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고 발은 시대의 인물이었고 그의 일생은 20세기의 첫25년 동안 유럽 사회가 보여 준 열정과 모순을 고스란히 구체화하고 있다. 그는 니체의 저작을 열심히 읽었고, 표현주의 극단의 무대 매니저 겸 희곡 작가였고, 좌파 언론인이었으며, 보드빌 피아니스트였고, 시인 겸 소설가였으며, 바쿠닌, 독일 지식인들, 초기 기독교,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각각 다룬 연구서를 펴냈고,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그는 생애의 이런저런 시기에 당대의 거의 모든 정치적·예술적 관심사에 손을 댄 듯하다. 이토록 많은 활동을 했지만 발의 태도와 관심은 평생 일관되었다.  - P46

<사회주의자, 심미주의자, 수도사, 이 셋은 현대 부르주아지 교육이 철폐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새로운 이상은 이 셋에게서 새로운 요소들을 가져와야 한다.> 발은짧은 생애 동안 이 서로 다른 관점들을 종합하려고 애썼다. 오늘날 우리가 그를 중요한 문학인으로 여기는 까닭은, 그가 새로운 해결안을 발견했다기보다 당대의 문제들을 아주 명료하게 지적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과감히 맞선 그의 지적인 용기는 휴고 발을 당대의 모범 지식인으로 만들어 준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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