 먼 거리에 있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막연히 ‘문사철(文史哲)‘이라고, 문학과역사와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P119
런데 모임을 운영하면서 꼭 그런 것만이 인문학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해줄 수 있는 좋은 어른이 되는 일도 생활 속 작은 인문학협니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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