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제 자유..….…… 제 자유는 아무것도 아닌가요?"
그 순간 백작이 편지에서 말한 내용이 사실이고, 부인은 그 불륜 상대와 결혼할 속셈이라는 생각이 아처의 뇌리를 스쳤다. 부인이 정말 그럴 생각이라면, 미국법은 거기에 완전히 배치된다는 말을 어떻게 하겠는가? 그런 의심이 들자 부인에 대해 갑자기 불쾌감과 짜증이 치밀었다.  - P129

"좋아요, 그럼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게요." 부인이 불쑥 말했다. 아처는 이마에 피가 몰리는 느낌이었다. 부인이 그렇게 갑자기 소송을 포기하자 아처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어색하게 그녀의 두 손을 맞잡았다.
"저는・・・・・・ 저는 정말 당신을 돕고 싶어요." 그가 말했다.
"정말 도움이 돼요. 잘 가요, 사촌."

아처는 허리를 굽혀 그녀의 두 손에 입을 맞추었다. 손은 차갑고 혈색이 없었다. 이윽고 부인이 손을 뺐다. 아처는 문 쪽으로 가서 현관의침침한 가스등 아래 코트와 모자를 찾아 입고 겨울의 밤거리로 나섰다.
마음속에서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뒤늦게 끓어오르고 있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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